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28] 더욱 당당해진 촛불시위 '너를 심판한다, 나를 연행하라'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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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밤 촛불문화제는 한층 열기가 고조되는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전날 113명의 연행자가 발생하고 경찰 폭력이 노골화되는 것에 대한 분노와 규탄의 목소리가 집중되었다. 아울러 고시가 임박하니 결사항전을 준비하자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다양한 참가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는 '연행자를 즉각 석방하라' '연행하려면 나를 연행하라' '고시 철회하고 재협상에 나서라' '독재 타도하자'로 정식화되었다. 10대에서 70대까지 모든 자유발언자들이 너무나 당당하게 고시가 강행되면 청와대로 진격해서 이명박을 끌어내려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외쳤는데 그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 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전국민주공무원노조 홍성호 수석부위원장은 농수산식품부지부 이진 지부장이 "쇠고기 협상을 철회하고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공개선언 배경을 설명하면서 "한 사람의 가장, 아버지로서 고민을 많이 했지만 많은 시민들이 촛불을 밝히고 분신과 연행되는 것을 보면서 지금 침묵하는 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다고 판단해 재협상을 요구하게 됐다"고 이유를 밝혔다. 촛불문화제 이후 대오는 가두시위에 나서기 시작했다. 경찰은 이에 철저히 대비를 한 듯 했다. 종로와 시청, 광화문으로 이어지는 모든 도로를 차벽으로 막고 병력까지 배치하여 철저하게 봉쇄했다. 너무 지나치게 경찰이 봉쇄하자 도로 곳곳에서 시민들은 강력히 항의하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이명박 퇴진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철저한 봉쇄를 비웃기라도 하듯 시민들은 삼삼오오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명동역과 충무로역을 지나 동대문까지 행진했다. 밤 11시 45분경 동대문운동장 주변 상황은 시위대에게 위압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행진 대열의 뒤를 경찰버스 20여대에 나눠타고 쫓아오던 경찰들은 대열이 동대문운동장에서 멈춰 서자 버스에 내려 방패와 곤봉으로 완전무장을 한 채 포위하기 시작했다. 이어 경찰의 강제해산작전이 실시되었고, 이 과정에서 일부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으나 연행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아마 연행에 대한 비난 여론과 현장에서의 시민들의 경찰규탄 목소리에 부담을 느끼는듯 했다. 경찰들의 강압적 해산방침에 따라 시위대는 이리저리 분산되는 과정이 되풀이 되면서 참가자들의 상당수가 자진해서 해산했고 약 300여명의 시민들은 '두타'앞에서 자유발언과 노래공연을 하며 새벽까지 밤을 지새웠다. 'BARD'란 음악밴드가 현장에서 즉석 공연을 하였다. 이들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 너무 답답해서 나오게 됐다. 앞으로 촛불집회가 진행되는 한 계속 나올 것이다"고 말해 시민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새벽까지 시위를 이어가던 시민 중 일부는 아침이 밝아오자 다시 청계광장으로 이동해 "고시철회 협상무효" "연행자 석방" "독재타도"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날 가두시위에서는 사복을 입고 행진대열 안에 들어와 채증을 하던 경찰들이 시민들에 의해 발견되기도 하는 등 곳곳에서 경찰과 시민들의 작은 마찰이 발생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