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30~12.1] 밀양 76만5천볼트 송전탑 공사 반대투쟁 참가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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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30~12.1] 밀양 76만5천볼트 송전탑 공사 반대투쟁 참가
2013년 11월 30일(토) ~ 12월 1일(일) 1박 2일 동안 문규현, 배종열 상임대표와 서울, 경기남부, 안동, 대구, 광주, 목포, 부산 평통사 회원들이 밀양지역 76만5천볼트 송전탑 공사 반대투쟁에 동참했습니다.
주요 일정으로는 11월 30일(토) 현장 방문 및 밀양역 앞 문화제가 있었고, 12월 1일(일)에는 각 마을별 현장투쟁을 전개한 후 보라마을에 집결하여 마무리 집회를 하는 것으로 희망버스 공식 일정은 마무리되었습니다. 모든 공식 일정을 마치 후 배종열 상임임대표 등 6명은 밀양시 부북면에 있는 평밭 마을 투쟁현장을 방문하고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송전탑 건설은 신고리 원자력 발전소에서 북경남 변전소에 이르는 총 길이 90.535km에 철탑 162기가 건설되고 5,175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대규모 공사입니다. 그 중 밀양구간에는 길이 39.15km에 철탑 69기가 들어서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밀양 송전탑 반대투쟁은 부북면, 상동면, 산외면, 단장면 4개 면에 들어서는 52기의 송전탑 공사를 막기 위한 것입니다.
평통사 대오는 11월 30일 오후 3시쯤 밀양에 도착하여 2개 마을(여수마을과 동화전마을)로 분산되어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현장에 도착하자 대규모의 경찰들이 배치되어 송전탑 건설현장 진입을 막고 있었습니다. 이에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평화적이지만 완강하게 항의행동을 전개하고 경찰의 허를 찌르는 방식으로 송전탑 공사현장 진입시도를 했습니다. 경찰저지선을 돌파하고 3개 마을에서 송전탑 건설현장에 진입하는 쾌거가 이루어졌습니다.
동화전 마을 위에 있는 송전탑 공사장으로 진입하기 위해 투쟁을 벌이는 참가자들의 모습.
아쉽게도 진입하지는 못했지만 경찰측에 억류되어있던 네 사람을 구출해내어 밀양역으로
함께 이동했습니다.
이어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밀양역앞에 도착했고, 주최 측에서 준비한 국밥으로 저녁을 먹은 후 문화제에 참가했습니다. 밀양역이 생긴 이래 최대의 인파가 역광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문화제의 압권은 밀양할머니들의 합창이었습니다. "흙에 살리라" "내 나이가 어때서 - 데모하기 딱 좋은 나이인데" "황진이" 등의 대중가요를 노가바로 불러 참가자들을 열광하게 만들었습니다. 밀양투쟁의 저력이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다양한 공연과 전국 경향각지의 투쟁지역의 대표들의 힘찬 연대투쟁발언이 이어졌습니다.
투쟁하기 '딱' 좋은 나이, 70대 할머님들의 가사바꾼 노래공연에 참가자들이 열광했습니다.
문화제 마지막 순서로 밀양 송전탑건걸 반대대책위 대표를 맡고 계신 김준환 신부님의 현장진입투쟁 총화보고 발언이 있었는데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양한 지역의 참가자들의 현장진입투쟁을 생생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용산 유가족과 강정마을 등 전국 각지에서 투쟁하는 분들이 모두 참가하여 연대의 정을 듬뿍
나누었습니다.
오후 10시, 문화제를 마친 후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각 마을로 분산되어 마을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마을 상황을 공유한 후 숙소로 이동했습니다. 숙소에서 3-4시간 잠을 청한 후 참가자들은 다음날 새벽 5시에 일어나 한전직원과 경찰의 공사장 진입을 저지하는 투쟁을 전개했습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밀양 송전탑 건설저지란 하나의 목표를 위해 모두가 합심단결하여 한전직원과 경찰들의 공사장 진입을 저지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이 큰 힘을 얻었다고 합니다. 배달된 아침식사도 주민들과 함께 하며 연대의 정을 더욱 끈끈하게 다졌습니다. 여러마을에서 전개된 아침투쟁이 성과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지난 해 고 이치우 선생의 죽음 이후에 적극적으로 투쟁에 참가하게 되었다는 주민이
잠자리를 내주셨습니다. 피곤한줄도 모르고 그간의 사정을 경청했습니다.
아침식사를 마친 후 집결장소인 보라마을로 이동했습니다. 이장님을 만나서 마을 사정을 이야기 들은 후 작년 자신의 논에 송전탑 건설이 된다는 사실을 안 후 결사반대를 외치며 분신하신 이치우 어르신 댁을 방문했습니다. 그간의 경과를 동생과 미망인에게 들었습니다. 고인의 유지를 꺾기 위해 경찰 등 공안당국과 공무원들이 나서서 외아들과 딸, 사위를 겁박하여 서둘러 보상을 받고 장례를 치르게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전과 경찰, 정부당국에 대한 분노가 끓어 올랐습니다.
이치우 어르신이 분신하신 장소에 분향소가 차려졌습니다. 문규현, 배종열 상임대표와 회원들이 함께 분향하며 고인의 유지를 곰곰히 생각했습니다. "이 시대의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하며 "우리가 밀양이다" "이길 때까지 투쟁하자" "우리는 하나다" 외치며 두 주먹 불끈 쥘 수밖에 없었습니다. 현재 밀양 송전탑 반대투쟁은 부북면, 상동면, 산외면, 단장면 52기 중 16 곳의 송전탑 공사가 추진 강행 중에 있고, 각 지역의 주민들이 피눈물을 흘리며 투쟁하고 있습니다. 이치우 어르신이 분신하신 장소 앞길에서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결연한 마무리집회가 열렸습니다. 참가자들은 다음 희망버스를 밀양주민들에게 약속하며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이후 배종열 상임대표와 평통사 일부대오는 밀양에서 가장 강력한 투쟁이 전개되고 있는 부북면 평밭마을 투쟁현장을 방문했습니다. 산꼭대기 송전탑 건설위치에 주민들의 철야농성천막이 쳐진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동안 투쟁의 성과물로 산고갯마루에 널부러진 공사장 포크레인을 보면서 주민들의 투쟁결의를 알 수 있었습니다. 80세 할머니의 결사항전의 결의와 자식들의 뒷받침, 쇠사슬과 밧줄을 동원하여 배수진을 치고 투쟁하는 모습 등 다른 지역에 볼 수 없는 투쟁의 모습이 아직도 뇌리에 강한 여운으로 남아 있습니다. 평통사 회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연대가 밀양주민들의 송전탑 반대투쟁의 승리를 한걸음 앞당기게 될 것입니다.
가장 치열한 투쟁을 벌이고 있는 평밭마을 주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