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9/17] 논평_ 정부와 국방부의 대추리, 도두리 주민 주택 강제 철거 규탄
평통사
view : 1136
정부와 국방부는 13일 새벽, 기어이 평택미군기지 확장을 위한 주택 강제철거에 나섰다.
경찰 180개 중대 18,000여명, 용역 458명이 동원돼 대추리, 도두리로 통하는 길목에 삼엄한 경비를 서고, 다수의 중장비를 동원해 철거를 강행하였다.
노무현 정부는 부시 정부에 선물이라도 하듯, 한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주택철거를 강행한 것이다.
정부가 대규모 공권력을 동원하여 강제철거를 강행한 처사는 그 어떤 명분으로도 용납될 수 없다.
국방부는 내년 초 부지조성공사를 위해 빈집철거를 한 것이라고 하지만 부지공사는 ‘빈집’ 철거 후 당장 시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92가구의 주민들이 엄연히 마을을 지키며 살고 있는 한, 그들의 주택을 철거하지 않고서는 결코 부지공사를 강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빈집철거’는 주민들에게 공포감을 주어 협박을 하기 위한 비열한 폭거일 뿐이다.
또한 국방부는 문화재 시굴 조사를 위해 빈집철거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문화재 시굴 조사를 위해서는 대추리 6만평 전체에 대해 10㎡당 격자단위로 1.2m씩 흙을 파내는 작업을 해야 한다. 따라서 이것도 모든 주택을 철거하지 않고 ‘빈집’ 철거만으로 결코 불가능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와 국방부가 이번에 철거한 ‘빈집’에는 평택 주민들과 동거동락하는 지킴이들이 살고 있었다. 엄연히 사람이 살고 있는데 이를 ‘빈집’이라며 철거를 강행한 것은 현 정권의 반인륜적인 폭력성을 여실히 드러내는 일이다.
그런데도 국방부는 “당초 빈집 철거는 지난 7월에 예정되어 있었으나 주민과 협의과정에서 늦춰지고 있다”며 주민들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그러나 부지시설공사 일정이 늦춰지게 된 것은 평택종합시설계획인 마스터플랜이 네 차례나 연기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한미 당국 사이에 주한미군 감축에 따라 평택미군기지 확장에 변화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방부가 마치 주민들이 대화제의를 거부해서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호도하는 것은 자신의 폭력성과 야만성을 정당화시키고 그 책임을 주민들에게 전가시키는 것에 불과하다.
정부와 국방부의 주민들에 대한 불법과 폭력 만행은 철조망 설치와 마을로 들어가는 도로 봉쇄 등 외에도 철조망이 쳐있지 않은 논에서 농사를 한 4명의 주민들을 고발조치한 것이나 김지태 주민대책위위원장에게 대추분교 안에 불법시설물을 설치했다는 이유로 대추분교 행정대집행 비용을 청구한 것에서 보듯 점점 그 도를 넘어서고 있다.
정부와 국방부는 이제 주민들이 살고 있는 '생가' 철거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우리는 노무현 정부에 경고한다. 폭력을 동반한 주택 강제철거를 중단하라!
정부와 국방부는 자신들이 대추리, 도두리, 평택지킴이들만을 향해 가하고 있는 폭력은 평화를 사랑하고 주민들의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온 국민들을 향한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국민들을 향해 내리치고 있는 몽둥이와 방패, 포크레인질을 즉각 멈추지 않는다면 그 모든 폭력행위는 노무현 정부 자신을 향해 되돌아 갈 것이다.
우리는 이제라도 노무현 정부가 주한미군의 추가감축, 미8군 사령부의 축소 내지 해체, 한미연합사 해체, 반환미군기지 환경오염 치유비용, 성토비용 등 여러 변화의 요인을 반영하여 즉시 미국에 평택재협상을 요구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이 길만이 정부가 자신의 과오를 조금이나마 상쇄하고 주민들에게 참회하는 길이다.
평통사를 비롯한 평화를 사랑하는 지킴이들은 국민들과 함께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이 자신의 땅을 지키며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 : 문규현, 홍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