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폭국제민중법정 국제토론회] 심진태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 지부장 인사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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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폭국제민중법정 제1차 국제토론회] 심진태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장 인사말
공사다망하신 중에도 이렇게 찾아오신 여러 국내외 내빈 분들께 먼저 인사 드립니다. 저는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장 심진태입니다.
1945년 8월 미국 핵무기투하의 위법성을 알리기 위한 국제민중법정 토론회에 참석하신 국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 토론회에 주제발표를 하실 이삼성 한림대학교 명예교수님, 에릭 데이비드 브뤼셀자유대학교 명예교수님, 야마다 토시노리 메이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연구원님 그리고 토론을 하실 국내외 교수님, 변호사님 어려운 걸음으로 자리를 빛내주시어 피폭자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일본 강점기 시대 일본의 수탈 작전에 의해 저의 부모님은 일본 히로시마로 강제 징용되었습니다. 저의 어머니께서는 강제 징용으로 군수품 공장에서 일을 하셨습니다. 저는 일본 히로시마 에바마치 251번지에서 1943년 1월 9일에 출생하였습니다. 부모님과 저는 1945년 8월 6일 8시 15분에 미국에 의해 투하된 원자폭탄에 피폭 당했습니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아 할아버지가 계시는 한국으로 돌아온 저는 어린 시절을 초근목피로 연명하며 지냈습니다.
2001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장 일을 해오면서 회원들의 아픔과 고통을 자세히 알게 되었고, 특히 원폭피해자들이 겪어온 피폭 후유증으로 인한 삶의 고통을 20여 년 간 지켜보았습니다. 전범국인 일본에 강제 징용되어 끌려간 한국인(일반인)들이 왜 폭사를 당하고, 원인 모를 병마에 시달리다 죽어가야 하는지 원폭을 투하한 미국 정부에 묻고 싶습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전쟁으로 인해 아무런 죄가 없는 민간인이 죽거나 다쳐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전쟁의 참혹함을 오롯이 견뎌내고 참아야 하는 현실을 한국원폭피해자들은 살아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원폭피해자들은 전쟁을 일으킨 일본 정부, 원폭을 투하한 미국 정부의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원폭이 투하된 지 7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미국 정부와 일본 정부는 원폭 투하와 관련된 어떠한 해명도 없으며, 원폭으로 폭사 당하고, 너무나도 큰 아픔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 한국원폭피해자들과 그 후손들은 대한민국 국민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최소한의 도의적 책임을 다하고 있지 않은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또한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가 없다’는 사실은 평생을 살면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며, 지금이라도 가해자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피해자들의 한을 풀고자 이번 민중법정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원폭에 대한 후유증을 아는 사람으로서, 더 이상 이 지구상에 핵무기가 존재하지 못하도록 하여야 하며, 핵무기를 고철로 만들어 핵이란 명칭조차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한국원폭피해자 1세들은 모두 다 고령으로 이제 여생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저도 이제 내일모레면 90살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오늘 참석하신 여러분과 함께 “핵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데 남은 여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원폭을 투하한 미국을 상대로 직접 소송도 하고 싶습니다.
또한 아직 해결되지 못한 원폭피해자1세와 그 후손의 권익을 위해 그리고 핵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서 이제는 한국원폭피해자 2세, 3세와 함께 해야 합니다.
끝으로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한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의 대표님과 모든 회원님들, 평화를 염원하는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리며, 항상 건강하시고 가정에 행운이 충만하기를 기원 드리면서 인사를 가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