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0/15] '국가보안법과 강정구 교수 필화사건' 긴급 학술토론회 결과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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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0월 15일(토) 오후 2시, 배재학술지원센터 세미나실에서 교수노조, 민교협, 학술단체협의회, 한국산업사회학회, 한국산업노동학회가 공동주최하고 강교수사법처리및학문의자유쟁취공대위가 후원하는 '국가보안법과 강정구 교수 필화사건' 긴급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이 날 토론회에는 강정구 교수도 참가하여 토론내용을 경청했으며 동국대 학생들을 비롯하여 서관모 교수 등 교수, 연구자들, 민가협, 다함께, 향린교회, 서울연합 등에서 참가한 100여 명의 참가자들로 성황을 이루었습니다. KBS, MBC, EBS 등 방송사를 비롯하여 한겨레, 오마이뉴스, 통일뉴스 등 여러 언론사 기자들도 적극적으로 취재에 나섰습니다. 평통사에서는 홍근수 상임대표, 변연식 공동대표, 박석분 국장이, 평화통일연구소에서 김현미 간사가 참석했습니다.
이세영 한신대 국사학과 교수의 사회로 이 날 토론회는 '학문의 자유와 국가보안법'(김정인 춘천교대 사회과교육과 교수) 발제와 토론(송호창 변호사), '언론자유, 그 화려한 신화와 우울한 현실'(전규찬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방송영상과 교수) 발제와 토론(이용성 한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역사연구의 역사추상형 접근방법'(조돈문 가톨릭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발제와 토론(한홍구 가톨릭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분단과 전쟁에 관하여'(이재봉 원광대 교수) 발제와 토론(송광성 한서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참가자 종합토론의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김정인 교수는 국가보안법에 의한 학문의 자유 침해 사례를 소개하는 등 학문의 자유가 침해받고 있는 한국사회의 현실을 고발하면서 "국가보안법 폐지 없이는 학문의 자유를 향유할 수 있는 풍토를 마련하는 것은 요원하다"고 지적하고 학계가 강 교수의 처벌에 단호히 반대하고 국가보안법 폐지 요구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송호창 교수는 김정인 교수의 발제에 대한 토론에서 "토론이 아니라 토로를 하고 싶다"면서 "법률적 차원에서 강교수 건은 무죄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최근 천정배 법무장관의 수사 지휘권 발동은 법대로 하자는 것인데 검찰이 이에 반발하는 것은 법대로 하지 말자는 것이다"며 검찰의 행태를 규탄했습니다. 송 변호사는 또한 "이 같은 상황에서 진보, 개혁세력들의 대응이 너무 안일하고 나태한 것 아니냐"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전규찬 교수는 강 교수 사건에 대해 조-중-동-문 4대 언론이 공격적인 보도로 일관해왔다며 그 사례를 일일이 열거하고 이에 반해 한겨레를 비롯한 진보적 매체들의 대응은 오마이뉴스를 제외하고 대체로 부진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용성 교수는 대항언론의 적극적 대응 필요성을 역설했으며 방청석에서 프로메테우스 기자가 "프로메테우스의 경우 10여 차례 이상 강교수 건을 적극적으로 다루었다"고 하고, "언론의 보도태도보다는 침묵하고 있던 학계가 더 문제 아니냐"고 일침을 놓기도 했습니다.
조돈문 교수는 강교수가 선택한 역사연구의 역사추상형 접근방법은 반사실적 가정을 통해 역사를 분석하는 과학적 방법으로, 가치중립적 연구방법인데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이데올로기적 공격이 가해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홍구 교수는 이에 대한 토론에서 "맥아더에 관해서는 내가 처음 제기했는데 나는 괜찮고 강교수가 고생하는 게 미안하다"고 화두를 꺼낸 후 "이 사건은 과거청산 관련하여 궁지에 몰린 수구세력들이 반격의 노림수를 세우고 있다가 강교수를 희생양 삼아 공격에 나선 것으로 본다"고 평가하고 학계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이재봉 교수는 분단의 주범은 미국이고 종범은 소련이라는 견해를 제시하고 6.25는 "War in Korea"로 규정되어야 하고 이미 남북이 각각 정부 수립 후 일어난 전쟁이기 때문에 국제전이며, 미국에 의한 침략전쟁이자 통일전쟁이라고 강 교수와는 다른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이에 대해 송광성 교수는 해방, 통일, 전쟁, 분단 이 모든 것이 미국과 관련되어 있다고 주장하고 통일전쟁론은 강 교수 외에도 많은 학자들이 주장해온 것인데 새삼스럽게 공안의 잣대로 공격을 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이번 사건의 문제를 다시 한 번 지적했습니다.
종합토론에서 발언에 나선 서관모 교수는 "학문적 결과를 실천으로 옮기는 데 주저하지 않는 강 교수의 용기에 존경을 보내는 동시에 부끄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이 사건은 기득권 세력이 여러 가지 면에서 자기 근거가 부정되는 상황에서 오는 위기감이 표출된 것"이라고 규정하고 학계가 적극적으로 대응해나서자고 촉구했습니다.
민가협 임기란 전 회장은 "교수님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한국사의 왜곡과 거짓을 밝혀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다함께 김광일 씨는 "천 장관의 지휘권 발동은 강교수의 단호한 입장과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대응의 승리"라고 평가하고 "공안세력들이 강교수를 X파일 은폐의 희생양으로 삼아 위기를 벗어나려고 한다"며 향후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향린교회 김선용 장로는 "국가보안법이 폐지되고 역사의 진실이 밝혀지는 날을 고대한다"고 소회를 피력했습니다.
평통사 박석분 국장은 "미국의 한국에 대한 지배전략은 진행형이다. 지금 작전권 환수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한미동맹의 전반적인 전환과 재편이 예상된다. 이 같은 문제들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과거사 청산과 함께 이루어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기했습니다.
동국대 학생들은 강 교수에 의해 한국 현대사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되었다고 소개하고, 강 교수 사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은 "강 교수를 통해 얻은 가르침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라고 결의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한국산업사회학회 회장은 "서관모 교수, 강정구 교수가 모두 우리 학회 회장 출신이고 각각 PD와 NL를 대표하고 있으며 국가보안법으로 어려움을 겪으셨다. 국가보안법 앞에서는 NL과 PD과 차별이 없는 것 같다. 고 박현채 교수가 NL과 PD는 결코 분리될 수 없다던 말씀이 생각난다. 이 사건에 학계가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가겠다"고 하였습니다.
이세영 교수는 "천정배 법무장관이 불구속 수사를 지휘했지만 수사 자체를 부정하지는 못했다"고 지적하고 "오늘 토론회에서 제기된 내용에 근거하여 학계가 보다 적극적으로 강교수 사건에 대한 대응과 국가보안법 철폐에 나서도록 하자"며 이런 취지에서 오늘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학술단체들이 작성한 성명서를 발표하는 것으로 토론회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