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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21] '태풍의 눈' 금속노조 공식 출범<레디앙>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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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의 눈' 금속노조 공식 출범
20시간 마라톤 회의 끝 규약 합의… 내년 2월 13~15일 선거

내년 노사관계의 태풍의 눈이 될 15만 금속노조가 노동조합의 규약을 개정해 정비하고 공식 출범을 선언했다.

금속노조(위원장 김창한)은 12월 20일 오후 2시부터 21일 아침 10시까지 충북 충주리조트에서 금속산별 완성대의원대회(18차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규약 12장 74조와 부칙, 규정 등을 개정했다. 이날 회의는 민주노총 총파업으로 지난 11월 23~24일 대의원대회에서 다루지 못한 안건을 처리하지 위해 속개된 회의였다.

이날 대의원대회에는 기아자동차노조의 선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5만 금속노조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듯 제적대의원 653명 중에서 476명의 대의원이 참가해 73%의 높은 참석율을 보였다.

이날 가장 뜨거운 쟁점이었던 조직체계에 대해서는 산별노조운동의 정신에 따라 모든 조직은 지역지부로 재편하되, 조합원이 3천명 이상이고 3개 지역에 편재되어 있는 대기업의 경우 3년간 지역지부 재편을 유예하기로 했다. 2009년 10월부터 모든 조직은 지역지부로 재편된다.

기업지부가 고착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업지부 인력 지역으로 파견 ▲공동사업 예산분담 ▲기업지부 해소 대책위 구성 ▲기업지부 대표자 지역지부 운영위 참가 등 8가지 경과규정을 마련했다.

조직체계만 9시간 토론

핵심 쟁점인 조직체계 문제만 장장 9시간을 토론했다. 제출된 안은 △한시적 기업지부 △지역지부 △지역본부 등 3개로 각각의 안을 지지하는 발제자들은 파워포인트까지 준비하는 등 최선을 다해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전력을 투구했고, 500여 대의원들과 200여 참관인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치열하고 뜨거운 토론이 계속됐다.

3개 안을 제출했던 대의원들은 산별노조의 꽃이 지역지부이고 지역지부로 재편해야 한다는 데에 전혀 이견이 없었다. 단, 전국으로 흩어져있는 판매, 정비노동자들의 문제와 20여년 기업별노조의 관행을 극복하기 위해 지역지부를 3년 동안 유예할 것이냐가 핵심 쟁점이었다.

한시적 기업지부를 주장한 한 대의원은 “바로 이 자리에서 지역지부로 편제하자고 결정을 해놓고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을 때 엄청난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 한시적 기업지부안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지역지부 재편을 지지한 한 대의원은 “대기업 정규직이 우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노동계급 전부를 위해서 투쟁한다면 그 전부가 우리가 되지 않겠냐”며 “우리를 버리고 전부를 위해 지역을 중심으로 가자”고 주장했다.

또다른 대의원은 “대공장의 한시적 기업지부의 현실적인 문제도 인정하고, 올바른 방향인 지역지부의 원칙을 견지하는 지역본부 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3년간 기업지부 인정’ 59% 찬성

대의원들은 투표 방식에 대한 논란이 거듭되다 3개의 안에 대해 각각 무기명 찬반투표를 실시하자는 한 대의원의 긴급동의에 2/3가 넘는 인원이 찬성하면서 논란이 종료됐고, 새벽 4시 40분 투표가 시작됐다.

이 중에서 총 투표인원 478명 중에서 한시적 기업지부를 인정하자는 대의원이 281명으로 59%의 지지를 얻어 통과됐다. 2안인 지역지부 즉각재편안은 192명이 찬성해 40%의 지지를 받았다. 3안인 지역본부안에 대한 찬성은 3명이었다.

산별노조의 정신을 올곧게 세우고 지역연대투쟁을 강화하기 위해 곧바로 지역지부로 재편하자는 의견은 예상보다 높은 40%의 지지를 받았다. 기업지부를 3년간 인정할 경우 고착화될 우려가 크고, 산별노조 정신을 후퇴시킬 수 있다는 대의원들의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이 안건을 지지했던 대의원들은 마지막까지 아쉬움을 표했다.

한시적으로 기업지부를 인정하게 됨에 따라 현대자동차노동조합은 현대자동차지부가 되고, 기아자동차노조, GM대우차노조, 쌍용자동차노조도 마찬가지로 3년간 기업지부로 인정받게 됐다. 기준에 미달하는 만도지부와 철강지부는 중앙위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금속노조는 14개 지역지부와 기업지부를 합쳐 20여개의 지부가 만들어지게 됐다.

1사 1조직 원칙 전제, 해당 주체 뜻 존중

정규직노조와 같은 사업장에서 일하는 비정규직과 사무직 노동자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1사 1조직을 원칙’으로 하되, 주체단위의 요구를 반영하기로 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무직 노동자들의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 한 조직으로 묶되 주체인 비정규직과 사무직 노동자들이 원하지 않을 경우 그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

이날 한시적 기업지부 인정과 함께 지난 회의에서 확정된 ▲비정규직 보복성 계약해지 신분보장 ▲현장조직위원회 신설 ▲비정규직-이주노동자 할당제 실시 ▲기업 교섭단위 교섭권 위임 금지 ▲현장의 쟁의결의 및 쟁의행위 보장 ▲선출 상근임원 연임 3회 이상으로 제한 등을 합쳐 규약 12장 74개조와 부칙, 규정을 최종 확정했다.

규약개정 사항은 대의원들의 직접, 비밀, 무기명투표로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이날 토론에서 확정된 규약은 투표 대의원 445명 중에서 2/3가 넘는 316명(71%)의 찬성으로 최종 확정됐다. 노조의 규약이 개정됨에 따라 앞으로 산하 사업장은 본조 규약을 위배되지 않도록 기존의 규약 및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

규약이 확정됨에 따라 15만 금속노조를 이끌 초대 위원장 선거는 내년 2월 13일부터 15일까지 15만 조합원의 직접 투표로 선출된다. 선출된 금속노조 위원장은 2009년 9월까지 2년 8개월의 임기를 수행하게 될 예정이다.

내년 2월 13~15일 15만 조합원 직접선거로 위원장 선출

역사적인 금속산별노조가 출범함에 따라 그동안 기업별노조의 상급단체로 역할을 해왔던 금속산업연맹은 오는 27일 정기대의원대회를 거쳐 사실상 해산 절차에 들어가고 금속노조는 내년 초 민주노총에 가입하게 될 계획이다.

또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은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전주지회로, 판매본부는 판매지회로 개편되게 됐다. 이에 따라 2월에 실시하게 되는 현대자동차 노조 선거는 노조위원장 선거가 아니라 지부장 선거로 치러지게 되는 것이다.

이날 금속노조 조합원들은 지난 달 23~24일 완전히 밤을 꼬박 새운 데 이어 이날도 낮 2시부터 아침 10시까지 밤을 새워 토론을 벌였다. 20시간이라는 밤샘 마라톤 토론에도 불구하고 600여명의 대의원들과 참관인들이 끝까지 자리를 지켜 산별노조 초대 대의원다운 면모를 보였다.


2006년 12월 21일 (목) 09: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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