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12. 12] [퍼옴] 아시아 주둔 미군과 미군 기지 되찾기 운동
평통사
view : 2603
--------------------------------- 김 용 한 / 우리땅미군기지되찾기전국공동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1. 미국은 아시아에 10만 명의 미군을 "무기한" 주둔시키고 싶어한다.
1992년 뷰캐넌(대선 때) : "냉전 시대도 끝나고 한반도에는 어떤 긴장도 없기 때문에 미국은 해·공군력만 남겨 놓은 채 지상군을 한국에서 철수시켜야 한다. 한국은 북한의 20배 규모에 달하는 경제력을 갖고 있으며 인구도 2배나 되고 미국으로부터 첨단무기를 공급 받고 있다. 제2의 한국 전쟁이 발발할 경우 미국이 첫 희생자가 되지 않도록 미군을 철수시키고 그 자리를 한국군으로 대체해야 한다."
1997년 2월 24일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하시모토 류타로 일본 총리와 회담을 갖고) : "아시아지역에 전개돼 있는 미군 10만 명 체제를 유지한다. 주일 미군도 안보상 불가결하며 오키나와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으로서 민감하게 대응할 것이다."
1997년 5월 21일 윌리엄 코언 미국방장관(미하원 국가안보위원회에서) : "앞으로도 한일 양국의 반대가 없는 한 주한·주일미군을 현재 수준으로 무기한 주둔시킬 것이다. 아시아 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10만 미군은 미국의 국가 이익 수호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만약 한국과 일본이 미군의 철수를 바라고 동아시아 지역에서 상황이 바뀐다면 우리는 미군의 주둔을 조정해야 할지도 모르나, 그렇지 않다면 미군을 무기한 주둔시킨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 주한·주일미군은 동아시아 정세의 안정을 이룩하는데 매우 중요하며, 그 역할을 주변국가 사람들 모두가 이해하고 있다. 일본도 하시모토 류타로 총리가 미군의 주둔을 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1999년 6월 1일 뷰캐년(워싱턴의 내셔널 프레스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한반도 문제에 관한 질문을 받고) : 나는 주한미군을 지금 당장 철수시켜야 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한반도에는 지금 긴장 상태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페리 조정관이 추진하는 것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페리 조정관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는 것을 결코 원치 않고 있다.
2. 일본인들은 주일미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1) 일본의 일반인들은 주일미군이 미국의 세계 전략 때문에 존재하며, 미군 기지는 축소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
1997년 11월 21일 하시모토 류타로 일본 총리(오키나와의 주요 정당들과 시민 단체들이 미군 기지 반환이 신속히 이뤄지지 않는다며 반발, 거부함에 따라 6개월 늦게 기노완 시에서 7백명이 참가한 가운데 거행된 오키나와 반환 25주년 기념식에서) : "오키나와의 미군 기지 집중을 완화하는 한편 오키나와를 자유 무역 지대로 전환시키겠다. 오키나와가 아태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막대한 기여를 했으므로 전국이 부담을 나누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1998년 12월 22일 노나카 히로무 일본 관방 장관 : "미국은 일본 오키나와 주둔 미군 감축 협정에 따라 오키나와의 군사 훈련장 한 곳을 반환했다. 이날 반환된 나하 훈련장은 4백80㏊와 7천9백㏊의 수역으로 96년 체결된 양국간 협정에 따라 미군이 일본에 반환키로 한 11개 시설 중 첫번째 것이다. 미국은 이 협정에서 미군이 오키나와에서 사용하고 있는 부지의 20%를 돌려주기로 합의했다. 이번 반환은 오키나와 주둔 미군을 줄이려는 노력이 진전을 보였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오키나와 내 미군 시설의 재편과 감축을 게속 추진할 것이다."
2) 전에는 소련의 침략 위협을 막아 주는 기능을 했지만, 이제는 떠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1998년 6월 17일 호소카와 모리히로 전 총리(미국의 외교 정책 전문지 Foreign Affairs 7∼8월호에 실린 <일본에 미군 부대가 필요한 것인가>에서) : "2000년까지 3만7천명의 주일미군을 철수시키고 일본과 미국이 대등한 관계에서 새로운 동맹 관계를 맺어야 한다. 냉전 종식 후 옛 소련의 위협이 사라지고 일본이 충분히 자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주일미군의 필요성은 사라졌다. 이제 미군이 일본을 떠날 때다. 1995년 미국과의 합의에 따라 미군 주둔에 대한 일본의 연간 부담이 50억 달러로 늘어나 최근 침체를 겪고 있는 일본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000년에 만료되는 이 합의를 경신하지 말고 미군을 떠나도록 해야 한다."
3) 적어도 미 해병대의 규모는 줄이고 싶어한다.
1997년 2월 24일 하시모토 류타로 일본 총리(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 "중장기적인 국제 정세의 변화를 고려하면서 양국의 안보상의 요청을 충족할 수 있는 군사 체제와 방위 정책에 관해 긴밀히 협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차 한반도 등 주변 정세의 안정을 전제로 미 해병대의 규모 감축 문제를 협의하자.”
4) 주일미군이 떠날 때를 대비해 중국의 강대국화를 핑계로 핵 잠수함을 만들고 싶어한다.
1996년 말 일본 방위연구소(<안보 환경의 장기 예측과 일본 방위의 존재 양식>이라는 연구 보고서에서) : "한반도의 통일이 실현되면 미국이 기존의 동아시아 전략을 변경할 것인 만큼 주일미군의 주둔도 크게 변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중국의 강대국화가 필연적이다.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이 유지되는 한 중국이 패권적인 행동을 취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중국에 대한 일본의 억지력 확보를 위해서는 원자력 잠수함의 건조가 필요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5) 최대한 주인 노릇을 하며 자존심을 지키고자 한다.
일본은 주일미군에 대한 지원금을 "배려 예산"이라고 부른다. 주일미군의 편의 제공 차원에서 주인으로서 "배려"한다는 뜻이다. 또한 주일미군을 "집 지키는 개"로 비유하기도 한다.
1997년 10월 4일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일본 총리(홋카이도 오타루시의 강연회에서) : "(일본은 주일 미군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파수견으로 쓰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돈을 내고 미군을 주둔시켜 파수견으로 쓰는 격이며 그것이 현명하다."
6) 틈만 있으면 주일미군 지원 예산을 깎고자 한다.
1997년 8월 3일 일본 정부(<도쿄신문> 2일치 보도) : "주일미군 주둔 경비 가운데 일본 부담분을 내년 예산에서 삭감하기로 방침을 굳히고 미군쪽과 협의에 들어갔다. 재정 구조 집중 개혁 기간인 98년부터 3년 동안 전체 방위비를 마이너스 편성한다는 내각의 결정에 따라 주일미군 주둔 경비 세출도 삭감하기로 했으며, 삭감 폭과 대상 항목을 미군쪽과 협의 중이다. 일본 정부가 주일미군에 대한 편의 제공 차원에서 지난 78년부터 도입된 '배려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삭감 대상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주일미군의 숙사와 가족 주택, 복리·후생 시설 건설에 할당된 제공 시설 정비비를 억제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주일미군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배려 예산은 1996년의 경우 2천7백 27억 엔이었으며 제공 시설 정비비는 9백53억 엔이었다."
7) 일반 국민은 물론 유명한 고위급 정치인들이 주일미군에 대해 공공연한 반대 운동을 벌인다.
1995년 9월 4일 주일미군 3명이 오키나와 소녀를 윤간한 사건이 벌어졌을 때 오키나와 현 오오타 마사히데 지사는 8만 5천명을 모아 "현민총궐기대회"를 벌였다. 뿐만 아니라 자기 땅을 더 이상은 미군 기지로 임대하지 않겠다고 버티는 지주들의 편을 들어 대리 서명을 거부하다가, 일본 정부에게 행정 소송을 당해 패하기도 했다. 1996년 9월 8일에는 미군 기지의 정리 축소와 미일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의 찬반을 묻는 현민 투표를 실시하여 유효 투표의 90%가 넘는 찬성표를 얻어내기도 했다. 그는 일본 정부의 반대를 물리치고, 미국을 방문해 미국의 상하 양원 의원들에게 미군의 범죄와 각종 사고 피해를 알리며, 오키나와 주둔 미군 기지의 축소나 본토 이전을 요구했다.
1998년 11월 오키나와의 미군 기지 반대 운동의 상징 치바나 쇼우이치 씨가 시의원에 당선되었다.
1999년 2월 오이타 현 인구 10만 정도의 작은 도시 유후인 마찌에서 열린 주일미군 사격 훈련 반대 집회에 무라야마 전 총리와 오오타 지사가 함께 초청 받아 연설했다.
3. 북한은 주일미군과 주한미군을 어떻게 생각하나?
북한은 최근 들어 주한미군의 존재를 인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기도 하고, 주일미군이나 주한미군 모두 북한에 대한 위협으로 여기고 즉각적인 동시 철수를 주장하기도 한다. 겉으로는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지만, 속으로는 남한의 미군 주둔이 여러 가지 점에서 북한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1995년 9월 북한을 방문한 셀리그 해리슨 미국 우드로 윌슨 연구소 수석연구원 : "리찬복 북한군 판문점 대표한테 '우리는 현실적인 미국의 아시아 전략상 미군이 당장 내일 철수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북한이 원하는 것은 주한미군 철수가 아닌 적대적 관계의 종식이다. 정전 체제가 해체되고 유엔 사령부가 없어짐에 따라 미군의 소임이 바뀐다면 미군의 존재를 용인하기가 쉬울 것이다."
1998년 3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2차 4자회담에서 : "주한미군 철수 문제의 의제화에 애로가 있다면 주한미군 지위 문제로 바꿀 수 있다."
1999년 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4자 회담 4차 본회의에서 : '주한미군의 지위를 "평화군"으로 바꾸는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
1998년 5월 16일 북한 <노동신문> 논평 : "주일미군이 미국의 대조선 대아시아 침략정책 수행에 복무하고 있다. 일본은 주일미군을 완전히 철수시키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미군의 남조선과 일본 주둔은 미국과의 군사적 결탁을 강화해 온 일본에도 그 책임이 있다. 일본은 조선 반도를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진심으로 바란다면 주일미군과 남조선 주둔 미군의 완전 철수를 요구하고 미국과의 군사적 결탁을 그만두어야 할 것이다. 일본 민주당 대표가 최근 오키나와 주둔 미해병대를 일본 밖의 한국이나 기타 지역으로 이전하는 문제를 미국측과 논의하겠다고 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일미군 무력의 이전이 아니라 그를 완전히 철수시켜야 한다. 미군의 남조선 및 일본 주둔은 평화를 위한 것이 아닌 침략을 위한 것이다. 남조선과 일본에 미군이 있는 한 조선 반도를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평화와 안전이 보장될 수 없다. 주일미군과 남조선 주둔 미군은 동시에 완전히 철수해야 한다."
1999년 4월 8일 민민전 방송 : "김대중이 지난 6일 오후 육·공군 장성 진급 및 보직신고를 받는 자리에서 주한미군은 한반도의 안정을 위해 계속 주둔해야 한다고 떠들었다. 영구주둔을 고창한 것은 이치에도 맞지 않고 타당성도 전혀 없는 궤변이다. 온 겨레와 세계민중의 요구대로 주한미군을 지체없이 철수시키는 대책을 취해야 한다. 이북의 남침위협이라는 것은 흑백을 전도하는 파렴치한 주장이다. 미군이 반드시 한국에 영구주둔해야 할 이유가 없다. 주한미군이 동북아의 세력균형을 위해 필요하다면 그것은 결국 일본의 세력확대를 막기위한 것이라는 말로 되는데 이것은 사실과 맞지 않는 소리다."
1999년 8월 5일 북한 대표 김계관 외무성 부상(제네바 4자 회담 개막 기조 연설에서) :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주한미군 철수와 북-미 평화협정이 체결돼야 한다. 그동안 나름대로 노력해 왔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어 4자회담을 계속하는 데 회의감이 있으며, 북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 현 정세에서 미국은 북을 조직적으로 압살하고 있다.
4. 한국인들은 주한미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그 동안 우리 정부는 4자회담에서 주한미군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비밀'로 해 올 정도로 민감했다. 지난 4월 김대중 대통령의 발언과 그 발언의 취소 과정을 볼 때 주한미군 문제에 대한 정부의 시각은 거의 바뀌지 않고 있다.
아직까지 남한에서 정부 당국자나 고위 정치인, 또는 원로 퇴역 정치인이 주한미군 문제를 어떤 식으로든 부정적으로 거론하는 일은 없다. 주한미군의 지위를 '평화군'으로 바꾸면 주한 유엔사를 해체해야 하고, 그러면 북한의 남침이 있을 경우 군사적 대응을 하기 위해 유엔의 결의를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에 주한미군은 "통일 후에도 주둔해야 한다"는 말밖에는 못한다.
일반 국민은 물론 시민 사회 운동 단체 가운데도 주한미군 문제를 다루는 단체가 거의 없으며, 언론도 상당히 소극적이다. 일반 국민들이 주한미군의 존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권위 있는 언론이나 여론 조사 기관에서 자세하게 조사한 적도 없다.
다른 나라 국민들이 그 나라에 주둔하는 미군들에게 어떻게 처신하고 있는지를 설명하려고 하면, "그 나라는 우리 나라와 상황이 다르다"는 반응을 보이는 이들이 많다. 남북 분단과 6.25를 예로 드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을 가르지 않고, 우리 나라를 분단시킨 나라가 미국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눈을 감는다. 우리 나라를 식민지로 삼고 전쟁을 일으켰다가 져서 미군이 주둔하는 빌미를 준 일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힘이 없는 민족이라 어쩔 수 없다는 논리도 많이 나온다. 그러나 이 또한 힘의 문제가 아니라 정의의 문제라는 점은 애써 외면하려 든다.
1999년 4월 1일 박선섭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원(`국방 논집 제44호' 기고에서) "남북관계가 진전돼 북한의 위협이 격감하거나 사라질 경우 한·미 양국에서 주한미군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주한미군 문제와 관련된 여러 사항중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주한미군의 주둔 여부가 될 것이다. 한국에 미군이 주둔함으로써 주변국의 경쟁적인 한반도 안보 개입 견제와 미국과의 안보 유대 강화 등의 이점이 있다. 그러나 주한미군은 이해를 달리하는 주변국의 반발을 초래, 균형적인 대외 우호 선린 관계에 장애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북한의 위협이 감소될 경우 주한미군의 주둔 규모와 전력 형태 등도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한국 입장에서는 주한미군이 한반도 보다는 동북아 전체 지역 안정에 비중을 두기 때문에 그 규모를 크게 줄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다. 토지 및 시설 제공에 따른 직·간접적인 부담과 국민 정서가 그 근거다. 이밖에도 전시작전권의 환원 등 현재의 한·미 연합지휘체계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문제도 거론될 가능성이 크다."
1999년 4월 1일 임동원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비보도 전제 기자들에게) : "북한이 4자회담에서 주한미군의 지위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북한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미국에 이런 뜻을 밝혔다."
1999년 4월 6일 김대중 대통령(군장성 보직신고를 받는 자리에서) : "북한의 침략을 막는 것뿐만 아니라 동북아의 세력 균형과 현상 유지를 위해서 통일 후까지도 미군이 주둔해야 한다. 미군이 주둔해야 동북아의 안전이 유지되며, 미군이 없을 때 중국과 일본의 군비 경쟁은 심해진다.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던 북한이 최근 `평화군이라면 미군이 주둔해도 좋다'고 미군의 존재를 인정하는 말을 했다. 자세한 내용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지만 북한의 이런 태도는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미군이 철수하면 중국과 일본의 군비경쟁이 일어나고 동북아에서 세력균형이 깨질 수 있다는 우리의 주장에 북한이 동의한 것이고, 우리의 햇볕정책에 대한 호응이라고 생각한다."
1999년 4월 6일 외교통상부 고위당국자 : "평화 체제가 구축되기 전이라도 한반도 전체 군대의 감축 차원에서 주한미군의 철수, 지위 변경, 재배치 등 모든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입장이다. 주한미군 문제만을 따로 떼어 논의할 수는 없지만 신뢰 구축 조처의 일환으로 한반도 전체에 주둔하는 인민군과 국군, 주한미군 문제를 함께 논의한다면 이에 응할 수 있다. 미국도 우리와 같은 입장이다."
1999년 4월 11일 박지원 청와대 대변인 : "대북 정책 관련 중대한 문제를 일부 언론이 '설'을 근거로 보도한 것은 국익 차원에서 생각해 볼 문제다."
1999년 4월 14일(청와대에서 연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 "그 얘기에 대해선 직접 답변하지 않겠다. 한미 방위조약에 대한 준수의지는 확고하다. 주한미군은 한미방위조약에 의해 주권국가끼리 합의한 것이기 때문에 제3자가 관여할 수 없다.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체제가 확립되기 전에 주한미군 문제를 분리해 논의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1999년 4월 15일 임동원 청와대 외교안보 수석(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강연을 하는 자리에서) : "주한미군 문제는 한·미간 논의할 문제이며 남북간이나 미·북간에 논의할 성격이 아니다. 북한이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이지 우리 정부가 북한의 주장을 논의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4자회담에서 미국은 주한미군 문제에 대해 평화체제구축의 마지막 단계에서 한반도내 모든 군사력의 배치와 규모를 논의할 때면 몰라도 그전에는 논의 불가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우리 정부도 같은 입장이다."
5. 떠나 보낸 미군을 다시 맞아 들이게 된 필리핀
1991년 미군기지 임대 기간 연장 거부로 미군을 내보낸 필리핀은 8년 만에 미국과 군사 협력을 부분적으로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필리핀은 최근 240km 정도 떨어진 남사군도의 한 산호초에 중국이 설치한 시설이 군사 작전을 위한 것이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필리핀과 미국 사이에 아직까지 미군 기지를 부활하자는 이야기가 오가는 것은 아니지만 양국은 좀 더 온건하고 정치적으로 지속 가능한 군사 협정을 검토하고 있다. 두 나라가 고려하고 있는 군사 협력의 범위는 합동 군사 훈련, 미국 대형 함정의 필리핀 항구 정기 방문 같은 것이다.
1999년 5월 필리핀 상원은 미군의 필리핀 영토 재주둔을 위한 법적 토대가 될 '방문군 협정(VFA, Visiting Forces Agreement)'을 압도적 표차로 승인하고, 2000년 초 합동 군사 훈련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6. 우리 땅 미군 기지 되찾기 운동의 현황과 전망
"독도만이 아니라, 미군기지도 우리 땅이다. 오산 미 공군기지가 오산에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미군 기지의 임대 기간을 정하고, 임대료를 받으며, 기간 종료 뒤에는 재계약이나 반환을 협상해야 한다. 방위비 분담금 지원 규모를 줄여야 한다. 아울러 불평등한 SOFA를 전면 개정하고 나아가 한미상호방위조약도 고쳐야 한다. 그 전에 '미군 기지 주변 지역 지원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 미군기지는 지역 주민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평상시에는 퇴폐와 범죄와 환경 파괴의 주범이요, 전쟁 때는 적군의 타겟일 뿐이기 때문이다."
우리 땅 미군기지 되찾기 운동을 하는 이들은 요즘 이런 주장을 한다. 구호만으로 하는 운동이 아니라, 시민과 함께 하는 운동을 벌이려고 애쓰고 있다. 미군 기지가 있는 지역의 시민 사회 운동 단체끼리 연대하여 벌일 수 있는 운동을 지향한다. 그런 점에서 미군 철수나 도심지 미군 기지의 지방 이전, 또는 자기 지역으로 오는 미군 기지 반대 같은 운동과는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현재 남한에는 95개의 미군 기지가 있고, 전체 면적은 8천 28만평이나 된다. 미군 기지 관련 주민 운동을 벌이고 있는 지역은 동두천에서 의정부, 서울, 인천, 안양, 평택, 화성, 하남, 춘천, 원주, 군산, 대구, 부산까지 모두 13 지역이다.
그 가운데 지난 1997년 8월 22일 결성된 <우리땅미군기지되찾기전국공동대책위원회>은 안양, 화성을 뺀 11지역과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녹색연합>이 가맹된 조직이다. 지역이나 부문별 운동 역량이나 역사의 편차가 심하다.
국제 연대는 1992년 5월부터 이루어졌으며, 최근에는 일본, 오키나와, 필리핀, 미국 등 여러 나라의 평화 운동 단체들과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25일부터 28일까지는 서울에서 '아태 지역 평화를 위한 미군 기지 관련 국제 전략회의'를 가졌으며, 올 10월에는 오키나와에서 미군 기지 반환 운동을 벌이고 있는 평화 운동가 40명 정도를 초청해 "한-오키 국제 심포지움"을 가질 계획이다.
미군 기지 되찾기 운동이 지역 연대와 국제 연대에 심혈을 기울이는 확실한 이유가 있다. 각 지역 운동은 힘이 없다는 점이다. 한 사장 밑에 있는 노동자들이 서로의 차이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차이를 뛰어 넘어 튼튼한 노동 조합을 건설해야 살 수 있듯이, 미국이라는 세계 유일 최강의 나라를 상대로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지역과 국경을 넘어 연대하는 길밖에는 살 길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달 말쯤
* 이글은 평화네트워크에서 퍼온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