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성명

[기자회견문] 7/27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 즈음한 기자회견문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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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군사동맹 구축과 확장억제 강화를 중단하라!

한·미·일은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대결과 전쟁위기를 조장하지 말라!

 

한·미·일 국방장관이 28일 일본에서 회담을 갖고 이른바 ‘한·미·일 안보협력 프레임 워크(TSCF)’를 채택할 것이라고 한다. 또한 미·일 외교·국방장관들은 28일 회의에서 미국의 대일 확장억제 제공을 최초로 명문화한 문서를 채택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미가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을 작성하여 확장억제 강화에 나선 데 이어 미·일도 확장억제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한·미·일 안보협력 프레임워크’는 한미일 동맹, 특히 한일 군사동맹 구축을 겨냥하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고 한국이 총대를 멘 한·미·일, 한·일 군사동맹 구축은 정보·작전·군수 분야 등에서 이미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정보분야에서는 2016년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에 이어 2023년 12월 하순부터 ‘한·미·일 북한 미사일 경보 실시간 공유 체계’가 가동되어 한·일 간 대북 군사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또한 작전분야에서도 한·미·일은 그동안 미사일 경보훈련, 대잠훈련 등 한 영역에서 일회성으로 실시해 오던 연합훈련을 지난 6월 27~9일에 걸쳐 최초로 프리덤 엣지 다영역 합동훈련으로 확대 실시했으며, 앞으로 이를 더욱 확장하고 정례화, 제도화할 방침이다. 군수분야에서도 인도·태평양 5개국이 참여하는 미국 주도의 ‘지역 지속가능성 프레임워크’ 가동을 준비 중이다. 그동안 미국과 양자관계로 진행되어 온 군수분야 협력을 지역 차원으로 확대시킨다는 것으로, 한미는 이미 4월에 개최된 한미통합국방협의체에서 한국의 참여를 논의했으며, 참여가 확실시된다. 일본 등도 참여할 것으로 보여 이를 통한 한일 군수분야 협력의 확대와 한일물품용역상호교환협정 체결도 예상된다. 미국은 또한 ‘인도·태평양 지역 내 유지·보수·운영(MRO)’ 관련 협력도 추진 중이며, 이 역시 미 동맹국들 간 군수분야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엠마뉴엘 주일 미국 대사는 7월 23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28일의 “미일 외교·국방회담은 동맹 보호 중심에서 동맹 투사 중심으로의 전환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는데, ‘지역 지속가능성 프레임워크’와 인도·태평양 지역 내 유지·보수·운영’은 미군과 동맹군의 지역 투사를 위한 군수 인프라를 강화해 줄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한일동맹은 당장은 동맹 조약 체결로는 나가지 않겠지만 주요 군사분야의 협력을 높이고 이를 제도화함으로써 사실상 동맹의 위상을 갖고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렇듯 ‘한미일 안보협력 프레임워크’는 한미일/한일동맹 구축을 다그치려는 것이다.

 

한·미·일 군사동맹은 호주 등과 결합해 인도·태평양 지역 군사동맹으로, 나아가 이미 인도·태평양과 동북아에 진출해 있는 나토와 결합해 지구동맹으로의 확장을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일본에서 열릴 미국·호주·인도·일본 간 안보협의체인 ‘쿼드’ 외무장관회의에서 미일이 강력한 대중 견제 성명을 채택함으로써 ‘쿼드’를 반중 대결 체계로 가져가기 위한 기도를 하고 있는 가운데 ‘쿼드’ 참여 입장인 윤석열 정권이 ‘쿼드’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어 한국의 ‘쿼드’ 참여가 현실로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이 한 발 더 대중 대결적 스탠스를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듯 미·소 간 제로섬 대결을 벌였던 구냉전보다 전략과 전력이 훨씬 강화되고 대결 범위가 확대된 신냉전 대결이 바로 이곳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한미/미일 확장억제 강화가 각각 북한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를 억제 대상으로 한다는 사실을 언급하는 것은 새삼스럽다. 특히 미일이 확장억제 강화를 위해 이번에 새롭게 채택할 문서에는 일본 위협을 넘어 일본 주변, 곧 남한과 대만 위협 등도 억제한다는 내용을 담는다고 한다. 이는 자위대가 주일미군을 좇아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 무력 개입에 나서겠다는 것을 함의한다. 개정 미일 방위협력지침(2015)과 일본 안보법은 한국의 동의 없이 한국 영역에서 작전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갖추고 있다.

 

동맹과 확장억제는 평시부터 잠재적 적국을 무력 위협하고, 무력 위협이 실제로 무력 사용으로 비화될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대결과 전쟁을 조장한다. 확장억제는 선제공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커 유엔헌장 2조 4항을 위반하게 되며, 유엔헌장 51조에 따른 자위권 행사라고 해도 확전으로 이어져 필요성과 비례성 원칙을 위반할 가능성이 높다. 한·미 대통령이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하면서 북의 “어떤 핵 공격도 즉각적, 압도적, 결정적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며 고강도 압박을 가한 것은 북러/북중동맹 강화와 한반도 분쟁 시 중국과 러시아가 개입할 구실을 주는 것이자 자위대의 무력 개입으로 한반도 전쟁이 동북아 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을 안고 있다. 여기에 이미 동북아에 진출한 나토까지 가세하면 3차 대전이 발발하게 되는 것이다. 한편 설령 북이 대남, 대미 핵선제공격을 감행한다고 해도, 물론 우리는 이를 단호히 반대하지만, 한미가 대북 “압도적, 결정적 대응”에 나서는 것은 유엔헌장 51조의 격퇴 규정에 반하고 필요성과 비례성 원칙을 위반한 불법이자 동북아와 세계 핵전쟁도 불사하겠다는 모험주의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

 

한·미·일 어느 나라의 국내법도, 또한 그 어떤 국제법도 자국 국민과 전세계 인류를 절멸시킬 극단적인 대결과 전쟁을 감행할 수 있는 권한을 당국자들에게 준 바 없다. 남·북·미·일 당국자들이 동맹과 억제라는 반국민적, 반인륜적 정책에 매달리는 것은 범죄행위와 다를 바 없다. 이에 우리는 남·북·미·일 당국자들이 한시바삐 동맹과 억제정책을 폐기하고 자주와 비동맹, 평화공존 원칙 등에 입각한 선린우호의 국제 관계 수립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24년 7월 27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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