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성명

[기자회견문] 한미 12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 1차 협상에 즈음한 기자회견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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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경비와 미국의 세계패권전략 수행비용을 한국에 전가하는

방위비분담 협상을 중단하라! 방위비분담특별협정 폐기하라!

 

12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 체결을 위한 1차 협상이 24일 시작됐다. 미국은 협상 시작도 전에 국무부와 소위 전문가들을 내세워 방위비분담금의 대폭 인상을 압박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한국의 방위비분담금이 “한미동맹에 대한 강력한 투자”(연합뉴스, 2024.4.5.)라며 방위비분담금의 대폭 인상을 압박하였으며 협상 직전에도 “공정하고 공평한 결과를 추구한다”(경향신문, 2024.4.23.)며 재차 방위비분담금의 인상을 요구했다. 또 전문가라는 자들도 ‘북한 위협의 고조’나 ‘중국‧러시아 등 인도태평양지역 안보상황 악화’ 등을 들어 한국의 방위비분담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대대적으로 펴고 있다. 이에 대해 윤석열 정권은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을 위한 합리적 수준에서 분담”(외교부 보도자료, 2024.4.22.)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사실상 방위비분담금 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방위비분담금 인상 요구 자체가 터무니없기도 하거니와 더욱 중요하게는 12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 체결 협상 자체가 주한미군의 경비를 일부 지원하는 본래의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의 틀을 뛰어넘고 한미소파와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위배하여 미국의 세계패권전략 수행비용을 우리 국민에게 떠넘기고 우리의 주권과 국익,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에 정면으로 반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 틀림없으므로 협상의 중단과 방위비분담특별협정 자체의 종료를 한미 당국에 강력히 촉구한다.

 

북핵 위협 고조를 명분으로 한 방위비분담금 인상요구 철회하고 협상을 중단하라!

 

미국은 ‘북한의 위협고조 등 역내안보 상황 악화’를 이유로 한국의 방위비분담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미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입을 빌려 주장하고 있다.(VOA, 2024.4.5.) 북한의 위협고조를 명분으로 한 방위비분담금 인상 주장은 곧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에 드는 비용을 방위비분담금으로 충당하겠다는 미국 정부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다. 이에 미국은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나 한미연합연습 실시, 미군의 순환배치, 성주 사드운영 등에 따른 비용 분담을 이번 12차 협정에 반영하려 할 것이 틀림없다. 특히 한미가 올해 상반기 중에 ‘핵전략 운용·기획 가이드라인’을 완성하고 8월에는 핵 작전계획에 입각한 한미연합연습을 실시할 예정이기에 이를 명분으로 확장억제 비용을 한국에 분담시키려 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 미국 본토에 가하는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한반도에 대한 전략 자산의 순환배치를 늘렸고, 한국과의 대규모 연합 실사격 훈련도 재개했다”(VOA 2024.4.18.)는 오스틴 국방장관의 발언은 확장억제 강화의 목적이 북한의 핵미사일로부터 미 본토방어에 있음을 말해준다. 한국방어가 아닌 미국 방어를 위한 해외미군 경비에 대한 한국의 부담은 방위비분담특별협정 및 한미소파에 위배된다. 방위비분담금의 대폭 증액의 길을 터주는 것은 물론이다. 이에 불법부당한 해외미군 지원과 미 본토 방어 비용을 한국에 부담시키려는 12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 협상은 중단되어야 한다.

 

미국의 대중 패권전략 수행 비용을 충당하려는 방위비분담 인상 요구는 터무니 없다.

 

2021년 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에 서명했던 당시 로버트 랩슨 주한미국 대사 대리는 “지난 몇 년간 지정학적 환경과 역내 위협 상황이 변했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도 한국의 방위비분담금은 실질적이고 그에 상응하는 증액이 필요”(VOA, 2024.3.8.)하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은 중국이나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 수행에 드는 비용을 방위비분담금으로 충당하려는 미국의 의도를 대변한다.

 

중국을 ‘추격하는 도전자’라며 인태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 국방부가 2021년 예산 때 처음 도입한 PDI(태평양억제구상) 예산은 2021년 22억 달러에서, 2022년 51억 달러, 2023년 61억 달러, 2024년 91억 달러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미 의회 보고서 등) 이런 정황으로 볼 때 미국이 고도화된 북핵미사일 위협 억제만이 아니라 대만해협을 둘러싼 양안 갈등, 동중국해/남중국해에서의 중국과의 군사적 갈등 격화를 명분삼아 방위비분담금의 대폭 증액을 요구할 것임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미국의 남중국해나 동중국해 작전이나 호르무즈해협 작전에 대한 한국의 기여 요구는 10차, 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 협상 때도 방위비분담 대폭 인상 요구의 중요한 근거였다. 윤석열 정권도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2023.8)에서 ‘한미일 간 협의에 관한 공약’에 따른 한국의 군사적 의무가 “인도·태평양 지역과 그 너머”에까지 미친다고 선언함으로써 미국의 ‘한미동맹에 대한 투자’ 주장에 동조하며 방위비분담금의 대폭 증액에 동의해 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방위비분담특별협정에는 한국방어 임무를 넘어서는 미국의 대중 및 대러 군사전략 수행의 비용을 한국이 분담해야 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 대북방어를 위한 주한미군의 주둔경비를 일부 지원한다는 방위비분담금의 틀과 취지를 넘어 해외미군 지원과 주한미군의 한국영역 외 작전 비용을 한국이 대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다.

 

주한미군의 대중국 임무수행은 불법이다.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을 폐기하라!

 

주한미군의 임무가 본격적으로 한국방어로부터 미 태평양사령부의 인도태평양전략을 수행하는 임무로 바뀌고 있다. 이미 오산 기지 U2 정찰기가 대만해협을 정찰해 온 데 이어 오산 기지 주한미공군 F-16 전투기가 싱가포르에서 싱가포르 공군과 연합훈련을 진행했고(연합뉴스, 2023.12.4.), 군산 기지 주한미공군 F-16 전투기도 올해 초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에서 주일미공군과 신속 배치 및 출격 훈련을 진행하는 등 주한미군의 인도·태평양 지역의 역외작전은 궤도에 올라 있다. 따라서 한국방어 목적의 주한미군 경비를 분담하는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은 그 취지를 이제 상실했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방위비분담금이 미국 본토 방어가 주임무인 성주 사드기지 공사비와 해외미군 장비 정비비에도 불법 사용되는 등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의 본래 취지를 미국 스스로 부정해 왔다. 이제 주한미군의 성격과 임무가 대북방어가 아닌 대중임무 수행으로 사실상 바뀐 상황에서 한국은 주한미군의 경비를 지원해야 할 이유도 법적인 근거도 없다. 이에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은 그 법적인 정당성을 갖지 못하며 폐기되어야 한다.

 

‘한미동맹에 대한 투자’로 호도하면서 미국 자신이 부담해야 할 주한미군 경비를 한국에 떠넘기는 방위비분담금의 본질을 가리려는 미국의 얕은 술수를 규탄한다!

 

미 국무부는 “한국의 방위비분담금의 90%이상이 한국 국내경제에서 사용된다”면서 방위비분담금이 “한미동맹에 대한 강력한 투자”(연합뉴스, 2024.4.5.)라고 치켜세우며 마치 방위비분담금이 주한미군을 상대로 엄청난 경제적 수익을 한국에 가져다주는 듯이 주장하였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미국 자신이 부담해야 할 주한미군 경비를 한국에 떠넘기는 방위비분담금의 본질을 가림으로써 방위비분담금의 대폭 인상을 관철하려는 술수이며 일시적이고 잠정적인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을 영구화하려는 속셈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1991년부터 시작된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은 그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막대한 우리 국민의 혈세를 방위비분담금으로 미국에 지불해 왔고 그 액수도 기하급수적으로 인상되어 올해만 해도 방위비분담금은 1조 3,463억 원에 달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방위비분담금 이외에도 한국이 주한미군에 대해서 직접적 및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금액은 연간 약 2.3조 원에 이른다(국방백서 2022). 매년 3조 원이 훨씬 넘는 주한미군 경비 분담금은 우리 국가재정을 축내고 민생과 복지를 압박하는 큰 요인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미국이 한국에게 큰 시혜를 베푸는 듯한 태도는 오만 그 자체다. 한국이 매해 주한미군 주둔비용으로 부담하는 3~4조 원의 비용은 주한미군 인건비를 포함한 총 주둔경비를 넘어서는 것으로 주한미군 경비의 일부를 부담한다는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이 우리 국민을 질식시키는 데까지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확장억제 강화를 위한 방위비분담 인상, 미국의 대중 및 대러 패권전략 수행 비용 충당을 위한 방위비분담 인상, 대중 임무수행으로 바뀐 주한미군의 인도태평양 전략 수행 비용 충당을 위한 방위비분담 인상은 재정적으로 우리 국민을 질식시키지만 우리의 주권과 한반도 평화, 동북아 평화에도 정면으로 반한다.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은 미국이 시설과 구역을 제외한 주한미군의 모든 유지비를 부담하도록 한 한미소파 제5조를 잠정적으로 중단시킨 초법적인 조치로서 진작 폐기되었어야 할 협정이다. 한미당국에 12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 체결 협상 중단과 특별협정 폐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2024년 4월 24일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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