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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05] 우리 아이들의 소망이다. 오현리를 지켜내자!-무건리 훈련장 확장 저지를 위한 다섯 번째 주민촛불문화제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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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의 소망이다. 오현리를 지켜내자!
-무건리 훈련장 확장 저지를 위한 다섯 번째 주민촛불문화제(0805)

하나 둘씩 모이던 사람들이 어느덧 8시 반이 되자 30여명이 넘었습니다. 이제 주민 촛불 문화제는 마을 사람들의 일상이 된 듯 한 느낌입니다.

오현리 친목회 총무를 맡고 있는 서영자님은 이곳에 처음 시집왔을 때 도시에서 살다 오니 힘들었는데 우연히 집 주변에서 반딧불을 보면서 참 아름다운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 살게 되었다고 오현리에서의 첫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아이들을 낳고 기르면서 혹시나 도시에 사는 아이들에게 뒤지지나 않을까 걱정을 했었는데 지나보니 아름다운 자연속에서 아이들도 예쁘게 잘 자란 것 같다며 이제 힘든 과정을 다 거쳤는데 나가라니 참을 수 없다며 끝까지 이곳에서 살아갈 것이라며 정든 이웃과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으자고 하였습니다.

주민인 전창준님의 아들인 기현군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을에 군사훈련장을 만드는 것은 아직 어리지만 자신이 생각해도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하였습니다. 지금 TV에서는 재밌는 거 할 시간인데 마을을 지키기 위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준 것이 너무 고맙고 이렇게 힘을 모은다면 꼭 이겨서 마을을 지켜낼 수 있을 것 같다며 힘차게 투쟁하자고 하여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이날 사회를 본 주병덕님은 요즘 걱정이 많아 뜬 눈으로 밤을 세울때가 많은데 자신이 편히 자려면 마을 사람들이 하나가 되어 힘차게 싸우는 것일 것 같다며 주변의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하자고 하였습니다.

또 현장사진연구소 조영애님은 사진기로 주민들과 함께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하며 개사곡 “무조건 무건리”를 불러 문화제의 흥을 돋우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주병준 주민대책위 위원장의 큰 딸 아름양은 주민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써 왔다며 낭독하여 참석자들을 숙연하게 하였습니다.

다음은 아름양의 편지 전문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 마을 대책위원장을 맡고 계시는 위원장님의 큰 딸 주아름입니다.
제가 이 자리에 서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픕니다.
학교가 방학해 집에 있는 시간이 길다보니 아빠와 엄마가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 눈으로 보여집니다. 아빠는 아빠대로 마을 일에 너무 바쁘시고, 엄마는 엄다대로 집안 일에 너무 바쁘신 걸 보니 우리를 위해 얼마나 힘들게 사시는 지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매일 아침마다 학교 가는길에 집집마다 걸려 있는 깃발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평화로웠던 마을에 투쟁을 위한 현수막이 걸려 있고, 주민들은 하루 하루 불안에 떨며 살고 있습니다. 인심좋고 살기 좋았던 동네가 지금은 서로 눈치보며 서로의 거동을 살핍니다. 또한 국방부는 민주주의라는 탈을 쓰고 다른 것도 아닌 훈련장 부지 확보를 위해 강제 수용도 마다 않고 우리들의 오랜 삶의 터전인 고향을 떠나가라고 유도하고 있습니다.
나이 어린 저도 제 고향이 없어진다고 하니 마음이 아픈데 여러 어르신들께서는 얼마나 더 마음이 아플까요.
저희들도 훈련장이 확장되지 않기를 바라며 여러 친구들에게도 널리 알려서 훈련장이 확장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여러 어른들께서 이 마을을 꼭 지켜주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하는 딸의 목소리를 말없이 듣고 있는 주위원장님의 굵게 패인 주름속으로 이 마을을 꼭 지키겠다는 결의가 새겨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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