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한문] 남북철도잇기 한반도 평화대행진 63일째를 맞아 민주당과 송영길 당대표께 드리는 글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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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철도잇기 한반도 평화대행진 63일째를 맞아
민주당과 송영길 당대표께 드리는 글
우리는 전국의 130개 평화단체가 꾸린 ‘남북철도잇기 한반도 평화대행진 추진위원회’입니다.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이 채택된 4월 27일, 부산역을 출발해 대구, 대전, 수원 등을 거쳐 행진 63일째를 맞는 오늘, 마침내 국회 앞에 이르렀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의 행진을 통해서 지역적 차이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국민 마음속 저변에 깊이 살아 숨쉬는 남북철도 잇기 염원을 생생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런 국민적 지지와 성원에 힘입어 민주당과 송영길 당대표께 다음과 같은 우리의 바람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3년 전, 남북 정상이 판문점과 평양에서 두 손 맞잡아 추켜올리며 온 겨레 앞에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의 새 시대를 선언했던 그때의 감격을 우리는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바로 이 선언 한가운데에 끊어진 민족의 혈맥, 남북철도를 하나로 잇자는 민족의 염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연결된 남북철도를 타고 유라시아를 향해 비상하자는 민족 웅비의 꿈이 펼쳐져 있습니다. 80년 가까운 민족분단과 남북철도의 단절 속에서도 우리가 단 한 순간도 포기한 적이 없는 민족의 꿈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 평화와 번영, 통일의 새 시대는 대결과 분단의 구시대에 막혀 단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엔과 미국의 대북 제재와 간섭에 막혀 남북철도 잇기는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더는 지체할 시간이 없습니다. 남북 분단과 대결 속에서 다시 한 세대를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남북철도의 단절이 한 세기를 넘어서는 것을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습니다. 지금 당장 남북철도를 연결해 남북의 철마가 그 위를 힘차게 달리도록 해야 합니다. 한반도 평화와 번영, 통일의 시대를 선도하도록 해야 합니다.
다행히도 지난 5·22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은 남북대화와 협력에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에 우리는 남북관계에 다소나마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한미정상회담이 끝난 지 두 달이 다 되도록 미국은 여전히 제재를 고집하고 있고, 문재인 정부는 미국의 제재 해제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렇듯 문재인 정부가 계속 미국의 눈치만 보고 있어서는 임기 내 남북대화 재개와 협력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10·4 선언이 이행되지 못한 전철을 되풀이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 곧 움직여야만 남북대화 재개와 철도 연결의 기회가 찾아올 수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을 때 민주당과 송영길 대표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막중합니다. 특히 송영길 대표는 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회와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면서 대북 제재 해제와 개성공단 재개, 남북철도 연결을 역설하고, 대북 제재를 앞세워 남북철도 연결을 가로막아 온 미국과 미국의 눈치를 보는 통일부 등을 비판했습니다. 남북관계와 남북철도 연결이 교착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원인을 바로 보면서 미국 눈치 보기에 급급해하는 행정부에 대한 질책도 아끼지 않은 것입니다.
그러나 남북대화 재개와 남북철도 연결에 대한 송영길 대표의 입장과 행보가 당대표를 맡은 뒤 오히려 후퇴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송영길 대표는 5·22 한미정상회담 공동선언을 “가슴 벅찬” 감동으로, “변곡점”으로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한미정상회담 공동선언은 무려 60조 원에 달하는 미국 퍼주기와 남북대화와 협력 지지라는 바이든 행정부의 립서비스로 압축됩니다. 대북 제재의 칼을 휘두르며 남북관계와 한국 정부를 자국의 이해 속에 가두어 두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고자세는 한미정상회담 이전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으며, 그저 미국의 뜻을 좇기만 해서는 남북대화 재개도 경협도 어렵다는 사실을 다시금 입증해 주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남북관계를 언제까지나 자국의 통제하에 두려는 미국의 반주권적 횡포에 맞서 우리가 자주적으로 당당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재개와 남북철도 연결은 요원합니다. 민주당과 송영길 대표께서 자주적 입장에서 유엔과 미국의 대북 제재를 헤쳐 나갈 의지와 지혜를 발휘해 문재인 정부를 선도하고 뒷받침하지 않는다면 문재인 정부 임기 내 남북대화 재개와 철도 연결은 한낱 꿈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송영길 대표가 민주당 내 남북평화특별위원회와 고속철도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직접 맡아 남북관계와 철도 잇기 사업을 진두지휘해 나간다면 새로운 계기가 마련될 것입니다.
판문점/평양 선언 이행과 남북철도 연결은 냉전적 대결 질서가 지배하고 있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현상변경을 통해 70년간의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역동의 통일 조국과 역내 국가들이 공존 상생하는 새로운 동북아 질서를 수립하려는 역사적인 거보입니다. 부디 이 길에 민주당과 송영길 대표가 주역이 되어 진취적 역할을 다해 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2021년 7월 10일
남북철도잇기 한반도 평화대행진 추진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