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18] 111차 반미연대집회 및 20차 한미안보정책구상(SPI)회의에 즈음한 항의서한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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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차 한미안보정책구상(SPI)에 즈음하여 한미당국에 보내는 서한>
불법적 방위비분담금 협상 전면 재협상하고
평택미군기지확장 중단하십시오!
제20차 한.미 안보정책구상(SPI)회의가 12일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됩니다. 이번 회의에서는 주한미군 기지이전사업을 비롯한 양국 간 군사 현안이 논의될 것입니다. 특히 한.미 양국은 이번 회의에서 PMC(사업관리컨소시엄)이 최종 산출한 주한미군 기지이전사업 완공 시기와 소요 비용을 토대로 의견 조율을 통해 최종 합의안을 마련, 추후 공식 발표할 예정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알려지고 있는 바에 따르면 미국이 주한미군기지이전에 7억5천만 달러만을 부담하고, 2016년에야 기지이전사업을 완공하겠다고 합니다. 이같은 미국의 입장은 한미 간의 협정과 국내법 등을 위반하여 우리 국민에게 심대한 부담을 안기는 것이라는 점에서 불법적이고 굴욕적인 것입니다.
방위비분담금 증액 및 전용을 통한 불법적이고 굴욕적인 미2사단이전비용 충당을 즉각 중단하십시오!
지난 10월 9일, 미 의회조사국(CRS)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주한미군기지 이전사업을 위해 7억5천만 달러만을 부담하고 대부분의 비용은 한국이 부담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에 따르면 미국은 약 1조원 정도의 건설비만 부담하고, 한국은 건설 및 이사비 13조3천억원 중 약 12조3천억원, 부지매입비 1조105억원, 평택지원비 등 간접비 2조3,573억원 등 무려 15조 6,928억원을 부담해야 합니다. 이를 비율로 따져보면 미국은 5.8%만을 부담하는 반면, 한국은 94.2%를 부담하는 셈이 됩니다.
뿐만 아니라 총비용이 무려 16조원이 넘는 미군기지이전비용은 미국의 추가적인 비용부담 요구, 공기지연에 따른 이자부담, 원자재 값 상승 등으로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마저 있습니다.
주한미군기지이전은 본질적으로 미국의 군사패권전략의 변화에 따른 것입니다. 따라서 한국이 기지이전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애초부터 불평등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기지 이전을 먼저 요구하는 쪽이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국제적으로 확립된 원칙이라면서 용산미군기지 이전비용은 한국이 부담하고 미2사단 이전비용은 미국이 부담하여 한미양국이 절반씩 비용을 분담할 것이라고 밝혀왔습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의 이와 같은 주장은 한국이 기지이전비용의 대부분을 부담하게 됨으로써 거짓임이 밝혀졌습니다. 이로써 한국민은 본질적으로 미국 요구에 따른 기지이전을 위해 대부분의 비용을 한국민의 혈세로 충당하는 매우 굴욕적이고 부당한 사태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과정에서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LPP) 개정협정에 미국이 부담하기로 명시되어 있는 미2사단이전비용을 한국민의 혈세인 방위비분담금 등으로 충당하려 한다는 점입니다.
미국은 자국의 기지이전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방위비분담금 증액을 강요하고 이를 현금지원분인 군사건설비에 집중 배정하여 이 자금을 고스란히 빼돌려 1조1,193억원이나 쌓아놓고 이자놀이에 탈세까지 자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LPP협정 위반일 뿐만 아니라 예산의 목적 외 사용을 금지하고 회계연도 독립원칙을 규정하고 있는 국가재정법을 어기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를 시정하라는 한국 국회의 2007년부터 계속되는 요구를 묵살하고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국회의 예산심의 확정권을 유린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한국 정부가 미국의 이런 불법 부당한 요구를 그대로 들어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앞장서서 그들의 불법행위를 비호하고 방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유명환 외교부장관이나 이상희 국방장관은 방위비분담금을 미2사단이전비용으로 돌려쓰는 것은 한미 간에 이미 공감하고 합의한 사항으로서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다고 강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미당국의 ‘합의’라는 것은 법적 효력이 없는 것입니다. 국세청은 미국이 취득한 방위비분담금이자소득에 대한 탈세 신고에 대해 비과세 결정을 내림으로써 미국 측의 불법행위를 눈감아 주었습니다. 한국 정부가 모두 나서 미국이 방위비분담금을 불법적으로 빼돌리고 쌓아서 돈놀이하고 탈세하는 것을 보호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것입니다.
한미당국이 최근 2009년부터 적용될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에 대한 협상을 통해 협정 기간을 5년으로 하고 매년 물가상승률만큼 증액하기로 합의한 것, 군사건설비를 현금에서 현물로 연차적으로 전환하고 방위비분담금의 미2사단이전비용 전용을 허용하기로 합의한 것은 방위비분담금 전용을 통한 미2사단이전비용 충당을 합법화하고 이를 안정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것입니다.
우리는 경제위기가 심각한 상황에서 한국민에게 불법적이고 부당한 부담을 강요하는 한미당국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합니다. 우리는 방위비분담금 증액과 불법 축적을 통한 미2사단이전비용을 즉각 중단할 것을 한미당국에 촉구합니다. 우리는 또한 미2사단이전비용을 안정적으로 보장하고 방위비분담금 불법 전용에 면죄부를 주는 방위비분담금 협상에 대한 전면 재협상을 촉구합니다.
한반도 평화협정 정세를 반영하여 평택미군기지 확장사업을 중단하십시오!
미군기지이전 사업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공사기간이 지연되면서 미군기지이전사업의 진행 자체가 제대로 마무리될 지 의문시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더욱이 북핵 문제와 한반도 평화체제의 동시 해결 및 북과의 직접 대화를 강조하는 버락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됨으로써 한반도 평화협정의 전망이 한층 밝아지게 되었습니다.
한반도 평화협정이 체결되는 과정에서 정전협정 4조 60항에 명시되어 있는 대로 주한미군은 당연히 철수해야 합니다. 특히, 미지상군의 철수는 불가피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지상군이 결집하는 평택미군기지 확장은 중대한 변화를 맞이할 수 밖에 없습니다.
미 의회예산국(CBO)도 지난 2004년 <육군의 해외 기지 변화를 위한 대안>이라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해외 미지상군 변화에 대한 여러가지 대안을 모색하면서 주한미지상군이 대부분 철수할 경우 가장 높은 비용(연간 12억 달러)을 절감할 수 있다고 적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6자회담 전개 이전부터 미국이 미군 철수를 검토하고 있었고 미군 철수가 미국에도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우리는 한반도 정세 변화와 미군기지 이전사업의 어려움을 반영하여 평택미군기지 확장사업을 중단할 것을 한미당국에 촉구합니다. 만약 이와 같은 변화 요인들을 무시하고 평택미군기지확장사업을 강행했다가 도중에 중대한 상황 변화로 엄청난 사회적 자원의 낭비를 초래한다면 한미당국은 그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입니다.
2008. 12. 9.
평통사/무건리주민대책위/민가협/민가협양심수후원회/민주노총
민자통/범민련남측본부/천정연/추모연대/111차 반미연대집회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