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3. 5] [기자회견문] 한미상호군수지원협정 개정 백지화 촉구 기자회견문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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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상호군수지원협정 개정 백지화 촉구 기자회견문
한미 양국은 한미 상호군수지원협정 개정안에 지난 2월 24일 서명한 뒤, 후속 절차를 거쳐 이를 3월 3일 발효시켰다. 적용지역을 한반도 및 북미지역에서 전세계로 확대하고, 상호지원 대상 품목에 항공수송이용 및 비살상 군사장비의 임차를 추가한 것 등이 개정된 주요 내용이다.
먼저 우리는 미국의 침략전쟁을 지원하기 위한 군수지원협정 개정을 단호히 반대하며 이를 즉각 폐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이번 개정의 핵심 내용은 적용지역을 기존의 한반도 및 북미지역에서 전세계로 확대하고, 군수지원대상에 항공수송 이용도 추가한 것이다. 이 같은 급작스런 개정은 미국이 당장은 이라크 침략전쟁에, 나아가서는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침략전쟁에 우리 나라 군대와 군수자원을 더욱 신속하게 동원하기 위한 데 그 직접적인 목적이 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우리는 이처럼 우리 나라의 대미 군수지원의 범위를 전세계로 확대함으로써 우리 나라 군대를 이라크에 더욱 신속히 동원하고 나아가 우리 나라를 미국의 침략전쟁을 위한 병참기지로 전락시키는 이번 군수지원협정 개정을 온 민족의 이름으로 엄중히 규탄하며 즉각 이를 백지화할 것을 미국에 강력히 촉구한다.
아울러 우리는 우리 젊은이들을 미국의 총알받이로 내주는 것도 모자라 미국의 침략전쟁을 위한 병참기지 역할까지 자임하고 나선 사대굴욕적인 노무현 정권을 온 국민의 이름으로 규탄하며 즉각 군수지원협정의 전면 폐기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또한 우리는 이번 군수지원협정이 전적으로 미국의 강제에 의한 것이고 우리 국회의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는 것으로, 원천적으로 무효이며 불법임을 선언한다.
미국은 서희·제마 부대에 대한 물 공급과 물자수송 중단까지 거론하며 우리 정부에 군수지원협정 개정에 동의하도록 협박하였다. 우리 정부의 동의는 이 같은 미국의 날강도 같은 행위에 굴복한 것임은 물론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의사에 반해 미국의 강제에 의해 체결된 군수지원협정은 '강제에 의한 조약은 효력이 없다'는 조약법에 관한 비엔나협약에 의거해 원천적으로 무효이다. 특히 군수지원협정 개정은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한 불법적인 이라크 침략전쟁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므로 침략전쟁을 부인한 우리 나라 헌법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아울러 군수지원협정이 국회 동의를 거치지 않고 발효된 것은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의 경우 국회 동의를 거치도록 한 우리 헌법을 위배한 것이므로 군수지원협정 개정은 원천무효이다.
더욱이 우리가 분노를 누르지 못하는 것은 이미 그 적법성을 상실하여 무효가 된 1991년의 수정안을 국민 몰래 다시 꺼내 합법성을 부여한 한미 양국의 작태다.
한미 양국은 이미 1991년에 남한 및 북미지역으로 한정한 적용지역 규정을 삭제함으로써 적용 범위의 제한을 없애는 수정안에 서명한 바 있다. 그러나 그것은 양국의 정부 대표가 아니라 국방부 대표가 서명함으로써 조약으로서의 적법성을 인정받을 수 없었다. 그런데 한미 양국은 이 수정안을 폐기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해 오다가 이라크 파병을 계기로 이 협정에 법적 효력을 부여한 것이다. 적법한 서명권자의 서명이 없어 무효화된 1991년 수정안에 다시 그 법적 효력을 부여한 탈법·편법 행위는 불법적인 90년 용산 미군기지 이전 협정이 미국의 강권으로 사후에 합법적인 조약으로 둔갑한 것의 재판이다.
우리는 국가 간 조약 체결에서마저 우리 국민을 철저히 무시하는 전횡과 독단이 횡행하고 미국의 강압에 의해 우리 정부가 일방적으로 휘둘리고 있는데 개탄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우리는 불법적이고 굴욕적인 1991년 수정안 및 이번 개정안을 무효화하고 아울러 그에 책임 있는 자들을 색출하여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
또한 적용지역을 전세계로 확대한 군수지원협정 개정은 남한 영토에 대한 외부로부터의 침략에 대해서만 상호방위의 책임을 지우고 있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명백히 위배한 불법으로 원천무효이다.
이번 군수지원협정의 개정은 또한, 주한미군의 동북아 지역군으로의 역할 확대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체제를 본격적으로 구축해 가는 것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이를 단호히 거부하며 철회를 강력히 촉구한다.
미국은 대중국 봉쇄와 동북아 군사패권 강화를 위해 주한미군의 역할을 동북아로 확대하기 위한 수순에 이미 돌입했다. 지난 해 10월 초 5차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회의 때 주한미군의 동북아 기동군으로의 전환에 대해 한국 측의 양해를 받아낸 미국은 이제 한미군수지원협정의 범위를 전세계로 확대함으로써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를 위한 실질적인 조건을 착착 갖춰나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를 미국의 동북아 군사기지화하는 주한미군의 역할확대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군수지원협정 개정은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코 용인될 수 없다. 우리는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에 대한 동의를 철회하고 군수지원협정을 폐기할 것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
또한 우리는 이라크 파병 때 "미군의 항공수송을 이용함으로써 예산절감"을 할 수 있다며 군수지원협정 개악을 정당화하려는 국방부의 기만적·반민족적 태도를 강력히 규탄한다.
이 같은 국방부의 주장은 미국의 침략전쟁 지원에 앞장서는 자신의 치부를 가려보려는 얕은 수작일 뿐이다. 또 그것은 미군의 항공수송 제공이 무상이 아니라 협정 제3조 '기본조건' 4항에 따라 '군수지원을 받은 나라는 제공한 나라에게 현금 또는 현물로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도록 되어 있다'는 점을 숨긴 주장이다. 정부는 국민을 더 기만하지 말고 당장 군수지원협정 개정을 백지화해야 한다.
끝으로 우리는 정부가 굴욕적이고 불법적인 군수지원협정 개정에 동의한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이 협정 제6조 '발효일 및 종료' 규정에 따라 한미 상호군수지원협정의 종료를 통보함으로써 미국의 침략전쟁의 들러리를 자처하는 이 협정을 이번 기회에 전면 폐기하고 조금이나마 자주성을 지키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2004. 3. 5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 /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자통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