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2005/06/24][동두천] 미군트럭에 의한 김명자씨 압사사건 개요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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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대형트럭(LMTV)에 의한 압사사건 종합보고서
(2005.06.16, 주한미군의 대형트럭에 의한 압사사건 진상규명 투쟁 비상대책위원회)
사건 개요

■ 발생일시 : 2005년 6월 10일 오후 1시 50분경
■ 발생장소 : 경기도 동두천시 생연동 동두천 정형외과 앞 사거리 인근
■ 가해자 : 운전자 미군 브라이언트 제프리 (86년생, 남, 일병, 미8군 헌병여단 55헌병중대)
선탑자 미군 콕 카산드라 데릴레 (77년생, 여, 병장, 소속 상동)
■ 피해자 : 김명자 (51, 여, 경기도 양주시 은현면)

■ 사건개요

2005년 6월 10일 오후 1시 50분경 경기도 동두천시 동두천 정형외과 앞 사거리 횡단보도 인근에서 차량 신호대기중 우유 배달용 손수레를 몰고 길을 건너다 신호가 바뀌면서 중앙선에 멈춰서있던 김명자씨가 미2사단 55헌병중대 소속 브라이언트 일병이 운전하던 2.5t 화물트럭(LMTV M1078)에 치여 그 자리에서 숨졌다.

사고 직전 미군 트럭은 편도 2차로 중 1차선에 신호대기 중이었고, 피해자 김씨는 사고지점 인근 우유대리점에서 길 건너 직선거리에 있는 납품처에 가기위해 우유배달용 손수레를 끌고 미군 트럭 앞을 지나가는 중이었다. 손수레가 중앙선을 막 넘으려는 순간 반대편 차선에서는 차량들이 진행중이었고, 이에 김씨는 더 이상 가지 못하고 중앙선 부근에 멈춰섰다. 이윽고 미군 트럭이 신호를 받고 진행하기 시작하면서 김씨를 그대로 치고 나간 것이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처음 미군 트럭 좌측 범퍼가 손수레의 왼쪽 손잡이 부분을 치고, 그 충격으로 손수레가 돌면서 피해자가 뒤로 쓰러져 중앙선을 걸쳐 미군트럭 앞에 누워있는 상황에서 앞바퀴로 피해자의 배부분을, 뒷바퀴로 피해자의 목과 가슴부분을 밟고 지나가면서 그 자리에서 즉사케한 것이다. 주변의 많은 목격자들은 피해자가 처음 앞바퀴로 밟고 지나갈 때만 해도 살아있었으나 뒷바퀴로 가슴께를 정확히 밟고 지나가면서 입에서 피를 뿜으며 죽었다고 말하고 있다.

김씨의 시신을 검안한 담당 의사는 당시 미군 차량이 거의 일직선으로 지긋이 누르고 지나가면서 외상은 거의 없지만, 갈비뼈가 대부분 부러진 것을 비롯해 흉골, 쇠골, 경골 등 상반신 부분의 뼈가 거의 모두 부러졌고, 척추뼈도 세동강이 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사고 직후 인근 병원에서 직원들이 나와 들것에 실으려고 할 때 시신이 힘을 받지 못해 양쪽에서 들어올릴 수 없을 정도였다. 사인은 다발성 늑골 골절이 동반된 심장 및 폐손상에 의한 사망으로 밝혀졌다.


진행 경과

사고 직후 동두천 지구대에서 현장에 나가 미 헌병대와 현장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현장조사는 철저히 미측 통제 하에 진행되었다. 미 헌병대가 직접 사고 현장에서 차량 크기와 도로 폭 측정, 거리 계산 등 실질적인 현장조사 활동을 벌였다. 한국 경찰이 한 것이라고는 교통 정리 및 인원 통제, 주변 목격자에 대한 탐문수사 뿐이다. 내국인 같으면 사망사고인 만큼 바로 구속되었을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경찰은 기초조사를 위해 파출소로 동행 요청조차 하지 못하고, 다만 주변에 있던 카투사를 통해 인적사항을 파악하는 것에 그쳤다. 이에 대해 경찰은 사고 현장을 수습하다보니 운전자와 선탑자는 사고차량에서 이미 하차한 후여서 직접 볼 수 없었고, 미헌병대 차량에 타고있다가 바로 부대에 복귀했음을 뒤늦게 알았다고 해명했다.
이후 오후 6시가 좀 못되어 미군 운전자와 선탑자가 동두천 지구대에 출석하였으나 통역이 없다보니 한국 경찰이 아닌 미헌병대가 운전자와 선탑자에 대해 진술을 받아 경찰에 건네주었고, 본격적인 조사를 위해 신병은 양주경찰서로 인계됐다.

미군 일행이 양주경찰서에 도착한 시간이 대략 오후 7시경. 사고가 발생한지 5시간 정도 지나서였다. 그나마 SOFA상 조사시 미 정부대표가 반드시 참여해야하는 문제로 조사는 바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한시간여가 흐른 오후 8시경에나 시작되었다. 이때도 한국경찰은 따로 통역을 구하지 못해 미2사단측 통역이 배석했다. 조사는 약 1시간 반가량 진행되었는데, 선탑자는 다만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되었다.

소환조사를 마친 직후, 경찰은 간단한 브리핑을 갖고, 이번 사고는 미군 트럭이 공무중 사고도로 편도 2차로 중 1차선에 신호대기 중이었다가 차량신호가 녹색불로 바뀌면서 진행하던 중에 무단횡단을 하던 피해자 김씨를 미처 발견하지 못해 발생한 것으로, 무단횡단을 한 김씨의 과실이 사고의 주된 원인이라고 밝혔다.
경찰조사에 따르면, 미군 운전자는 신호대기 중 앞 차량이 출발하는 것을 보고 바로 출발하였는데 차체가 높다보니 앞에 사람이 지나가는 것을 전혀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또한, 피해자를 두 번 밟고 지나갈 때가지 사고가 난 사실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고, 뒷바퀴로 재차 밟고 지나간 직후에서야 주변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고, 차체가 울렁거렸던 느낌에 사고가 났다는 사실을 직감한 뒤 정차했다고 말했다. 소환 직후 양주서에서 미군 운전자에 대한 음주 측정도 하였으나 음주 사실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일단 미군 운전자를 업무중 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SOFA에 따라 신병을 미측에 인계했다.

경찰 브리핑을 마친 뒤 오후 10시경에는 한미 합동으로 현장 검증이 계획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한시간여가 지난 뒤 미측은 현장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 미군 피의자가 신병의 위협을 느끼고, 초상권 침해를 원치 않는다며 돌연 계획을 취소했다. 이를 규탄하며 시민단체에서 언제 있을지 모르는 현장검증에 대비해 사고현장 인근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하였고, 12일 새벽 5시 20분 기습적인 현장 검증이 진행됐다.

당시 현장검증은 언론에조차 사전에 알리지 않고 비공개로 진행되었으며, 총 1시간여에 걸친 검증과정에서 사고 전과정을 직접 재연하며 검증한 시간은 고작 13분으로 매우 형식적으로 진행되었다.
더욱이 사고원인으로 운전자가 “피해자를 두 번이나 깔고 지나가면서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 실제 검증이 반드시 필요했음에도 사고차가 넘어진 피해자를 두 번이나 타고 지나가는 상황을 재연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신체 조건과 비슷한 마네킹 등 대체물도 없이 졸속으로 진행되었다.

이에 대해 같은 날 오후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와 비대위 관계자들이 양주경찰서를 항의 방문해 경찰서장과 면담을 가졌다. 이 과정에서 “선탑자는 피해자를 보았다” 그리고 “운전자는 물컹하는 느낌을 받고 섰으나 이미 앞,뒤바퀴로 피해자를 타고 넘어간 후였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그동안 발표된 내용과는 전혀 상반된 것으로 한국 경찰이 사건사실을 은폐, 조작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였고, 다음날인 13일 오전 언론에서 크게 보도되었다. 그러자 파문이 커질 것을 우려한 경기지방경찰청은 그날 오후 2시 제2청사에서 긴급 기자 브리핑을 가지고 조속한 진화에 나섰다.
경찰은 지난 1차 브리핑때 선탑자가 피해자를 보았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해 “일부러 숨긴 것이 아니라 당시 기자들이 질문을 하지 않아서”라는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이어 현재 사건에서 쟁점이 되고있는 “과연 피해자를 보지 못했는가” 하는 부분과 관련해, “선탑자는 신호대기중에 피해자가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고 말하고 선탑자는 피해자를 본 직후 운전자에게 “아주머니가 지나가는 걸 봤느냐?”고 물었지만 운전자가 소음으로 인해 듣지 못한 채 그대로 출발하는 순간 선탑자가 “아, 그 여자”라고 두차례 소리치고 백미러로 보니 이미 피해자가 쓰러져있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군 운전자는 처음 앞바퀴로 피해자를 밟고 넘어갈 때에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고, 뒷바퀴로 넘어갈 때에야 물컹거리는 느낌을 받고 그제야 사고가 난 사실을 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운전자는 경찰조사에서 차량 구조상 사각지대가 생겨 피해자를 미처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으나 현장검증 결과 1.7m의 운전석에서 피해자와 같은 158㎝ 키의 사람이 지나갈 경우 머리 숱이 약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말하고 “선탑자는 우측에 앉아있어 차량 우측에서 지나가는 피해자를 보기가 보다 쉬웠을 것. 하지만 차량 구조상 사각지대가 있어 잘 안보이기는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관련하여 경찰은 운전자도 피해자를 보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 부분에 대해 집중 조사할 것이라고 말하고, 처음 앞바퀴로 밟고 넘어갔을 때 사고 사실을 알고도 계속 진행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 관련 미필적 고의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함께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선탑자, 부대장 등도 함께 소환해 보강조사를 벌인 뒤 다음주 중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다는 계획이다. 그에 따라 아직까지 현장 재검증의 필요성은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필요하다면 현장검증도 다시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사고의 문제점


1. 초동수사 등 전반적인 수사과정의 문제점

이번 사고에서 역시 초동수사의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 여중생사건 이후 한미당국은 초동수사 강화방안을 만들고 현장 공동조사 및 신병인도 전에라도 예비수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미 정부대표의 출석시간을 한시간 내로 강제하였다. 하지만, 진행경과에 나와있듯 처음 사고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미군의 얼굴조차 제대로 보지 못한 채 교통정리, 목격자 탐문수사 정도만 진행하고 정작 현장을 확보하고, 차량 크기와 도로 폭 측정, 거리 계산 등 실질적인 현장조사 활동은 모두 미군 헌병대가 담당하였고 곧바로 신병은 미측에 인계되었다.

이후 진행된 경찰 소환조사에서도 미 정부대표의 참여를 이유로 한시간여를 기다린 끝에 사고발생 후 5시간 정도나 지나서야 조사가 진행되었고, 그마저 자체로 통역을 구하지 못해 미2사단 통역이 배석하였다. 경찰은 운전자에 대한 음주 측정 관련, 경찰서에 도착 직후 바로 실시하였지만 이미 사고 발생 후 4시간 여가 흐른 뒤였다.

또한, 실제 차량 운행의 책임자를 맡고 있는 선탑자에 대해서는 다만 참고인 자격으로만 조사를 해 근본적인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조사내용에 있어서도 미군 운전자의 진술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 외에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지 못하다가 양주서 경찰서장의 돌출발언으로 그동안 숨겨져있던 새로운 사건사실이 확인되면서 사건 은폐, 조작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는 일도 있었다. 또한, 현장검증도 비공개로 졸속적으로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수사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2. SOFA의 문제점

이번 사고는 만일 내국인 같으면 사망사고이므로 피해자 과실 유무와 관계없이 일단 운전자가 구속되는 것과는 달리 구속수사조차 진행하지 못하는 점에서 SOFA의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이와 달리 지난 2003년 부평에서 발생한 미군 트레일러에 의한 박태헌씨 교통 사망사고의 경우, 피해자가 무단횡단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군 운전자가 바로 구속되었다. 비록 이번 사고와 같이 미군 차량이 공무중 운행중었으나 운전자가 미군이 아닌 한국인 노무자였기 때문이다.

SOFA의 문제점은 수사과정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초동수사 등의 문제는 앞서 지적한 바와 같고, 설사 명백한 미군의 과실이 드러나 우리 법정에서 처벌하려 하여도 현실적으로 쉽지가 않다. 공무중 사건의 경우 1차적 재판권이 미측에 있기 때문이다. 관련하여, 지난 여중생 사건 당시 한국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미측에 재판권 포기를 요청하였으나 거부당했다.
또한, 미군 공무차량은 책임보험조차 가입되어있지 않아 보험처리가 되지 않는 문제도 심각하다.

현재까지의 경찰 수사 발표에 대한 몇가지 의혹
1. 과연 미군 운전자는 피해자를 보지 못했나?
현재까지의 경찰 조사에서 미군 운전자는 피해자를 미처 보지 못해 사고를 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고 차량의 차체가 높다보니 전방에 사각지대가 생긴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전혀 근거없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 피해자가 도로를 건너던 당시 미군 차량은 주행중이 아니라 신호대기를 받고 정차중이었다.
차량이 달리는 상황에서 피해자가 갑자기 뛰어들었다면 모를까, 신호 대기를 받고 정차해 있던 상황에서 차량 앞을 지나가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 운전자 옆에 앉아있던 선탑자는 피해자를 보았다.
현재까지의 경찰조사 결과, 선탑자는 도로를 건너던 피해자를 본 것으로 확인되었다. 차량 구조상 운전자의 시야에 선탑자와 달리 장애가 될만한 특별한 것이 없고, 따라서 운전자 역시 피해자를 보았을 가능성이 크다.

- 현장검증 결과 운전자는 피해자를 볼 수 있었다.
경찰은 “운전자는 경찰조사에서 차량 구조상 사각지대가 생겨 피해자를 미처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으나 현장검증 결과 1.7m의 운전석에서 피해자와 같은 158㎝ 키의 사람이 지나갈 경우 머리 숱이 약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한, 경찰 발표 내용을 근거로, 자체적으로 키 158cm의 피해자가 차량으로부터 대략 60cm(현장검증 당시 설정치) 앞을 지나간다고 가정하고 실제 축적에 맞게 상황을 재구성 했을 때, 운전자가 볼 수 있는 시야는 피해자의 머리 부분을 거의 다 볼 수 있을 만큼 경찰 발표보다 좀 더 넓게 나타났다.

- 사고 차량은 사실상 사각지대가 없다.
사고차량(LMTV M1078)은 화물 및 병력을 수송하기 위한 최신형 트럭으로, 앞부분이 튀어나와 있는 것 없이 평평해 시야가 넓게 트여있다. (소위 ‘맹꽁이차’) 미군부대에 근무하는 이민수씨에 따르면, 사고 차량은 차체가 높다 하더라도 사이드 미러에 볼록렌즈가 붙어있어 사실상 사각지대가 없다고 봐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 당시 피해자는 머리에 빨간 모자를 쓰고 있었다.
더구나 당시 피해자는 머리에 빨간 모자를 쓰고있어 머리 윗부분이 약간만 보인다고 해도 훨씬 인식하기 쉬운 조건이었다.

따라서, 만일 운전자가 보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면, 차량 구조상 사각지대가 생기는 문제라기 보다는 운전자가 신호 대기중 전방을 주시하지 않고 졸거나 딴짓을 하고 있다가 갑자기 앞차가 출발하자 앞도 제대로 보지 않고 그냥 차를 바로 출발시켰다가 사고를 냈을 가능성이 더 크다. 내지는 중앙선 인근에 서있던 피해자를 보고도 피해자를 치지 않을 것으로 잘못 판단하여 사고를 냈을 가능성도 있다.

2. 운전자는 차량이 손수레를 친 사실을 알지 못했나?
현재까지 수사한 바에 따르면, 미군 차량은 제일 먼저 좌측 범퍼로 피해자가 몰고가던 손수레의 좌측 손잡이를 치고, 그 충격으로 손수레가 돌면서 바닥에 쓰러진 피해자를 앞뒤 바퀴로 두 번 밟고 지나간 것으로 되어있다.
따라서, 설사 운전자가 미처 피해자를 보지 못했다 하더라도 맨 처음 손수레와 충돌했을때 바로 사고를 인식하고, 정차했더라면 피해자가 바퀴에 깔려 그 자리에서 사망하는 끔찍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까지 경찰 수사에서는 미군 차량이 손수레와 충돌 당시 운전자가 사고 사실을 인식할 수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따로 언급한 바 없다. 그렇지만, 당시 손수레의 무게가 수레 자체의 무게를 포함해 최소 150kg 이상(당시 수레에 150ml 요구르트 30개 들이 21박스, 200ml 우유 최소 30개 이상 적재) 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그러한 경우 주행하던 미군 차량과 충돌시 상당한 소음과 함께 차체와 운전자를 비롯한 탑승자들에게도 상당한 충격이 전해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미군 트럭 바로 뒤에서 승용차를 운전하던 목격자 양종기씨의 진술에 따르면, 미군 트럭이 손수레를 치는 순간 ‘탁’ 하고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뒤에 있는 사람이 소음을 들을 정도였다면, 그 소리가 상당히 컸음을 알 수 있다. 적어도 운전자는 소음은 듣지 못했더라도 차체가 충돌시 충격으로 흔들리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고, 충돌로 운전자 좌측에 있던 수레가 반대편 차선 쪽으로 약간 밀리며 돌아갈 때 수레를 보았을 가능성도 있다.
또한, 피해자는 사고 당시 왼쪽 바지가 허벅지부터 무릎 아래 종아리 근처까지 찢어져 살이 드러날 정도였는데, 아마도 수레가 차량과 충돌하면서 피해자의 바지가 수레의 한 부분에 걸려 끌려가자 반사적으로 몸을 젖히게 되고, 결국 수레가 당기는 힘을 이기지 못해 바지가 찢어지면서 바닥에 등을 대고 쓰러진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순간 본능적으로 소리를 쳤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면, 수레와 충돌 당시 미군 운전자가 사고 사실을 인지할 수 있는 가능성 역시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3. 선탑자가 피해자를 본 직후 운전자에게 고지했지만 소음으로 인해 듣지 못했다?
경찰 조사에서 선탑자는 피해자가 차량 앞을 지나가는 것을 본 직후 운전자에게 “아주머지가 지나가는 것을 보았느냐”고 물었지만 운전자가 소음 때문에 듣지 못하고 차량을 출발시켰다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 차창을 닫았다면 소음은 문제될 게 없다.
사고 당시가 여름이라 에어콘을 틀었을 경우 차창을 닫고 운행했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경우 내부 소음은 거의 없다고 봐야하기 때문에 내부에 라디오를 크게 틀어놓았다거나, 운전자가 이어폰 등을 끼고있지 않았다면 소음 때문에 듣지 못했다고 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 주변 소음은 크지 않았다.
현장 사진을 검토한 바에 따르면, 당시 미군 트럭은 차창이 열려 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미군 트럭이 차창을 열고 운행한 것이 사실이라면, 주변 소음이 커서 못들었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당시 미군 트럭 바로 위에서 승용차를 운전하던 목격자가 미군 트럭이 손수레와 부딪히는 소리를 들을 정도였다고 하면, 차창을 열고 운행하고 있었다 해도 주변 소음이 그리 크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또한, 당시 차량이 빠른 속도로 주행중이 아닌 막 출발해서 속도가 매우 느린 상황이었기 때문에 소음은 상대적으로 훨씬 적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현장검증 당시 한국 경찰은 사고차량의 차창을 닫아둔 채 재연을 했다. 만일 사고 당시 차창이 열려져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도 차창을 닫고 재연을 한 것이라면, 검증 과정이 매우 허술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4. 과연 미군 운전자는 피해자를 앞바퀴로 처음 밟고 지나갈 때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는가?
당시 주변의 많은 목격자들은 “처음 앞바퀴로 깔고 지나갈 때만 해도 사람이 살아있었다. 그런데 다시 한번 뒷바퀴로 가슴 부분을 깔고 지나가면서 피해자가 입에서 피를 토하며 죽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따라서, 앞바퀴로 처음 밟고 지나간 뒤 사고가 난 것을 바로 인식하고, 정차하기만 했어도 피해자가 적어도 목숨은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진행 과정에서 미필적 고의가 있었는건 아닌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에서는 당시 미군 차량이 사고를 내고 정차하기까지 때까지 걸린 시간이 약 2~3초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미군 차량은 정차했다가 출발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진행속도가 매우 느린 상황이었고, 통상적으로 급제동에 걸리는 시간이 1초 미만이라고 한다면 미군 운전자가 앞바퀴에서 바로 사고를 인식하고 급제동하기엔 충분하다고 보여진다.
처음 양주경찰서에서는 미군들에 대한 1차 소환조사를 마친 뒤 미군 운전자가 앞뒷바퀴로 두 번 피해자를 타넘을 동안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다 경기경찰청 차원의 기자 브리핑에서 “미군 운전자는 처음 앞바퀴로 피해자를 밟고 지나갈 때에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고, 뒷바퀴로 넘어갈 때에야 물컹거리는 느낌을 받고 그제야 사고가 난 사실을 알았다”고 진술했다고 번복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 역시 설득력있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 상식적으로, 사람을 밟고 넘어가는데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을 리 없다.
사람을 밟고 넘어가는데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는 주장에 대해, 운전을 해본 사람들은 그건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돌멩이나, 개.고양이 같은 작은 짐승을 밟고 지나가도 느낌이 오는데, 사람을 밟고 지나가면서 바로 느끼지 못할 리가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두 번 다 느끼지 못한 것도 아니고, 앞바퀴로 처음 타고 넘어갈 때는 느끼지 못했다가 뒷바퀴로 넘어갈 때에 물컹하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은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이렇듯 과연 앞바퀴로 밟고 넘어갈 때 아무런 느낌이 없었는가 하는 부분을 밝혀내는 것이 사고의 진상 규명에서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정작 현장 검증에서는 그러한 과정을 재연할 때 피해자의 신체조건과 유사한 마네킹 등 대체물도 없이 졸속적으로 진행되었다.

- 담당의사, “앞바퀴에서 느낌이 컸을 것이고, 오히려 뒷바퀴에서는 거의 느낌이 없었을 것이다”
사고 직후 현장에서 피해자를 급히 후송해 응급치료에 나섰던 동두천 정형외과 담당의사의 소견에 따르면, “앞바퀴로 피해자를 타고 넘어갈 때 소리 또는 물컹거리는 느낌이 컸을 것이며, 오히려 뒷바퀴에서는 거의 느낌이 없었을 것이다”고 말하고 있다. 이것은 운전자의 진술과 전혀 상반되는 것이라 주목되고 있다. 피해자는 외상은 거의 없이 바퀴가 지나간 타이어 자국만 일직선으로 시커멓게 남아있었다. 반면 X선 촬영 결과 피해자는 갈비뼈가 거의 다 부러진 것을 비롯해 흉골, 쇠골, 경골 등 상반신 부분의 뼈가 대부분 부러졌다. 척추뼈도 3-4번과 11번이 부러지면서 세동강이 났는데, 가운데 부분의 길이가 약 20cm로 바퀴 사이즈와 대체로 일치하기 때문에 당시 트럭이 앞바퀴와 뒷바퀴가 거의 일직선으로 지긋이 누르며 지나갔다는 것을 말해준다.
따라서, 처음 앞바퀴로 타고 넘어갈 때 상반신의 뼈가 대부분 부러지면서 느낌이 크게 전해졌을 것이고, 뒷바퀴로 넘어갈 때에는 이미 뼈가 부러져있는 상태에서 거의 일직선으로 진행하였기 때문에 거의 느낌이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보다 설득력있게 전해지고 있다. 사인은 다발성 늑골 골절이 동반된 심장 및 폐 손상에 의한 사망으로 밝혀졌는데, 그나마 처음 앞바퀴로 넘어갈 때에는 갈비뼈가 심장 등 중요 장기를 보호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바로 사망에 이르진 않았으나 두 번째 넘어갈 때에는 이미 뼈가 부러진 상황에서 심장 등에 곧바로 압력이 가해지고, 부러진 뼈가 장기를 찌르면서 결정적으로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 당시 차량의 화물칸에는 미군과 카투사 여러 명이 함께 탑승하고 있었다.
또 하나, 목격자 진술을 통해 새롭게 밝혀진 사실은, 당시 사고차량의 화물칸에 미군과 카투사 여러명이 함께 탑승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경찰은 당시 사고차량은 장비를 운반하는 중이라고만 발표했다. 사고차량은 화물 운송을 기본으로 하나 병력을 수송하는데 쓰이기도 한다. 따라서, 경찰이 일부러 이러한 사실을 숨긴 것은 아닌지 하는 의혹이 일고있다.
이들은 이번 사고에서 매우 중요한 참고인들임에도 불구하고 참고인 조사조차 받지 않았다. 선탑자를 비롯해 이들 참고인들에 대해서도 앞바퀴가 넘어갈 때 아무런 느낌이 없었는가 하는 부분에 대해 조사를 하고 이들의 주장이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당시 차량 화물칸에 수명이 타고있었고, 사고 당시 이들도 직접 몸으로 느꼈을 것이기 때문에 이들 모두에 대해 조사한다면, 적어도 피해자를 두 번 타넘을 동안 느낌이 어떠하였는지 하는 부분은 쉽게 진실을 가려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일 이들의 주장이 대부분 앞바퀴가 넘어갈 때 느낌이 있었다고 한다면, 운전자가 거짓 진술을 하고있던지 아니면 그러한 사실을 인식, 판단할 만한 정신 상태에 있지 않았다는 추정도 가능하며 운전자의 약물 중독 여부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필요가 있다.


재수사 요구내용

1. 운전자에 대한 재조사
- 정말 피해자를 보지 못했는지
- 언제 사고 사실을 처음 알았는지
(차량이 수레와 처음 충돌할 당시 그 사실을 알지 못했는지, 이후 1, 2차에 걸친 역과)
- 주행시 차량 내부에 라디오 등을 틀어놓거나 이어폰 등을 끼고 있지는 않았는지
- 앞바퀴로 처음 밟고 넘어갈 때 사고 사실을 인지하고도 그대로 진행한 미필적 고의는 없었는지.
- 운전 경력. 특히, 사고 차량에 대한 운전 경력
- 약물 중독 여부

2. 선탑자를 피의자 신분으로 재조사
- 차량 운행에서의 실제 책임자로서 전방을 주시하며 운전자에 대한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하였는지
- 처음 피해자를 보고 나서 운전자에게 구체적으로 어떻게 알렸는지

3. 화물칸에 타고있던 미군, 카투사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
- 언제 사고 발생 사실을 처음 알았는지 (손수레와 충돌 당시 소리를 듣거나 충격을 느끼지 못했는지, 앞바퀴로 처음 밟고 지나갈 당시 아무런 느낌도 없었는지)

4. 사고 부대장에 대한 조사
- 차량 운행에 대한 안전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 자체 안전규정에 맞게 운전을 하였는지

5. 현장 재검증
- 전반적인 사고 현장 재실측, 사건 상황 재구성
- 사고차량 사이드미러에 부착된 볼록렌즈를 통해 볼 수 있는 가시범위 측정
- 운전자의 눈높이를 기준으로 정확한 차량 사각지대 범위 측정
- 사고 당시 차창의 개폐 여부에 따른 차량 소음 정도 측정
- 피해자의 신체조건과 비슷한 마네킹 등 대체물을 사용해 사고차량이 피해자를 타고 넘어갈 때 오는 충격 정도 측정.
- 미군차량과 수레 충돌시 소음 및 운전석에 전해오는 충격 정도 측정

목격자 및 참고인 진술 요지
▶ 사고 차선 건너편 슈퍼 주인 김경자씨 진술
- (피해자의) 올케가 먼저 건너왔고 피해자는 중앙선 부근에서 멈췄다.
- 앞바퀴에 깔렸을 때 피해자가 바둥바둥하고 있었다. 바지가 찢겨져 살갖이 보였다.
- 사고 트럭에는 미군을 포함한 카투사 몇 명도 타고 있었다.

▶ 사고 미군트럭 바로 뒷 차 운전자 양종기 씨 진술
- ‘탁’ 소리를 들었고 트럭 뒷바퀴가 아줌마를 넘어가는 것을 보았다.

▶ 반대 차선 운전자 박기본 씨 진술 (119에 연락하신 분)
- 앞바퀴가 슬쩍 넘어가면서 피해자의 상체가 들썩했다. 이어 뒷바퀴가 지나간 후 피해자의 입에서 피가 터져 나왔다.
- 미군트럭은 수송차량이었고 미군들이 많이 타고 있었다.

▶ 목격자 곽기석 씨 진술
- 앞바퀴가 넘으면 멈춰야 되는데... 신호대기로 서있는 상태에서 출발한 것인데, 속도가 빠르지 않은 상태에서 뒷바퀴까지 넘어간 것은 이해가 안 간다.

▶ 동두천 정형외과 피해자 담당의사 진술
- X선 촬영사진 결과 피해자는 3-4번과 11번 척추뼈가 아작이 났다. 이는 바퀴사이즈와 대체로 일치하기 때문에 트럭의 앞바퀴와 뒷바퀴가 일직선으로 진행했다고 볼 수 있다. 뇌와 골반은 정상이며, 지긋이 누르고 갔으니까 외상은 없고, 단추 눌린 자국 몇 개와 시커멓게 타이어 자국만 남아 있다.
- 앞바퀴 사고에서 뼈가 부러지면서 느낌(소리 또는 물컹)이 컷을 것이며 일직선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뒷바퀴에서는 거의 느낌이 없었을 것이다.
- 피해자의 상태는 일반적인 교통사망사고에서는 볼 수 없는 것이다. 차량이 정지상태에서 진행하여 앞, 뒷바퀴가 사람을 깔고 지나간 경우는 없었다.

▶ 앞의 슈퍼 주인 이민수 씨(미군부대 근무) 진술
- 차량에 전방을 확인 할 수 있는 볼록 거울이 달려 있기 때문에 사람하나 서있을 정도면 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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