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5/11] 평택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바라는 4대 종단 공동 기도회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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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바라는 4대 종단 종교인들이 국민에게 드리는 호소문
2006년 봄, 미군기지 확장 예정지인 평택의 대추리와 도두리가 있는 황새울이 폭력과 야만의 시간에 휩싸여 버렸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얼마 전 미군기지 확장 예정지인 대추리와 도두리에서 평화와 인권을 외치며 오랜 시간 투쟁을 벌여온 주민들에게 평화적 해결을 약속한 지 며칠 되지 않은 4일과 5일, 1만 명이 넘은 경찰과 특공대를 포함한 3천여 명의 군병력, 그리고 천 명이 넘은 용역까지 앞세우고 새벽부터 밀고 들어와 무참하게 짓밟아 버린 처참하고 참담한 상황을 접하였습니다.
평택 미군기지 이전 예정지는 소중한 농민의 땅이요 우리의 땅입니다. 이전 예정지 주민들은 이미 50년의 역사속에 2차례나 강제수용을 당했습니다. 원래살고 있던곳에서 강제로 쫓겨나 아무것도 없는 불모지의 갯벌을 스스로의 힘으로 간척하였습니다. 보상금 한 푼 받지 못하고 내동댕이쳐진 비운의 역사가 서린땅이 황새울이요 대추리 도두리의 들판인 것입니다. 이 땅을 다시금 내놓으라고 합니다. 가족의 목숨마저 가져가 버린 이 질곡의 땅을 다시금 군사기지를 만들려고 70이 넘은 노인들을 내 쫓겠다고 국가가 앞장서고 있습니다. 갯벌로 내쫓을 때는 언제이고 피땀을 흘려 땅을 만들어 놓으니 미국과 대한민국의 정부는 다시 땅을 내놓으라는 것입니다.
평택 미군기지 확장을 둘러싼 논란이 경찰과 용역업체,군인을 동원한 행정대집행과 이에 저항하는 주민 및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간의 물리적 충돌로 이어진것은 매우 불행한 일입니다. 특히 정부가 해당지역을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무리하게 지정하면서 직접군인을 투입하여 민군마찰로 확대되고 있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합니다. 최근의 충돌은 갈등상황이 종료되거나 해결된 것이 아니라 극한대립과 마찰로 치달을 수 있고 국가공권력과 주민모두를 패배자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합리적 해결대안과 보다 명확한 사회적 합의과정이 절실합니다. 이런 염원을 담아 우리 종교인들은 다음의 사항을 진실과 양심에 긴급히 호소하고자 합니다.
먼저 평택미군기지 확장을 위한 강제집행을 즉각 중단하고 원상회복함으로써 더 이상의 물리적 충돌을 방지하여야 합니다. 폭력의 악순환만을 불러올 강제집행이 아니라 평화적 해결과 국민적 합의를 이루려는 정부의 노력이 필요할 때입니다. UN 인권이사회 이사국에 진출한 국가의 절차적 민주주의 최소한의 면모이며 대립과 갈등의 관계를 끊어내는 대안이 될 것입니다.
둘째, 평택미군기지 확장과 관련한 중도적 합의기구 설치를 제안합니다. 더 이상의 밀어붙이기식의 공권력의 행사는 불신과 오해만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입니다. 정부의 입장과 주민들의 목소리를 공론의 장에서 확인하고 사회적 합의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셋째, 정부는 평택미군기지의 용도,목적등과 관련한 시민사회의 물음에 분명한 해답을 내놔야합니다. 한미간 타결되지 않은 환경부담책임, 기지이전비용과 아울러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관련한 동북아 분쟁의 역할에 대한 의문에도 답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폭력을 앞세워 해결되는 일은 없습니다. 평택사태가 평화적 절차와 방법으로, 주민들과 국민 전체의 평화적 생존권을 보장하는 형태로 해결되기 위해 4대 종단의 종교인들은 마음을 합할 것입니다. 물리적인 강제집행과 저항으로 이번문제가 해결되지 않음을 우리는 성자들의 삶을 통해 이미알고 있습니다. 또한 기나긴 역사 속에 그리고 우리 세대가 바로 기억할 수 있는 광주사태의 폭력진압으로 인해 전국민에게 입힌 상처는 아직도 치유할 수 없는 상흔으로 남아 있습니다.
우리 4대 종단 종교인들은 오늘 생명과 평화의 기도를 올립니다.
서로간의 합의와 소통의 진실한 대화를 통해 대추리와 도두리의 황새울을 생명,평화의 땅으로 만들어 나가는 일에 전 국민 모두가 나서야하며 힘을 모아야 할 때임을 간곡히 호소하며 국민 여러분이 함께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2006년 5월 10일
가톨릭 개신교 불교 원불교 종교인 일동
* 첨부 2 :
평택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바라는 4대 종단 종교인들의 대정부 촉구문
평택의 황새울은 농민의 피와 땀이 송두리째 묻힌 땅이다. 그리고 신의 자비와 은총이 가득한 땅이다. 일제와 미군에 두 번씩이나 쫒기는 것이 지긋지긋하여 이제는 총소리와 피 흘림이 없는 곳이라 생각하고 자리 잡은 땅이 바로 황새울이다. 우리의 탯줄이 이곳에서 잘리웠으며 이곳의 석양을 보며 평화를 깨달았고 이슬을 머금고 자라는 이곳의 쌀을 먹었다. 신은 이곳에서 땀 흘리는 농민과 함께 생명이 넘치는 농토를 창조하였으며 평화로운 보금자리를 만들어냈다. 그래서 황새울 너른 벌판은 죽음과 전쟁의 군화발을 피해 평화와 생명이 움터오는 땅으로 변모하였다.
그러나 또다시 군인들이 피를 불렀다. 생명과 평화의 땅을 미군의 동북아 침략기지로 확장하기 위하여 군인들이 나선 것이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운동장 구석구석에 스민 대추초등학교는 평화와 생명을 바란다는 이유 하나로 어느새 외부불순세력이 되어버린 평화지킴이들의 핏자국으로 얼룩졌다. 80년 광주의 피와 원한이 채 아물지도 않았는데 그저 올해도 농사를 짓자는 주민들은 또 내몰리고 평화와 생명을 바라는 우리 젊은이들은 반미좌경분자가 되었다.
평택이 이렇게 최악의 상황에 이르도록 일을 집행한 정부에 대해 우리 종교인들은 깊은 유감을 표하며, 오늘 모인 4대 종단 종교인들은 내어 쫒긴 이들과 함께 할 것이다. 피 흘리고, 애통하는 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 바로 종교인의 사명이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 4대 종단 종교인들은 생명과 평화가 가득한 황새울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하나. 정부는 사회적 협의기구를 만들어 대화를 계속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폭력을 멈추어라! 대화를 하라! 헌법이 규정한 국가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라.
하나. 철조망과 군인을 거둬라!
철조망은 남북간 사이에 있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우리 종교인은 정부가 분단의 상징인 휴전선의 철조망도 모자라, 생명과 평화의 땅에서조차 철조망을 치고 군인을 상주시키며 또 다른 분단을 감행하는 그 용맹에 그저 놀랄 뿐이다.
하나. 평택 사태의 책임을 지고 국방부장관 해임하라!
아직 5.18 광주의 고통이 생생한 대한민국에서 책임의 당사자인 군대가 또 군인을 동원하여 자국민을 향하여 무력을 행사했다는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성이 없다. 그러므로 국방부장관은 하루도 그 자리에 있을 필요가 없다. 이에 엄중하게 사퇴를 촉구한다.
하나. 노무현 대통령은 공개 사과하라!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은 공권력의 최종 책임자이다. 그러므로 공권력이 국민을 향해 남용되지 않도록 공권력 집행자들에 대한 지휘계통을 철저히 통제해야 한다. 2003년에 핵폐기장 유치 반대운동을 벌이던 부안군민들은 경찰폭력으로 엄청난 고통을 치렀다. 또한 2005년에는 경찰이 농민시위를 과잉 진압하여 농민 두 분이 사망하였다. 그에 대한 사죄와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평택에서 공권력을 폭력적으로 행사하여 자국민의 인권과 생존권이 말살되고 있음에 우리 종교인은 통탄한다. 대통령은 이번 평택 사태에 대해 진실한 사과와 평화적 문제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2006년 5월 10일
가톨릭 개신교 불교 원불교 종교인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