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져가는 촛불, 전 세대를 아우르다" - 미친 소 안돼, 미친 교육 안돼, 촛불문화제
- 2008년 5월 17일, 청계광장 -
17일 청계광장에서 "미친 소 안돼, 미친 교육 안돼, 촛불문화제"가 열렸습니다. 서울, 인천, 부천 평통사 회원들이 참여하였습니다.
"밥 좀 먹자" "잠 좀 자자" 미친소 수입과 자율학습 0교시, 학교의 학원화로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잠도 못자고 사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그야말로 '생존'을 위해 촛불을 들었습니다. 그 촛불은 이제 한국사회의 가장 큰 화두로 되어 몸 무거운 어른들을 꾸짖어 촛불을 함께 들도록 추동하고 있습니다. 청와대에 들어 앉은 이를 취임 2개월만에 역대 최저지지율을 받게 하였습니다. 미국 정부마저 노심초사 사태추이를 지켜보게 만들고 있습니다.
빼곡하게 들어앉은 청계천 소라광장, 뒷쪽 청계천로에도 곳곳에 자리를 잡고 앉은 촛불 인파들로 지나다니기가 힘들었습니다.
교육부와 학교당국의 협박과 회유에도 불구하고 교복을 입고 참가한 여고, 여중생, 남고, 남중생들도 여전히 눈에 띱니다. "학교에서 뭐라고 하지 않니?"라고 물어봤더니 "우리 선생님도 오고 싶어했는데, 짤릴까봐 못오셨어요"라며 당돌하게 대답합니다. (그 선생님은 아직 용기가 부족한가 봐요)
17일 촛불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세대가 함께하고 있다는 겁니다. 단순히 남녀노소가 아니라, 갓난아이, 취학전 아동,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20대 젊은이들, 30대 청년들, 40대, 50대, 60대 어른들, 70이 넘어보이는 할아버지까지 정말 전 세대가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더 눈에 띠는 것은 아빠들이었습니다. 그동안 엄마들이 많이 나섰는데, 주말인 이날은 아빠들이 많았습니다. 지난 2일 촛불까지만 해도 "엄마, 아빠, 군대 간 오빠, 내가 지켜줄께요"라는 피켓을 든 여학생들이 보였는데, 이날은 "아빠가 지켜줄께"라는 피켓들이 보였습니다. 나들이 나온 가족들, 데이트 나온 연인들, 퇴근후 친구들이나 직장동료들과 함께 온 이들 모두에게 청계광장의 촛불문화제는 열려있었습니다.
지난 2002년 촛불때와도 다릅니다. 촛불은 이제 가장 서슴없이 우리의 의사를 표현하는 수단이 되었습니다. 누구라도 촛불을 들 수 있는 느낌. 가장 대중화된 우리의 무기가 되어 있었습니다.
7시부터 시작한 1부 시민발언대가 9시쯤 끝나고 2시간동안 열띤 문화제가 열렸습니다. 영화배우 김부선, 가수 김장훈, 이승환, YB 등 유명한 이들이 함께 했습니다.
가수 김장훈은 "사노라면"을 불렀는데, 김장훈은 꽤나 오래된 이 노래를 다시부르기로 유행시킨 바 있습니다. 다같이 이 노래를 부르면서 이노래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가자들은 특히 "내일은 해가 뜬다"는 그 구절에서 정말 목청높여 불렀습니다.
YB의 윤도현은 "2002년 여중생이 미군장갑차에 죽었을 때 이런 집회에 참가한 후 6년만에 참가했다. 그때 이후로 하도 욕을 많이 먹어서 이런 집회에 잘 안나왔었는데, 이젠 욕을 먹어도 좋다. 십대 청소년들이 촛불을 드는 것을 보고 너무 창피하였다"고 하였습니다. 4곡을 열창하면서 촛불문화제의 대미를 장식하였습니다.
한편, 유영재 정책실장은 자유발언에 나서 "한미당국은 재협상은 없다고 주장하는데, 한미간에 재협상한 사례가 3번이나 있다. 한미 FTA도 재협상 했고, 국회비준까지 받은 연합토지관리계획(LPP) 협정도 재협상했고, 주한미군 감축 건도 재협상한 거다. 우리 국민이 요구하면 재협상 안되고, 미국이 요구하면 재협상되는 게 어딨냐. 재협상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하였습니다. 참가자들의 호응도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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