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재판 보고를 드리겠습니다.
원래 오늘 재판은 검찰 구형과 최후진술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40분이 넘게 늦게 시작한 재판에서는
의외의 결과가 벌어졌습니다. 주심판사가 또 다시 교체되어 결심이
다시 연기된 것입니다. 이미 올 초 예정되었던 선고재판이 현 부장판사를
제외한 모든 배석판사의 교체로 연기된 바 있습니다. 현 부장판사(우리가
기피신청을 한 판사)와 여자 판사는 그대로 남았습니다. 부장판사는
주심판사 교체로 인해 선고에 필요한 증거검토에 시간이 필요함으로
결심을 10월 9일(화)에 다시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번
우리 측의 준비 부족으로 구형공판 연기를 요청했을 때는 신속한 재판을
운운하며 화를 내던 판사가 오늘은 자신들이 재판을 연기한 셈입니다.
물론 10월 9일은 남북 정상회담 직후라 우리 쪽에 유리한 정치적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은 높습니다. 그러나 주심판사 교체가 단순한
인사이동 때문인지, 아니면 올 초 선고처럼 형량에 대한 내부 이견 때문인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전자가 이유라면 어차피 정치재판인 국가보안법
재판의 성격상 좋은 징조지만, 후자라면 심각한 상황입니다. 이
부분은 더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한 후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재판 직후 개최하기로 했던 기자회견은
같은 시간 이시우 평화작가님의 재판이 진행중이라 그곳에 참여한 후
약식 집회를 갖는 것으로 급히 변경했습니다.
이시우 작가님 재판은 증거채택이
중심이었기 때문에 꽤 오랜시간 재판이 진행됐습니다. 우리 재판과
다른 점은 판사가 아주 합리적으로 재판을 이끌고 있는 듯한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는 겁니다. 재판 종료를 선언할 때 방청석에서 '법정공지를
하지 않았다'고 말하자, 판사는 '아주 좋은 지적이셨다. 법정은 이 재판정으로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재판장 같으면 호되게 주의를 주거나
감치명령을 내렸을 겁니다. 이시우 작가님 재판에는 작년 우리 재판에
단골로 찾아왔던 극우 단체인 활빈당 회원 몇 명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재판 방청객 분들이 집단적으로 참여하셔서 그랬는지
별다른 소동은 없었습니다. 시간이 되는 분들은 이시우 작가님을
비롯하여 다른 국가보안법 사건 재판에도 적극 참여하여 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시우 작가님 재판은 9월 20일(목)
오후 2시 417호 법정입니다.
공대위에서 진행하기로 한 청와대
앞 1인 시위는 10월 9일 구형공판 이후로 연기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15일 서울역에서 열리는 국가보안법 폐지 집회와 17일 폐지연대와 공동주최로
진행되는 국가보안법 토론회는 그대로 진행됩니다.
향후 일정에도 꼭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향후 주요 일정
국가보안법 폐지 결의대회 9월
15일(토) 오후 4시 서울역
국가보안법 폐지, 강정구 교수 사법처리
반대를 위한 토론회 9월 17일(월) 오후 7시 만해NGO관
강정구 교수 구형공판 10월 9일(화)
오후 4시 서울중앙지법 423호(직후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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