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2005/08/09] [탄원서] 도두리주민들이 대양학원 이사회에 보내는 탄원서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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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 원 서


수 신 : 학교법인 대양학원 이사회 귀중
참 조 : 학교법인 대양학원 재단 사무국
발 신 :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도두2리 주민 일동
제 목 : 평택미군기지확장 대상지역에 포함된 대양학원 부지 매각에 관한 탄원서



존경하는 김호진 이사장님! 그리고 여러 이사님!

세종대학교의 정상화를 위해 힘쓰시는 여러분께 경의를 표합니다.

저희는 정부의 미군재배치사업으로 인한 토지 수용으로 쫓겨날 위기에 놓여있는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도두2리 주민들입니다.
미군기지확장대상지역에는 대양학원이 소유하고 있는 약 28만여평의 토지가 있습니다. 이중 17만여평은 농지이고 나머지 8천여평은 주민들이 택지로 전환한 땅입니다. 저희는 주로 대양학원 소유 택지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입니다.

저희는 이사장님과 여러 이사님들께 대양학원이 소유하고 있는 부지를 정부에 매각하지 말아달라는 탄원을 드리고자 합니다.

저희는 이미 50여년 전에 미군기지가 들어서면서 보상한 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쫓겨난 사람들입니다. 그 후 저희는 추위와 바닷물에 아이들을 잃어 가면서 가래와 지게로 바다를 막아 농지를 이루고 이제껏 살아왔습니다. 그러는 동안 등기내주고 세금 받아간 일 밖에 없는 정부가 이제 와서 ‘국가안보’라는 이름으로 또 다시 자식같은 농토를 빼앗으려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농사짓고 있는 땅은 홍수와 가뭄이 없고 특등과 1등급 쌀만 나는 옥토입니다. 정부는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이런 땅을 미군기지와 골프장을 만드는데 갖다 바치려 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미2사단을 평택에 옮겨 전쟁기지를 만들려고 한답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349만평이나 되는 땅과 정부 추산만으로도 5조 5천억원에 이르는 엄청난 이전비용을 미군에게 갖다 바치려 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부는 이 땅에 살고 있는 저희들과는 일언반구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미군기지 확장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정부의 이런 부당하고 비민주적인 사업 강행을 납득할 수도 없고, 받아들일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약 3년 전부터 대추리 등 미군기지확장 대상지역 주민들과 함께 평택미군기지확장을 반대하는 투쟁을 시작하였고, 마을 이장들이 핵심 간부로 있는 평택미군기지확장반대 팽성대책위원회(위원장 김지태)를 중심으로 지금까지 320여 일째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저녁 촛불행사를 진행하는 등 각종 투쟁을 전개해 왔습니다.
올해 초에는 130여개 단체가 참여하여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평택범대위)가 결성되었고, 지난 7월 10일에는 전국각지, 각계각층에서 1만명 이상의 국민이 모여 평택미군기지확장을 반대하는 대규모 행사를 치르기도 하였습니다.

저희는 보상 몇 푼 더 받기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닙니다. 정부의 행태가 너무도 부당하기 때문에 싸우는 것이고, 이곳에서 사는 것이 가장 좋기 때문에 여기서 내쫓지 말아달라고 호소하는 것입니다. 더욱이 여느 농촌과 마찬가지로 저희 중 다수는 어디 가서 새로운 삶을 개척하기도 어려운 60~70살 이상의 노인들입니다. 지금 협의매수에 응하고 있는 주민들도 미군기지확장이 국책사업이라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땅을 팔고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대양학원 소유 부지에 거주하고 있는 저희들은 더욱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만약 대양학원이 미군기지확장 대상지역에 포함된 소유 부지를 정부에 매각하게 되면 저희는 거주의 법적 근거가 상실되어 이곳에 살고 싶어도 살기 어렵고, 싸우고 싶어도 싸우기 어려운 처지에 빠지게 됩니다.
지금 이사장님을 비롯한 이사 여러분은 저희 농민들이 내년에도 농사를 지을 수 있을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위치에 서 계십니다. 부디 저희의 절박한 처지를 외면하지 말아 주십시오.

지금 미군기지확장 대상지역 주민들 다수는 정부의 사업 강행에 맞서 완강하게 싸우고 있습니다. 평택범대위도 미군재배치가 주민의 생존권을 유린할 뿐만 아니라 한반도 평화를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보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정부의 사업추진 일정에도 상당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는 주민이 끝까지 투쟁하고 평택범대위를 중심으로 국민의 반대 여론이 높아진다면 평택미군기지확장을 막아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매향리미군국제폭격장폐쇄투쟁이나 부안핵폐기장 반대투쟁의 경험은 저희의 믿음이 결코 허황된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봅니다.

김호진 이사장님! 여러 이사님!

정부의 압력도 예상되고, 학원발전을 위한 재정적 요구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희 농민들의 처지와 한반도 평화를 지킨다는 차원에서 대양학원 부지 매각 결정만은 재고해 주시기를 간곡히 요청드리는 바입니다. 그것이 정상화된 대양학원과 세종대학교의 명예와 위상을 세우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김호진 이사장님을 비롯한 이사 여러분의 건강과 행운을 빕니다.

2005.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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