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5/28] [현장탐방]총기위협 실사와 경기북부 무건리 종합훈련장 확장과 대응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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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위협 실사와 경기북부 무건리 종합훈련장 확장과 대응
2006년 5월 28일
2006년 5월 28일
지난 5월27일(토) 오전 경기도 파주의 한 마을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한국을 지켜주기 위해 주둔한다는 미군이 농민에게 소총을 겨눈 것이다. 도대체 주한미군에게 적은 누구이란 말인가?
한 인터넷 언론사에 실린 기사를 보고나서 28일 오전에 사건이 발생한 파주시 법원읍 오현리로 향했다. 총기위협의 정확한 사실과 오랜 기간동안 문제가 되고 있는 무건리 종합훈련장에 대해 알아보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문제의 본질에 대해 고민할 수 있었다.
먼저 사건의 내용은 이렇다. 27일 아침 6시경 주민들은 차에 농기구를 실고 일을 하러 논으로 가고 있었다. 이때 법원읍 오현2리에서 미2사단 4-7기갑부대 소속 급식차량인 미군 트럭이 차를 돌리던 과정에서 바리케이트를 이용해서 도로를 막고 지체(미군측-5분, 주민측-10여분 주장)하게 된 것이다. 아마도 주한미군이 길을 잘못 들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 도로는 편도 1차선, 왕복 2차선의 국도이다.
기다리던 주민들이 차를 빼라고 항의하자 미군은 이를 비웃었고, 화가 난 주민이 삽자루를 들고 항의를 했던 것이다. 이때 미군은 주민들에게 총을 겨눈 것이다. 이 총에는 탄창이 장착되어 있는 상태였다고 한다. 이 사실을 들은 주민들은 강력하게 항의했으며 도망가는 미군의 트럭을 2Km정도 추적해 직천2리에서 붙잡고 사과를 요구했다.
주한미군의 중대장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나 삽을 들고 항의하는 주민을 보고 위협감을 느꼈다고 한다. 주민들은 그런 부분까지 포함해서 잘못의 내용을 문서상으로 남겨줄 것을 요구했으며 미군측은 이에 응하겠다고 했다. 주민들은 향후 훈련장으로 인한 피해의 수집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 2002년에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으나 재발방지를 구두로 하는것은 이러한 일을 또다시 반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뒤늦게 나타난 파주경찰 측은 자신들의 직무유기 등을 우려했는지 이를 방해했고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고 한다.
두 가지의 문제의식을 느낀다. 첫째, 주한미군이 가지고 있는 우리 국민에 대한 생각이다. 훈련 중에 길을 잃을 수도 있고, 그래서 차를 돌려야하는 상황이 생길수도 있다. 그러나 상대방의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 10여분을 지체했다면 이에 대해 항의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미군은 비웃었다.
둘째, 미군은 총을 소지하고 있었다. 무장을 하고 있는 군인이 농부가 든 삽자루에 위협을 느꼈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미군들의 입장에서는 한국인들이 손에 드는 것들은 모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무기로 보이는 것일까?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다른곳에 있었다.
이제 파주에 위치한 무건리 훈련장의 이야기를 해보자. 우리는 오현리에 위치한 무건리 훈련장 백지화 추진위원회(이하, 백지화 위원회) 사무실에서 윤병설 위원장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윤위원장은 새롭게 사무실을 꾸미기 위해 분주해 보였다.
△ 무건리훈련장백지화추진위원회 사무실
무건리 훈련장은 군사정권시절인 1980년 파주시 법원읍 직천1리, 무건리 일대의 120만평 수용, 1981년 오현리 일대 3만여평 수용 등으로 1986년 현재 무건리 훈련장은 총 350만평으로 조성되었다.
무건리 훈련장은 사격장을 포함한 종합 전술훈련장으로 전차의 포격훈련, 공격용 헬기 훈련 등이 실시하고 있다. 이곳은 한국군의 훈련장이지만 주한미군도 연 13주 이용하고 있다. 지난 2002년 우리 국민을 분노케 했던 효순,미선이 사건도 이곳에서 훈련 후 복귀하던 미2사단에 의해서 발생했었다. 그 사건 이후로 주한미군이 이곳에서 훈련을 할 때는 한국경찰(전경)이 상주하며 경계근무를 한다고 한다. 실제로 오현1리, 2리 곳곳에는 전경들이 근무를 서고 있었고 전경버스도 한대 목격되었다.
△ 무건리 훈련장
우리는 윤병설 위원장에게 무건리 종합훈련장 조성계획에 대해들을 수 있었다.
먼저 그 규모부터 대단했다. 기존의 무건리 훈련장과 파주시 적성면 무건리, 법원읍 직천리․오현리, 양주시 비암리 일원을 포함해서 총1,100만평규모로 조성할 계획이며 길이 18Km, 폭 5Km의 직사각형 형태라고 한다. 언론의 보도를 통해 알아본 결과 국방부는 97년부터 토지 매수에 들어가 2008년 까지 추진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2006년4월4일) 567억원을 들여서 655만4천평 매입했다. 이것으로 전체의 58% 확보했다고 한다.
그러나 매각에 나선 사람들은 주로 외지인이거나 98년 IMF이후 경제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한다. 국방부는 현재의 진행상황을 고려해서 추진계획을 2008년에서 2011까지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
무건리 종합훈련장 조성계획에는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먼저 국방부는 훈련장 부지매입을 추진하면서 국방․군사시설사업에 관한 법에 의거 실시계획 승인을 획득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협의매수를 추진했다. 또한 이 지역에 대해서 96년부터 토지 매매,거래를 금지한 상태이며, 건물의 개보수에도 군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고통을 당하고 있다.
결국, 국방부는 10여 년 동안 이 땅을 묶어놓고 하나둘씩 비밀리에 매입을 하고 있으며 그곳을 폐허로 만들어 놓았다. 이 역시 주변을 돌며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이 일대에는 340여 세대의 620여명이 생활하고 있으며 농업과 축산업을 주업으로 하고 있다. 주민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는 훈련으로 인한 소음피해와 무장군인들의 마을의 통행 등으로 불안감을 가지고 생활한다. 또한 전차의 포격훈련 때 발생한 도비탄에 의해 고등학교 운동장에 지름 1m50cm, 깊이 70cm크기의 웅덩이가 파이는 등의 피해를 당하며 살고 있다. 이에 대해 윤위원장은 인권의 문제이며 미래에 대한 전망이 없다고 호소했다. 또한 행복추구권을 침해하고 재산권마저 활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할 것이라고 했다.
도비탄: 포탄이 땅에 떨어질 때 뇌관 부위가 먼저 땅에 맞지 않고 포탄의 옆 부위가 바위 같은 단단한 물체에 부딪혀 폭발하지 않은 채로 다시 튀어 올라 엉뚱한 곳에 떨어지는 것을 말함. 반경 20Km에 까지 영향을 미침. |
이러한 상황에 대해 청와대, 국방부에 민원을 제기하면 국방부는 한결같이 '훈련장 계획은 변함없다. 예산이 되는대로 주민들과 협의매수를 할 것이다. 훈련 중 주민들의 피해가 없도록 노력하겠다.' 라고만 반복하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국방부는 지난 3월31일, 오현1리와 오현2리 사이에 화생방훈련장을 설치하겠다며 화생방훈련장 설치를 위한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를 계획했다. 그러나 이곳은 주민들이 거주하며 생활을 하고 있는 곳이다. 또한 이 지역의 야산에는 백로, 외가리의 최대 서식지로 알려져 있어서 문제가 되었다고 한다. 주민들은 이 설명회를 무산시키고, 공청회를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이 문제가 계기가 되어서 주민총회를 통해 백지화위원회를 강화하고 공식 입장을 정리했다.
△ 훈련장 바로 앞은 백로들의 서식지이다.
백지화위원회는 '훈련장 확장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 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또한 마을총회(오현리)를 통해 무건리 군사종합훈련장 백지화를 위한 서명운동 전개(목표: 5만명, 파주, 양주, 서울 등으로 확대할 것임)와 백지화대책위의 확대를 결정했다.
경기북부 지역 군사훈련장의 확대, 통합의 추진과 주한미군의 아태 침략기동군화의 진행이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추적과 확인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주민들의 투쟁일정(서명, 공청회, 대책위 확대)등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