[기자회견문] 2022년 8월 UFS 연습 중단 촉구 기자회견문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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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세적인 한미연합연습을 즉각/전면 중단하라!
대만 해협 개입 노린 미국 주도의 인태 지역 다자 연합훈련 참가를 중단하라!
‘힘에 의한 평화’와 확장억제정책을 폐기하고 작전통제권을 즉각 환수하라!
8월 16일부터 실시된 위기관리연습에 이어 오늘부터 ‘을지 자유의 방패’ 연습(UFS)이 실시된다. 이번 한미연합연습은 2018년 판문점 선언 이후 중단되었던 실기동 야외 훈련이 재개되고, 한미연합 대량살상무기제거 훈련, 연합 특수전 교환, 옹진반도 등 북한 지역 작전 등 공세적인 훈련도 실시되며, 정부연습과 통합한 국가 총력전 개념의 전구급 연합연습으로 시행된다는 점에서 남북, 북미 간 군사적 대결을 격화시키고 위기를 불러오며 자칫 핵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마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비록 미군의 전력 동원이 중대급 규모에 그친다고 하나 한국군 단독의 한반도 전구 작전을 상정하거나 아니더라도 총력전에 상응하는 인력과 자원을 동원하는 연습을 하는 것만으로도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것은 필지의 사실이다. 더욱이 이번 연합연습에서 13개 야외기동훈련이 시행되는 반면에 2023년 전반기 연합연습에서는 쌍룡상륙훈련을 비롯해 21개 야외기동훈련이 시행된다니 한미연합연습의 규모 확장과 공세성 강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First Use 정책을 고수하는 미국이 B61-12, W76-2 저위력 핵무기를 실전배치하고 북한도 전술핵무기의 전방 배치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고 있어 군사적 대결이 핵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은 결코 기우가 아닐 것이다.
공세적인 한미연합전쟁연습을 즉각/전면 중단하라!
한미 당국은 전쟁연습 확대‧강화의 명분으로 고도화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응을 내세운다. 그러나 한미연합 전쟁연습은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의 가장 공세적이고 물리적인 수단으로 북한 핵보유와 핵능력 강화 원인을 제공한다. 북한이 핵무기를 갖게 된 동기는 전적으로 미국의 공세로부터 체제를 지키려는 데 있다. 또한 한미연합연습은 대북 선제공격과 인민군 격멸, 체제 전복을 목표로 하는 작전계획을 수행하기 위한 연습으로 북한 체제 안전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으로 된다. 따라서 한미연합군이 한미연합연습과 공세성을 강화할수록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는 더욱 멀어질 뿐이다.
반면에 한미연합연습의 중단은 남북, 북미관계를 대화와 협력관계로 바꾸고 한반도 평화를 열었다. 한반도 평화, 번영, 통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군축을 천명한 판문점/평양선언과 군사분야 합의서 채택도 대북 체제보장과 북미수교,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선언한 싱가포르 성명도 모두 한미연합연습의 중단과 중단 예정을 전제한 속에서 가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연합연습, 그것도 대북 공세성이 매우 짙은 한미연합연습을 재개한 윤석열 정권의 대북 대결정책을 규탄하며 한미연합연습의 즉각/전면 중단을 강력히 촉구한다.
대만해협 개입 노린,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지역 연합훈련 참가를 중단하라!
지난 5월 21일, 한미 정상이 한반도 역내외 연합훈련을 확대하기로 합의한 데 따라 인도·태평양 지역과 미 본토에서 전개되는 미국 주도의 연합훈련에 한국군이 규모와 횟수를 늘려 참가해 오고 있다. 더욱이 이들 연합훈련이 대만해협과 한반도 분쟁과의 연계와 개입을 시사하고 있어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를 결정적으로 깨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미 해군전단이 오키나와 해상에서 확산방지구상(PSI) 훈련의 일환으로 실시한 최초의 북한 선박 차단 훈련(6.4), 하와이에서 확산방지구상(PSI) 연례 훈련 ‘포춘 가드(Fortune Guard) 22’ 훈련의 일환으로 실시된 주권 침해적인 (북한) 선박 승선 차단 훈련(LIVEX)과 항구 차단 훈련(PORTEX), (북한) 항구 내 핵무기·화생방(CBRN) 차단 훈련(8.8~8.12), 북한 지도부 제거를 목표로 하는 ‘참수작전’ 수행 연습을 위한 한미연합 특수전 부대의 최초의 미 본토 훈련(6.14), 림팩 해병대 상륙훈련(7.9), 대북/대중 탄도미사일 무력화를 목표로 한 탄도미사일 경보 및 탐지‧추적‧요격훈련(8.8~14), 자유공방전과 대잠작전, 해상기동군수훈련 등을 실시하는 퍼시픽 뱅가드 22 훈련(8.21~29) 등 숨쉴 틈도 없이 빈번히 전개되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미국 주도의 연합연습은 대부분 초공세적 연습으로 북한과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
더구나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과 의원들의 연쇄적인 대만 방문으로 대만해협의 긴장과 대결이 극도로 고조되는 가운데 주한미군 U-2기가 대만해협 분쟁에 투입되고 중국군이 북부, 동부전구에서 주한미군과 한국을 겨냥한 실사격 훈련을 전개하는 등 동북아 군사적 대결이 격화되는 속에서 이번 한미연합연습과 한국군의 인도·태평양 지역 미국 주도 연합연습에의 잦은 참가가 휘발성이 높은 대만해협의 군사적 대결과 연계되어 주한미군과 한국군이 언제 양안분쟁에 연루될 지 모르는 위기를 맞고 있다.
중국·대만 무력분쟁에 미국이 개입할 경우 오키나와 주둔 미군 전력 투입에 이어 동시에 주한미군 전투기도 투입될 것이다. 또한 중국군이 대만 상륙을 시도하는 최악의 상황 하에서는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와 주한미군 2사단이 투입될 수도 있다. 해외 주둔 미군 재배치 검토(GPR) 일환으로 한국에 배치된 대형 공격용 헬기 등도 중국군의 상륙 저지를 위해 투입될 수도 있다. 한편 미국은 서해로 남하하는 중국의 항공모함 등 해군 전력의 차단을 한국에 요구할 수 있으며, 미군에 대한 군수지원, 경계·호위 임무와 함께 중국군의 대만 상륙 시도 시 한국군 해병대의 투입을 요구할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미중 대결의 불똥이 미국의 대중 전초기지인 한반도와 대만으로 전이되어 한반도와 동북아를 불바다로 만들 가능성을 그 누구도 배제할 수 없다.
“대만해협에서 중국과 대만 사이에 충돌이 발생해 미국이 개입하는 경우에 일본과 한국이 어떤 방식으로든 개입하지 않는 상황은 상상하기 힘들다.”(연합뉴스, 2022.7.12.)는 에스퍼 전 미 국방장관의 발언과 “(주한) 7공군이 … (한반도 외 다른 지역의) 재난 복구, 안정화, 인도주의 또는 위기대응작전에 나설 수 있다.”(TV 조선, 2022.8.4)는 7공군 사령관의 발언은 대만해협 분쟁 시 주한미군과 한국군이 투입될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해 주고 있다.
한미연합군이 미국이 제시한 전략기획지시(SPD)에 따라 작전계획 5015를 수정한 새로운 작전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것도 대북 선제공격과 주한미군과 한국군의 한반도 역외 분쟁 개입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주한미군과 한국군이 북중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태평양 미군과 미 본토 방어에 나서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미연합군의 새로운 작전계획은 중국 동부와 북부에서 태평양 미군과 미 본토를 겨냥해 발사되는 중‧장거리 미사일 요격과 대만과 남중국해 등에서의 미중 간 무력분쟁에 주한미군과 한국군을 동원하기 위한 한반도 역외 작전 등을 포함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새로운 작전계획을 수립해 고강도의 대북 선제공격을 수행하고 주한미군과 한국군을 태평양 미군과 미 본토 방어에 동원하고자 한다면 미국은 한국군 작전통제권뿐 아니라 한반도 역내외 위기관리권도 계속 행사하려 들 것이며, 위기관리 범위를 ‘미국 유사’로까지 확대하려는 의도를 보다 노골화할 것이다. 현재 한미 당국 간 위기관리 권한과 절차, 적용범위를 둘러싼 갈등은 새롭게 수립되는 작전계획에서 유엔군 사령관/주한미군 사령관이 위기관리권한을 행사하고 위기관리 범위도 ‘미국 유사’를 포함하는 것으로 관철될 가능성이 크다.
보다 고강도의 대북 선제공격과 주한미군과 한국군이 미 본토 방어와 대만 유사시 등 한반도 역외작전에 동원되는 것은 국가와 민족의 운명을 담보로 하는 도박과 같은 길로 결코 가서는 안되는 길이다. 이에 한국군의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연합연습 참가를 중단할 것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행사를 허용하지 말 것을 윤석열 정권에 강력히 요구한다!
‘힘에 의한 평화’ 정책과 확장억제전략을 폐기하고 작전통제권을 즉각 환수하라!
윤석열 정권이 대북 대결적 정책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매달리는 것은 ‘힘에 의한 평화’ 정책과 확장억제전략을 맹신하는데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에 외교안보 공약으로 ‘힘에 의한 평화’를 주창했으며, 이를 위해 “국방백서에 북한군을 다시 주적으로 명시”하고 “한미연합훈련을 강화하겠다”며 대결적인 대북 안보관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나아가 취임사에서는 “일시적으로 전쟁을 회피하는 취약한 평화”를 추구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사실상 ‘전쟁을 통한 평화’(?) 추구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그가 취임과 함께 한미연합연습 야외기동훈련을 재개하고 아태 지역에서 전개되는 미국 주도의 연합연습에 한국군을 적극 참여시키고 있는 것도 ‘힘에 의한 평화’ 정책을 구현해 보겠다는 의지의 발로다.
‘힘에 의한 평화’ 정책의 원산지는 두말할 나위 없이 미국이며, 레이건 대통령이 그 원조다. 레이건 대통령은 1986년 2월 대국민 연설에서 “전쟁을 준비하는 것은 평화를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의 하나다.”라는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의 연두교서(1793년)를 인용해 ‘힘에 의한 평화’를 주창했다. 그의 이 대소 대결 정책은 소련 붕괴의 외부적 요인의 하나를 제공했다. 이후 ‘힘에 의한 평화’ 정책은 부시 대통령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수되어 그의 ‘미국 제일주의’ 대외정책의 중심에 자리하게 된다. 나아가 트럼프 행정부는 ‘힘에 의한 평화’를 최초로 「국가안보전략서」(2017.12.18)에 명시하고 대테러전보다는 국방력 강화를 통한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 등과의 대결 정책을 추구했다. 바이든 정권은 직접적으로 ‘힘에 의한 평화’ 정책을 표방하고 있지 않지만 동맹 강화를 통한 대결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힘에 의한 평화’에 매달리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결국 ‘힘에 의한 평화’ 정책은 미국의 패권 추구를 위한 최상위 대외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힘에 의한 평화’와 짝을 이루면서 이를 뒷받침해 주기 위한 정책이 소위 억제정책이다. 억제정책은 힘을 사용하겠다는 의지와 능력을 과시해 상대가 그 의지와 능력을 믿게 함으로써 성립한다. 적대하는 국가들이 상호 간에 힘을 과시하고 위협함으로써 ‘도발’을 억제하고자 한다면 필히 군비증강과 국방예산 확대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군비증강과 국방예산 확대에 매달릴수록 위협이 해소되기는커녕 오히려 확대되어 안보 딜레마의 늪에 빠지게 되어 안보 위협이 해결되기는커녕 대결과 위협을 확대 재생산하게 된다. 그 동안 미국의 확장억제정책에도 불구하고 북핵미사일 능력은 계속 진전되어 왔다. 이는 확장억제정책이 한반도 비핵화에 아무런 실효성 없는 정책일 뿐만 아니라 도리어 북한의 핵개발과 핵능력 유지, 강화의 원인으로 작용해 왔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확장억제는 뉴욕이 북한으로부터 핵공격을 당하더라도 미국이 서울을 북핵으로부터 지켜주기 위해 북한을 핵공격해야만 성립한다. 그러나 미국이 뉴욕이 공격당하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런던과 파리를 지켜주지 않을 것이라는 확장억제에 대한 불신에서 영국과 프랑스가 독자적인 핵개발에 나선 것처럼 뉴욕 공격을 감수하면서까지 서울을 지켜주기 위해 평양 핵공격을 감행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에 미국의 확장억제전략이 실효성을 갖자면 북한의 핵사용 임박 단계에서 핵미사일을 파괴하는 것이 선택지가 될 것이나 이는 명백히 헌법 5조 1항과 유엔헌장 2조 4항에 반하는 불법행위다.
문재인 대통령도 집권 기간 내내 ‘힘에 의한 평화’를 주창했다. 심지어 그는 평양 남북정상회담과 평양선언/군사분야 합의서 채택(2018.9.19)을 바로 앞둔 시점에도 ‘힘에 의한 평화’를 주창했다. 그는 한편으로 판문점/평양선언, 싱가포르 성명의 이행을 강조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힘에 의한 평화’ 정책에 매달렸으니, 판문점/평양선언과 싱가포르 성명이 종말을 고한 한 요인은 그의 상호 충돌하는 이중행보에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8·15 경축사에서 이른바 ‘담대한 구상’을 밝혔다.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그 단계에 맞춰 북한 민생과 경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싱가포르 성명과 판문점/평양선언의 발끝에도 못미치는 구상 아닌 구상이라는 것을 내놓고 이를 ‘담대한’ 것인양 포장하는 위선도 위선이려니와 대북 체제를 위협하는 ‘힘에 의한 평화’ 정책을 고수하는 한 북한이 이를 거들떠 보지도 않을 것이며, 북한은 이미 이를 단호히 일축했다.
8·15 경축사에 담긴 윤석열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이 실로 ‘담대한’ 구상으로 되기 위해서는 ‘힘에 의한 평화’ 정책과 확장억제전략을 폐기해야 한다. 이는 한미일 동맹과 연합연습 강화, 인도·태평양 전략과 지구동맹체 편승과 이를 통한 대중, 대북 포위와 봉쇄 강화, 군비증강과 국방예산 팽창을 지양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권영세 통일부장관은 '담대한 구상'에 한미연합훈련 중단은 포함될 수 없다(연합뉴스, 2022.8.17.)고 주장하고 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은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억제와 유엔 대북 제재를 통한 (북한의) 단념을 추구하는 속에서 대화의 문을 열어놓는 구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으로부터 윤석열 정권의 ‘담대한 구상’이란 결국 대북 군사적 대결 속에서 북한의 굴종을 압박하는데 그 본질이 있음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윤석열 정권의 ‘담대한 구상’이 대북 군사적 대결과 강압에 기대는 한 집권 5년 동안 북한과 단 한 차례의 만남도 갖지 못한 이명박 정권의 참담한 전철을 밟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결국 ‘담대한 구상’이 빛을 보기 위해서는 그 돌파구를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힘에 의한 평화’ 정책과 확장억제전략의 포기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국방부는 이번 한미연합연습 과정에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에 대비한 우리 군 주도 미래연합사령부 완전운용능력(FOC) 평가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연합사 연합임무 필수과제목록(CMETL) 73개 중 49개를 평가한다고 한다(연합뉴스, 2022.8.1.). 그러나 완전운용능력이니 완전임무수행능력이니 하는 검증단계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전작권을 돌려주지 않으려는 속셈에서 미국이 자의적으로 설정한 기준일뿐이다. 실제로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전작권 환수 검증 기준인 '연합임무 필수과제목록(CMETL)'을 2019년 검증(IOC)에서는 불과 90개의 항목이었던 것을 2020년 하반기 실시 예정이었던 검증(FOC)에서는 무려 155개 항목으로 대폭 늘렸다(중앙일보, 2020.8.24.). 이렇듯 수시로 평가 항목이 증감되는 것 자체가 평가 기준의 자의성을 말해 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연합임무 필수과제목록보다 상위 개념인 작전통제권 환수 3가지 조건 중 세 번째 조건인 “안정적인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 및 역내 안보환경”이라는 조건은 한국군의 능력과 관계없이 미국이 한국군 작전통제권을 계속 행사하고자 한다면 미국의 주관적 판단을 앞세워 작전통제권 환수를 얼마든지 늦출 수 있는, 미국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엿장수 맘대로’인 조건인 것이다.
전작권이란 본디 조건이나 능력에 따라 주고받을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전작권은 외부의 무력공격으로부터 한 나라를 방어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자 군사주권과 군통수권의 핵심으로 그 어떤 조건과 능력 하에서도 결코 타국에 양도하거나 포기할 수 없는, 한 국가가 국가로서 존립하기 위한 주권적·헌법적 고유 권한이다. 윤석열 정권이 진정으로 작전통제권을 환수하고자 한다면 더 이상 미군의 자의적인 검증 기준의 충족에 매달리지 말고 즉각 작전통제권 환수를 선언해야 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진정으로 ‘담대한 구상’이 실현되기를 바란다면, 한반도 비핵화를 원한다면, 한미연합연습을 즉각/전면 중단하고 ‘힘에 의한 평화’ 정책과 확장억제전략부터 폐기하라! 나아가 대북 선제공격 전략과 초공세적 작전계획을 폐기하고 합리적 방어 충분성에 근거한 방어 전략과 작전계획을 수립하여 한미연합 전쟁연습을 한국군 단독의 방어 작전 연습으로 대체하라!
윤석열 정권은 지금 글로벌 동맹, 경제동맹, 기술동맹 운운하며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올라타 중국과 군사적 대결을 꾀하는 위험한 길을 가고 있다. 이렇게 동맹에 몰빵하는 단세포적, 근시안적, 모험주의적 정책으로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구가할 수 없으며, 국가와 민족의 내일을 열어나갈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의 ‘담대한 구상’이 진정으로 국가와 민족을 위한 구상과 계획이 되길 바란다면 그 길을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다. 그 길은 바로 판문점/평양선언과 군사합의서, 싱가포르 성명 속에 있고, 그 이행에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 판문점/평양선언과 군사합의서, 싱가포르 성명의 이행에 합의한다면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과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할 수 있고 나아가 동북아에서 점차 짙게 드리워져 가는 미중 간 신냉전 대결 구도를 이완, 해체시켜 동북아를 상생과 평화, 번영의 길로 인도함으로써 아·태 지역의 평화 촉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미연합연습을 즉각 중단하고 주한미군의 한반도 역외작전을 불허하며 사드를 철수시켜 남한이 미국의 대중 전초기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은 남북 정상이 동북아 평화 촉진자가 될 수 있는 기본 전제조건일 것이다.
2022년 8월 22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