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6/04] 대추리 도두리 리민의 날에 함께한 평통사 체육대회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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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리 도두리 리민의날과 함께 해서 더욱 뜻깊었던 체육대회
2006-06-04, 평택 대추초등학교, 평화공원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일은 언제나 쉽지 않은 일이다. 이번 행사처럼 무엇하나 분명한 것 없는 가운데 준비되는 행사는 더욱 힘겨울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때 보다도 많은 회원들의 참여를 통해 그 의의를 더욱 다질 수 있어서 매우 다행스럽고 기쁜일이었다. 준비실무를 맡아 진행했던 유정섭(인천), 김슬기(서울), 박숙경(부천)준비위원들에게 그 공을 돌린다.
국방부의 대추리 침탈 이후 시름에빠진 주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내용으로 평통사 체육대회를 기획할 때만 해도 그다지 어려울 것이 없었다.
매년 6월 6일은 평통사 재창립을 축하하기위해 전회원이 참여하는 체육대회를 수도권지부를 중심으로 진행하여왔다. 특히 평택투쟁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을 맞고 있는 현재 체육대회를 대추리에서 연다는 것은 나름대로의 의의가 크다는 생각으로 준비했지만 여의치 않은 운동장 상황이며, 무너져내린 콘크리트더미속에 줄다리기 줄이며 모든 도구가 묻혀버렸기에 임시방편으로 다른 경기들을 준비할 수 밖에 없었다.
30년 넘게 전통의 맥을 잇고 있는 대추리 리민의 날에 함께한 평통사 재창립을 축하는 평화한마당은 화창하다 못해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아래서 서로 아픈 마음을 쓰다듬으며 흥겹고 재미있게 진행되었다. 우선 푸짐한 음식은 잔치를 풍성하게 하는데 가장 안성맞춤이다. 돼지 2마리 잡고 오징어,고등어 구이가 그 맛을 더하여 주고 대추리 부녀회가 준비한 쌈이며 나물이며 김치며 오이냉국은 우리의 시장기를 포만감으로 바꿔주기에 풍족했다. 끊이지 않는 꽹과리소리와 몸집좋은 한신대생이 지도하는 꼭지점댄스에는 남녀노소가 따로 없이 흥겹게 춤을 췄다.
주민의 즉석제안으로 이루어진 대추리부녀회와 평통사 남자회원들의 축구대회는 그 불균형이 주는 호기심으로 많은 사람들의 일방적인 부녀회응원으로이어져 결국 2:1로 부녀회의 승리로 끝났다. 평통사 회원 입장에서 보면 지고도 기분 좋은 경기라 할 수 있었다.
어린이 달리기 또한 재미난 경기였다. 3살짜리 어린아이에서 초등학교 고학년까지 최선을 다해 달리는 모습은 언제 봐도 재미난 경기였다. 진강아! 과자사줄게 빨리 달려와 하며 아들 꼬시기에 여념없었던 우리의 김은아, 그 덕분에 진강이는 1등을 했다. 2명이 달려서...
풍물패를 앞세우고 대추리에서 도두리까지 걷기행사는 그동안 내집 드나들듯해던 길을 5월 4일 이후 경찰이 막고 있어 저녘 촛불집회 참여도 쉽지 않았던 때를 생각하면서 황새울 들녘을 지나 분노와 서글픔이 교차하는 가운데 도두리로 향했다.
군데군데 포크레인으로 파놓아 볼썽사나운 꼴이 되어버렸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들에서는 모가 자라 벼로 가고 있었다. 도두리 초입에선 모내기를 끝낸 논의 아름다움이 다시 우리 눈에 아프게 들어왔다. 홍보국장 오미정이 땅에 엎드리다시피하여 카메라에 담은 찰랑대는 논을 다시보고 싶다.
불안함과 초초함이 겹쳐있는 도두리 주민들의 모습을 보는 것 또한 우리에게 큰 아픔이었지만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며 냉장고에서 꺼내온 열무김치와 소주잔을 건네는 우리네 주민의 인정에 잠시 목이 메이기도 했다.
몇 번의 시작과 끝남을 반복한 풍물패 소리의 여운을 남긴채 우리는 대추리로 돌아와 결의의 시간을 다졌다. 반드시 재협상을 관철시켜 미군기지 확장을 저지시키는데 우리 평통사회원들이 최선을 다하자는 다짐과 대대손손 농사짓자며 농민의 손에 볍씨를 담는 상징의식을 끝으로 공식적인 평화한마당은 막을 내렸다.
이어 대추리 주민을 격려하고 투쟁의 의지를 다지는 마당극 좋다가 초청되어 신나는 한판이 이어졌다.
언제나 어김없이 드는 대추리 주민의 642일째 촛불를 맞잡아 들면서 우리는 대추리를 떠나왔다.
- 꼭지점 댄스로 마음을 모으고 -
- 막춤으로 깔끔하게 -
- 부녀회와 평통사 남자회원간의 축구시합 -
- 여성회원들의 피구 시함 -
- 어린이 달리기 대회로 선물도 나눠 받고 -
- 무더위를 식혀준 팥빙수와 -
- 지글지글 맛있는 삼겹살과 오징어에 노래소리 절로 나고 -
- 저들은 알지 못하리. 무너진 폐허 앞에서 북을 치고 노는 우리의 마음을 -
- 악을 앞세우고 가자! 도두리로 -
- 문무인상 길 옆 논에 모가 자라고 황새들은 여전하지만 -
- 포크레인 굉음소리, 철조망, 군인들은 우리를 놀래키며 잔인한 현실을 깨닫게 한다 -
- 한웅큼 벼를 붙이는 상징의식으로 대대손손 농사짓자는 각오를 다진다 -
- 평화공원에서 황새울을 내려다보며 길게 길게 이어지는 함성 "이땅은 우리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