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성명

[기자회견문]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결과 규탄 기자회견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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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결과 규탄 기자회견문

 

 

14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결과는 작전통제권의 문재인 정부 임기 내 환수를 포기하고 방위비분담금 대폭 증액과 미국산 무기의 대량 구매를 예정하고 있으며, 소성리 사드 포대의 정식/장기 배치와 한국 주권 위에 군림하며 남북관계의 개선을 가로막아 온 유엔사의 월권을 인정해 주는 등 역대 최악의 굴욕적 합의가 아닐 수 없다. 이에 우리는 국가/군사주권을 포기하고 판문점/평양선언과 군사합의서를 사문화시키며 국가와 민족의 장래를 한미동맹의 덫에 더욱 철저히 예속시킨 52차 한미안보협의회의 공동성명 내용을 강력히 규탄하며 이의 전면 철회를 촉구한다.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사실상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포기한 국방부를 규탄한다.

 

이번 한미안보협의회의 공동성명은 전작권 환수를 위한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포함한 미래연합사로의 전작권 전환의 향후 추진 방향에 대해 논의만 했을 뿐 그 일정조차 합의하지 못했으며, “상호 합의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에 명시된 조건들이 충분히 충족되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11)함으로써 소위 전작권 환수를 위한 충분한 조건을 둘러싸고 한미 간 무한대의 입장 차이와 충돌 가능성을 허용하고 있다. 기본운용능력(IOC)완전운용능력(FOC)완전임무수행능력(FMC)으로 이어진다는 검증 단계에 대한 시기에 합의하지 못하고 충분한 조건이라는 지극히 주관적이고 정성적인 기준을 내세움으로써 미국은 계속 자기들의 기준을 고집하며 전작권 환수에 반대할 것이 자명하며, 이에 불과 16개월을 남겨 놓고 있는 문재인 정부 내 전작권 환수를 기대하기는 어렵게 되었다. 2019년 기본운용능력(IOC)을 달성한 후 에이브람스 주한미군사령관의 요구로 검증 목록이 기존 90개에서 155개로 대폭 늘어난 데서 보듯 전작권을 돌려주지 않으려고 하는 미국으로서는 앞으로도 검증 목록을 늘리면서 환수 논의와 시기를 지연시키는 한편 한국군 능력 확충이라는 전작권 환수 조건 충족을 명분으로 지속적인 미국무기 구매를 강요하고 나설 것이 뻔히 예상된다.

 

실제로 이번 한미안보협의회의 공동성명은 에스퍼 장관은 소요 능력 및 기간을 결정하는 데 있어 우선적으로 한국의 획득 계획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에 주목하였으며 서 장관은 한반도의 방위에 필요한 한국군의 적절한 방위 역량을 획득할 대한민국의 공약을 재확인하였다.”(12) 이렇듯 한미안보협의회의에서 전작권 환수 명분 삼아 미국 국방장관은 노골적으로 자국산 무기 구매를 요구하고 한국 국방장관은 이에 화답하는 등 무기거래를 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로 한미안보협의회의라는 공적 기구가 미 무기산업체의 이해를 충족시켜 주기 위한 사적 기구로 전락했음을 말해 주고 있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포괄적 대응 능력 구비를 전작권 환수 조건으로 내세운 것은 북한 핵/미사일 능력의 발전에 따라 그 기준도 계속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애초부터 충족이 불가능한 것으로, 마치 신기루를 쫓는 것과 같은 주장으로 북한 핵/미사일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전작권 환수를 포기하자는 주장으로 된다.

 

더구나 문재인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환수하려는 전작권은 온전한 군사주권 회복과는 거리가 멀다. 현 한반도 전구작전을 주도하는 한미연합사와 작전계획(5015)을 그대로 두고 소위 한미연합사의 명칭만 미래연합사로 바꾸고 사령관을 한국군 4성 장군으로 바꾼다고 해서 한국군 작전통제권과 군사주권이 환수되는 것은 아니다. 이른바 미래연합사는 미국과 주한미군사령관이 현재와 다를 바 없이 한국군에 대한 전시작전통제권을 행사하도록 보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미래연합사 사령관을 맡게 될 한국군 장성은 속된 말로 바지사장에 불과한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가 환수받고자 한 전작권은 노무현 정부의 병렬형 형태의 작전통제권 환수는 물론 한국 합참의장과 합참이 주도하는 박근혜 정부의 미래사령부에도 훨씬 못 미치는 지금과 다를 바 없는 대미 종속적인 한미연합지휘체계다.

 

그런데도 이런 종속적인 전작권을 환수받기 위해서 앞으로 얼마나 많은 미국무기를 구매해 주어야 하고, 얼마나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하는지 환수 날짜를 기약조차 할 수 없게 만든, 철저히 미국의 이해가 반영된 것이 바로 이번 한미안보협의회의 성명이다.

 

유엔사의 주권침해를 용인하고 유엔사를 통한 미국의 한국군에 대한 이중적 작전통제 가능성을 열어둔 국방부를 규탄한다!

 

이번 한미안보협의회의에서 서욱 국방장관은 정전협정과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의거 유엔사에 부여된 권한과 책임을 지지한다.”(5)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유엔사가 사사건건 남북관계 개선을 가로막고 나섬으로써 한국 주권 위에 군림해 왔던 월권적 행위에 눈을 감는 것이자 미국이 유엔사를 앞세워 미래연합사령부와 함께 한국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종전과 다를 바 없이 행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것과 마찬가지다.

 

유엔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로 태동했지만 유엔의 기구가 아니며,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만 책임을 지는 미국 기구다. 이는 갈리 부토 등 역대 유엔 사무총장들에 의해 반복적으로 확인되어 온 사실이다. 따라서 유엔사의 해체 권한도 유엔 안보리가 아니라 미국 대통령에게 있다. 따라서 현재 유엔사가 행사하고 있는 정전관리 임무도 유엔 안보리의 결의에 따른 것이 아니고 미국 대통령이 부여한 것이며, 이에 서욱 장관이 유엔사의 임무와 책임을 유엔 안보리 결의로 정당화해 준 것은 주권국가의 국방장관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저버린 것이자 미국 눈치 보기다.

 

또한 유엔사의 정전관리는 어디까지나 군사적 사안에 국한된 것으로 남북교류와 같은 정치적, 경제적 사안에 대해서까지 권한 행사를 하는 것은 월권이다. 유엔사가 한반도 평화와 주한미군 철수와 같은 정치적 사안들을 다룰 수 없고 오직 정전협정 체결 당사자 간 합의한 정치기구만이 이를 다룰 수 있도록 정전협정 60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도 정전협정과 유엔사의 임무와 책임의 한계를 명확히 제한하고 있는 단적인 사례다. 따라서 남북교류와 같은 정치적, 평화적 사안에 대해 유엔사가 관여하고 개입하는 것은 본분을 벗어난 불법적 행위다. 실제로 철도연결 사업과 같은 남북 경협 사업을 가로막고 나섰던 것도 미국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안보리의 지침에 따른 것이 아니며 법적 근거 없는 부당 행위였다,

 

유엔사의 책임을 불법부당하게 인정, 지지하면 유엔사를 통한 한국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계속 행사하려는 미국의 기도에 힘을 실어주는 꼴이 된다. 미국이 이미 오래전부터 유명무실해진 유엔사를 되살려 한반도 전구 작전사령부로 강화하고 유사시 이를 통해 한반도 전구작전을 주도하려는 의도를 노골화해 왔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50SCM전작권 전환 후 연합방위지침에 의거해 체결된 한국 합참-미래연합사-유엔사 관계 관련 약정(TOR-R)에는 정전협정과 관련해 유엔사의 미래연합사령관에 대한 지시권한이 명문화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데일리 2019.9.4.). 만약 이런 보도가 사실이라면 유엔사령관으로서의 주한미군이 미래 연합사령관(한국군)을 작전통제 할 수 있게 되며 결국 한국군은 유엔사령관의 작전통제를 받게 되어 작전통제권 환수는 속빈강정이 되고 만다.

 

그러나 한국 합참-미래연합사-유엔사 관계 관련 약정은 적법성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전면 폐기되어야 마땅하다. 이 약정은 1978년 한국 합참-연합사-유엔사 관계 관련 약정(TOR)을 개정한 것으로, 1978년 약정과 관련 전략지시 1호는 한미연합사 창설과 유엔사령관의 한국군 작전통제권을 한미연합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에게 이양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는 바, 이는 우리 군사주권에 관한 문제로 한국을 대표하는 대통령 또는 외교장관이 체결해야 했으나 국방부 간 약정으로 처결함으로써 법적 정당성을 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한미안보협의회의에서 유엔사의 존재와 책임을 지지하고 나선 것을 볼 때 국방부와 서욱 국방장관이 과연 전작권의 온전한 환수와 군사주권의 회복의 의지를 갖고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사드를 정식, 장기 배치 하기로 한 이번 한미안보협의회의 합의를 철회하라!

 

한미 국방장관은 이번 한미안보협의회의에서 성주 사드 포대의 안정적인 주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구축”(6)하기로 합의하였다. 이는 사드 도입부터 부지 공여와 공사, 환경영향평가 등 모든 것이 불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임시배치 상태의 주한미군 사드에 합법성을 부여해 주는 것이자 정식, 장기배치를 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또한 성능개량을 통해 사드 레이더의 전진배치모드로의 운용 조건과 가능성을 확보하고 있는 터에 한미 국방 당국이 주한미군 사드 포대의 정식, 장기 배치 포석을 까는 것은 주한미군 사드가 미중 간 전략지형을 미국 절대우위의 지형으로 바꾸어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겠다는 것으로, 한국 안보에 대한 매우 큰 위협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이번 한미안보협의회 공동성명(12) 대로 한미연합위기관리 각서를 2020년 말까지 업그레이드 한 결과 위기관리 대상에 미국이 포함되면 사드 레이더의 전진배치모드로의 운용은 피할 수 없게 되며, 사드 레이더에 대한 중국의 핵미사일 공격은 피할 수 없게 된다.

 

이렇듯 사드 포대의 정식, 장기 배치는 한국 안보에 치명타를 안겨주는 결정으로 당장 철회되어야 한다.

 

한미일 MD 및 한미일 동맹 구축과 이의 확대(콰드 플러스)를 중단하라!

 

한미 국방 당국은 이번 한미안보협의회의에서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증진시키기 위해 정보공유, 한미일 안보협의를 포함한 고위급 정책협의, 연합훈련, 인적교류활동 등 한미일 3자 안보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17) 합의하였다.

이는 미국이 오바마 정권 때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해 오던 한미일 3MD와 이를 토대로 한 한미일 3각 군사동맹을 구축해 나기기로 한 합의로, 미국의 이해가 전적으로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일 안보협의, 정책협의, 연합훈련 등을 수행한다는 것은 현재 한미 간에 이루어지고 있는 것과 똑같은 것으로, 이는 한일군사동맹을 조약으로 명문화하지 않았다는 것을 제외하면 한일 군사관계를 사실상 군사동맹과 같은 형태로 운영해 나가겠다는 지향을 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대중 3불 정책과 충돌되고 중국의 군사적, 경제적, 외교적 반발과 보복을 불러오리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이에 우리는 사실상 한일 군사동맹 구축 지향 의지를 밝힌 이번 한미안보협의회의 공동성명을 즉각 폐기할 것을 촉구한다.

 

방위비분담금 대폭 증액 가능성을 시사한 이번 한미안보협의회의 결과와 공동성명을 거부한다!

 

한미 양국은 이번 한미안보협의회의에서 에스퍼 장관은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이 조속히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현재의 협정 공백이 동맹의 준비태세에 지속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음에 주목하였다. 양측은 특히 협정 공백이 한미동맹에 끼칠 영향을 고려하여, 방위비분담금 협상이 공평하고 공정하며, 상호 동의 가능한 수준에서 조속히 타결되어야 할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였다.”고 밝혔다.

 

이 역시 현재 한국이 미국에 주고 있는 방위비분담금이 불공평하고 불공정하다는 것을 함의하고 있는 내용으로, 방위비분담금 대폭 증액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합의다.

 

미국은 2020년 방위비분담금으로 2019년 대비 50% 인상(또는 13% 매년 인상)하여 15000억 원 가량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2019년에만 불용액 79억 원이 발생하는 등 지난 2008년 이후 미집행금만 2조 원에 달하고 주일미군 장비 정비에 불법 집행한 금액도 1088억 원(2014~2019)이나 된다. 방위비분담금을 50%이나 인상해야 할 근거가 없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 정부가 제시한 13% 인상안도 터무니없이 높은 금액이다.

 

그런데도 미국이 50% 인상안을 요구하는 것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의 일부를 보전받고 주한미군 준비태세라는 명목으로 전략자산 전개비용, 역외 작전비용 등 세계패권전략 수행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 같은 미국의 요구는 주한미군 주둔경비의 일부를 한국이 부담하기로 한 방위비분담금협정과 주한미군 주둔경비를 모두 미국이 부담하기로 한 한미소파 위반이다.

 

이에 이번 한미안보협의회의에서의 방위비분담금에 대한 합의 내용은 불법부당하며 즉각 폐기되어야 한다.

 

이렇듯 지금 우리는 군사주권 회복과 남북협력으로 판문점/평양선언과 군사합의서의 이행에 나서 현상변경을 불러옴으로써 평화 공존과 번영,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과 군비 축소, 통일의 길로 나아갈 것인가, 아니면 대미 군사종속의 심화와 한미동맹이 강요하는 대북 적대와 대결을 지속함으로써 판문점/평양선언과 군사합의서를 사문화시키고 군비확장과 아태지역에 신냉전적 대결구도를 격화시키는 길을 갈 것인지 사이에 서 있다. 한미 국방 당국과 이번 SCM 공동성명은 우리에게 후자를 강요한 것이다. 이에 우리는 이번 한미안보협의회의의 모든 합의 사항을 전면 거부한다. 한미 당국이 진정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바란다면,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바란다면 판문점 평양선언과 남북합의서, 싱가포르 성명 전면 이행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이번 한미안보협의회의 결과와 공동성명은 철두철미 미국의 이해가 반영된 합의로 국가이익와 민족이익에 정면으로 반하는 합의로 점철되어 있다. 이 합의의 이행은 한국이 한미동맹에 더욱 옥죄게 되어 판문점선언/평양선언과 군사분야 합의서의 파탄으로 이어지고 미국의 대중 포위와 세계패권전략에 무한대로 끌려 들어갈 가능성만 높이게 된다. 지금 우리에게 사활적인 국가이익과 민족이익은 남북 경제협력에 착수해 판문점 선언과 평양선언을 살려 나가는 것이며, 미중 간 균형외교로 낡은 냉전체제에서 벗어나 선린우호관계의 동아시아 지형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번 한미안보협의회의 결과와 공동성명은 전면 폐기되어야 한다.

 

2020. 10. 15

AWC한국위원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미군문제연구위원회, 불평등한한미소파개정국민연대, 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주권자전국회의,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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