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1/10] 진보진영의 단일연대연합체 건설과 농민운동(글 2편)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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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주저할수 없는 농민운동의 정치적 활로
- 진보진영의 단일연대연합체 건설과 농민운동
박웅두(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
2005년 한해. 농민운동은 뱃사람들에게 죽음의 파도라고 불리는 삼각파도에 휩쌓여 악전고투속에 겨우 뱃머리를 안정화시켜내고 2006년을 맞이했다.
쌀협상 국회비준 강행처리, 홍콩투쟁과 구속자 문제, 수많은 농민들의 음독자살과 고 전용철, 고 홍덕표농민의 사망에 따른 열사정국은 전농 결성 15년을 통틀어 가장 어려운 투쟁이었으면서도 농민운동의 정체성을 가장 명확히 세워낸 투쟁으로 농민운동사의 큰 분수령이 될 것이다.
아직 모든 사안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고 여전히 뒷수습과 함께 농민운동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수 있도록 총정리하는 것이 남아 있지만 죽음의 파도를 뚫고나온 뱃머리의 상처는 모든 농민운동 간부들에게 농민운동의 전망을 깊이 고민하고 실천의 자양분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1. 고 전용철. 고 홍덕표농민 범대위 활동은 단일연대연합체 건설의 중요한 실천적 교훈
쌀개방 저지투쟁을 비롯한 WTO 홍콩각료회담 저지 투쟁은 농민들에게 중요한 문제의식을 안겨주었다. 개방위기와 쌀값폭락으로 절망에 빠져있는 농민들에게 투쟁의 기운을 불러 일으키고 농업문제 해결이 농민운동만의 힘에 의해서 완전히 해결될 수 없다는 사실을 보다 구체적으로 자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농업문제 해결이라는 것이 집권을 통한 정치권력을 획득하지 않고는 실현될 수 없으며 정치권력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각계각층이 결집된 전략적인 투쟁중심을 바로 세워내야 한다는 것을 아래로 부터 확인해 가고 있다.
실제 평생동안 농사만을 지어온 70대 촌로도 "이제는 국회의원들 믿지 말고 투쟁해야 돼. 농민만 나서 가지고는 않되니까 한꺼번에 바꿀수 있도록 투쟁해야 돼"라고 이야기 할 정도로 연대투쟁의 당위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약 40여일에 걸친 범대위 활동은 이러한 연대연합운동의 중요성과 실천력을 농민대중속에 강력히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단순한 연대투쟁이 아닌 정확한 정치적 지도와 이를 실천해 나갈 정치대오가 있어야 하며 이러한 내용을 담아낼 큰 그릇이 마련되야만 승리할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하였다.
비록 홍콩투쟁으로 열사투쟁에 모든 농민역량이 집중되지는 못하였지만 민중진영을 중심으로 한 투쟁 구심과 각계각층의 지지 엄호는 이후 단일연대연합체가 나아갈 발전 경로를 실증적으로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2. 단일연대연합체 건설 강화의 농민운동적 의미
단일연대연합체 건설은 농민운동의 발전과정이 증명하듯 농민운동이 안고 나가야 할 중요한 조직방침이다. 이는 민족민주운동 전체의 발전뿐 아니라 농민운동의 자기발전 과정에서도 매우 중요한 정치적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농은 조직방침 중 하나로 시군민중연대 건설 강화와 이를 기반으로 한 전국적 단일연대연합체 건설의 토대를 만들것을 결의해 왔다. 앞서 범대위 사업의 성과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단일연대체 건설은 농민운동을 보다 질높은 정치투쟁으로 견인하는 견인차 역할을 다할 것이다.
1) 단일연대체건설은 농민들의 경제적 요구를 정치투쟁으로 질적발전을 이루는 중요한 과제이다.
이미 농민운동의 주요한 과제들은 농민운동 독자적으로 해결할수 없는, 사회의 총체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지 않으면 않되는 상황에 놓여있다. 그 만큼 농업문제가 본질적 모순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민대중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투쟁을 확대해가는 과정에서 경제적 요구를 정치투쟁으로 한 단계 상승 발전시켜내야 하는 절박성을 말하고 있다.
눈에 보이는 경제적 요구를 실현한다고 하더라도 지배권력은 더욱 교묘하게, 지속적으로 정치경제적으로 농민들의 삶을 지배해 오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지배권력의 기반을 무너뜨리지 않으면 다람쥐 챗바뀌 돌 듯 경제적 현안에 머물 수밖에 없으며 운동중심은 고립분산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경제적 현안을 중심으로 머물러 있는 투쟁을 본질적.정치적 투쟁으로 확대해 나갈수 있도록 지도 안내하는 것은 전농조직의 자체 노력뿐아니라 매시기 명확한 정치투쟁방침을 안내할 단일연대연합체가 절대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2) 고립분산적인 투쟁을 전국적이고 전면적인 대중투쟁으로 확대해 낸다.
농업문제는 이미 WTO에 의한 세계적 지배체계내에서 일국의 정책 하나하나를 간섭,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농민들만의 고립된 투쟁으로는 결코 승리할수 없다. 또한 매시기 정치적 사안 역시도 그 성격상 지역별로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수 없다는 것은 이미 확인되고 있다.
따라서 당면한 투쟁을 집중화된 정치투쟁으로 발전시켜내기 위해서도 실질적으로 투쟁을 지도 안내해 갈 강력한 연대연합체를 통해 가능하며 또 이를 통해 개별적 투쟁이 정치적 엄호아래 더욱 확대되는 상승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그간 시군지역에서 전개된 파병반대, 효선미순, 고전용철 고홍덕표 농민투쟁등 다양한 정치투쟁들이 지속화될 수 있었던 힘도 전국단위 연대투쟁체(대책위)가 존재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처럼 농민투쟁을 선도해 나갈 전국단위 정치적 구심이 절실하다.
3) 농민의 집권을 위한 대중적 토대를 구축한다.
농민운동의 긍국적 승리는 민중중심의 권력재편을 통해 가능하다. 하지만 이것은 농민 자신만의 힘으로 이룰수 없기 때문에 각계각층의 정치적 연대와 이를 집권으로 안내할 진보적 대중정당을 통해 가능하다. 때문에 농민운동이 중심이 된 강력한 단일연대연합체와 진보적 대중정당은 농민운동이 집권세력으로 거듭나는 정치적 훈련을 부단히 높여내는 과정이 될 것이며 이는 농민운동이 정치적 완결성을 이룩하는 길이다.
특히 기층으로부터 연대를 촉진하여 지역토대를 구축하는 것은 순전히 농민운동의 몫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분명한 목표를 설정하고 역량을 배분해야 한다.
3. 단일연대연합체 건설 강화를 위한 농민운동의 역할과 과제
단일연대연합체를 건설 강화하는데서 농민운동은 중핵적 역할을 다해야 한다.
앞에서 살펴본바와 같이 단일 연합체는 농민운동을 정치적으로 확대 발전시켜나가는 결정적 역할을 할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조직적 방침을 분명히 밝히고 역량을 집중하는 노력을 다해야 한다.
1) 단일연대연합체와 진보적 대중정당과의 유기적 연관성에 대한 이해를 높여내야 한다.
전농은 2003년 정치세력화 방침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논란과 견해 차이를 완전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생활과 투쟁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농민운동의 특성과 이미 일정부분 지역정치력을 확보하고 있는 조건에서 운동경로에 대한 이해차이에서 발생하고 있다.
농민운동 조직은 시군지역에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높은 대중력을 바탕으로 정치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이미 몇차례 선거를 통해 제도정치에 참여해 왔고 그 과정에서 많은 조직적 공과를 축적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경험에 기초해서 운동 경로와 전망을 이해하고 있다.
이러한 경험적 차이는 전선과 진보적 대중정당과의 관계를 전략/전술적 관계로 설정하거나 대중조직과 정당과의 관계를 평면적으로 이해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즉 우리시대의 진보정당은 그 자체로서 각계각층을 망라한 통일전선적 체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중조직을 정치적으로 견인하고 대중조직의 투쟁력을 바탕으로 강력한 정치력을 발휘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올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지역연대조직 건설과 민주노동당 지역위원회 건설을 분리하거나 지역민중연대 건설과정에서 민주노동당을 제외하는 편향을 드러내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사회변혁운동의 기본이론에 기초하여 단일연대연합체와 민주노동당과. 대중조직과의 역학관계에 대한 농민운동 내적 통일성을 시급히 확보하는 것이 전농으로 대별되는 농민운동 진영이 단일연대연합운동에 더욱 힘있게 복무하는 길이다.
2) 지역연대를 강화하기 위한 실질적, 조직적 역할을 높여야 한다.
농민운동의 정치적 힘은 시군을 바탕으로 한 기층대중과의 혈연적 연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시군을 기초로 하는 지역 단위에서 농민운동이 중심이 된 지역연대를 내오고 이를 실질화 하는 것이 전국적 연대체를 강화하는 토대가 될것이다.
따라서 민주노총 산하 지역조직과의 일상적 연대를 심화할수 있는 다양한 상급단위의 지도와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무엇보다도 농민운동 자신이 이에 대한 책임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 시군민중연대를 구성하였음에도 정치적 내용을 담보하지 못하고 각급조직에 대한 정치적 지도를 수행하고 있지를 못하고 있는데서 드러나듯 당위적 요구에 따른 형식적 조직 건설이 아니라 전국 단일연대조직의 분명한 정치.조직적지도와 그에 대한 복무력이 뒷받침될 수 있도록 농민운동의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3) 농민운동 간부들의 정치사상적 수준을 비상히 높여야 한다.
농민운동 간부들은 강고한 단일연대연합체의 실질적인 지도집행력을 담보하는 주체로 나서야 한다. 특히 지역에서는 누구보다도 이에 대한 실질적인 책임을 지고 있는 관계로 각급조직의 지도간부들에 대한 정치적 능력을 높여내기 위한 다양한 조직적 노력을 뒷받침해야 한다.
일부 지역에서 진행하고 있는 00지역 정치간부학교와 평택투쟁 공동실천단 구성등은 농민운동 간부들의 정치적 수준을 높여내는 계기가 될것이다. 이는 농민운동조직 자체의 학습과 논의도 중요하지만 지역연대체 및 민주노동당과의 유기적 관계에서 정치간부를 양성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배치하고 이에 대한 농민운동의 조직적 복무를 통해 가능할 것이다.
단일연대연합체는 이제 더이상 주저할수 없는 농민운동의 정치적 활로이다. 개방농정의 파고로 날로 어려워지고 있는 농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것은 분명한 정치적 방침과 그에 따른 집권 구상에서 부터 가능할 것이다. 시군청 앞 1000만석 야적 투쟁도 30만 농민대항쟁도 정치적 진로에 대한 분명한 방침이 없다면 또다시 대중투쟁의 성과를 일부 기성정치꾼들에게 헌납할수 밖에 없을 것이며 농민들은 깊은 패배감에서 빠져나올수 없을 것이다.(2006.01.09)
농민운동에 새 바람을 불어넣자 - 농민운동의 혁신과 단일연대연합체
박경순(한국진보운동연구소 상임연구원)
농민운동이 중대한 기로에 놓여 있다. 쌀 협상 국회비준반대투쟁은 농민운동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응축시켜 놓은 투쟁이다. 농민운동의 과거와 현재는 전농결성 15년 동안의 투쟁이 어떤 성과와 한계를 갖고 있는가 하는 문제이며, 농민운동의 미래란 농민운동의 활로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1. 농민운동의 새로운 활로를 열어야 한다
쌀 개방 저지투쟁, 홍콩 투쟁 과정 속에서 농민운동간부들이 이구동성으로 느낀 점은 ‘이대로는 안된다’이다. 지금까지 활동방식 투쟁방식으로는 농민운동의 활로는 없으며, 농민문제, 농촌문제의 해결의 길도 열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활동방식 투쟁방식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첫째 농민만의 독자적 투쟁이며, 둘째 정부를 상대로 한 제도개선 요구(쌀 수입개방 확대정책 폐지와 농산물 가격보장 정책수립 요구)라고 간략히 말할 수 있다. 즉 계급, 계층별 요구를 앞세운 경제투쟁중심의 투쟁, 계급계층별 독자적 활동방식이라고 총칭할 수 있다. 특히 농업문제와 농민문제는 정부를 직접적 상대로 한 투쟁과 협상이라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항상 정부를 상대로 요구하고 투쟁해 왔으며, 현 정부나 국회 등의 기존 정권에 대한 요구투쟁을 기본으로 벌여 왔다.
지금까지 활동방식 투쟁방식의 문제점(또는 한계)은 무엇인가?
기존의 정부가 농민문제와 농업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의지도, 능력도 없다는 점이 본질적인 문제점이다. 기존의 정부(개혁정권이라고 할 수 있는 현 정권까지 포함하여)는 농민의 이익을 대변하고, 농민의 힘에 의해 지탱되는 정부가 아니라, 외세와 지배계급(가진 자)의 이익을 대변하고 외세와 지배계급의 힘에 의해 지탱되는 정부이다.
그렇기 때문에 외세와 지배계급의 이익과 대립되는 농민의 이익을 올바로 대변하려 하지 않고 있으며, 대변하려 해도 대변하지 못하게 된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농민운동은 지배계급 전체와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치권력과, 힘과 힘의 총체적인 대결을 통해 힘(투쟁)으로 요구사항들을 쟁취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힘과 힘의 대결에서 농민들의 힘은 전사회적으로 열세이다. 자본가와 정권과의 대결에서 농민과 농민운동세력들의 힘은 구조적 열세를 면할 수 없다. 바로 이점에서 농민들만의 고립된 독자적 투쟁은 근본적인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민운동은 이러한 현실을 올바로 인식하고 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 전략을 모색하지 못한 채 수동적인 투쟁을 계속해 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지금까지 활동방식과 투쟁방식의 근본적인 한계(문제점)이다.
기존 활동방식 투쟁방식의 한계(문제점)를 극복하기 위한 방도는 무엇인가?
첫째는 농민만의 고립분산적인 투쟁에서 확고히 벗어나야 한다. 그것은 노동자와 농민의 전략적 동맹에 기초해서 전체민중들의 단결을 실현하고 단결된 힘에 의한 공동투쟁, 연대투쟁만이 해결의 열쇠를 제공한다. 힘의 구조적 열세를 극복하는 길은 전체 민중들의 통일단결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리고 통일단결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공동의 요구와 이익에 기초해서 단결하고 투쟁해야 한다.
농민들의 투쟁에 노동자와 민중들이 왜 도와주지 않느냐는 항변은 부분적으로만 타당하다. 각 계급계층들은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투쟁에도 모두 허덕거릴 수밖에 없는 게 오늘날 민중운동의 현실이다. 노동운동의 현실이 그러하며 학생운동의 현실도 그러하다. 이러한 현실에서 단결하여 투쟁하는 길은 하나밖에 없다. 고립분산적 투쟁에서 벗어나서 공동의 정치적 요구를 내세우고 연대투쟁, 공동투쟁을 벌여야 한다.
둘째는 현 정부에 부분적인 요구를 제기하고 관철하기 위한 투쟁에서 벗어나 농민이 정치권력을 직접 획득하는 투쟁으로 나가야 한다. 정권자체가 농민의 이익을 대변하고 농민의 힘에 의해 세워져야 사활을 걸고 농민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다. 농민이 정치권력을 장악한다는 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이냐? 농민의 이익을 대변하고 농민의 힘에 의해 발전하는 진보정당을 건설하고 발전시켜 정치권력을 장악한다는 것을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농민운동은 합법적 진보정당운동을 목적의식적으로 벌여 나가야 한다. 진보정당을 건설하고 강화하기 위한 활동과 투쟁을 농민운동의 가장 중요한 활동으로 내세우고 관철해 나가야 한다. 그 뿐만 아니라 진보정당이 실질적으로 집권하기 위한 전략을 내세우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
노동동맹에 기초한 민중들의 단결단합을 실현하여 공동연대투쟁 정치투쟁을 적극적으로 벌여 나가는 것, 진보정당을 건설 강화하는 사업을 집중적으로 벌여 나가는 것, 진보정당의 집권을 위한 제반 정치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 바로 여기에 농민운동의 새로운 활로가 있다.
2. 농민운동의 혁신강화와 단일연대연합체
현재 민중운동진영에서 논의되고 있는 단일 연대연합체는 ▲기층 대중단체들의 폭넓은 연대연합 조직 ▲진보진영의 집권을 위한 정치투쟁전선 조직 ▲신자유주의 세계화 극복과 민중생존권 쟁취를 위한 민중연대조직 성격을 갖는다.
즉 민중생존권 수호를 위해 전체민중들이 하나의 조직적 틀로 대동단결하여 민중들의 삶을 파괴하는 모든 것들과 비타협적인 투쟁을 펼쳐 나감으로서 민중생존권을 수호하는 한편, 단순히 여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보운동진영(민중)이 스스로 정치권력을 장악함으로서 민중의 이익과 요구에 기초해서 우리사회를 구조적으로 변혁함으로서 민중중심의 세상으로 재편하기 위한 투쟁을 펼쳐나가자는 것이며, 이를 위해 기층 대중단체들이 주축이 되어 새로운 연대연합체를 폭넓게 건설하자는 것이 근본적인 취지이다.
농민들이 앞장서서 단일연대연합체를 건설하게 되면 그것은 농민운동의 혁신강화에 크게 기여하게 된다.
첫째, 단일연대연합체 건설은 농민운동의 질적 도약의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된다.
농민운동이 경제투쟁의 울타리에 갇혀 있어서는 더 이상 발전과 도약을 이룩할 수 없으며, 농업문제와 농촌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경제투쟁은 이미 한계에 봉착해 있다. 농민운동이 질곡에 빠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도약이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경제투쟁 단계에 머물러 있던 농민운동이 정치투쟁 단계로 나가는 것이다. 왜냐하면 현 단계 농민문제들은 대부분 총체적인 정치구조의 변화와 혁신을 이룩하지 않고서는 해결될 수 없는 문제들이기 때문이다.
총체적인 정치구조의 변혁을 통해 반농민적 정치구조와 경제구조를 혁파하고 농민의 이익을 반영한 정치구조와 경제구조를 수립해야 한다. 이와 같은 총체적인 정치구조를 혁신하기 위한 정치투쟁은 농민운동조직만으로 펼쳐나갈 수 없다. 총체적인 정치구조의 혁신은 농민과 함께 억압받고 착취당하고 있는 모든 계급 계층들이 공동의 정치적 이익에 기초해서 단결하고 연대하여 투쟁해야 가능해지며, 궁극적으로 정권을 틀어쥐어야 성공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농민운동이 정치투쟁을 본격적으로 펼쳐나가기 위해서는 정치투쟁을 펼쳐나갈 수 있는 단일한 연대연합체가 필수적으로 요청된다. 단일연대연합체가 건설되고 농민운동진영이 여기에서 주축의 역할을 담당한다면 농민운동의 새로운 도약을 이룩할 수 있는 중요한 조직적 무기를 갖게 되는 것이다.
둘째, 농민운동의 고립분산성을 극복하는 데 기여한다.
각 계급계층들의 고립분산적인 투쟁으로는 신자유주의 세계화 공세를 막아낼 수 없으며, 민중생존권을 수호할 수 없다. 특히 농민문제는 더욱 그러하다. 농업문제는 이미 WTO체제의 중심적 쟁점이며, WTO체제에 의한 세계적 지배체제 내에서 개별나라들의 정책들을 일일이 간섭하고 통제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농민들의 투쟁은 개별정부를 상대로 한 투쟁을 이미 뛰어넘어 WTO체제에 대한 정면대결을 펼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러한 투쟁의 성격상 각 계급계층들의 생존권 수호를 위한 경제투쟁마저도 고립분산적 투쟁을 지양하고 전계급적 전국적 연대연합을 통한 통일 단결된 투쟁을 펼쳐 나가야 하며, 강력한 정치적 파괴력을 갖는 대규모 투쟁들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진보운동진영의 모든 계급계층들의 대중단체들이 참여하는 단일한 연대연합체 건설이 필수적이다.
3. 단일연대연합체 건설을 위한 농민운동의 과제
농민운동은 단일연대연합체 건설이 농민운동의 활로를 여는 핵심적 문제로 바라보고 모든 힘을 집중하여 단일연대연합체 건설투쟁에 나서야 한다. 특히 농민운동조직들(전농)은 단일연대연합체 건설을 중요한 조직적 방침으로 확정하고 모든 힘과 역량을 집중하여야 한다.
쌀 개방 비준안 저지투쟁과 홍콩투쟁과정을 통하면서 농민운동의 새로운 진로에 대한 대중적 갈증이 매우 높아져 가는 현실에서 시급히 새로운 전망과 방향을 제시하고 태세를 다시 갖추어 나가게 무엇보다 시급하고 중요하다. 그리고 단일연대연합체 건설사업은 바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위력한 수단이다.
농민운동이 단일연대연합체 건설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들을 해결해야한다. 첫째 민주노동당에 대한 태도와 입장을 올바로 정립해야 하며, 둘째로 노농동맹을 실천적으로 강화해야 하며, 셋째 농민대중에 대한 정치교육에 힘을 집중해야 한다.
① 진보적 대중정당과 단일연대연합체의 상호관계를 올바로 이해해야 한다
전농은 2003년도에 정치세력화 방침을 결정하고 진보적 대중정당 건설과 강화사업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부지역과 시군농민회 내에서는 아직까지 전농의 정치세력화 방침에 대한 이견이 존재하고 있으며, 민주노동당 참여방침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은 지역의 구체적 실정과 조건상 불가피한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는 진보적 대중정당과 단일연대연합체(반합법적 통일전선체)의 상호관계에 대해 올바른 인식이 부족한 데서 초래되고 있다. 따라서 진보적 대중정당과 단일연대연합체의 상호관계를 올바로 자리매김할 필요가 있다.
진보적 대중정당과 단일연대연합체의 상호관계는 이미 앞의 글에서 자세히 설명한 바 있기 때문에 여기에서 상론하지 않겠지만 , 우리사회의 정치구조적 변혁을 위해서는 당과 전선이라는 양대 무기가 필수적으로 필요하며, 그 어떤 하나만으로는 변혁을 승리로 이끌어 나갈 수 없다는 점은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현재의 정치상황에서 진보적 대중정당의 건설과 강화는 민주노동당의 혁신강화를 통해 실현하는 것이 가장 빠르며 올바르다.
② 노농연대를 실천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대중운동의 힘은 현장에서 나오며, 단일연대연합체의 힘은 기층단위 연대연합에서 나온다. 현재 단일연대연합체에서 말하는 기층단위 연대연합이란 시군구 연대연합조직이다. 시군구 연대연합조직이 튼튼히 꾸려져야 광범한 대중들을 조직 동원해 낼 수 있는 힘있는 연대연합조직으로서 실질적인 정치적 힘과 영향력을 갖출 수 있다. 그렇지 못한 채 상층 연대연합만의 한계는 이미 명백히 드러났다.
새로운 단일연대연합체 건설운동을 펼쳐 나가자는 것은 달리 말하면 기층단위 연대연합조직을 건설하고 강화하자는 것을 말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층단위 연대연합이 핵심은 노동조합조직과 농민조직의 연대연합문제이다. 즉 노동연대가 핵이다. 시군구 단위로 들어가게 되면 노동조합조직과 농민운동조직이 튼튼히 결합되어 있다면 그 지역의 모든 연대연합활동에 대한 지도력과 구심력이 튼튼히 설 뿐만 아니라, 대중적 정치적 영향력도 막강해 지게 된다.
농민운동이 단일연대연합체 건설에 실질적으로 복무하기 위해서는 기층단위 연대연합조직을 건설하기 위한 사업과 활동에 시군구 농민회들이 주체적이고 선도적으로 나서게 만드는 것이며, 노동연대를 실천적으로 강화하는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인식하고 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③ 농민대중들의 정치의식 함양을 위한 정치교육에 힘을 쏟아야 한다
농민운동이 정치투쟁을 펼쳐나가고 단일연대연합체 건설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서는 농민대중들의 주체적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한 정치교육사업에 힘을 쏟아야 한다.
농민운동이나 노동운동이 지금까지 경제적 요구를 쟁취하기 위한 활동과 투쟁에 힘을 집중해 왔기 때문에 경제교육, 계급의식함양교육에는 어느 정도 힘을 쏟아 왔지만 정치교육에는 큰 힘을 쏟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며, 농민들의 정치적 의식수준도 그리 높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까지 보수정당에 기대는 사고가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농민운동의 간부나 농민운동조직들은 농민대중들의 정치의식을 함양하기 위한 정치교육에 힘을 쏟아야 한다.
단일연대연합체는 농민운동의 혁신강화의 새로운 활로이다. 단일연대연합체 건설로 농민운동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농민운동의 도약을 이룩하자.(2006.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