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망루에 올라간 게 그렇게 큰 잘못인지 잘 생각해보자! 높은 사람들이 안 들어주니까, 높은 이들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올라간 것이다."
서울광장 전국사제 시국미사
2009-11-02, 서울광장
△ 11일 오후 8시 30분, 서울광장에서 용산참사 해결 촉구 전국사제시국미사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주최로 열렸습니다.
11일 오후 8시 30분, 서울광장에서 죽은 자들(용산 참사의 희생자들)과 죽어가는 4대강의 뭇 생명들을 위한 위령미사가 열렸습니다. 경찰들은 서울광장에 모인 사제단과 신도들, 시민들을 원형으로 둘러쌌고, 남대문 경찰서장은 "미신고 집회를 하려 한다, 날씨가 추우니 집에 가라" 하면서 미사가 시작되는 것을 막았습니다. 서울광장 무대에서는 뜬금없이, 관객도 없이 '왕궁 수문장 캐릭터 홍보' 행사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그 행사가 끝나기를 기다려 8시가 넘어 미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경찰들이 원형으로 참가자들을 고착하며 바람막이를 자처하였고, 신부님들도 경찰들 앞에 서서 신도들과 시민의 보호막이 되어 주었습니다. 검은옷의 경찰들과 그 앞에 하얀 사제복을 입은 신부님들로 커다란 원이 두겹 만들어진 셈입니다. 흡사 부정하고 불길한 것들은 이 원 안에 들어올 수가 없는 것처럼, 원 안의 신도들과 시민들은 평화로운 공동체로, 미사를 드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첫 번째로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사제단 전종훈 대표신부가 발언을 하였습니다. 전종훈 대표신부는 "종교행사인 미사도 드리지 못하는 나라가 되었다."라며, 이날 경찰의 비협조를 비판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목요일 문규현 신부님께서 용산참사 해결을 위해서 단식 기도를 열흘 째 올리는 날 쓰러지셔서 죽다 살아나셨다."라고 걱정했습니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는 "이제 국민을 떠난 정부에게 기대하지 않겠다."라고 했습니다. 끝으로 "문규현 신부님께서 죽었다가 하느님의 은총으로 살아나셨듯이, 지금은 이런 처지에 있지만 결코 오래 가지 않을 거라는 믿음을 갖자."라고 했습니다.
△ "악법도 법이고 위법도 법이냐?"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는 참가자입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김인국 신부가 발언을 하였습니다. 김인국 신부는 최근 용산철거민들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한 것을 두고 "다 돈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라고 했습니다. "2007년도 어느 특정기업의 비자금과 불법로비의 실상에 대해서 주요간부가 낱낱이 고백했다. 그런데 국세청, 금감위, 공정위, 특검이, 그리고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그들이 왜 그랬는가? 다 삼성이 키우는 장학생들이고, 떡값으로 배불리 먹는 강아지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유로운 영혼들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다 돈 때문인 것은 용산참사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제, 망루에 올라간 게 그렇게 큰 잘못인지 잘 생각해 보자!"라고 반문했습니다. "우리도 살 게 해달라고 했다. 높은 사람들이 안 들어 주니까, 높은 이들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 올라간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용산참사가 일어난 것인데 자본에게는 책임이 없고 철거민들에게만 책임을 묻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끝으로, 미디어법을 두고 과정은 위법이나 결과는 합법이라고 판시한 헌법재판소에 대해서 "퇴임 후의 사익을 보장받기 위해, 그런 당황스러운 판결을 하였다."라고 해석하였습니다. "다 돈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라고 했습니다.
끝으로, "2009년 제4차 천주교전국사제시국선언문 - 대한민국 경찰·검찰·법원은 자본권력의 용역인가?"를 발표하며 전국사제시국미사를 마쳤습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시국선언문 등을 통해, "지난주 두 건의 재판 결과는 이명박 정부가 민주주의 발전에 백해무익한 정치집단이라는 점을 명백하게 해 주었다. 국민의 보편적 권리를 위해 마련된 갖가지 권능을 특정 자본권력과 극소수를 위해서 그릇되게 남용하고, 이의를 제기하는 국민에게는 가혹한 철퇴를 휘두르고 있으니 도저히 정부라고 볼 수 없고 차라리 강도 집단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바야흐로 신앙과 양심의 이름으로 국민 불복종을 선언할 결정적인 때가 닥친 것이다."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4월에 이어 10월 28일 재보선에서도 한나라당이 연패하였다. 국민 대다수가 정부와 여당의 실체를 깨닫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특히 대학생들이 적극 나서서 분발했다는 점은 긍정적인 변화다. 더욱이 헌재의 판결을 보며 비분강개 대신 명랑한 풍자로 즉각 대응하는 네티즌의 태도는 촛불 이후에도 시민들의 자신감과 활력이 여전함을 증명해주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외에도. 참가자들은 기도 등을 통해 "용산참사에서 죽어간 사람들을 지키지 못한 자신의 잘못" 등을 언급하는 등 스스로들이 용산참사를 책임지고 해결하는 주체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다지기도 했습니다.
△ 한편, 이날 전국사제시국미사에는 2천여 명이 함께 했습니다.
한편, 이날 시국미사에 평통사에서는 배종열 상임공동대표 등, 사무처와 익산 평통사와 인천 평통사와 부천 평통사와 서울 평통사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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