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2004/12/19] <2004대추리평화축전> 들이 운다...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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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기지 확장을 막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평택 대추리 들판에서 18일, 주민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들이 운다...'라는 이름의 평화축전이 열렸습니다. 평통사는 김종일 사무처장 등 실무자들과 서울·인천 지역 평통사 회원들 20여 명이 행사에 참석하여 주민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 2004 대추리평화축전 '들이 운다....'행사가 18일 대추리 들녘에서 주민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미군기지확장반대 팽성읍대책위원회'와 '한반도군축평화 실현을 위한 문예행동' 공동주관으로 열린 이 날 행사에는 고 은, 임헌영, 남정현 외 다수의 문학인과 정태춘·박은옥, 김현성, 손병휘 씨 등 가수들이 참석하여 주민들을 격려하고 미군기지 확장반대 투쟁에 힘을 모을 것을 결의했습니다.
평화기원굿과 풍물제로 시작한 평화축전은 높이 10M의 거대한 대나무 문인상과 무인상 세우기를 비롯하여 3000평 너른 들판에 짚으로 만든 거대한 상징그림 태우기, 횃불 퍼포먼스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추수가 끝난 들판에서는 많은 이들이 연을 날렸습니다. 겨울답지 않게 따뜻한 날씨에 적당한 바람까지 불어주어 연들은 하늘 높이 신나게 날았습니다.



△ 10M 높이의 문인상과 무인상이 들판 한 가운데 세워졌다. 주민들은 미군없는 평화세상을 기원하며 고사를 지냈다.
하얀 구름이 듬성듬성 떠있는 하늘에는 대형방패연과, 가오리연, 독수리연 등 크고 작은 연들이 날고 있었습니다. 그 중 태극기를 이용해 만든 대형 방패연에는 'FUCKING U.S.A.! YANKEE GO HOME!'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새겨져 높이 날고 있었습니다. 또한 행사장 주변에는 각종 글과 그림들이 그려진 원색의 천들과 대형만장들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습니다. 이 행사를 두려워했는지 미군 정찰헬기는 쉴 새 없이 하늘을 날고 있었습니다.



△ 소원을 담은 연을 하늘 높이 띄웠다. 마침 구름이 해를 살짝 가리우며 장관이 연출됐다. 대형태극기를 이용해 연을 만들어 띄우고 미군기지에서도 잘 보이도록 큰 글씨를 매달았다.
한국문학평화포럼 주최로 열린 '상생·평화·공존을 위한 문학축전 2004' 행사는 다수의 시인들이 시를 통해 주민과 함께 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습니다. 임헌영 문학평론의 인사말로 시작한 문학축전은 '소리'와 '시'를 접목한 윤재걸 시인의 색다른 시낭송에 이어 나해철, 김영환, 박철, 문창길 등 시인들이 시낭송을 하였습니다. 또한 고은 시인이 ‘추수 이후’라는 시를, 소설가 남정현 선생이 소설 '분지'를 낭독하였습니다.



△ 볏짚을 이용해 만든 '미군반대'글자에 불이 붙는다. 들판의 불꽃을 뒤로 하고 풍물패를 앞세운 채 미군기지를 향해 횃불 행진을 시작하고 있다..
김현성, 손병휘 씨의 노래공연, 혼과 열정이 담긴 힘찬 몸짓을 보여준 김동현(서울예대 무용과) 학생의 춤 공연, 무예공연, 평화해원굿 등 다채로운 행사로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어느덧 해는 서산너머로 지고 있었습니다. 참석자들은 횃불을 들고 들판으로 나가 볏짚을 엮어 만든 '미군반대' 글자에 일제히 불을 붙였습니다. 미군기지가 바로 보이는 대추리 들판에 '미군반대'의 불꽃이 타오르는 순간 대형만장과 풍물패를 앞세우고 횃불을 두 손에 든 참석자들의 행진이 시작됐습니다. 횃불행진이 시작되자 미군기지 안에선 미군들이, 밖에선 한국경찰들이 경계를 강화하느라 부산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 어둠이 내린 대추리 들판..활활 타오른 불꽃을 보며 행진을 하고 있다.
이윽고 미군기지 앞에 도착한 행진대열은 풍물장단에 맞춰 횃불을 들고 덩실덩실 한바탕 춤을 추었습니다. '이 땅은 우리의 목숨, 단 한 평도 줄 수 없다.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끝없이 이어진 미군기지 철조망을 따라 행진을 이었습니다.



△ 풍물장단에 맞춰 한바탕 난장을 벌이고 있는 주민들. 촛불행사는 주민들의 노래자랑으로 진행됐다.
그 사이 행사장에서는 109일째 촛불행사가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멀리 작은 촛불들이 모이더니 이내 커다란 불꽃으로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대추리 들판은 그야말로 불꽃의 잔치였습니다. 행진을 마친 대열은 촛불행사에 결합해 흥겨운 노래잔치를 벌였습니다. 주민들은 너나할 것 없이 말했습니다. '우리의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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