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2006/10/23] 대추리 도두리 추수투쟁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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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투쟁-평택
2006-09-27~10-21

'톡톡' '폴짝폴짝' 벼가 무르익은 들녘을 지나다 보면 메뚜기가 힘차게 뛰어 오르는 모습을 수도 없이 보게 된다. 군사보호시설이라는 이름으로 국방부에서 일방적으로 철조망을 쳐놓은 까닭에 올해는 농약도 못줘 유난히 대추리 도두리 들녘엔 메뚜기가 많다고 한다. 메뚜기 잡아서 짚불에 구워먹고, 콩뽑아서 구워먹고, 여느 시골 마을처럼 추수를 해보지만 마음 한켠엔 어느 때 보다 적은 수확량에, 어느 때 보다 적은 수확면적에 속이 아려온다.


▲9.13강제철거때 무너진 집터-주민들의 공동체를 파괴하고 박노해 시인의 시를 파괴하고..

이제 나라도 정의도 없는 우리는
미군의 총칼에 울부짖고
미군에 폭력에 피흘리는
지구마을 어린 것들을 보듬어 안고
국경없는 평화의 봄을 꽃피우겠다.

대추리 4반을 지날 때 마다 가장 우리를 반겨주던 곳. '민들레집'이라 불리던 박노해 시인의 '봄은 누구에게난 봄이여야 한다'라는 시가 적혀있는 집이다. 이젠 시의 일부만이 그 집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무너진 집터 옆에서 밭갈이를 하시는 주민


▲배추를 속아주고 계신 아주머니

이제 겨울을 준비해야 해야 한다. 주민들이나 지킴이들이나 겨울을 어떻게 나야할지 모두 걱정이 많다. 먹는 것들이야 들에서 나는 것들로 어떻게 해 볼 수 있으나 난방을 준비하려면 돈이 드는데 철조망 탓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도 한아름 안길 만큼 자란 배추를 보면 입가에 번지는 웃음이 감춰지지 않는다.


▲벼가 무르익은 들녘에서 피켓팅을 하고 있는 지킴이들 "미군기지 않돼요.들녘을 지켜주세요"


▲기계가 들어갈 자리를 마련하고 벼를 쓸어내기 좋게 하기 위해서 농부는 벼베기 하루 전날 갓돌리기를 한다.

가을 걷이는 모두를 기쁘게 하는가 보다. 여름처럼 무더운 날씨에도 아침부터 밤까지 계속 되는 작업에도 모두 지친 기색 하나 없이 일을 하고 있다.


▲추수가 끝난 들녘

국방부에서는 주민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10월 20일까지 이주 할 곳의 택지를 신청하라고 협박도 하고 회유도 하고 있다. 주민들은 '김지태위원장이나 내놓고 이야기해라' '난 여기서 죽을 테니 니들은 니들 맘대로 해라. 나는 내 맘대로 할테니...'라며 투쟁의 의지를 다지고 계시다. 마을 입구에서 출입을 통제하는 것도 억울하고 화가 나는데 국방부를 어느 누가 반긴다고 전화를 해대는지 모르겠다. 국방부는 군사보호시설 철회하고 당장 대추리 도두리 땅에서 떠나길 바란다.


▲햇빛에 잘 마른 짚단은 묶어 소 여물을 만든다.


▲건조를 마친 벼는 정미소에서 도정을 한다.


▲'대추리 도두리 평화의 쌀'

이제 추수는 모두 끝이 났다고 한다. 지난 1년간 농사짓는 것이 곧 투쟁이었다. 주민들의 투쟁의지를 먹고 자란 수만 수억개의 쌀알들이 우리의 밥상에 올라 평택이야기를 전해 줄 것이며 우리들에게 '미군기지 확장 반대' 확신을 심어주리라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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