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6. 13] 고 신효순 심미선 14주기 현장 추모제와 광화문 시민분향소 운영(사고당시부터 지금까지 경과 시민보고회-필리버스터 진행)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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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2016. 6. 13(월) 오전 11시 • 장소: 양주 효순미선로 사고현장
고 신효순 심미선 14주기 현장 추모제
올해도 어김없이 6월 13일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14년이라는 시간을 돌아 두 소녀를 추모하기 위해 모인 참가자들은 뜨거운 날씨에도 두 소녀의 영정과 만장을 앞세운채 손에손에 흰 국화를 들고 효촌리 마을 어귀에서부터 두 소녀의 발걸음을 따라 사고현장까지 경건한 발걸음을 옮기며 현장 추모제를 시작하였습니다.
영정을 선두로 효순이 미선이가 걸었던 그 길을 걷고 있는 참가자들 (사진출처: 연합뉴스)
참가자들이 걸어가는 길 위에는 사고 당일 파란색 옷을 입고 이 길을 걸었던 효순이를 상징하는 파란색 발자국과 빨간색 옷을 입고 걸었던 미선이를 상징하는 빨간색 발자국이 사고현장까지 이어져 그 길을 걷는 50여 명 참가자의 마음을 더욱 숙연하게 하였습니다.
두 소녀의 영정에 헌화하고 있는 현장추모제 참가자들 (사진출처: 경향신문)
영정에 헌화를 하고 있는 현장추모제 참가자들 (사진출처: 국제신문)
이 날 현장 추모제 사회는 민변 하주희 변호사가 맡아주었습니다. 사고현장 분향소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추모조형물 앞에 영정을 올린 후 분향과 헌화를 하였습니다. 민중의례 후 사고 당시 전교조 양주지회에 소속되었던 최창식 전교조 경기지부장이 추모사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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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식 지부장은 추모사를 통해 “14년 전 오늘, 꽃다운 나이의 효순이와 미선이는 미군 장갑차에 치여 꿈도 펼쳐보지 못하고 떠났다. 우리는 무능한 정부와 불평등한 한미 소파, 종속적인 한미 관계에 의한 두 여학생의 죽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고 하였습니다.
이장희 한미소파개정국민행동 상임대표도 “효순이, 미선이가 숨진 이 사건에서 가해자 처벌은 아직 없었다. 다시는 한국인의 억울한 죽음을 막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진상규명과 소파개정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추모사를 통해 강조하였습니다.
이어진 추모사에서 한국기독교장로회 평화통일위원장 정상시 목사는 “전쟁을 끝내고 평화에 살자라고 하는 오늘 추모제의 주제처럼 효순이 미선이 추모의 뜻을 잘 담아내는 것은 물론, 추모로 그치지 말고 평화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길에 모두 손잡고 나서자”고 하였습니다.
박석민 민주노총 통일위원장도 추모사를 통해 “죽은 사람은 있는데, 죽인 사람이 없는 무죄판결에 항의했던 기억이난다. 제대로 된 한미관계, 호혜평등한 한미관계, 효순이미선이 죽음의 진실을 규명하고 미국으로부터 사과받고, 소파를 개정해야 한다는 것을 외쳤던 그때와 같이 지금도 변한 것 없기에 계속해서 우린 외쳐야 한다. 현재 한반도의 평화는 사드 한국 배치와 일본의 한반도 재침략 야욕에 흔들리고 있다. 우리 노동자들도 열심히 싸우겠다. 효순이 미순이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불의한 한미당국에 맞서겠다”고 다짐을 밝혔습니다.
오늘 14주기 현장추모제에는 1년전부터 오늘 추모제 출연을 위해 일정을 빼놓았다는 박준 가수가 함께 하였습니다.
현장에 제일 먼저 와서 준비를 한 박준 선생은 정작 추모노래공연 중 음향기기의 문제로 반주가 나오지 않는 가운데서도 끝까지 노래를 불러 많은 참가자들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이번 현장추모제에서는 부지를 마련한 후 평화공원을 조성하는 계획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수년간 효순이 미선이의 추모조형물을 안치하고 안정적으로 추모할 수 있는 공간인 추모공원 마련하고자 노력했으나 여러 난관에 부딪혀 좌절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가장 큰 난관이었던 추모공원 부지마련에 조그만 희망이 보여 추모공원 조성계획을 발표하고 조감도까지 공개하였습니다.
19대 국회의원이었던 김광진 전의원이 고 신효순 심미선 추모공원 '소녀의 꿈'(가칭) 조성계획을 설명하였습니다. 추모공원에는 시민추모비, 사고현장 표지석, 추모의 길-효순이와 미선이 마지막으로 걸었던 발자국 동판, 진실의 벽- 사고의 진상을 알리는벽화, 자주평화의 길 - 함께 한 시민들의 이름과 메세지를 적은 박석으로 꾸며질 예정입니다. 결코 불가능한 것이 아닌 우리 시민들의 손으로 꼭 조성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끔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참가자들은 공개된 대형 조감도를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하는 등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현장추모제 마지막 순서로 참가자들은 기억의 나무 2그루를 심고, 주변에 꽃을 심어 진상규명 등 남은 과제를 꼭 해결하겠다는 다짐을 하며 추모공원 조성을 위한 계속된 실천을 이어나갔습니다. 작년에 처음으로 사고현장에 심은 기억의 나무는 이제 세 그루가 되었습니다. 그토록 바라던 추모공원이 조성되는 날 이 기억의 나무들은 훌쩍 커서 평화공원을 찾는 많은 시민들에게 시원한 바람과 그늘을 선사해줄 것입니다.
14주기 현장추모제에 함께한 참가자들은 함께 단체 사진을 찍고 의미 깊었던 현장 추모제를 마무리하였습니다.
• 일시: 2016. 6. 13(월) 오후 3시~9시 • 장소: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앞
광화문 시민분향소 운영 및 시민필리버스터 진행
현장추모제를 마친 참가자들은 양주 사고현장에서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으로 바로 이동해 시민 분향소를 설치하고 추모하러 오는 시민들을 맞이하였습니다.
광화문 광장 시민분향소에서 헌화하고 있는 시민들 (사진출처: 민중의소리)
올해 시민분향소는 미대사관 건너편 광화문 광장에서 운영하였습니다. 뜨거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현장추모제를 마치고 온 참가자들은 분향을 위해 찾은 추모시민들을 맞이하였습니다. 특히 올해 시민 분향소에서는 2002년 사건 당시 상황에서부터 지금까지의 경과를 시민들에게 보고하는 거리 '필리버스터'를 진행했습니다.
첫 순서는 김종일 당시 여중생범대위 집행위원장으로, 사고 당시의 상황을 소개하고 이후 여중생 범대위 결성과 주요 투쟁을, 방미투쟁까지 포함하여 보고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1시간 30분 동안 뙤약볕에 서서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이야기해주었습니다. 다음 순서는 2003년부터 사무처장을 역임한 유영재 평화통일연구소 연구위원이 살인미군 무죄판결의 부당성과 진상규명을 위한 평통사의 활동을 소개하는 연설을 1시간 40분 동안 진행했습니다. 참가자들은 메모를 해가며 진지한 태도로 연설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다음 순서는 당시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살인미군들에 대한 미군 재판을 참관했던 권정호 변호사가 무죄판결의 문제점과 소파개정의 과제를 소개했습니다. 권 변호사는 약 1시간에 걸쳐 당시 답답하고 분하기 이를 데 없던 재판 상황을 소개하고 공무중 미군의 중대 범죄에 대한 형사재판권 요청에 대해 미국이 무조건 따를 수 있도록 소파가 개정되어야 할 것을 역설했습니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이우성 인천평통사 청년부장도 40분간 연설을 통해 한미관계의 불평등성과 굴욕성을 드러내준 여중생 투쟁의 과제는 지금 미국의 사드 한국배치 강요로 이어지고 있다며 사드 배치가 가져올 위험성을 밝히고 미국이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5시간에 걸친 거리 필리버스터를 마친 후 참가자들이 효순 미선 사건을 계기로 생긴 촛불을 켜고 집회를 하려 할 즈음 광화문 시국미사에 참가한 천주교인들과 시민들이 대거 분향소를 찾아왔습니다. 참가자들은 천주교 신자들과 함께 추모영상을 보고 합창을 한 후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