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30] 강정 평화올레 첫째날 - 제주공항에서의 일인시위와 송강호 박사님과 평통사 강정 지킴이들과의 만남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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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6.30] 강정 평화올레 첫째날 - 제주공항에서의 일인시위와 송강호 박사님과 평통사 강정 지킴이들과의 만남.
제주 공항에 도착하니 장맛비가 주룩 주룩 내리고 있었습니다. 강정마을로 들어가기 전 제주공항 출국장, 입국장 입구에서 1인시위와 몸벽보 홍보전을 진행하였습니다. 미리 만들어간 예쁜 붉은발말똥게 캐릭터가 들어간 '해군기지 반대' 몸벽모를 가슴과 등, 배낭, 가방 등 곳곳에 부착하고 공항 곳곳을 돌아다내며 온몸으로 홍보를 하였습니다.
일명 '싸돌아다니기'. 제주공항을 찾은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습니다. 홍보효과가 아주 좋았습니다.
1인시위를 마치고 1층에서 대절한 버스를 기다고 있는데, 공항 직원 한분이 다가와서 '1인시위는 원래 혼자 하는데 여러명이 하시면, 서귀포 경찰서에 채증하여 법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유의(?) 하시라'는 얘기를 합니다. 참으로 별 걱정을 다해줍니다.
아마도 1인시위 피켓을 들고 몸과 가방에 몸벽보를 단 회원들이 무리지어 모여 차를 기다리는 모습이 아마도 시위하는 모습과 같았나 봅니다.
아마도 1인시위 피켓을 들고 몸과 가방에 몸벽보를 단 회원들이 무리지어 모여 차를 기다리는 모습이 아마도 시위하는 모습과 같았나 봅니다.
1인시위를 마치고, 제주 4.3 평화박물관을 방문하였습니다. 제주 4.3의 역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평화와 인권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었고, 그 소중함을 간직하기 위해 제주를 평화의 섬으로 지정했습니다. 하지만 해군기지 건설로 제주의 평화가 파괴는 현실은 4.3의 비극이 다시 반복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역사적 배경을 알고 나니 더욱 더 제주에 해군기지가 건설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강정마을로 돌아와 강정 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대구와 전주의 이종화 회원(이름이 같죠..)과 김종일 현장팀장을 만나 저녁을 먹고, 비가 내리는 중덕 해안을 돌아보았습니다.
태풍 메아리가 지나면서 해군이 설치해 놓은 바다 위 오탁수방지막을 다 쓸어 버려서 당분간 공사는 진행되지 않을 듯 합니다.
만들어 온 몸벽보를 우비에 붙이고 여기서도 '싸돌아다니기'를 하였습니다. 바람에 날린 현수막도 잘 정리해 놓고, 새로 만들어진 천막에 가서 농활온 학생들도 만났습니다.
숙소로 돌아와 <개척자들>의 송강호 박사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최근 해상공사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해군의 폭행으로 입원까지 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개척자들이 강정마을에 들어오게 된 과정과 최근의 투쟁과정에서 고민되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다음은 송강호 박사의 이야기를 정리한 것입니다.
"저는 십년동안 '개척자들'에서 일하고 있씁니다. 신학 공부했지만 목사는 못됐습니다. '개척자들'은 동티모르나 아프가니스탄, 캐시미르, 아체 같은 종족간 또는 국가간, 종교간 분쟁지역에서 평화를 만드는 일 해오고 있습니다.
개척자들이 강정에서 새롭게 사역을 시작한 이유는 해군기지 건설사업이 우리나라를 앞으로 전쟁의 구렁텅이로 끌고갈 가능성 높고 전쟁으로 겪을 끔찍한 미래가 우리 현실이 될 것같은 불길한 마음 때문입니다.
현재 강정 마을은 지난 4년간의 가열찬 저항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길어지면서 지치고 외로운 싸움을 해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시 바닥을 치고 일어선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소위 외부세력으로 불리던 전국적 단위의 시민사회 평화단체와의 협력이 예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결속과 연대가 높아진 것입니다.
해군기지 건설 저지투쟁이 전국화되면서 해군과 삼성 대림이라는 해군기지 건설추진집단들이 상당한 저항을 받고 있는 상황이죠.
고민이 되는 것은 조만간 해군과 국가의 공권력이 결탁되서 대반격 할 것이라는 겁니다. 국방부나 삼성이 그냥 포기하진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심각한 충돌이 벌어질 것입니다.
육상에서는 아무래도 행정대집행이 예상됩니다. 수백 천명이상의 경찰력 동원되어서 우리의 천막이나 전시관 등 시설들을 철거하려 할 것이고, 해상에서는 케이슨이라는 어마어마한 시멘트 블록이 화순에서부터 제작이 되어서 강정으로 운반되어 바다에 투하될 것입니다. "
"케이슨은 무려 만톤의 시멘트 블록입니다. 거대한 아파트 같은 정말 집채만한 것이 57개가 바다에 가라앉아 항만을 만들게 되는데 지금 화순항에서 2개가 완성되었고, 세 개째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걸 바다에 가라앉히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바다속 동식물들 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지금도 '이미 이렇게까지 사업이 진척됐는데 민주적 절차, 환경문제 감안해도 돌이킬 수 없다'는 얘기들이 있는데,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쇄기를 박는 일이 되어버립니다. 이 케이슨을 막는 것이 결사적으로 필요합니다.
앞으로 육상에서든 해상에서든 해군기지 건설사업을 적극적으로 모든 처벌을 감수해가면서라도 막아줄 투사들이 필요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중앙에서 국회 등 여론을 형성해 줄, 최소한 야 5당은 해군기지건설사업을 백지화하고 해군기지건설부지 12만평을 평화공원으로 전환하겠다는 그런 정책을 내올 수 있도록 하는 정치적 영향력을 형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몸을 던지며 투쟁하시는 송강호 박사님은 무척이나 지쳐보이셨지만, 늦게까지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회원들은 해군기지 저지투쟁에 대한 생각을 말하기도 했고, 궁금한 것을 물어보기도 하였습니다.
지금은 무엇보다 제주도민의 여론을 바꾸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정마을에서 벌어지는 헌신적인 투쟁과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자꾸 밖으로 퍼져나가고 밖의 사람들이 다시 찾아오면서 제주도민들도 다시한번 해군기지 건설 문제에 대해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먼저, 해군과 국방부에 굴복하며, 제주도의 가장 첨예한 사안을 남의 일 보듯 하며 무책임하게 회피해 버리는 우근민 도지사에 대한 압박 투쟁이 필요하다고 느껴졌습니다.
내일, 모레 있을 집회 등 평화올레 일정에서 더욱 힘차게 투쟁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