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2019. 03. 07] 10차 방위비분담 특별협정 규탄 평통사 논평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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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차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에 대한 평통사 논평

 

- 한미 정부의 정식 서명을 강력히 규탄하며

국회 비준동의 거부를 촉구한다. -

 

우리는 국민의 뜻에 반하여 체결된 10차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이하 10차 협정)에 한미가 정식 서명을 강행하기로 한데 대해 강력히 규탄하며 10차 협정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10차 협정은 평화적인 남북관계에 걸맞지 않은 방위비분담금의 대폭 증가, 평택미군기지이전 완료 등 수많은 삭감요인의 무시, 공공요금과 위생·목욕·세탁·폐기물처리 항목 신설, 주한미군 이외 해외미군으로까지의 방위비분담 지급 대상 확대, 위헌적인 연장 조항 등 역대 정부에서 체결된 협정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최악의 굴욕적인 내용으로 점철되어 있다.    

 

1. 10차 협정은 방위비분담 인상을 반대한 국민여론에 반한다.

 

10차 협정은 올해 방위비분담금을 1조 389억 원으로 정하고 있다. 이는 2018년 9602억 원보다 무려 8.2%(787억 원)가 증가한 것이다. 이에 대해서 문재인 정부는  ‘우리 국민이 납득할만한 수준에서 결정되었다’(외교부 보도자료, 2019. 2. 10.)고 주장한다. 그러나 여론조사(리얼미터, 2019. 1. 25.) 결과는 국민의 58.7%가 미국의 방위비분담 인상 요구를 반대하고 또 52%가 미국이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를 단행하더라도 방위비분담 인상 요구를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답하였다. 방위비분담금 8.2% 증가는 미국의 방위비분담금 인상 요구를 수용해서는 안 된다는 우리 국민 입장에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수준임은 물론이다.      

남북관계 측면에서 봐도 방위비분담금 대폭 증액은 우리 국민이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다. 문재인 정부의 방위비분담금 증가율은 남북관계가 최악의 대결로 치닫던 이명박 및 박근혜 정부 때의 방위비분담금 증가율을 훨씬 능가한다. 이명박 정부 하의 8차 협정의 증가율과 증가액은 2.5% 및 185억 원이었고 박근혜 정부 하의 9차 협정의 증가율과 증가액은 5.8% 및 505억 원으로 역시 10차 협정보다 낮았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정세의 유리함을 살리지 못하고 트럼프 정부의 압박에 굴복한 결과다.

 

2. 10차 협정은 미국의 끝없는 탐욕에 우리 국민이 희생된 결과이다

 

2015년을 기준으로 미국이 자국의 국방예산에서 지출하는 주한미군 총주둔비(주한미군 인건비 포함)는 3.1조 원(27억 달러)이다. 총주둔비에서 주한미군의 봉급과 수당을 제외한 주둔경비는 1.1조원(9.3억 달러)이다. 반면 한국이 직접 및 간접적으로 부담하고 있는 주한미군 주둔경비는 우리 국방부 집계로 5.5조 원이다. 그런데 국방부 집계에는 누락되거나(미군탄약저장시설비) 저평가된 부분(임대료)이 있어 이를 계산에 포함하면 한국이 부담하는 주한미군 주둔경비는 6.4조 원에 이른다. 한국은 미군 인건비를 제외한 주둔비로 보면 미국보다 6배를, 총주둔비로 하면 미국보다 2배 이상을 부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한미 간 주한미군 주둔비 분담의 일방적이고 불평등한 실상은 “모든 부담을 미국이 져야 하는 건 부당하다. 우리는 더 이상 호구가 아니다”(2018. 12. 26.)라는 트럼프의 주장이 터무니없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트럼프가 적반하장의 주장을 계속하는 것은 우리 국민을 희생양 삼아 미국의 국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10차 협정은 주한미군 경비 분담에서 미국이 한국보다 몇 배의 이익을 누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역대 정부를 훨씬 뛰어넘는 방위비분담금의 증액을 미국에 허용함으로써 트럼프의 끝없는 탐욕에 굴복한 협정이라는 비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3. 10차 협정은 많은 삭감요인이 무시되어 우리 국익을 크게 손상시켰다

 

10차 협정은 수많은 삭감요인이 철저히 무시된 굴욕적 협정이다. 9차 협정 유효기간(2014∼2018년)에 매년 1000∼2000억 원의 미집행 금액이 발생했던 점, 2018년 6월 말 현재 누적된 미집행금이 1조 405억 원에 이르는 점, 평택미군기지이전완료에 따른 군사건설비 절감 요인(연 2000∼3000억 원 정도) 등의 삭감요인이 있었으나 어느 하나 2019년 방위비분담금 총액에 반영되지 않았다. 특히 정부(당시 조태용 외무차관)는 9차 협정 체결 당시(2014. 4. 15.) 방위비분담금에서 발생한 이자소득 규모(최소 3000억 원)를 파악해 차기(10차) 협상 때 총액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 약속을 저버림으로써 우리 국익을 크게 손상시켰다.

 

4. 공공요금과 저장‧위생‧목욕‧세탁‧폐기물처리 항목의 신설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굴욕이며 방위비분담금의 지속적 증가를 초래한다  

 

미국의 작전지원 항목 신설 요구를 부분적으로 수용해 전기‧가스‧상하수도 등 공공요금과 저장‧위생‧목욕‧세탁‧폐기물처리비용이 군수지원비(기지운영지원)에 포함되었다. 지금까지 미군의 저장‧위생‧목욕‧세탁‧폐기물처리 비용을 미군주둔국이 대신 지불하는 나라는 세계에서 한 나라도 없다. 또 미군의 공공요금을 지불하는 나라도 일본을 빼면 없다. 이 점에서 공공요금과 위생‧세탁‧목욕‧폐기물처리 항목 신설은 우리의 주권과 국가적 자존심을 훼손하는 굴욕적인 결과다. 더욱이 주한미군이 한 해 쓰는 전기료만 750억 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공공요금 신설은 우리 국민에게 추가적으로 막대한 부담을 지우게 되고 앞으로 방위비분담금의 지속적 증가를 예고하는 것이어서 결코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

이번 공공요금과 폐기물처리 등의 항목 신설이 갖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그 지원 대상이 주한미군만이 아니라 한미연합훈련이나 미 전략자산 전개 시 또는 순환배치를 위해 오는 해외 미군으로까지 확대된다는 점이다. 당장 제주 강정해군기지 등에 들어오는 미 핵항모, 구축함, 핵잠수함에서 배출되는 폐기물처리 비용까지도 방위비분담금으로 지불해야 할 상황을 맞게 되었다. 그러나 방위비분담금을 일시적 또는 임시적으로 들어오는 해외미군에 대해서 지급하는 것은 주한미군 주둔 경비의 일부를 지원하는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의 근간을 무너트리는 불법이다.

 

5. 사드운영유지비 부담의 길을 연 10차 협정은 불법이자 대국민 약속 위반

 

10차 협정은 주한미군이 방위비분담금으로 공공요금과 저장‧위생‧목욕‧세탁‧폐기물처리를 지불할 수 있게 허용하고 있다. 그에 따라 주한미군은 성주 사드 기지에서 발생하는 폐유 등의 폐기물 처리 비용이나 사드 레이더와 발사대 가동에 따른 전기료, 또 200여 주둔미군이 사용하는 상·하수도요금 등의 사드 운영유지비를 방위비분담금으로 충당하려 할 것이 틀림없다. 외교부 당국자는 평통사가 전화통화(2019. 2. 14.)에서 사드운영유지비를 군수지원비에서 쓸 가능성에 대해 묻자 “실제 집행하는 과정에서 어찌될지 모르겠”다고 답변하여 그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주한미군의 성주 사드배치는 한국 방위를 위한 것이 아니며, 애초부터 법적 근거 없이 배치된 무기체계이기 때문에 한국이 사드운영비를 부담해야 할 법적 근거가 없다.

더욱이 정부는 “사드 전개와 운영유지비용은 미국 측에서 부담하고 전기와 도로, 부지 제공 등은 한국이 부담한다”면서 “제공된 부지 내에 새로 건물을 짓는 것⋯⋯전기세나 유류비 등도 운영유지비이기 때문에 그것도 미국 측에서 부담”(SBS, 2017. 5. 4.)한다고 밝힌 바도 있다. 이런 정부의 입장은 주한미군의 사드장비가 한미소파 제5조의 적용대상이며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의 적용 대상이 아님을 국민 앞에 밝힌 것이다. 따라서 외교당국자의 발언처럼 우리 정부가 방위비분담금(군수지원비)의 사드운영비 사용을 묵인하거나 양해한다면 이는 대국민 약속 위반이다. 또 이는 법적 근거 없이 배치된 주한미군의 사드장비의 경우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을 적용할 국제법적인 근거가 원천적으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정부 스스로 불법행위를 하는 것이다.

 

6. 10차 협정은 국회의 조약 비준동의권을 침해하는 불법이다  

 

10차 협정에는 한미가 합의하면 10차 협정의 유효기간을 연장할 수 있게 한 이른바 ‘연장조항’이 담겨 있다. 그런데 외교부 당국자 설명(백 브리핑, 2019. 2. 10.)에 따르면 10차 협정이 전부 그대로 연장되는 것이 아니고 2020년에 적용될 방위비분담금액과 유효기간이 미정이며 이에 대해서 미국과 협상을 해야 한다고 한다. 방위비분담금 총액과 유효기간은 연장의 핵심적 내용을 이루고 이를 기준으로 국회는 연장조항의 비준동의 여부를 판단하게 될 것인 바, 방위비분담금 총액과 유효기간이 특정되지 않은 조약(연장조항)을 국회에 비준동의를 요구하는 것은 국회 비준동의권 침해이며 위헌이다. 조약은 법적인 권리와 의무관계를 창설하기 때문에 권리‧의무를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규정해야 유효하다. 이 점에서 연장조항은 구체적인 권리와 의무를 규정하지 않아 조약으로서의 최소한의 요건도 갖추지 못하였다. 국회비준동의권을 침해하고 또 조약으로서의 최소한의 요건도 갖추지 못한 10차 협정은 불법이며 재협상해야 한다.

 

7. 방위비분담금의 불법적인 집행관행에 면죄부를 준 제도개선     

 

제도개선에서도 그간의 불법적인 집행관행에 면죄부를 주거나 방위비분담금 증가의 길을 터주는 등 우리 주권을 침해하고 국익을 훼손하는 내용이 여전하다.      

정부는 박근혜 정부 때 이면합의로 문제가 되었던 ‘예외적 현금지원’을 삭제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예외적 현금지원은 ‘예외적 현물지원’으로 이름이 바뀌어 존재하기 때문에 삭제되었다는 주장은 사실상 거짓이다. 또 ‘예외적 현물지원’은 미국기업이 직접 시공까지 할 수 있게 허용한다는 점에서 ‘예외적 현금지원’과 차이가 없다. 미국(기업)이 직접 시공하는 것은 ‘방위비분담 특별협정’ 위반이다.

또 군수지원비의 경우 이월을 제한한다고 하지만 정작 군사건설비에서 입찰차액(입찰가격과 실제 정산의 차이)으로 발생하는 불용액에 대해서는 제도개선 조치가 없다. 군사건설비에서 발생하는 불용액을 미국이 재사용하도록 허용한다면 이는 “방위비분담금 불용액이 국가재정에 부담이 안 되도록 제도개선을 정부에 촉구”(2017. 8. 23.)한 국회의 바람을 저버린 것이 된다.  

정부는 한국인 노동자의 처우 개선 차원에서 한국인 노동자 인건비 지급 상한선을 철폐(종전에는 인건비의 75% 이하를 한국이 지급)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상한선이 없어지면 미국이 한국인 노동자 인건비 전액 지불을 이유로 방위비분담금 증액을 한국에 요구할 가능성 또한 생기게 되어 방위비분담금 상승 요인이 된다.

 

8. 국회는 우리 주권과 국익을 지키기 위해 10차 협정 비준동의를 거부해야 한다.  

 

10차 협정이 역대 최악의 굴욕적 협정이 된 것은 트럼프 정부의 불법부당한 압박공세에 문재인 정부가 시종 수세적 대응으로 일관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승낙을 받아 남북교류협력 사업을 추진하려는 의도에서 미국의 불법부당한 방위비분담 증액 요구를 수용한 측면이 있다. 한마디로 이번 10차 협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횡포와 탐욕 그리고 그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굴종이 빚어낸 결과다. 만약 10차 협정이 그대로 국회를 통과한다면 그것은 횡포와 탐욕에 바탕한 트럼프의 불법부당한 방위비분담금 증액 요구에 날개를 달아주는 꼴이 될 것이다. 10차 협정 가서명 이틀 뒤 트럼프가 “전화 몇 통화에 5억 달러 더 냈다”(중앙일보, 2019. 2. 13.)면서 “(방위비분담금은) 앞으로 계속 올라야 하고 오를 것”이라고 호언한 것을 보면 트럼프가 한국을 얼마나 호구로 여기고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10차 협정이 국회를 통과하면 문재인 정부의 대미 굴종적 태도 또한 바뀌지 않을 것이며 남북관계마저 트럼프의 볼모로 잡혀 앞을 기약할 수 없게 될 것이다. 트럼프의 횡포를 더 허용하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미국의 불법부당한 요구에 대한 우리 국민의 단호한 거부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미국의 불법부당한 요구를 거부하지 못하고 시종 수세적 자세로 일관하는 문재인 정부의 대미 굴종적 태도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 국회는 이번 10차 방위비분담 특별협정 비준동의안을 부결시켜야 한다. 우리는 국민과 함께 최악의 굴욕적인 10차 협정의 국회비준동의를 부결시키기 위한 활동에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2019년 3월 7일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상임대표 문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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