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문신부님 오체투지] 서울이 가까와지고 있네요. 사제단 글 일부를 퍼올립니다.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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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일차(04.29)> - 어? 자빠지네!! 자빠지더니 죽었네!!!. - 하루 천여번 죽다 살아나는 길. 몸을 뉠 때마다 나를 내려놓고, 징소리 한번 울리며 몸을 곧추세우며 내 정신도 곧추세웁니다. 곧추세우며 다시 살아난 정신은 ‘눈과 귀로 입으로, 바로 보고 바로 듣고 바로 말하며 바로 행하겠다’는 서원(誓願)을 세웁니다. <자빠지더니 죽었네..> 오늘 순례단 죽다 살아났습니다. 한창 무더운 날씨였습니다. 송탄을 지나는 길. 순례단 옆으로 꼬마 아이들이 지나갑니다. 아마 초등학생 정도인 듯 하였습니다. 징 소리 한번 울리고, 몇 발자욱 옮긴 순례자들. 몸을 철퍼덕 바닥에 던집니다. 그 모습을 보던 꼬맹이들. 도로에 몸을 던지는 오체투지를 알리가 없으니 당연히 신기한가 봅니다. 사람이 도로에 넘어지는 것으로 이해했나 봅니다. 그래서 하는 말. ‘어? 자빠지네!’. 그 말을 들은 순례자들. 웃음을 참지만 웃음소리가 흘러나옵니다. 무더운 날씨에 아침나절만 해도 ‘그런대로 할만하다’면서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순례길. 오후 들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니, 정신이 하나 없던 상황이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오가는 차량 소리 이외에는 징소리와 발자국 소리만 들리는 순례길에서, 지나는 꼬마 친구들 하는 말이 참 재미있습니다. 바닥에 몸을 던지는 모습을 보더니, ‘어? 자빠지네!’, 그 모습이 이상한지 한참을 바라보던 꼬마들. 시간이 지나도 순례자들이 몸을 곧추 세워 일어나지 않으니 그 다음에 하는 말 ‘어? 자빠져 죽었네!!’ 꼬마들은 나름 긴장하여 진지하게 하는 말인데, 이 말을 들은 진행팀과 순례자들. 배꼽을 뺍니다. 잠시간의 휴식시간에 이 상황을 재연하던 신부님. 무더위도 잊은 채 즐겁기만 합니다. 징소리 한번 울리면 나를 내려놓고, 징소리 한번 울리면 잠든 나를 깨워 하늘을 바라보며 몸을 곧추세우고 발걸음을 옮깁니다. 잠든 나를 일으키며 하늘을 따라 살아있음을 느끼고, 몸을 내려놓을때마다 땅의 목소리를 따라갑니다. 그렇게 오늘도 하루 동안 천여 번 죽고 살면서, 나를 바로세우기 위해 하늘과 땅의 순리를 배우려 합니다. <새로운 만남> 순례단의 하루 시작은 여명이 오기 전인 새벽 4시 30분경, 준비팀에서 아침 식사를 준비하면서 시작됩니다. 6시의 아침 식사. 이렇게 이른 시간에 식사를 하지 않으면, 채 소화가 되지 않아 오전 일정을 진행하기 거북하다 합니다. 하루를 시작하면서는 매번 새로운 만남에 설렙니다. ‘오늘은 어떤 분들이 하루 순례길에 동참할까?’ ‘오늘 오시는 분들은 어떤 마음을 나누어주실까?’ 그렇기에 하루 하루의 순례길은 매번 새롭습니다. 오전 일정 출발 시간. 물어 물어서 어렵게 순례단에 합류하지만, 낮선 지역에서 오다보니 늦게 합류하여, 자기소개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인사 한번 하고 순례길에 나섭니다. 엄마 아바 따라 순례길에 나선 꼬마. 오전에는 나름 뒤에서 합장도 하고 반배도 하고, 때로는 어른들을 따라 한다고 도로에 철퍼덕 앉아 순례자들을 지켜보기도 합니다. 엄마는 손을 잡고 한마디 없으니, 혼자라도 재미있게 노는데, 오후에는 조금 졸렸나 봅니다. 다 큰 나이에 유모차에 앉아서 조네요. 안중성당에 다니는 한은주님은 오체투지를 해보니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면서, 가르치고 있는 아이들이 주말에 순례단을 보았다 하여,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함께 나누었고, ‘직접 체험한 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어 참석했다’ 합니다. 한 선생님은 ‘촛불 소녀는 우리 사회의 일각이다. 어른이 부속품처럼 살아가는 사회에서는 많은 아이들이 어른들의 각박한 사회를 닮아 갈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워 했습니다. <길에서 만나는 희망> 순례단은 오늘 또 다른 순례단을 만났습니다. 오전 송탄출장소 인근 지역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 시간. 가장 후미에서 교통 통제를 하던 진행팀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어? 저기 순례단이 오네요.???‘ 무슨 이야기인지 모두 궁금해 하는데, 자세히 보니 ‘난치병 치유를 위한 국토순례단’이 지나고 있었습니다. 난치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삶의 기쁨과 용기, 희망을 전하기 위한 순례단이더군요. 함께 길을 가지는 못하지만, 길에서 희망을 찾고 용기를 만들기 위한 마음은 똑같습니다. 마지막 일정까지 무탈하게 진행할 수 있기를 기원할 뿐입니다. 청주 길벗 교회의 홍승표 목사님은 다양한 종교인이 함께 순례를 진행하니 아름다운 모습이라며, ‘사회 사정이 어려운데 내가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찾아봤는데 엎드리기라도 하니 오히려 내가 위안이 된다’ 하시면서, ‘오체투지 순례는 힘든 하나의 축제다.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마음이 동하는 여러 사람과 함께 엎드려 보니 마음이 뭉클하다. 자신을 돌아보는 이런 것이 제가 생각하는 예배다’라고 합니다. 우리 사회의 균형적 발전을 위해서 ‘바같을 보고 말하기는 쉬워도 나를 돌아보는 일에 약하기에, 자신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 시대의 화두는 균형과 조화이다. 일방적 독주가 아니라 다양한 것에 대한 성찰과 배려를 기반으로 균형과 조롸를 이루는 사회를 이루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홍승표 목사님은 아이는 어름의 투영이며 반영이라며, 어린이 도서관을 운영하여 아이들에게 올바른 인성을 가꾸어주고 싶다면서, ‘누구나 길을 가지만, 그 길을 닦고 담으며 가는지 의문이다. 천천히 가지만 자신을 닦으며 가는 길이 되었으면 한다’고 희망하였습니다. <나와 세상을 바로 세우는 기도> 오전 평택 시청 송탄출장소를 지난 순례단은 송현성당에서 점심식사와 휴식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휴식 중 서로 소개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그동안 감추어졌던 순례 진행팀의 비기가 하나 공개되었습니다. 그동안 처음부터 함께 순례에 참여하였던 수브라(프랑스)가 저글링 묘기를 선보였는데, 원래는 6개의 공을 가지고 하는데, 오늘은 명상을 위해서 간단히 시범보인다고 하더니 3개의 공을 가지고 묘기를 보여주더군요. 오후 일정에는 꽤 많은 분들이 함께 하였습니다. 시민단체 ‘함께하는 시민행동’의 활동가들이 너무 바브게 돌아가는 일상을 벗어나, 자신을 돌아보기 위한 마음 수련을 위해 순례에 참여했다 합니다. 이기수 활동가는 “그 동안 이웃과 함께하는 삶을 되새겨 보았다. 그동안 잘못했던 일, 해야 할 일을 생각도 했지만, 진작 중요한 것은 씻기어 가는 느낌에 나도 모르게 마음이 벅차고 눈물이 핑 돌았다” 합니다. “그 동안 우리사회는 의사소통의 부재에 힘들었다. 남의 이야기에 귀를 닫고 자신의 이익에 집착하면서 독선과 아집을 부리면서 사회문제는 심화되었다”면서, “남에게 도움이 되는, 그리고 더불어 사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어렵고 힘든 자들에게 힘을 드릴 수 있는 원동력을 심어 주는 것이 꿈”이라고 희망하였습니다. 함께 오신 마웅저 님. 순례단 소식을 받아보는 분들은 모두 잘 아는 분입니다. 작년도 순례단 진행팀으로 함께 일정을 나누었던 분입니다. 오늘 점심시간 무렵 순례단 식구들과 반가운 해후를 나누었습니다. 마웅저 님은 작년 순례 이후 매우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마 선생님은 ‘현재 태국에서 일하는데, 한국 시민단체들이 난민촌 8개 정도에 교육 공간을 지원한다. 그곳에서 통역 겸 코디 겸 일하고 있다. 난민촌이 대부분 산속이나 산 정상에 있는데, 산길을 보며 한국에선 이런 길에서도 오체투지를 했었다는 기억이 났다. 거기서 오체투지를 하면 어떨까 생각해 봤다’고 합니다. 마웅저 선생님은 이번 오체투지 순례에 어떤 기도를 하는지 문의하자, ‘난민촌은 먹는 게 힘들다. 나도 난민이 되어 버린다. 이번에 오체투지를 하며 버마의 평화와 함께 버마의 난민들이 난민의 지위에서 빨리 벗어나길 희망하는 기도’를 진행했다 합니다. 그러면서 ‘버마 난민촌의 상황이 너무 열악하다. 여러 단체가 지원한지 얼마 안돼서, 지원 사업을 많이 해 줬으면 좋겠다. 교육공간이 문제다’고 합니다. 오체투지 순례단에 관심을 보내주신 분들께서 함께 마음을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마 선생님은 이번 순례는 ‘몸은 같이 못해도 마음은 항상 따라 간다’ 합니다. 오후 순례길. 참 무더웠습니다. 날이 무덥다 보니, 참여자들은 쉬는 시간마다 그늘을 찾아 몸을 식히기 일쑤이고, 무릎이 좋지 않으신 수경스님은 쉴 때마다 무릎을 매만집니다. 한 없이 높아진 햇살로 땀은 흐르고 몸은 힘겹지만, 한 걸음 한 걸음에 나를 세우기 위한 기도에 정성을 다합니다. 나를 바로 세우고 세상을 바로 세우는 기도. 그 주체는 바로 당신이며, 순례는 자신을 바로 세우기 위한 약속이며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순례는 환한 미소를 가진 마음을 나누며 마무리되었습니다. <함께하는 사람들> - 수브라(프랑스) / 최광식(인천) / 김학준(안산) / 박원석 외 3명(광우병국민대책위) / 장경훈(화성) / 한은주(안중성당) / 홍승표 외 3명(청주) / 김학준(안산) / 육경화 수녀(도움이신마리아수녀회 부천) / 오관영 외 11명(함께하는시민행동) / 안승길(부론성당 원주) / 김호영(안산) / 방상복 신부 외 40명(미리내유무상통실버타운) / 최정옥 외 15명(평화동 성당) 등이 함께하였습니다. <일정 안내 - 변동 가능> ● 4월 30일(목) : 평택 독곡동 ks주유소앞 - 가곡리 롯데제과앞 ● 5월 01일(금) : 가곡리 롯데제과앞 - 오산시 오산동 gs칼텍스앞 ● 5월 02일(토) : 오산시 오산동 gs칼텍스앞 - 외삼미동 능골입구 ● 5월 03일(일) : 외삼미동 능골입구 - 병점초교앞 ● 5월 04일(월) : 병점초교앞 - 수원시 권선동 비행장삼거리 ● 5월 05일(화) : 휴식 ● 5월 06일(수) : 구간조정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