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3/15] 콜트악기, 13일 38명 해고통지서 전달 … 눈물바다로 변한 공장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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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판매 세계 1위사의 야멸찬 정리해고
콜트악기, 13일 38명 해고통지서 전달 … 눈물바다로 변한 공장
“지금까지 회사를 위해 우리가 어떻게 일 해 왔습니까? 한 푼 이라도 더 벌어야 먹고사는 노동자 현실에 잔업 특근 마다하지 않고 10시간 12시간 먼지구덩이 속에서 20년을 등골이 휘게 일했습니다.
잔업 특근한다고 아이들에게 엄마가 해주는 따뜻한 저녁밥 한번 제대로 먹여보지 못했고 맞벌이 한답시고 아내 노릇도 제대로 못하면서 콜트에 출근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일한 대가가 정리해고 입니까?”
13일 정리해고 통보를 받아든 조합원들은 회사 마당에 모여 울분을 터트렸다. 아주머니 조합원들은 “내가 뭘 잘못했다고…”라며 말을 잇지 못한 채 기름 때 절은 작업복 옷소매로 연신 눈물을 훔쳤다.
지난 3월 10일 콜트악기 박영호 사장은 조합원 38명에 대해 집단 정리해고를 통보했고 조합원들은 13일 통지서를 받았다.
금속노조 인천지부 콜트악기지회는 조합원 160명에 전자기타를 만드는 업체이다. 1973년 자본금 200만원으로 출발한 회사는 현재
214억으로 성장했고 창사 이래 30여년 동안 흑자행진을 계속하고 있으며 세계 기타시장 점유율 1위의 브랜드를 자랑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콜트악기 인천공장을 모태로 하여 중국, 인도네시아 등 6개의 공장을 소유하고 있다.
<사장은 부자순위 120위 안에 드는 1천억대 갑부>
주식 지분 51%를 가지고 있던 1대 주주 박영호 사장은 지난 2006년 미국사장이 가지고 있던 49%의 지분을 90억에 인수해
단독 주주가 되었으며 유상감자로 100억을 챙겨갔다. 박영호 사장은 한국 부자순위 120위안에 드는 1천억대 갑부다.
박영호 사장은 국내공장에서는 수지가 맞지 않는다며 물량을 외국공장으로 빼돌려 생산하면서 국내공장에는 물량이 없어 회사가 어렵다고
조합원들을 불안하게 해왔다. 2006년에는 국내공장으로 물량을 거의 들여오지 않으면서 순환휴직을 실시했고 급기야 1월 3일
시무식에서 전체 종업원의 40%를 구조조정 하겠다고 발표했다.
“박영호 사장은 한국 부자 순위 120위에 드는 천억대 갑부가 되었고 우리가 만든 기타는 세계에서 알아주는 브랜드가 되어 명성을
날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박영호 사장처럼 돈을 많이 벌었나요? 아니면 콜트기타 브랜드처럼 명성을 얻었나요? 20년을
일해도 잔업특근 밥먹듯 해야 겨우 한 달 월급 100만원을 채우는 저임금에 몸뚱이는 여기 저기 골병들어 만신창이가 되어있을
뿐입니다.”
정리해고를 당한 조합원들의 참았던 분노는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실제로 20년을 다닌 아주머니 조합원의 연봉은 1800만원, 남자들의 경우 2300만원정도 되는 저임금을 받고 있다.
<회사는 세계일류, 노동자는 저임금에 골병>
뿐만 아니라 콜트악기는 산재다발 사업장으로 낙인찍혀있다. 산업재해 소견 설문조사결과 근골격계 40%, 유기용제 노출로 인한 직업병 의심 59%, 기관지 천식은 36%, 만성 기관지염 40%를 차지하고 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타 본체를 깍고 연마하면서 날리는 먼지로 폐가 병이 들어 산소호흡기가 없으면 숨을 제대로 쉴 수 조차 없는 조합원. 병원에서도
고칠 수 없어 평생을 약을 먹어야 하는 조합원, 도장반에서 마신 유기용제 때문에 천식으로 모세혈관 기관지염에 걸린 조합원,
제품을 뻬빠로 문지르는 연마반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들은 손목이 성한 사람이 없고 어깨와 허리 등뼈가 골병이 들어 근골격계 질환을
앓고 있다.
작업환경이 열악하기로 소문난 콜트악기는 조합원들이 앉아 있을 휴게공간이 없어 현장에서 돗자리를 깔고 쉬는 형편이다.
금속노조에서는 정리해고 하겠다는 회사 측 발표가 있은 후 즉각적으로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은 구조조정은 노사협의회
사항이라며 단체교섭을 거부했다. 대신 회사측은 노무사 2인에게 교섭권을 위임해 놓고 노사협의회를 하자며 노동조합에 요구해왔다.
지금까지 단 한차례의 단체교섭도 이루어지지 않았고 급기야 회사측은 지난 3월 13일 노동조합에 38명의 정리해고 명단을 통보해왔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현장 관리자를 동원해 조합원들에게 갖은 협박을 일삼고 있다.
“당신은 정리해고 대상이다. 괜히 노동조합에 가담해 손해 보지 말고 한푼이라도 더 준다고 할 때 희망퇴직 신청해라.”
“당신은 대상이 아니다. 회사한테 찍혀서 정리해고 대상이 되면 당신만 손해니 나서지 말고 가만히 있어라”
“파업하면 민형사상 고소고발과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다. 퇴직금도 못받고 쫓겨나기 전에 잘 판단해라”
회사는 비열하고 치사한 방법으로 조합원들을 갈라치기 하고 있다.
<노동조합, 파업으로 맞서>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지난 3월 13일 지회는 파업을 벌이고 금속노조 인천지부는 확대간부 파업을 해 규탄집회를 열었다. 인천지부는 회사 정문 앞에 민주노총 등 지역의 공동투쟁과 연대투쟁의 거점으로 삼을 천막도 설치했다.
“우리는 내 몸뚱이 망가지는 줄 모르고 열심히 일해 왔는데 박영호 사장은 부려먹을 대로 부려먹다가 이제 와서 나이들고 병들으니 헌신짝 버리듯 나가라고 하는 것입니다” 조합원들은 회사 측에 정리해고 의도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20년을 넘게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휴게실하나 만들어주지 않았던 돈밖에 모르는 박영호 사장의 눈에 조합원들은 이제 늙고 병들어 더 이상 써먹을 수 없는 낡은 소모품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박영호 사장은 눈에 가시 같은 노동조합이 있는 국내 공장을 축소하고 외국공장에서 더 싼값으로 생산해 더 많은 돈을 벌려는 의도로 정리해고를 한 것이다.
“우리 손으로 키워온 회사 우리가 맘먹으면 망하게 할수 도 있다는걸 보여줍시다. 아니 회사가 망하게 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우리들을 짤라내서 돈몇푼 더벌려 하다가 그 수십배 수천배의 비용이 더 들어간다는 것을 깨닫게 해줍시다”
“내가 이 꼴을 당하려고 여태까지 일해왔나” 늙은 노동자들의 주름진 눈가에는 서러운 눈물이 맺히고 가슴속으로는 피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조합원들은 20년을 하루같이 내 집으로 알고 일해 왔던 현장에서 악덕기업주 박영호 사장의 허수아비를 불태우면서 조합원들은 분노에 찬 투쟁을 결의하고 있다.
2007년 03월 15일 (목) 13:5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