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2/21] 용산협정, LPP개정협정관련 국회 공청회 자료_권정호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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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기지이전협정의 위헌성과 비용부담의 문제 ▣ 진술인 : 권정호(민변 미군문제연구위원장,변호사) 1. 머리말 한미간의 2년 여에 걸친 협상 끝에 용산기지이전협정이 지난 10. 26. 정식 서명되어 국회의 비준동의를 앞두고 있다. 주한미군이 서울지역에서 사용하고 있는 시설과 구역을 한국측에 반환하고 한국이 모든 비용부담으로 평택지역에 그 대체토지와 시설을 미군측에 무상공여하여 2008. 12. 31.까지 기지이전을 완료하기로 되어 있는 본 협정에 대하여,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이전협정의 위헌적이고 불평등한 내용을 고쳐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용산기지 이전이 근본적으로 미국의 패권적인 세계전략에 따른 해외주둔미군재배치(Global Positioning Review : GPR) 추진의 일환으로서 이 협정이 주한미군을 신속기동군으로 재편하여 동북아지역군으로 임무를 넓히고자 하는 미국에게 지역군기지를 제공하는 결과가 되어 헌법상의 평화주의 원칙에 위반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며, 한국쪽이 먼저 이전을 요구했으므로 한국이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정부측 설명에 대하여 평택지역에 미군의 항구적이고 현대화한 동북아기지가 구축되어 혜택은 미국쪽이 더 크므로 한국의 비용전담은 불공평하고, 더욱이 구체적인 세부항목은 물론 비용의 상한선조차 정해지지 않은 포괄협정(UA)만을 국회동의 대상으로 삼음은 국회의 조약체결에 대한 비준동의권을 형해화하여 위헌의 소지가 높다는 점이다. 아래에서는 이전협정의 위헌성 여부와 비용부담의 불평등성, 불합리성 문제를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2. 용산기지이전협정의 위헌성 여부 가. 평화주의원칙 위반 및 평화적 생존권의 침해가능성 (1) 한미상호방위조약상 주한미군의 임무와 기능 한미상호방위조약상 한미양국의 공동행동의 범위는 대한민국에 대한 외부의 침략에 대응하는 방어행동에 한정되는 것으로, 미군의 한국주둔의 목적 또한 한반도의 휴전선 이남 지역이 외부로부터 침공받는데 대비한 방어와 침공시 대응임무를 수행하는데 한정된다.(동 조약 제3조) 따라서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른 주한미군의 주둔목적에는 대한민국이 아닌 다른 지역에 대한 외부의 위협을 방어하는 것, 예컨대이라크 침공과 같이 다른 지역 다른 나라의 분쟁에 개입하는 것이 주둔목적에서 벗어나는 것임은 물론 방어와 대응 차원에서 행동하겠다고 선언하였으므로, 이라크나 북한 등 그 대상이 누구이든지 간에 선제공격임무를 수행하는 것도 주둔목적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대한민국으로서는 주한미군이 한미상호방위조약의 범위를 넘어 태평양 지역 또는 다른 지역의 분쟁에 개입하거나 타국에 대하여 선제공격을 감행하는 역할을 수행하고자 할 경우에는 그 역할수행에 필요한 시설과 구역을 제공할 의무가 없는 것이다. (2) 주한미군의 지역군 역할 부여와 한미상호방위조약과의 상충 한미양국 당국자들은 한미연합사의 작전반경을 지역적 또는 세계적으로 확장하고 한미동맹의 성격을 한국방어에서 세계분쟁 개입으로 전환하려는 논의를 1990년대 초부터 진행시켜왔는데, 양국은 2003, 2004.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잇따라 확인하였는바, 여기서 전략적 유연성이란 미국이 전세계 미군을 신속기동군으로 재편하고 효율성을 높여 첨단미래군으로 키운다는 목적으로 오래전부터 추진해온 해외주둔미군재배치계획(GPR)에 따라 주한미군을 아시아태평양 기동군으로 그 임무와 기능을 확대한다는 의미에 다름 아니다. 이를 기정사실화하는 최근 한미 국방 고위관계자의 명시적 발언은 주한미군의 재배치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우려가 바야흐로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주한미군의 동북아지역군화‘에 대해서 한국과 합의한 미국으로서는 상호방위조약을 개정하지 않은 채 용산기지이전협상의 ’임무와 기능‘을 ’동북아지역군으로서의 주한미군의 임무와 기능‘으로 해석하여 이를 주장할 것임은 명약관화한일인바, 이전협정상의 ’상호방위조약상의 공약을 달성하기 위한 합중국군대의 임무와 기능‘이라는 표현은 실제로는 아무런 규정성도 갖지 못한 빈 문구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주한미군의 동북아지역군화는 ’대한민국에 대한 외부로부터의 무력침공에 대비한 방어와 대응‘이라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주둔목적 및 적용범위를 명백히 넘어서는 위법이고, 주한미군의 이러한 역할변화에 따른 새로운 기지의 임무와 기능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시설과 지역을 한국측 부담으로 제공토록 한 용산기지이전협정이야말로 상호방위조약에 규정된 대한민국의 시설과 구역의 공여의무 범위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다. (3) 헌법상 평화조항 위반 및 평화적 생존권의 침해가능성 위와 같이 주한미군의 역할확대 및 한미동맹의 지역동맹으로의 전환을 위한 일련의 절차가 이뤄지게 되면 용산기지이전협정상의 ‘임무와 기능’은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동북아지역군으로서의 임무와 기능으로 운용될 것임이 분명한바, 향후 평택지역에 집결된 주한미군은 단순히 대북억지 역할수행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동북아지역군 내지 신속기동군으로서 작전범위를 동북아지역 분쟁으로 넓히고 동시에 대북한 선제공격기지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럴 경우 주변국과의 군사적 긴장과 갈등은 필연적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고 나아가 한미연합사에 편재된 한국군은 우리의 의도와 상관없이 지역분쟁에 자동 개입하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거니와 한반도는 우리 민족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국제적 군사분쟁의 장이 될 것이 유력하다. 따라서 미국이 패권적인 해외미군재배치(GPR) 전략에 따라 주한미군을 신속기동군으로 재편하고 동북아지역군으로 변환하는데 날개를 달아주는 용산기지이전협정은 궁극적으로 국제평화주의, 평화통일 원칙을 천명한 헌법 전문과 헌법 5조의 평화조항에 위배되고, 옮겨오는 미군기지로 수백만평 삶의 터전을 빼앗기는 평택지역 주민을 위시한 우리 국민 전체의 평화적 생존권에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을 가할 것으로 보여 헌법 제 10조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할 높은 위험성 때문에 위헌이라고 보지 않으면 안된다. 나. 조약의 체결․비준에 대한 국회 동의권의 침해 (1) 포괄협정(UA)만을 국회 동의대상으로 삼는 것의 헌법상 문제점 (가) 헌법 제60조 제1항이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에 대하여 국회의 동의를 거치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은 중요한 내용이 담긴 조약에 대해서는 국회의 관여를 방지함으로써 국민주권의 원리, 민주주의원리를 관철시키고, 행정부의 전단을 방지하고자 하는데 의의가 있다. (나) 정부는 포괄협정(UA)이 용산기지 이전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하여 재정부담의 근거가 되는 내용은 모두 UA에 있으므로 국회의 비준동의를 받아야 하나, IA는 UA에 종속된 하위의 조약으로서 UA로부터 위임받은 절차적․기술적 사항을 규정하는 문서이기 때문에 국회의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협정의 이행을 위해 향후 한미 양측간에 성안될 기술양해각서(E-MOU), 종합시설계획서(Master plan : MP) 및 비용지급절차합의서 등은 양 당사국간의 중대한 권리의무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은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국회동의가 역시 필요 없다고 한다. (다) 헌법상 국회의 동의를 거친 조약은 법률과 동일한 효력을 지니므로, 조약체결은 입법행위의 일종인바, 조약의 성립 과정에도 헌법상 원리인 법치국가원리가 작동되어야 한다. 따라서 동의를 위하여 국회에 회부되는 조약안은 내용이 명확하고 구체적이어야 하는바, 그 규정이 지나치게 추상적이거나 모호하여 그 내용과 적용범위가 과도하게 광범해서는 안 되며, 나아가 국민이 수범자가 되는 경우에는 규범 내용과 적용에 관하여 예측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더욱이 그 내용이 특정사안을 대상으로 하여 처분적이라면 구체성의 요구는 더욱 높아진다.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가하거나 국민의 권리․의무와 관련된 내용(입법사항)이 있는 조약은 대의기관인 국회가 나서서 국가나 국민에게 부과되는 재정적 부담이 수용 가능하며 적정한 것인지, 재정부담의 목적이 정당한지, 국민의 권리를 지나치게 제약하지 않는지 등 전반적인 검증 절차를 통하여 국가의 재정, 국민의 재산권 등 기본권 침해소지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약은 국회에 대하여 검증에 필요한 충분한 자료를 제시해야 할 것이고, 이것은 대통령이 국회에 조약동의안을 회부하기 위한 최소한의 요건이 된다. 그런 점에서 독일의 라인마인 공군기지이전협정이 본 협정 이외에 세부항목별 소요비용과 일정표를 담은 건축계획, 분기별 재원조달 내역과 상한선이 명시된 재정계획 심지어는 반환될 공군기지의 환경오염구역 목록까지 협정의 불가분의 부속문서로 못박아서 일괄하여 의회의 비준을 받은 것은 조약의 헌법적합성에 충실한 모범사례로 평가된다. (라) 우리의 이전협정에서 포괄협정(UA)에 비용부담과 관련한 규정은 한국측이 기지이전 소요비용 전액을 부담한다는 것과 그 소요처가 토지, 시설, 이사용역 그리고 기타비용이라는 대항목만 나와 있을 뿐으로(제2조 제4항, 제5조 제1항), 이에 대한 세부적 항목은 후속이행 절차에 따라 기술양해각서(E-MOU)가 작성되고, 종합시설계획서(MP)가 작성되어야만 알 수 있으며, 그때가 되어서야 소요비용의 개략적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이처럼 국회는 우리 재정의 규모와 조달방법, 그리고 부담비용의 규모가 과연 적정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아무런 자료가 없는 상태여서 국회가 그 동의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자료도 갖추어지지 않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UA는 추상적인 원칙과 비용부담의 대항목만 나와 있을 뿐 전체비용의 상한선조차 정해지지 않아 재정이 얼마나 소요될지 전혀 예측도 할 수 없는 조약으로서 조약의 내용 자체가 모호하여 위헌이 될 뿐더러, 국회 동의절차에 회부하기 위한 기본적인 요건조차 충족되지 않아 그 자체로 국회의 조약체결에 대한 비준동의권을 침해하여 위헌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마) 설사 정부측 논리대로 IA가 조약인 UA로부터 위임받은 사항을 규정한 하위규범이라 하더라도 국민에게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중요한 사항 내지 본질적 요소에 해당하는 소요비용의 구체적 항목과 총액을 법률적 효력이 있는 조약에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규정하지 아니한채 그 내용을 모두 IA 등 하위규범에 포괄하여 백지위임함은 협정의 수범자인 국민으로 하여금 재정부담의 규모를 전혀 예측할 수 없게 하고, 나아가 SOFA 합동위원회의 자의적인 행정입법권(이행약정 등 하위협정의 체결)의 행사에 의해 국회의 조약체결에 대한 비준동의권을 형해화한다는 점에서, UA는 헌법상의 포괄위임금지원칙에 반하여 위헌으로 볼 수 있다. (2) 이행합의서(IA)의 위헌성 (가) IA는 용산기지 이전을 위해 설립된 용산기지이전계획특별분과위원회의 합의권고를 주한미군지위협정 합동위원회가 승인하는 형식 즉 한미 SOFA의 부속문서로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 한미 SOFA에는 ‘개별시설과 구역의 공여와 반환’에 대한 규정이 있을 뿐 ‘총류적 개념으로서의 기지’ 이전과 관련한 명문의 규정이 없다는 점에서 IA를 소파의 부속문서로 둘 법적 근거가 없다. 국가간에 이행의무를 담은 문서상 합의라면 그것의 형식과 명칭을 불문하고 조약이 되므로 IA도 그 내용이 국가에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것이라면 마땅이 국회동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정부가 UA만을 국회의 동의대상으로 삼고 IA는 국회 심의과정에 보고자료로만 제출함은 대의기관인 국회의 조약체결에 대한 비준동의권 내지 입법형성권을 정면으로 침해하여 국민주권의 원리, 권력분립의 원리 및 민주주의원리에 반하여 위헌이라고 하지 않으면 안된다. (나) IA는 서명권자가 SOFA 합동위원회 대표이다. 주둔군지위협정 제28조 제1항 1문은 합동위원회가 “본 협정의 시행에 관한 상호협의를 필요로 하는 모든 사항에 관한 대한민국 정부와 합중국 정부간의 협의기관”으로 설치되었다고 명시하여, 합동위원회 대표에게 검토와 협의를 넘은 조약 체결권한을 부여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IA는 UA를 시행하기 위한 절차적․기술적 사항을 규정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실질이 국회의 동의를 요하는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는 조약이란 점에서, 기관간 약정 체결권자에 불과한 SOFA 합동위원외 대표가 IA에 서명하는 것은 그 권한을 넘어선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따라서 IA도 정부대표및특별사절의임명과권한에관한법률 제5조 제1항 단서에 의해 대통령이 임명한 자(또는 외교통상부장관)만이 교섭권과 서명권을 가진다고 보야야 하는바, IA는 국내법상 정부대표및특별사절의임명과권한에관한법률 규정도 위배한 문서가 되는 것이다. 다. 90년 무효문서를 합법화시키는 IA조항의 불법성 (1) 90년 문서의 무효성 90년 용산기지이전 합의각서/양해각서(MOA/MOU)는 내용상 국회동의를 요하는 중요조약에 해당함에도 대통령으로부터 정부대표 임명장을 받지 않은 당시 이상훈 국방부장관이 서명하였고, 헌법상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임에도 국회의 동의를 받지 않았는바, 이렇게 90년 용산기지이전 관련문서는 그 내용상 중요조약에 해당함에도 적법한 권한 없는 자가 서명하고 국회의 동의를 결여한 중대한 하자로 인해 원칙적으로 무효이다. 상대국인 미국도 이러한 하자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으므로 비에나협약 제46조에 의하더라도 조약체결권에 관한 국내법 규정의 위반이 명백하며 또한 근본적으로 중요한 국내법규칙에 관련되어 있으므로 위 90년 문서는 국제법상으로도 무효이다. 1991. 5. 20. 당시 SOFA 합동위 한국대표인 외무부 반기문 미주국장은 주한미군 부사령관 포글만의 강요에 의해 한미합동위원회의 합의로서 위 각서가 합법적이고 구속력이 있다는 취지의 내용을 담은 권고문에 서명하였는바, 위 서명행위는 비엔나협약 제51조에 해당하여 무효이고 설사 무효가 아니라 해도 외무부 미주국장은 권한 없는 자에 의해 체결된 각서의 효력을 사후에 추인할 아무런 법적 권한이 없으므로 권고문에 의해 각서의 효력이 사후에 추인될 수 없다. (2) 관련 IA조항의 불법성 IA 제1조에서는 1990년 합의각서와 양해각서 그리고 1991. 5. 20.자 주한미군지위협정 합동위의 합의각서에 대한 승인조치를 참조문건으로 나열하고, 제2조에서는 본 UA와 IA가 위 90년 합의각서와 양해각서를 대체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체한다(supercede)”라는 표현은 대체의 대상이 되는 문서가 적법․유효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개념인바, 역으로 90년 문서에 유효적법성을 부여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온다. IA에서 참조문건으로 90년 문서를 나열하고 있는 것 역시 사실상 관련문서의 유효성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 보아야 하고, 더욱이 90년 무효문서를 합법적으로 승인한 91년 SOFA 합동위 결의가 참조문건으로 온전히 살아 있다는 점에서 90년 문서는 정부측 주장과 달리 효력을 완전히 상실한 것으로 볼 수 없는 것이다. 라. 상위조약을 무력화시키는 권한을 실무기구에 부여한 협정체계의 위헌성 (1) UA는 용산기지이전협정의 이행과 관련하여 SOFA 합동위원회와 그 산하에 설치되는 ‘용산기지이전계획을 위한 특별분과위원회’가 용산기지 이전사업의 실무집행을 주관할 뿐만 아니라 이전사업을 최종 감독하도록 하여 위 SOFA 실무기구가 사업집행에 대한 최종 권한과 책임을 지도록 되어 있고(제3조 제1항), 나아가 SOFA 합동위에게 IA 이하 세부협정까지 체결, 개정할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제6조, 제7조 제2항). 한편 독일 라인마인협정의 각종 실무기구들은 나토 SOFA와 무관하게 구성되어 말 그대로 실무적인 집행기구로서의 기능에 제한되는데, 라인마인협정의 실무위원회에는 독일과 주유럽미공군 뿐만 아니라 민간으로서 이해당사자인 마인항공(주)의 참여를 보장하고 있고, 기획위원회에는 지방정부 관계자까지 참여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는 우리 용산협정에서 실무기구인 SOFA 합동위원회에 주한미군사령부 관계자와 한국의 중앙정부 관계자만이 참여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이해당사자인 민간과 지방정부의 참여가 완전히 봉쇄되어 민주적 의견수렴 절차가 배제된 것과 큰 대조를 이룬다. (2) 용산기지이전협정의 경우 한미SOFA 합동위원회나 그 하위 실무기구들에 전횡과 불법을 휘두를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즉 국회의 비준동의를 유일하게 받는 UA의 경우 포괄적인 내용만을 담고 있기 때문에 수 조원이 소요되는 이전사업의 실질적인 계획과 추진은 사업의 최종 집행과 감독권을 갖는 한미SOFA 합동위원회와 그 산하의 기구가 맡을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조약체결권도 없고 실무기구에 지나지 않는 한미SOFA 합동위원회 및 그 산하 실무기구가 사실상 조약의 해석권과 집행권을 독점하게 됨을 뜻한다. 따라서 미국이 SOFA 합동위를 통하여 얼마든지 국회의 비준동의를 받은 상위조약인 UA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후속 세부협정(E-MOU, 비용지급절차합의서, MP 등)을 체결하여 우리 국회의 통제를 받음이 없이 이를 임의로 집행하는 일이 예상되는바, 이러한 협정체계야말로 헌법 제60조 제1항에 규정된 조약체결에 대한 국회의 비준동의권을 침해하여 위헌이라 할 것이다. 3. 용산기지이전협정의 비용부담의 문제 가. 한국측 비용전담의 부당성 (1) 미군기지이전시 대체비용부담의 원칙 (가) 시설과 구역 반환시 대체시설 제공에 관하여, 한미양국은 시설과 구역의 이전을 요구한 측이 이전비용을 부담한다는 것이 한미양국의 관례이고 국제적 관례라고 한다. 용산기지이전 역시 한국측이 먼저 요구한 것이므로 이 관례에 따라 한국측이 이전비용과 대체시설 제공비용을 모두 부담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형평성의 측면에서 보면 시설과 구역의 이전으로 이익을 얻는 수혜자가 비용을 부담하는 것도 아니고 단지 먼저 이전을 언급한 측이 비용을 부담한다는 것은 불합리하다. (나) 연합토지관리계획협정상 협상과정에서 미군측이 먼저 반환가능한 기지로 제시한 동두천 캠프 님블과 의정부 캠프 홀링워터에 대하여 한국이 각각 1,082억원과 289억원을 들여 대체시설을 제공하기로 한 것으로 볼 때, 과연 먼저 이전을 요구한 측이 비용을 부담한다는 것이 양국간 확립된 관례라고 볼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실상은 한국이 일방적으로 미군기지 반환과 이전에 관련된 비용을 과다하게 부담하고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 (다) 독일의 라인마인협정에 따르면 독일의 요구로 미공군기지가 이전함에도 불구하고 독일측의 부담 이외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최소 1억5천7백50만 마르크(이는 총 재원 7억 2,780만 마르크의 21.6%에 해당하는 액수임)의 비용분담을 요구하고 있는데, NATO는 실제로 이 금액을 부담하였다. NATO가 건설비의 일부를 부담하는 것은 나토 역시 이전된 기지를 이용함으로써 수혜자가 되기 때문인바, 이 같은 사실은 정부측 설명과 달리 원인제공자부담원칙보다 수혜자부담원칙이 형평에 맞고 국제적으로도 통용되는 관례임을 보여준다. (3) 한국측 비용전담의 불공평성 용산기지반환은 서울 중심부에 외국군기지가 위치하고 있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차원에서도 거론되었는데, 90년 당시엔 한국이 먼저 용산기지 이전을 요구했지만 최근에는 미국의 세계 군사전략 변화에 따른 미군의 재배치계획(GPR)에 따라 용산기지를 평택지역으로 옮겨 미군이 동북아지역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급속도로 추진되고 있으므로 분명히 미국의 이해와 요구에 의한 측면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원인제공자부담의 원칙에 의하더라도 한국이 비용을 전부 부담해야 한다는 정부측 주장은 설득력을 갖기 힘들다. 이전을 먼저 요구한 측이 이전비용을 부담한다는 명분으로 양국간 호혜평등의 원칙에 어긋나게 한국이 과다한 비용을 부담하는 불평등한 협정은 합리적 분담으로 조정되어야 마땅하다. 나. 비용부담의 총액 등이 명시되지 않은 문제점 (1) 용산기지협정은 UA, IA 어디에도 한국측이 부담하는 이전비용의 총액과 세부항목별 상한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이전비용의 총액을 3조 5천억원에서 4조 8천억원으로 추산하는 정부의 주장은 협정상 아무런 규정성도 갖지 못하며, 그 이상으로 소요된다고 하더라도 한국정부로서는 어쩔 수 없이 비용을 부담할 수밖에 없는 상태이다. (2) 한편 독일의 라인마인협정에는 추가적 건설비용(부대비용)을 포함한 총 건설비로 7억2천7백80만 마르크가 명시되어 있고, 부록에는 세부항목별 건설비까지 적시되어 있다. 여기에는 ‘비상시 투입된 고용원들을 위한 침실 3개’라는 세부항목과 이에 대한 자세한 묘사, 소요경비, 완공시기까지 언급될 정도로 매우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독일의 경우에는 미국이 사후에 임의로 비용을 요구할 여지가 없는 것이다. 또 라인마인협정은 건설비가 협정상에 규정된 액수를 초과할 수 없으며 만약 초과할 경우 건설사업의 규모나 사업 수를 줄이도록 규정하고 있고, 남은 금액은 반환하도록 되어 있다. (3) 이전비용의 총액이 얼마가 될지 알 수 없는 기지이전협정에 우리 정부가 서명한다는 것은 미국에 백지수표를 내어주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또 국회가 우리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움이 명백함에도 비용의 총액조차 명시되지 않은 위 협정을 비준동의하는 행위는 국회의 이름으로 무제한적인 비용부담을 보증해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총비용을 명시하면 오히려 불필요한 초과지출이 생길 수 있다”는 정부측 논리도 남은 금액의 반환을 명시한 독일의 예에 비추어 궁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다. 공여 토지 규모의 문제점 라. 시설제공 비용 마. 이사용역 제공비용 바. C4I 제공비용 사. 소파 외 청구권 아. 기타 비용 자. 비용조달방법 차. 환경문제 4. 맺음말 이상과 같이 용산기지이전협정은 근본적으로 미군의 동북아지역군화를 겨냥한 주한미군재배치라는 미국의 변화된 군사전략을 그 직접적 배경으로 하고 있는바, 대한민국의 방위에 한정되는 한미 상호방위조약과 상충되어 한국의 주둔지 공여의무의 범위를 벗어나고, 나아가 헌법상의 국제평화주의원칙에 반하고 우리 국민의 평화적 생존권을 침해할 위험성이 높아 위헌일뿐더러 세부항목과 비용의 총액이 명시되지 않은 포괄협정만을 국회동의 대상으로 삼아 국회의 중요조약에 대한 비준동의권을 형해화시키고 SOFA 합동위를 통해 사실상 미국에게 백지위임의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위헌이며, 기지이전으로 혜택은 미국이 입음에도 우리가 비용전액을 부담함은 국제법상 호혜평등의 원칙에 반한다고 보아야 한다. 협정의 이러한 심각한 문제점은 정부가 그간 미국과의 협상과정에서 국민들의 민주적 의견수렴 절차를 배제한 채 밀실협상으로 일관, 미국측의 협상전략에 질질 끌려온 비자주적, 비민주적 태도에 기인한 바 크다 할 것이다. 미국과 정부여당이 이전협정의 연내 비준동의를 다짐하고 있는 마당에 공은 이제 국회로 넘어왔다.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의 생존, 국민의 막대한 혈세부담이 걸린 중차대한 사안을 앞에 놓고 국회는 정파를 뛰어 넘어 국민의 대의기관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헌법이 부여한 직분을 다하여 협정의 위헌성, 불평등성을 면밀히 검증하여 비준동의를 거부하고, 정부에게 원점에서 다시 협상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이는 편협한 민족주의가 아니라 호혜평등에 입각한 한미관계의 정립과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을 바라는 국민적 요구에 충실히 복무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