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8/10] [성명서] 용산기지 이전 감사청구결의안을 봉쇄하려는 정부와 열린우리당을 강력히 규탄한다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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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기지 이전 감사청구결의안을 봉쇄하려는
정부와 열린우리당을 강력히 규탄한다!
오늘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당정협의를 통해 국회의원 63명이 낸 ‘용산기지 이전에 대한 감사원 감사 청구안’ 처리를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청구안 저지의 이유로 ‘올해 안에 용산기지 이전협정안이 국회 비준을 받아야 하고, 만일 늦어지게 되면 한미동맹관계가 손상된다’고 밝힘으로써 자신들의 속내를 여지없이 드러냈다.
우리는 정부와 열린우리당 당정협의의 결과에 대해 분노를 넘어 참담함을 느끼며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히는 바이다.
용산 미군기지 이전협상은 미국의 필요에 의한 이전임에도 불구하고 상한선이 없는 이전비용 모두를 우리가 부담하고 대규모 대체부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국민의 반발을 불러왔다. 또한 용산기지 이전은 대북 선제공격과 대중국 포위 강화를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한반도 평화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용산기지 이전협상은 그 절차에 있어서도 밀실에서 국민의 참여를 봉쇄한 채 이뤄져왔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그 일정조차 미국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온 매우 굴욕적인 협상으로 국민적 지탄을 받아왔다.
이와 같은 비민주적이고 불평등한 협상에 대하여 국회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고, 국민의 대표기관인 의원들의 책무이기도 하다.
그런데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당정협의를 통하여 이러한 국회의원들의 정당한 노력에 힘을 모아주기는커녕 그것을 저지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권능을 유린하는 것이자 국민의 대의기관인 의원의 자주적인 의정활동을 봉쇄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국민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기도 하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무리수를 써가면서까지 감사 청구안을 저지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미국이 요구하는 기한 안에 협정안을 처리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미국은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10월 이전에 협정절차를 마무리 지을 것을 한국정부에 강력히 요구해왔다. 미국측 협상대표인 리차드 롤리스 국방부 부차관보는 올해 안에 모든 형식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한국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협박조차 서슴지 않았다.
정부와 열린우리당 관계자들이 감사 청구안을 저지하려는 것은 다름아니라 감사가 진행되면 미국이 요구하는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만일 국회 비준이 늦어지면 한미 동맹 관계가 손상된다’고 밝힌 것은 바로 그들이 이러한 미국의 서슬퍼런 압력에 굴종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감사 청구안을 저지하려는 또다른 이유는 용산기지 이전협상에 대한 굴욕성과 불평등성이 전면적으로 폭로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정부여당은 협상 내용의 굴욕성과 불평등성이 그대로 드러나면 자기들로서는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협상 결과가 평등하고 당당하다면 감사원 감사를 두려워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정부가 이제까지 한사코 협상 내용 공개를 거부한 것이나, ‘감사원 감사가 실시되면 기지 이전 협상의 모든 과정이 공개될 수 있어 외교관례상 적절하지 않다’고 강변하는 것은 협상 내용이 국민들을 설득할 수 없는 것이라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여 헌법기관의 권한과 책임을 유린하려는 정부와 열린우리당 당직자들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 우리는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대미 굴종적이고 반민주적인 감사원 감사청구 저지 기도를 즉시 그만두고 감사청구결의안 통과에 적극 협력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또한 국회 차원에서도 미국에게 ‘백지수표’를 준 협상 결과에 대해 전면 재검토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만일 정부와 열린우리당 고위 관계자들이 이러한 우리의 뜻을 거부하고 굴욕적인 용산기지 이전 협정안의 비준을 받기 위해 열린우리당 소속 국회의원들에 압력을 가한다면 온 국민의 힘을 모아 반드시 이러한 기도를 저지 파탄시키고야 말 것임을 엄중히 경고해 둔다.
8월 10일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상임대표 : 문규현, 홍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