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2. 8] 사드 철회 김천 성주 소식, 소성리 집회와 촛불홍보 자원활동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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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철회 김천 성주 소식, 소성리 집회와 촛불홍보 자원활동 (12.6~8)
사드 배치 철회를 위한 오늘 12월
8일, 성주 촛불이 149일, 김천 촛불이 110일을 맞았습니다.
한 여름에 시작된 촛불이 가을을 지내고 겨울을 맞고 있습니다. 날이 추워지면서 촛불 참여자는
많이 줄었지만 사드 배치를 막아야 한다는 주민들의 의지는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국방부와 롯데가 '국방부 소유 남양주 부지'와 '롯데 소유 성주골프장'을 '교환'하기로 한 합의에 따라 11월 말부터 롯데 골프장부지에 대한 감정평가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방부와 롯데는 1월 3일 정식 부지 교환 계약을 체결한다고 합니다. 이에 주민들도 전열을 가다듬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당선됐으니 사드를 철회하지 않을까? 라는 주장도 있지만 주민들의 단결된 투쟁과 국민들의 지지 여론 없이는 미국이 스스로 사드를 철회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사드는 한미일 3각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하기 위한 미국의 핵심적 요구이기 때문에 박근혜가 퇴진하더라도 사드가 저절로 철회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결정된 사드를 물리칠 좋은 조건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에 주민들이 단결하여 완강히 반대하면, 잘못된 정부 정책도 백지화 시킬 수 있다는 전망을 가지고 주민들의 의지를 북돋는 활동들이 필요한 때입니다.
성주와 김천에서는 날이 춥고 길이 멀어 촛불에 다 참여하지 못하는 주민들을 방문하는 촛불홍보활동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사드배치반대 대경대책위에서도 촛불 홍보활동에 힘을 보탤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해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12월 6일 국방부의 감정평가단을 막기 위해 모인 성주/김천 주민들, 원불교 교무와 교인들
12월 6일, 오전 9시 국방부 감정평가단이 성주에 온다는 소식을 들은 초전면 소성리 주민들은 감정평가단을 막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마을회관 앞에 트랙터, 경운기를 가지고 나와 롯데골프장으로 올라가는 길목을 막고 지나가는 차량들을 확인하였습니다. 원불교 교무님과 교인들, 김천 주민들도 함께 모여 집회를 하였습니다. 주민들은 롯데가 국방부와 부지 맞교환에 합의했다는 것은 가계약일뿐, 감정 평가 결과를 놓고 최종적 협상을 할 것이라면서 적극적으로 막아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다음주에는 롯데와 면담을 추진해 주민들의 반대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롯데골프장 올라가는 길목을 막기위해 트랙터와 경운기를 가지고 나온 주민들
12월 7일에도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집회가 열렸습니다. 매주 수요일에는 성주,김천,원불교가 소성리에서 집회를 개최합니다. 집회에서는 사드 배치를 꼭 막아내겠다는 주민들의 결의와 함께 한 할머니는 "사드가 들어오면 길에 딱 누워뿔끼다"하고 말씀을 하시기도 했습니다.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는 김천 남면 월명마을 사람들이 쳐 놓은 천막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2명씩 교대로 농성을 하는데 이날은 집회가 있다고 15명이 나왔다고 합니다.
소성리 일인시위는 매일 진행됩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골프장에 들어가고 나오는 사람들이 보라고 하는 거지만 사실상 통행량이 많지 않아 보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같이 모여서 뭐라도 해야 든든해 하시는 할머니들을 고려해서 매일매일 진행한다고 합니다.
△소성리 마을에 설치된 현수막들을 팽팽하게 정비하는 모습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열린 사드철회! 성주,김천,원불교 공동 집회. 매주 수요일 오후2시에 열립니다.
이날 집회에서 사드 대경대책위 김찬수 대표가 “사드는 아직 미국에 있고 국방부에선 입으로만 와 있다. 롯데CC를 사면 예산이 들어가고 그러면 국회 동의를 받아야하니 꼼수를 부려서 맞바꾸자 했다. 그래 값을 매기는 평가 작업을 하려는 것이다. 그게 맞아서 쪼개든 어째 하려면 1월 3일에 이사회를 열어 한다고 한다. 아직 값도 정하지 않았다. 아직 도장 찍지 않았다.
지금까지 우리는 롯데에 관해서는 한 번도 행동한 적이 없다. 원래 달성에서 골프장 하려다 쫓겨가 이리 들어왔다. 그때 못 들어오게 막아야했는데 들어왔다. 골프장 한다고 돈 벌어가 (여기 환경을 오염시키고) 할매들한테 옷 한 벌 해준 것 있나? 그러다 이제 저거 멋대로 남양주땅과 바꾸어 튄다는 거다.
앞으로 잘하겠다 했는데 이제까지 잘못했는 것부터 고쳐야 한다. 한 차 맞추어 롯데 본사에 가서 항의했으면 좋겠다.“며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며 힘을 내자고 발언해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얻었습니다.
월명리 이장님도 “사드반대 끝까지 하겠다. 우리 마을은 협상하는 소리 한 번도 통화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촛불홍보 자원봉사자들은 6일부터 8일까지 촛불 홍보 활동을 펼쳤습니다.
6일에는 김천 주민들과 함께 김천 부상리 -> 마곡리->송곡리 ->운양리->운곡리를 찾았습니다. 추운 날씨 탓인지, 농사로 바쁜 철 때문인지 만날 수 있는 주민들은 많지 않았지만 우편함에 촛불 홍보물을 꽂아 두기도 했습니다. 마침 중국집에서 만난 주민들은 “사드 반대 촛불 홍보 나왔습니다‘라고 하니 모두들 "수고하십니다" "차량용 스티커도 붙이고 다닌다"며 격려와 지지를 해 주셨습니다.
사드 배치를 찬성하는 사람들도 만날 수 있었는데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계속하는데 그래도 있는 게 낫지 않느냐? 국가가 하는 일을 반대하면 안된다"는 얘기를 주로 합니다. 거기에 대해 말씀을 드리려고 하면 설명 자체를 잘 듣지 않네요.
7일에는 첫 일정으로 마을에 걸린 사드 배치 반대 현수막들을 팽팽히 당기고, 느슨해진 줄들을 다시 조여 묶는 활동을 진행하였습니다. 오후 2시에는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집회가 예정되어 성주, 김천, 원불교 등 많은 분들이 마을에 찾아올 예정이라 정갈하게 정비된 현수막들을 보시면 좋아하실 것 같았습니다.
초전면 소재지에서 상가들을 중심으로 성주촛불소식지 배포와 서명 받기 활동을 하였습니다. 길거리를 다니는 주민들은 많이 없었지만 일일이 상가를 돌아다니고 서명을 받으며 면소재지에 계신 주민 분들과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대다수의 분들은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하는 분들은 그리 많지 않았고 간혹 찬성하는 주민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특이한 점은 사드 배치를 반대하시는 분들 중 "사드 배치를 반대하기는 하지만 이미 결정되었고 끝난 것 아니냐, 정부에서 밀어부치는데 반대한다고 막아지겠나" 하는 얘기들을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드 배치를 찬성하시는 분들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계속 하는데 그래도 있는게 낫지 않겠냐, 국가가 하는 일이니 반대하면 안된다" 하는 얘기를 많이 하셨습니다.
대체로 반대하시는 분들은 설명을 드리고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지면 커질수록 사드 배치 결정이 철회될 수 있다고 말씀드리면 "아, 그러냐"하며 이해를 하시는데, 찬성하시는 분들은 설명 자체를 잘 듣지 않으시려는 경향이 많았습니다.
오후에는 동포리와 용봉리 마을회관을 찾았습니다. 동포리 마을회관에는 쉬고 계시던 마을 할머니들이 여러분 계셨는데 처음에는 사드를 반대해야 하지만 어디든 필요하지는 않겠냐는 말씀을 하시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차근차근 알기쉽게 사드가 우리에겐 무용지물이고 위험만 더 높아질 뿐이라고 설명을 드리고 성주를 위해서, 우리나라를 위해서, 여러분들 손자손녀들의 평화로운 삶을 위해서도 꼭 막아내야 하며, 그것이 가능하다고 말씀드리니 이해하시고 오히려 목청을 높여 사드 배치는 절대 안된다고 하셨습니다. 사드 반대에 대한 의견을 왁자지껄하게 나누는 모습에서 현장활동에 대한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을회관을 나설 때는 손도 잡아주시고 추운데 정말 고생한다는 격려도 잊지 않으셨습니다.
하지만 다음으로 찾아간 용봉2리 마을회관에서는 조금 상황이 달랐습니다.
할아버지 한 분이 "사드를 안 들여오면 대안이 뭐냐, 사드 효용성이 완전히 없지는 않다. 박근혜가 잘한 것도 있고 못한 것도 있다. 그래도 초전면에는 반대가 맞을 수 있다."고 말씀하셔서 사드의 무용성과 위험성에 대해 설명드렸지만 이해하려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또 "정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똑똑하니 그들의 결정이 맞을거다"라는 의견을 내시기도 하셨습니다.
어르신들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대체로 사드 반대였지만 확실한 반대를 말씀하지 못하는 정도였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더 쉽고 자세히 말씀드릴 기회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아쉽게 발길을 돌렸습니다.
저녁에는 성주 촛불 준비를 도왔습니다. 촛불에 오시는 분들이 조금이라도 따뜻하도록 화목난로를 옮기고, 의자를 깔았습니다. 그리고 오시는 분들에게 촛불과 손플랑과 머리띠를 나누어 드리는 일을 하였습니다. 성주에서 활동하시는 한 분이 오늘은 나긋나긋한 서울 총각들이 나누어 준다고 말씀하셔서 모두들 한바탕 웃기도 하였습니다.
250명 가량의 참가자들이 모였고 하나같이 활기차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 분들과 함께라면 사드배치를 꼭 막아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촛불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소성리 부녀회장님의 발언이었습니다. 무대에 올라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에도 사람이 살고 있단 말입니다!" 하고 반복해 외치는 절규에 많은 참가자들이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군수에 대한 배신감으로 군수가 참가하는 행사장에 소성리 마을 주민들이 찾아가 쫒아낸 일을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말씀하셔서 촛불 참가자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드셨습니다.
△ 동포리 마을회관에서 주민들을 만나 얘기를 나누는 모습
8일, 어산리에서 만난 할머니들은 21살에 늦게 시집와서 고생한 이야기를 하시는 분도 계셨고, 사드가 들어오면 안되지 하시면서도 ‘할매들은 모른다. 힘이 없다’는 얘기를 하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입을 굳게 다물고 떨더름한 표정을 지으시던 할머니들도 계셨습니다.
할머니 대부분 귀가 좋지 않아 의사소통하는데 어려움이 있기도 했습니다. 사드를 ‘가스’로 잘못 알아들으시고 이장님을 불러 주는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봉정2리에서 만난 어르신들은 처음 보는데도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사드 애기가 나오자 역시 ‘다 끝난 것 아니냐’는 말씀부터 하십니다. 그래서 ‘롯데랑 국방부가 아직 최종 도장 찍은 것 아니다’ ‘집매매에서도 돈이 오가야 끝나는 것인데 아직 여기까지 가지 못했다’ ‘대통령도 잘못하면 국민들이 내려오라고 하는 세상인데, 주민들이 사드 안된다하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 다른 나라도 막았다’는 사실을 말씀을 드리니 공감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잘못된 정부정책을 바꿀 수 있는 힘은 역시 주민들에게 있기때문에 주민들이 스스로의 힘을 믿고 의지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지고 간 귤을 함께 먹으며 얘기를 나누었고 수고 많다며 나오는 곳 까지 배웅해 주신 어른신도 계셨습니다.
촛불홍보 자원봉사단은 가는 곳마다 추운데 고생한다는 격려를 받았습니다. 뭐라도 주고 싶어하시는 순박하고 따뜻한 분들이 사는 평화로운 마을에 사드라니 마음이 아픕니다.
△ 소성리 마을 벽화 "한반도 사드배치 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