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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24] 대추리여 영원하라! - 우리땅 지키기 촛불 935일째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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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리여 영원하라! -우리땅 지키기 촛불 935일째 -
- 2007.03.24, 대추리 -
2004년 9월 1일에 시작한 평택 팽성읍 주민들의 촛불행사가 이 날을 마지막으로 끝난다. 촛불행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농협창고는 사람들로 꽉 들어찼다. 이 날 사회를 맡은 주민대책위 김택균 사무국장은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우리 땅을 지키기 위한 935일째 촛불행사를 여기 모인 모든 사람들의 큰 함성’으로 열었다.
사실 요즘 들어서는 외부에서 오는 손님이 부쩍 줄어든 채로 촛불행사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이 날 만큼은 농협창고의 공간이 부족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행사장을 채웠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전국민중연대 정광훈 의장은 ‘지금 미국은 망하고 있으며, 우리 주민들이 잠시 저쪽으로 이사 갔다가 다시 올 것’이라며 ‘평택 미군기지 확장, 이라크 전쟁, 한미  FTA 등, 노무현은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라며 현 정권을 규탄했다.
통일연대 한상렬 목사는 ‘최선을 다하지 못한 자신, 더 힘을 합쳐 투쟁하지 못한 자신에 대해 용서를 구하는 마음으로 왔다’며 주민들께 사과했다. 한편으로는 ‘그 누구보다 최선을 다 해서 최선의 삶을 사신 주민들을 축하’하면서 ‘주민들의 이런 투쟁의 불씨가 이 땅에서 미군기지를 몰아내고 미제를 몰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머리를 짧게 깎고 나온 대추리 신종원 이장은 ‘10년 후에 이 땅에서 다시 한 번 대추리, 도두리 마을 건립할 때에 함께 해달라’는 당부와 함께 ‘여러분을 사랑합니다’라고 외쳐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 경기도 여성회와 황새울 살림, 성공회대 등에서 상과 기금을 드리는 순서를 진행했다. 특히 민주노총 경기본부는 ‘민주노총 노동자들이 더욱 열심히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며 마련해 온 기금을 주민들께 전달했다. 또 한국여성단체연합은 디딤돌 상을 마을 어머님들께 수여했다. 하루도 빠짐없이 주민 촛불행사를 지켜오며 평화적 생존권을 지키신 마을 어머니, 할머니들께 드리는 상이다.
대추리, 도두리를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마을에 들어와 주민들과 함께 살아온 지킴이들의 순서. ‘주민들과 함께 살아서 기뻤고, 이곳 아이들과 함께 지낸 4년이 훗날 아이들에게 상처가 아니라 좋은 기억으로 남길 바란다’며 소감을 밝히고 이어 마을 아이들과 지킴이들이 함께 노래를 불렀다.  
각계 인사들이 마지막 주민 촛불행사에 영상으로 인사를 전하는 순서가 이어졌다.
전국 농민회 문경식 의장은 ‘지금은 주민들이 땅을 주지만 농민들이 농사지을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또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착찹한 표정으로 ‘빼앗긴 들판에도 봄이 왔다’며 말문을 열었다. ‘우리의 마음에 대추리, 도두리 땅을 지우지 말자’며 현재 평택 미군기지 확장과 미군기지 이전에 비용을 대는 문제가 청문회에 계류중임을 밝히고 ‘이 들판에 봄이 오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도두리가 고향이고, 황새울을 지키기 위한 투쟁에 늘 함께해 온 가수 정태춘씨가 문화예술인들과 함께 나왔다. 문화예술인들은 ‘들사람들’이란 이름으로 대추리, 도두리를 지키기 위해 나름의 최선을 다했다며 마을 주민들의 건강을 빌었다. 그는 ‘평택 투쟁에 관한 노래를 많이 만들었는데 힛트 친 노래가 없다’며 그 중 많이 불려온 ‘황새울 지킴이 노래’를 불렀다.  
들소리 방송국에서 직접 제작한 영상이 상영되었다. 촛불행사의 의미와 주민들의 목소리, 지난 4년여의 투쟁을 담을 영상을 보며 주민들은 크게 웃기도 하고, 때론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김택균 사무국장은 ‘아마 방송국에서 치열한 모습을 담은 영상을 넣으면 주민들께서 속상해 하실까봐 밝은 영상 위주로 편집한 것 같다’며 수고한 방송국 사람들을 위한 박수를 부탁했다.
이어 매향제가 있었다. 커다란 항아리에 자신들의 소중한 물건을 넣고 땅에 묻는 행사다. 먼저 마을 주민들이 각자의 소중한 물건을 넣고, 여기에 참가한 사람들이 각자 가지고 온 물건들을 항아리에 넣었다.
평택 투쟁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 사람, 이 투쟁과 함께 이 곳 주민으로 살아오신 문정현 신부님은 ‘주민들이 935일동안 촛불을 지켜온 것은 그것 자체로 대단한 것’이라며 ‘옛날에는 미군이 들어와도 아무 소리도 하지 못했는데 지금, 주민들이 이렇게 저항한 것은 정말 큰 변화이고, 길이 빛날, 가치 있는 노력’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촛불을 높이 들고 함성을 지르는 것으로 935일째 촛불행사를 마친다’는 사회자의 마지막 멘트와 큰 함성..... 하지만 함성이 끝난 뒤 잠깐의 정적 후에도 사람들은 자리에서 뜰 줄 몰랐다. 사람들은 하나 둘씩 고개를 숙이고 눈시울을 붉히고, 여전히 촛불을 높이 치켜 든 사람도 있다. 할머니 한 분은 마을에 자주 들어와 주민들과 함께한 분들에게 다가와 서로 부둥켜안고 울부짖기도 했다.
평통사 회원들은 평통사 지킴이 집에 모여 그간 투쟁의 의미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이 날 촛불행사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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