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4/25][4/21] 팽성의 하루-광주전남평통사와 본부 사무처 농활, 598일째 촛불행사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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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성의 하루-광주전남평통사와 본부 사무처의 농활, 598일째 촛불행사
2006-04-21, 팽성
평소보다는 매우 이른 시간에 사무처 식구들이 출근을 했다. 오늘(4/21)은 하루 동안의 근무를 잠시 쉬고 평택으로 농활을 가는 날이기 때문이다. 특히 오늘은 광주전남 평통사에서 배종렬대표를 비롯한 회원들이 농활에 함께 참여하는 날이기도 하다.
아침 8시에 도착한 마을은 평범한 시골 풍경에 평화를 바라는 사람들의 노력이 더해져 점점 더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 21일 아침 일찍부터 저녁까지 광주전남평통사 배종렬 대표를 비롯한 회원들, 무안농민회 회원들, 본부 사무처 일꾼들이 투쟁하랴, 농사지으랴 바쁜 팽성의 일손을 도왔다. 작업을 위해 모여 있는데, 주민대책위가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마을을 둘러보고 있다는 것 때문이다. 마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땅을 지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일이 벌어지면 농부가 잠시 농사일을 접고 달려가야 한다. 우리도 함께 주민대책위 버스에 올랐다.
2명의 청년과 1명의 중년, 이들은 차를 멀리 세워놓고 걸어 다니며 지형을 관찰했다. 어디서, 무슨 일로 왔느냐? 는 질문에 거짓으로 일관하다 마지막에 군에서 왔다고 실토를 했다. 공병대라는 것이다. 이 사람들이 왜 이곳에 왔는지 21일 밤에 우리는 알게 되었다.
이 사람들을 돌려보내고야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황새울 들녘은 직파와 논갈이를 한 논을 고르게 만드는 일을 주로 하였다. 사무처 식구들은 문무인상 근처의 논에서 짚단에 불을 지르는 일을 했다. 국방부의 침탈 세 번 중에서 2번을 막아내는데 많은 공을 세웠던 짚단들이다. 이들도 자신들을 이곳에서 몰아내고 미군에게 바치려는 국방부가 너무나 싫었던 모양이다.
△ 직파기로 씨를 뿌린 후, 고랑을 내 주고 있다. △ 대추리를 '평화예술마을'로 만들기 위한 문예인들의 시와 그림, 노래로 대추리 곳곳은 채워지고 있다. 새롭게 단장한 대추분교 정문 근처의 담벼락, 미군기지를 부릅뜨고 지켜보는 솔부엉이. △ 봄은 봄이다. 한 시인은 '들은 울어도 생명의 봄은 온다'고 했다. 논두렁 가득 피어있는 들꽃. △ 지난 4월 7일의 흔적일까? 레미콘의 목적지를 표시한 것 같은 글씨를 발견. 도로 좌 우로 보이는 논도 볍씨를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 20cm 가량 자라난 보리밭. △ 598일째 촛불행사때 평통사는 '대추리 도두리 주민 만세'를 가지고 10행시를 지어 발표. △ 이날 행사에는 가극단 미래 단원들, 통일연대 고문 어른들이 함께 하였다. 마을회관에서 맛난 점심을 먹고 오후에도 같은 일을 했다. 광주에서 올라온 회원들은 논에 볍씨를 직접 뿌리는 작업을 마치고 마을을 둘러보았다.
평소보다 빠르게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씻고 나서 이야기를 나누던 중 뜻밖의 기사를 보았다. 국방부가 평택에 군을 투입할 예정이며 여기에는 특공대가 포함된다는 것이다. 또한 이들에게 이미 소요 진압용 곤봉이 지급되었다는 소식이었다. 오전에 봤던 군인들이 떠올랐다. 그들은 위에서 시키면 죽는 것 까지도 한다는 말을 했다. 한국의 군은 자신이 지켜야 할 것과 공격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모양이다.
598일차 촛불문화제는 군에 대한 규탄의 장이 되었다. 노무현정부는 군부가 정권을 잡기위해 국민들을 학살했던 80년대로 돌아가고 싶다는 것일까? 민중들의 눈물과 피로 이뤄놓은 민주주의를 다시 박살내겠다는 것일까?
주민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시작한 싸움이 미군의 실체를 확인하면서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는 투쟁으로, 이제는 가장 기본적인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항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범대위 정책위원장의 발언이 가슴에 와 닿는다. 이 싸움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국방부가 이렇게 비이성적인 작전을 계획하는 것은 스스로 이 사업이 정당하지 않다는 것을 시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올 가을 황새울 들녘을 황금빛으로 뒤덮을 생명의 양식들이 눈이 보이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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