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2005/03/10][보고] 평택범대위 출범식 및 1차 범국민대회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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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미군기지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 출범식 및 제1차 범국민대회
 
 
 
5일 오후, 평택 미군기지 확장 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 출범식 및 제1차 범국민대회가 대추리분교와 황새울 들녘에서 개최됐다. 지난 달 22일 결성된 범국민대책위(이하 범대위)는 5일 현재 참여단체 수가 133개로 늘어났다.
이 날 출범식에는 현지 주민과 노동자, 농민, 여성, 학생 등 각계각층에서 약 1,000여 명이 참가해 미군기지확장 저지를 위한 투쟁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평통사는 홍근수 상임대표, 변연식·임종철·진관 공동대표, 정혜열 고문, 강정구 평화통일연구소장, 서울·인천·부천·대전충남 평통사 회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오후 3시, 범대위 공동집행위원장인 김종일 사무처장의 사회로 시작된 출범식은 주민대책위에서 제작한 '미군기지확장반대' 노란색 깃발과 범대위 참가단체들의 깃발이 들녘을 타고 온 바람에 나부껴 장관을 연출했다. 행사를 여는 내내 대추리 상공에는 미군헬기가 저공비행을 하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고, 주민들은 굉음을 내뿜는 헬기에 분노의 함성과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오늘은 반미연합세력과 친미정부세력과의  싸움이 시작된 날
경기민청 풍물패가 주민들과 함께 뛴 신명나는 길놀이가 끝난 후 평화바람 대표이자 대추리 주민인 문정현 신부가 "Don't touch! This is our land!(건드리지 마라! 여긴 우리 땅이다!)"라고 씌인 피켓을 들고 단상에 올랐다. "오늘을 많이 기다렸다. 이 곳으로 이사온 지 20일 정도 됐는데, 그 동안 토지조사와 건물조사를 한다며 국방부, 토지공사, 주택공사, 한국감정원 등에서 팽성땅을 침투했지만 주민들은 죽음을 결사하고 막아냈다. 차로 들어오면 트럭으로 따라가고, 배로 들어오면 배를 타고 쫓아가서 막았는데, 헬기를 타고 나타나 사진을 찍으니 미치고 환장하겠더라...새총이라도 있으면 맞혀 떨어뜨리고 싶더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범대위가 출범하는 오늘을 "반미연합세력과 친미정부세력과의  싸움이 시작된 날"이라고 선포한 문 신부는 "여기서 승리하면 새로운 자주와 생명의 장을 열게 될 것"이라며 "생명의 땅을 무기를 심는 죽음의 땅으로 만들지 못하도록 자부심을 가지고 새 지평을 열 각오로 투쟁에 임하자"고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이어서 팽성대책위 김지태 위원장이 무대에 올라 "30년 전 미군들과 함께 운동회도 하고 마을잔치도 하며 한미우호증진을 다지던 이 곳이 이제는 미군기지 몰아내는 전초기지로 뒤바뀌어 버렸다"며 말문을 열었다. 김 위원장은 "미군기지확장사업을 벌이고 있는 사람들이 입만열면 '주민들의 고통을 다 안다'고 얘기하는 데, 그 중에서 10명만 이 자리에 나와 '주민고통과 국가안보를 생각할 때 차라리 옷 벗는 게 낫겠다'고 말한다면 미군기지는 이전하지 못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이제 미군기지를 막기 위한 모든 준비는 돼있다. 더 이상 불필요한 논쟁과 토론을 벌일 것이 아니라 현재 결집된 이 힘으로 언제, 어떤 방법으로 미국놈들을 몰아낼 지만 결정하면 된다. 아직 참여하지 못한 시민사회단체들과 국민들의 힘을 모아 반드시 저 미군기지를 몰아내자"고 호소했다.
가수 박 준씨가 무대 밑에서 '반민반전가'와 평택주민들을 위해 '유정천리'를 개사해 만든 곡을 불러 주민들에게 큰 힘을 보탰다. 김용한 평택범대위 상임공동대표와 최선희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사무처장, 서정길 전농 부의장의 정치연설 후 참석자들의 머리위로 대형성조기가 펼쳐졌다. 잠시 후 참석자들에 의해 대형성조기는 갈기갈기 찢겨졌다. 상징의식 후 홍근수 평통사 상임대표가 "역사적인 평택 미군기지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의 출범을 만천하에 선포"하는 출범선언문을 읽어 내려갔다. 참가자들은 선언문을 통해 "자신의 삶을 송두리 째 뿌리 뽑혀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피눈물을 흘리는 주민의 눈망울을 외면할 수 없는 이들이 손을 맞잡고 소중히 가꿔온 보금자리를 대대손손 이어가려는 평택주민들의 간절한 소망을 지키고, 주한미군 역할확대를 저지하여 한반도의 평화를 지켜내자"고 호소했다.
황새울들녘에서 피워올린 범국민 염원의 촛불
깃발을 앞세우고 황새울 들녘에 난 길을 따라 진행된 행진대열은 K-6 기지 철조망 앞에서 멈췄다. 그리고 학생들이 선두에서 경계중이던 경찰저지선을 무너뜨리고 길을 열었다. 참석자들은 너도나도 준비해간 소원천과 깃발을 철조망에 걸었다.

봄을 기다리던 들판 곳곳은 주민들이 피워올린 불꽃과 연기로 가득했고, 연기가 바람을 타고 기지 안으로 넘어가자 긴장한 미군이 소방차를 대기시키고 주민들을 향해 호스를 조준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행진과 더불어 철조망 앞에서 열린 1차 범국민대회는 한총련, 민주노동당, 민주노총을 대표한 연사들의 짧은 발언으로 마무리됐다.
그리고 들판에서 186일 째 촛불집회가 시작했다. 예상보다 많은 수의 참여로 양초가 부족하자 사회를 맡은 송태경 홍보부장은 "'촛불대신 주먹을 듭시다!'라고 제안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평택 도두리가 고향이고 평택대책위 고문을 맡고 있는 가수 정태춘씨가 나와 "평택에 살고 있지도 않고, 이 곳에 땅 한평도 없지만 현지 주민들의 입장에서 끝까지 함께 하기 위해서 참석했다"며 주민들을 격려했다. 정씨는 "아직 제목을 붙이지 못했지만 주민들을 위해 만들었다"며 새 노래를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너희가 커다란 아가 리를 벌리고 거침없이 몰려올 때 우리는 삽과 낫, 호미를 들고 스스로를 지킬 밖에...황새울은 농사꾼의 땅이오 대추리 도두리는 우리들의 전부라...탐욕과 전쟁의 불길을 막고 여기 평화의 농사를 지어야 하네...'
유난히 찬 바람이 불었던 황새울 들녘에서의 촛불집회를 마치고 평통사 회원들은 컨테이너에 모여 간단한 식사를 하며 정리의 시간을 가졌다. 앞으로 전개될 평택투쟁에 평통사가 앞장설 것을 결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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