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7/30] 탐방단 소식_반환기지 환경오염 책임 회피의 적나라한 현장, 매향리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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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 전략적 유연성과 미군기지
폭격장은 폐쇄되었지만, 켜켜히 박혀있는 탄피와 폭탄을 그대로 방치하는
무책임한 미군행태의 적나라한 현장, 매향리 농섬을 가다 (07.30)
오늘 예정되었던 웅천과 대천 탐방은 현지 대책위의 사정으로 취소되었고, 지난 7월 15일 환경 오염 치유 문제를 덮어두고 일방적으로 반환조치된 15개 기지중 하나인 매향리를 찾았다.
'급박하고 실질적인 오염'만 치유하겠다면서 반환기지 환경오염 치유 책임을 회피하여 국민들을 분노케 한 미국은 온 나라 국민들이 다 아는 매향리 농섬의 환경오염 문제마저 '급박하고 실질적인 오염'으로는 보지 않았던 것이다.
토양과 수질오염에 대한 조사와 치유는 커녕 무수히 박혀 있는 폭탄과 탄피를 제거조차 하지 않은 미국은 이번 반환조치를 통해 이후 피해와 보상에 대한 책임을 면하게 되었다. '반환'이라는 것은 모든 절차가 다 마무리되어 더 이상 자신들의 책임소관이 아닌 상태라고 미군은 인식하기 때문이다. 파나마, 필리핀 등 많은 나라에서 미군으로부터 오염된 기지를 그냥 돌려받았다가 시간이 갈수록 피해상황이 심각해지는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 숙소와 아침식사를 제공해 준 임상교회 분들과 출발 전 기념촬영을 하였다
작년 8월 미군폭격이 중단된 이후 주민대책위와 환경단체들은 즉각 오염조사를 실시하였다. 당시 조사결과에 따르면 농섬토양의 납오염 정도는 전국 평균 4.8㎎/㎏의 최고 521배에 달하는 2500㎎/㎏으로 토양환경보전법에 따른 토양 오염 우려 기준의 25배나 된다고 한다. 구리와 카드늄 등 다른 중금속의 오염정도도 토양오염 우려 기준을 훨씬 넘어섰다.
△ 농섬으로 들어가기전 탐방단들은 주민대책위 사무실에서 지난 투쟁의 영상물을 관람했다.
탐방단을 맞은 매향리 전만규 위원장은 "여러분들의 연대 투쟁으로 폭격장은 폐쇄되었지만, 미군은 폭발물과 불발탄 제거, 환경오염을 일체 치유하지 않고 몸만 빠져나갔다"면서 이에 대한 주민들의 항위 시위를 계획중이라고 하였다.
폭격장 폐쇄와 평화마을 건설이라는 주민들의 희망에 이번 미군의 조치는 그야말로 '재 뿌리는 일'이었다. 여기에 낼름 동의해준 국방부와 정부는 미군보다 더 미운 존재들이었다. 전만규 위원장은 환경오염문제 뿐 아니라 직도 등 제2의, 제3의 매향리를 만드는 만행을 두고보지 않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 농섬에 들어갈 배를 기다리는 동안 조개잡이를 다녀오는 전위원장의 가족들을 만났다.
포성이 멈춘지 1년이 다 되어 가는 농섬. 하지만 매캐한 화약냄새는 섬을 둘러볼수록 선명해갔다. 발길에 채이는 포탄 조각들, 붉게 녹슬어 자갈과 뒤섞인 다양한 크기의 탄피들, 갯벌 깊이 박혀 있는 3미터 크기의 폭탄들은 1년 전과 다름 없는 모습이었다.
폭탄이 깊숙히 박힌 갯벌을 뒤엎자자마자 기름에 찌들은 땅처럼 썩어가는 시커먼 흙들이 나타났다. 갯벌에 신발이 빠져 발을 들어보면 거기도 시커멓다. 포탄이 박혀있는 지점만 아니라 온 갯벌이 다 오염된 것이었다.
불발탄 문제도 심각했다. 폭격 중단 후 미군은 불발탄 수거 작업을 중단했다. 불발탄의 위험을 모르는 일반인 출입이 자유로운 지금, 사고는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예측할 수 없다.
.얼마후에는 국회차원에서 매향리 환경오염 문제로 청문회가 열린다고 한다. 윤광웅 국방부 장관은 청문회 대비차 다음주 농섬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한다. 도대체 윤광웅 장관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 것인지 매향리 주민들은 똑똑히 지켜보겠다고 한다.
LPP에 따라 이후에도 기지는 계속 반환될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기지들이 다시 만들어지고 있다. 전략적 유연성에 따라 미군기지가 존재하는 것 자체도 위험천만한 일인데, 땅속까지 시커멓게 죽어가는 반환기지로 인한 환경오염 2차 피해는 주민들과 후손들에게 두고두고 커다란 짐이 될 것이다.
오산 숙소에 도착한 탐방단은 내일 있을 오산공군기지(K-55) 기지 탐방을 앞두고 오산지역 활동가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주한미군은 K-6 공군기지를 팽성의 캠프 험프리(K-6) 함께 주한미군의 북한공격의 핵심거점, 동북아 분쟁 개입을 위한 전초기지로 만들려고 한다. 기지확장 문제만이 아니라 기지 기능의 강화를 막아내기 위해 어떻게 접근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들이 나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