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5/19] <`美2여단 차출 시도' 1월부터 가시화>[연합]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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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2여단 차출 시도' 1월부터 가시화> 2004/05/19 15:01 송고
성조지등 곳곳서 `감축의지' 드러내.."우리만 안일했다"
(서울=연합뉴스) 황대일 기자 = 미국이 이라크 안정화 작전에 투입할 예정인 미2사단 2여단을 한반도에서 빼내려는 시도는 이미 금년 1월부터 가시화됐으나 군 당국은 대수롭지 않게 대처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미 2여단의 철군 가능성은 올 1월 16일자 미군 전문지 성조지 보도를 통해 처음으로 포착됐다.
성조지는 당시 미 2여단 예하 2개 항공강습대대가 각각 주둔하고 있는 미군기지 캠프 그리브스(7만1천평)와 캠프 자이언트(5만1천평)가 당초 계획보다 무려 7년이나 앞당겨 폐쇄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던 것.
이 신문은 1월 12일 경기도 동두천 소재 캠프 케이시를 방문해 연설한 존 A.맥도널드(육군준장) 주한미군 시설관리소장을 인용해 이들 캠프가 11월 1일까지 폐쇄돼 한국측에 반환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미 양국이 2002년 3월 주한미군 기지 및 훈련장 전면 재조정을 목표로 체결한 연합토지관리계획(LPP)에 2011년 폐쇄토록 명시된 이들 캠프의 반환일정이 돌연 앞당겨진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주한미군이 당시 북한군 남침로인 경기도 문산, 파주에 각각 위치한 미2사단 주력부대 주둔지의 급작스런 연내 폐쇄 방침을 밝힌 것은 이라크 차출을 염두에 둔 발언이 분명했는데도 군 당국은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미2여단의 한반도 철수를 짐작케 하는 행동은 올 2월 서울에서 열린 제7차 한미 미래동맹 회의에서도 나타났다.
한국측은 당시 LPP에 따라 미군 재배치 예정지인 경기도 의정부와 이천에 각각 30만평, 20만평의 땅을 미측에 제공할 계획이었으나 미측은 돌연 이 부지가 필요없다는 입장을 전달해온 것이다.
미측은 신규 공여 지역으로 옮기기로 했던 일부 기지 및 시설들을 동두천과 의정부 등 경기 북부의 기존 기지 안으로 이전하겠다고 설명했으나 사실은 미2여단 병력 차출을 감추기 위한 발언이었다.
미국이 자신들의 기지 이전을 위해서라면 부지를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안달을 하는데도 막대한 규모의 토지를 석연치 않은 이유로 갑자기 포기했음에도 한국측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했다.
당시 국방부 관계자는 미측의 입장 변화가 주한미군 감축계획과 관련이 있지 않느냐는 언론의 지적에 대해 "감군계획과 연계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더욱이 미래동맹 회의를 통해 경기도 북부의 미2사단 재배치계획의 1단계로 모든 기지를 2006년까지 동두천과 의정부로 통.폐합키로 합의한지 불과 수개월만에 재배치 계획에 중대 변화가 생겼으나 한국측은 미국의 숨은 의도를 애써 외면하는 듯한 태도로 일관했다.
한국측은 회의 종료 후 "서울 도심의 주한미군을 옮기고 연합군사능력을 강화하며 일부 군사임무를 한국군에 전환하는 미군의 재배치는 미래동맹관계에 상호이익이 된다는 점에 양측이 동의한 점은 협상성과"라면서 미군 감군 가능성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은 제7차 미래동맹 회의 첫 날인 2월13일 회의 개막 직후 국회가 한국군 3천700명의 이라크 추가파병을 결정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에도 미2여단 `차출 시나리오'는 그대로 진행시킨 사실도 드러났다.
미국측 대표인 리처드 롤리스 미 국방부 동아태담당 부차관보는 당시 협상 도중 이라크 파병안의 국회통과 소식을 접하고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파병을 결정해준 한국에 감사한다"는 말을 연발해놓고는 막상 협상에서는 의정부.이천 부지 공여를 거부한 채 미2여단 철수를 준비했던 것이다.
ha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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