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기고] 11차 방위비분담협정, 정부 발표 기만을 폭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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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차 방위비분담협정, 정부 발표의 기만을 폭로한다
고영대 평화통일연구소 연구위원
▲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로버트 랩슨 주한미국대사 대리가 8일 외교부청사에서 제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문에 서명하고 있다 | |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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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8일, 정부는 미국과 제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아래 특별협정) 정식 서명을 마치고 13일, 비준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서명 일시와 장소를 막바지까지 비밀에 부치는 모습에서 정부 스스로가 이번 제11차 특별협정에 대해 얼마나 당당함을 잃고 있는가를 여실히 엿볼 수 있었다.
정부 태도에서 보듯이 제11차 특별협정은 이전에 체결된 그 어느 특별협정보다도 미국의 한국 갈취를 보장하고 한국의 미국 퍼주기로 점철됐다. 이에 국회가 제11차 특별협정 비준 동의안을 부결시킴으로써 국민 기대에 부응하고 국익을 지킬 수 있길 바라면서 절박한 심정으로 제11차 특별협정에 담긴 거짓과 기만, 불법성을 밝히고자 한다.
3월 10일, 외교부는 제11차 특별협정 타결 결과를 발표하면서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 총액은 2019년도 수준으로 동결한 1조389억 원"으로 2020년에 "미측에 선지급된 인건비와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 발생에 따라 특별법으로 근로자에게 지급된 생계지원금 일체(총 3144억 원)를 2020년도 분담금 총액에서 제외하고 실제 미측에 전달되는 2020년 방위비 총액은 7245억 원"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2021년도 (방위비분담금) 총액은 2020년 대비 13.9% 증가된 1조1833억 원"으로 13.9%는 "2020년도 국방비 증가율 7.4%와 방위비분담금 인건비 최저배정비율 확대에 따른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증액분 6.5%를 더한 것으로, 13.9%라는 수치는 제도 개선에 따른 인건비 증액분을 감안한 예외적인 증가율이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발표엔 제11차 특별협정 타결 결과를 뒤집을 만큼의 결정적인 오류와 기만이 숨어 있다. 그리고 이는 바이든 정권의 갈취와 문재인 정권의 퍼주기를 위한 것으로, 국회가 제11차 비준 동의안을 부결시켜야 할 이유기도 하다.
첫째,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 인상률은 동결이 아니라 무려 41.5%↑
동결이 아닌 41%가 인상된 2020년 방위비분담금 정부 발표에는 4,307억원이 누락되어 있다
정부는 제11차 특별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협정 공백 상태에서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으로 이미 인건비 3144억 원과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 명목의 4307억 원을 선지급했다. 이는 국방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이 1조389억 원으로 동결되기 위해서는 인건비 3144억 원만 제외하는 것이 아니라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 4307억 원도 제외하고 2938억 원만 미국에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정부 발표대로 7245억 원을 주게 되면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 총액은 1조389억 원(3144억+7245억)이 아니라 1조4696억 원(3144억+4307억+7245억)이 되어 2019년도 대비 무려 41.5%나 인상해 주게 된다. 41.5%는 트럼프 정권이 요구했던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 인상률 50%에 불과 8.5% 못 미치는 수치다.
▲ 2020년 선 지급된 4,307억원의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출처 : 국방부 홈페 정부는 2020년에 인건비뿐 아니라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도 집행했지만 이를 누락시키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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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정부는 2020년에 이미 집행된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 4307억 원은 제8차/9차 특별협정 제5조와 제10차 특별협정 제7조에 따른 지급이라고 해명한다(평통사 정보공개청구에 대한 2021년 4월 7일자 국방부 답변). 제10차 특별협정 제7조는 "이 협정의 종료는 이 협정의 합의된 절차에 따라 매년 선정되었으나 이 협정 종료일에 완전하게 이행되지 않은 모든 군수비용 분담 지원분 또는 군사건설 사업의 이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8차/9차 특별협정 제5조도 동일한 내용이다.
그러나 이는 제10차 특별협정으로 지급된 비용 안에서의 계속 집행을 의미하는 것으로 제10차 특별협정에서 책정된 비용을 넘어서서 사업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제10차 특별협정 제7조에 따른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 계속 집행은 2019년도 방위비분담금 중 2020년도로 이월된 액수 내에서만 가능하다. 2020년도로 이월된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는 각각 93억 원과 91억 원으로 총 184억 원(2021년 국방예산 설명자료)이며, 이 액수 내에서만 계속 사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제10차 특별협정 제7조는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로 4307억 원을 지급할 수 있는 근거로 되지 않는다.
한편 국방부는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로 4307억 원을 선지급한 비용의 재원을 미집행 방위비분담금으로 밝혔다(평통사 정보공개청구에 대한 국방부 답변 2021.4.7).미집행(미지급) 방위비분담금이란 이전 특별협정 체결로 한국이 미국에 지급하기로 합의한 방위비분담금 중에서 지금까지 미국에 지급하지 않은 액수(2019년 말 현재, 군사건설비 9079억 원, 군수지원비 910억 원, 총 9989억 원, 평통사 정보공개청구에 대한 국방부 답변 2020.10.11)를 말한다.
그러나 정부가 미집행 방위비분담금에서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로 4307억 원을 지급했다고 주장하더라도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 총액과 인상률이 1조4696억 원, 2019년도 대비 41%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으며, 동결이라는 정부 발표가 거짓이었음을 정부 스스로 확인해 주는 것이다.
▲ 평통사의 정보공개청구 결과 미국에 추가지급한다는 7,245억 원에 누락된 4,307억 원
그렇다면 종료된 제10차 특별협정과 그 이전 특별협정 기간에 발생한 미집행금으로 제11차 특별협정 기간의 방위비분담금을 지급하는 것이 정당하며, 합법인가? 그렇지 않다. 매 특별협정이 종료되어 효력이 상실되면 매 특별협정 기간에 발생한 미지급금지급 의무도 소멸된다. 그 이후 한국은 새롭게 체결된 특별협정에 따른 의무만 이행하면 된다.
이 때문에 제10차 특별협정 제7조처럼 특별협정이 종료되더라도 소멸하지 않을 방위비분담금을 이월금으로 특정해 그에 한정해 사업의 계속성을 보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매 특별협정이 종료된 후에 동 기간의 미지급 방위비분담금을 계속 지급해야 한다면 한국은 새롭게 체결된 특별협정뿐만 아니라 이미 종료된 특별협정들에 의해서도 동시적으로 구속을 받게 된다. 이는 신법이 구법에 우선하는 법원칙에 어긋나며, 또한 2개, 3개의 특별협정에 의한 2중, 3중의 의무를 계속적, 동시적으로 지게 된다는 점에서도 타당성이 없으며, 결코 용인될 수 없다.
따라서 제10차 특별협정 또는 그 이전 특별협정 이행 과정에서 발생한 미지급금을 제10차 특별협정이 종료된 이후인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으로 지급할 수 없다. 실제로 거의 매년 감액 편성과 불용액에 따른 미지급금이 발생했지만 미국이 이의 지급을 공식 요청한 적이 없으며, 한국 정부가 이를 지급해 주기 위해 별도의 예산을 편성한 적도 없다. 정부가 2020년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로 지급한 4307억 원이 미지급금에서 지급한 것이라고 공식 밝힘으로써, 오로지 문재인 정권만 주지 않아도 되고 전례도 없는 미지급금까지 미국에 챙겨주는 한편 이를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 총액에서 누락시켜 마치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이 동결된 것인 양 국민을 속이고 있는 것이다.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은 인상률(41%)과 인상액(4307억 원)에서 역대 단연 최고다.
둘째, 인상율 13.9% 중 인건비 인상률 6.5%는 거짓이다
방위비분담금 인건비 최저배정비율을 75%에서 85%로 상향 조정하는 데 따른 6.5%, 675억 원(외교부 보도자료, 2021.3.10)의 2021년도 방위비분담금 인상 요인이 발생하는지를 밝히기 위해서는 2020년도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총액과 한미 간 분담비율에 따른 한국 부담 액수(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총액의 75% 이상, 2019년도 89%),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 인건비 배정액(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총액의 75~85%와 동일)과 집행액 등이 밝혀져야 한다.
그러나 2020년도는 특별협정 공백 기간이자 무급휴직 등으로 방위비분담금이 정상적으로 집행되지 못한 해다. 따라서 2021년도 방위비분담금 인건비 인상률을 산정하기 위해서는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 인건비 배정액 등이 밝혀져야 하지만 국방부는 이 액수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평통사 정보공개청구에 대한 국방부 답변2020.10.30). 국방부 주장이 사실이라면 정부는 정확한 근거 자료도 없이 6.5%, 675억 원이라는 2021년도 인건비 상승분을 산정해 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또한 정부가 주장하는 인건비 6.5%와 675억 원의 인상 요인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2020년도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총액이 6750억 원이 되어야 한다(6750×0.85-6750×0.75=675억 원). 그러나 6750억 원은 2019년도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총액 5641억 원('2019 연례집행보고서', 주한미군)의 1.2배로 1109억 원이나 부풀려진 액수이며, 2020년도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추정치 5707억 원(2019년보다 137명 줄어든 근로자 수, 평통사 정보공개청구에 대한 국방부 답변, 2021.4.2.)와 2.8% 임금 인상률(주한미군 한국인 노조 확인)의 약 1.18배로 1043억 원이나 부풀려진 액수다.
그러나 정부는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 총액 1조389억 원에 인건비 상승률 6.5%를 적용해 2021년도 인건비 상승분 675억 원을 산정했다. 이런 계산 방식은 인건비 인상률을 2배 이상 늘린다. 전체 방위비분담금 총액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통상적으로 평균 40% 안팎(2019년도는 48%)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주장하는 인건비 상승률 6.5%는 최소 2배 이상 부풀려진 것이다.
▲ 방위비분담금 구성항목 인건비는 통상 방위비분담금의 40%
한편 한미는 방위비분담금 총액을 소요에 기반해 산정하지 않는다. 한미 간 협상을 통해 총액에 먼저 합의한 후 그 총액을 인건비,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로 배정한다. 따라서 인건비 인상률을 별도로 계산해 이를 전체 인상률에 덧붙이지 않는다. 이러한 인상률 산정 방식은 방위비분담금 역사상 처음 있는 이례적인 일이다. 인건비 최저 배정비율 상향 조정에 따라 한국 부담 액수와 비율이 늘어나 방위비분담금 중에서 인건비 배정 액수와 비중을 늘릴 필요가 발생하더라도 군사건설비나 군수지원비 배정 비중과 액수를 낮추면 방위비분담금 총액을 늘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렇듯 정부가 주장하는 2021년 675억 원, 6.5%의 방위비분담금 인건비 인상 요인은 객관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 결국 675억 원의 인건비 상승은 트럼프 정권이 요구했던 50% 인상률을 맞추기 위해 역으로 꿰맞춘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2020년도에 근거 없이 올려준 4307억 원(41.5%)과 2021년도에 근거를 제대로 밝히지 않은 채 올려주는 675억 원(6.5%)를 더하면 4982억 원으로 2019년도 방위비분담금 1조389억 원의 48%에 달한다. 제11차 특별협정 기간의 사실상 첫해인 2021년도에 맞춰 50%, 5195억 원에 약간 못 미치는 액수를 올려주는 것이다.
셋째, 결국 미국이 이중의 방위비분담금 인상 효과를 누리도록 하려는 것
6차 특별협정(2005년)은 인건비 배정비율 하한선을 71% 이하로, 9차 특별협정( 2009년)은 71% 이하에서 75% 이하로, 10차 특별협정(2019년)은 75% 이상으로 상향 조정해 왔고, 그때마다 정부와 국회는 한국인 노동자 고용안정에 기여하게 되었다고 평가해 왔다. 그러나 2007년, 2014년, 2018년의 무급휴직 위협, 2020년의 최초 무급휴직 단행 사례에서 보듯이 인건비 최저배정비율 상향 조정이 한국인 노동자의 고용안정에 기여하게 되었다는 정부와 국회의 평가는 잘못이었음이 판명됐다.
한국인 노동자 고용안정을 가장 크게 위협했던 2020년 무급휴직이 인건비 배정비율 하한선을 75% 이상으로 올린 10차 특별협정 하에서, 특히 인건비 최저배정비율을 89%까지 최고로 올린 2019년 후 발생했다는 사실은 인건비 최저배정비율 상향 조정이 한국인 노동자의 고용안정에 전혀 기여하지 못하고 있음을 잘 말해 준다.
인건비 최저배정비율 하한선은 85%로 상향 조정한 후에도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과 관련한 상황은 개선되지 않을 것이다. 이번 제11차 특별협정처럼 체결이 지연될 경우 주한미군은 또다시 자신들이 부담해야 할 한국인 노동자 인건비 15%의 재정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핑계를 대며 무급휴직 위협을 가하고 2020년 무급휴직 사례처럼 한국 정부가 선지급하고 나중에 보전받는 상황을 재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2020년 무급휴직 사례와 특별협정에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선지급을 명문화한 것은 오히려 미국이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지급에 관한 스스로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한국에 떠넘기고 한국 정부가 이를 떠안은 잘못된 선례를 정당화해 준 것이다.
한편 눈여겨보아야 할 지점은 인건비 최저배정비율 상향 조정이 미국의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부담을 크게 낮춘다는 사실이다. 2019년도에 한미는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를 각각 88.7%와 11.3%로 분담했다. 2018년에 미국은 규정보다 많은 35%를 분담해 2010억 원을 부담했던 것을 2019년도에 11%로 미국의 분담비율을 낮춰 부담 액수를 637억 원으로 낮춤으로써 전년 대비 무려 1373억 원이나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었다(2018년/2019년 '방위비분담금 연례 집행보고서, 주한미군). 이는 2019년도 방위비분담금 인상액 787억 원의 1.7배가 넘는 큰 액수로 미국은 사실상 약 2160억 원, 22.5%의 방위비분담금의 인상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 협정 서명식 규탄하는 평통사 회원들 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 서명이 열린 4월 8일, 외교부 정문에서 "거짓과 기만으로 점철된 11차 협정 서명을 멈춰라"라며 규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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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제11차 특별협정 기간(2020~2026년)에 적용하면 다음과 같다. 최근 10년 간 한국인 근로자 평균 수(8721명)와 평균 임금 인상률(1.84%)을 적용해 2021~2025년 기간의 인건비 총액을 계산하면 총 3조659억 원이다. 여기에 한국 부담비율 75%와 85%를 적용해 그 차액을 구하면 총 3066억 원(2021년 591억, 2022년 602억 원, 2023년 613억 원, 2024년 624억 원, 2025년 636억 원)으로, 이 액수만큼 미국은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부담 비용을 감축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동 기간에 한국이 제11차 특별협정에 따라 올려주어야 하는 액수는 총 4507억 원(2021년 1444억 원, 2022년 639억 원, 2023년 761억 원, 2024년 807억 원, 2025년 856억)의 약 68%에 달한다. 결국 인건비 배정 하한선 75%를 85%로 상향 조정함에 따라 주한미군은 제11차 특별협정에 따른 방위비분담금 인상액을 거의 2배 가까이 챙기는 셈이 된다. 그만큼 주한미군이 미 의회로부터 확보해야 할 예산을 줄여주거나 확보한 예산을 작전 분야 등으로 전용해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인건비 최저배정비율 상향 조정으로 방위비분담금 중 인건비 배정액이 늘어나 군사건설비나 군수지원비가 줄어들면 미국에는 같은 액수(방위비분담금 총액)가 쥐어지기 때문에 미국에 혜택이 간다고 할 수 없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착시현상에 불과하다. 미국이 부담하는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는 미 의회에서 주는 미국 예산으로 최저배정비율 상향 조정으로 미국 부담 예산이 줄면 그것은 미국 예산을 그만큼 줄여주는 효과를 낳는다.
그렇다고 해서 이 절감 예산이 방위비분담금으로 환류되는 것도 아니다. 만약 환류된다면 미국이 방위비분담금의 일부를 내는 앞뒤가 맞지 않는 상황이 되어 버린다. 미국 예산과 방위비분담금은 명확히 구별되는 돈이다. 만약 미국이 방위비분담금 중 인건비 최저배정비율 상향 조정으로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가 줄어들어 부족하게 되면 미국은 2020년 사례처럼 방위비분담금 미지급금을 받아내거나 2021년 사례처럼 인건비 인상 명목의 방위비분담금 인상액을 더 받아내는 등 방위비분담금을 더 받아내려고 하지 미국 예산으로 방위비분담금을 충당해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로 사용할 가능성은 100% 없다. 설령 주한미군이 자체 예산을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로 사용하더라도 독자적으로 예산을 운용하지 이를 굳이 방위비분담금으로 편성해 한국의 협의 대상으로 만들고 그 용도를 제한받는 바보짓을 할 리 없다.
한편 주한미군이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가 부족한 경우는 결코 발생하지 않는다. 오히려 남아돌아 오랫동안 축적해 온 결과 총액 기준 1조 원 이상의 미지급금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에 주한미군은 2020년에 이어 2021년과 그 이후에도 미지급금을 다시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앞서 설명한 대로 매 특별협정 기간에 발생한 미지급금을 매 특별협정이 종료된 후 청구하는 것은 불법이다.
이렇듯 제11차 특별협정의 인건비 최저배정비율 상향 조정과 무급휴직 시 한국의 선지급 명문화가 한국인 근로자 고용안정을 최종적으로 보장해 주지 못하는 반면에 미국의 재정적 이익을 2중으로 늘려주고 한국에게는 불필요하고 과도한 부담을 지게 한다는 점에서 이를 두고 제도 개선이라고 말할 수 없다.
이에 방위비분담금 결정 방식을 소요 기반 방식으로 전환해 인건비를 포함해 모든 소요를 한국이 직접 심사/결정하고 한국 정부가 직접 계약자로 되어 계약을 집행하며 타당성이 없는 소요 제기에 대해서는 단 한 푼도 주지 않고 집행에 대한 사후 검증을 할 수 있어야만 진정한 의미의 제도 개선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넷째, 2021년 이후 인상률이 13.9%+α, 5.4+α%, 국방예산 증가율+α로 될 수도
국방부는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으로 선지급한 4307억 원의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를 미집행 방위비분담금에서 지급한 것이라고 공식 밝혔다. 그렇다면 한국이 제11차 특별협정 기간에 미지급 방위비분담금을 미국에 분할 지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그럴 경우 동 기간 방위비분담금 인상액과 인상률은 급증하게 된다.
이에 따라 국방부가 밝힌 2019년 말 기준 미지급 방위비분담금 9989억 원 중에서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으로 미국에 지급해 준 4307억 원을 제외한 약 5682억 원을 향후 5년에 걸쳐 매년 1000억 원씩 추가 지급해 준다고 가정하면 방위비분담금 인상 액수는 2021년도 1444억 원에서 2444억 원으로, 2022년도 639억 원에서 1639억 원으로, 2023년도 761억 원에서 1761억 원으로, 2024년도 807억 원에서 1807억 원으로, 2025년도 856억 원에서 1856억으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인상률 또한 2021년도 13.9%에서 23.5%로, 2022년도 5.4%(2021년도 국방예산 증가율)에서 13.9%로, 2023년도 6.1%(국방중기계획 상 국방예산 증가율 추정치)에서 14.1%로, 2024년도 6.1%에서 13.7%로, 2025년도 6.1%에서 13.2%로 2배 이상 늘어난다. 만약 4,307억 원을 제외한 잔여 미집행금 5000여억 원을 미국에 지급해 준다면 제11차 특별협정에 따른 인상액 합계 4507억 원을 상회한다. 배꼽이 배보다 큰 형국이다.
▲ 정부 논리대로 하면 방위비분담금 인상률은 두배로 폭증 정부가 미지급금을 마저 미국에 주겠다면 방위비분담금 인상률은 두배이상 폭증하게 되어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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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불법부당한 대미 방위비분담금 퍼주기가 현실로 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문재인 정권이 역대 어느 정권보다도 미국의 요구에 충실하고 미국의 요구를 선선히 들어주고 있다는 점에서 기우가 현실로 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이로써 미국은 6년 동안 제11차 특별협정에 따라 한국으로부터 받게 될 총 7조6863억 원, 2021년도에 추가로 소급해 받게 될 2020년 방위비분담금 약 4307억 원의 군사건설비와 군수지원비, 인건비 배정 비율 하한선 상향 조정에 따른 최소 약 3066억 원의 비용 등 약 8조4236억 원을 챙기게 된다. 여기다가 제11차 특별협정 기간에 미국이 추가로 챙겨 갈 가능성이 있는 미지급금 방위비분담금 5000억 원까지 더하면 무려 약 8.9조 원에 달한다. 이는 연평균 1.5조 원이나 된다.
한국은 매년 방위비분담금 이외에도 미국에 각종의 직·간접 지원비를 지원해 주고 있다. 그 액수는 방위비분담금 포함해 2015년 기준 5.4조 원(<국방백서 2018>), 2018년 기준 2.9조 원(<국방백서 2020>)이나 된다. 여기에는 탄약시설시지원비, 미군기지 환경오염정화비, 기지임대료 등이 빠져 있거나 저평가되어 있다. 이러한 액수를 정상화하면 한국은 매년 평균 약 4조 원을 상회하는 비용을 주한미군에 지원해 주고 있는 셈이다.
매년 국방비 증액률만큼 인상해주기로 한 것은 전례없는 미국 퍼주기
역대 한국 정부가 연간 방위비분담금 인상률에 물가상승률을 연동시킨 적은 있지만 국방비 증가율을 연동시킨 전례가 없다. 오로지 문재인 정권만 방위비분담금 인상률에 국방예산 증가율을 연동시켰다. 일본도 미국과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을 체결하지만 국방비 증가율은 물론이고 물가상승률과도 연동시키지 않는다. 이는 국방예산 증가율이 물가 상승률보다 훨씬 더 높아 미국의 이익을 더 크게 보장해 주기 위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물가상승률은 1% 안팎에 불과하나 국방예산 증가율은 무려 연평균 7.4%에 달한다. 이명박 정권의 5.2%, 박근혜 정권의 4.1%보다 높은 수치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은 연간 방위비분담금 인상률을 물가상승률에 연동시키면서도 상한선(4%)을 두어 지나친 인상을 막았다. 반면 문재인 정권은 물가상승률보다 훨씬 더 높은 국방비 상승률을 연동시키면서도 상한선을 두지 않음으로써 국방비 상승률 100%가 고스란히 방위비분담금 인상률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이에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1년 3월 16일 국방위원회 회의에서 "이전 협정에서는 물가상승률에 연동하면서 상한선을 두었는데 이것을 걷어차 버렸다"고 비판하며 "국방비 증가에 연동된다면 또다시 이것이 방위비분담금 증액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제11차 특별협정과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고 있다(뉴시스, 2021.3.16).
문재인 정권은 연간 방위비분담금 상승률을 국방비 증가율에 연동시킨 것에 대해 "국방비가 국력의 지표고 국력에 걸맞는 분담을 하기 위해서"(제11차 특별협정 정부 백브리핑)라고 둘러대고 있다. 일본은 2021년도 방위비분담금 인상률이 1.2%에 불과하나 한국은 13.9%나 된다. 일본이 한국보다 국력이 뒤져서인가? 구차하게 둘러대는 한국 정부의 모습이 차라리 애처롭다.
이자놀이에 불법 전용까지... 미국은 '공돈' 취급
2007년부터 <신동아>를 시작으로 미국이 한국이 준 방위비분담금을 집행하지 않고 은행에 예치해 매년 300억~1000억 원의 이자를 챙기고 있다는 보도가 잇달았으며, 2008년 10월 국방부는 국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1조1193억 원의 방위비분담금 미집행금을 은행에 예치해 놓고 이자를 챙기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 당시 서청원 의원은 이명박 정권을 얼간이 정부, 국방부를 얼간이 국방부라고 질타했으며, 유승민 의원은 이 돈이 팬타곤으로 흘러 들어가거나 이라크전에 쓰인다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목청을 높였다(MBC, 2008.10.23.).
▲ 국세청은 이제라도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이자소득 세금을 받아내야 지난 2008년 평통사는 국세청에 주한미군을 탈세혐의로 신고하고, 주한미군이 얻은 막대한 방위비분담금 이자소득에 세금을 부과할 것을 촉구하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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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도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서울 지점으로부터 이자가 발생한 사실을 인정했으나 이자는 수취하지 않았다는 누구도 믿지 못할 해명을 하며 BoA와 한국 정부 간에 해결할 문제라고 발뺌했다. 한국 정부는 마땅히 BoA로부터 발생한 이자수익에 대한 세금을 징수해야 했으나 감사원도, 국세청도 사법부도 모두 면죄부를 주었다. 이로부터 14년이 지난 지금 이 시간에도 미국은 최소 3000억 원 이상('2019 방위비분담금 집행보고서', 주한미군)의 방위비분담금 미집행 현금으로부터 이자를 챙기고 있다.
2019년 말 현재, 국방부가 인정한 누적 방위비분담금 미지급/미집행 현물은 약 1조 원(미국에 지급된 현금 포함 약 1조3000억 원)에 달한다. 미국이 쓸 데가 없어서 감액 편성되거나 불용액 등으로 처리되어 발생한 돈이다. 그만큼 한국이 미국에 소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방위비분담금을 주어 왔다는 반증이다. 그런데도 한국 정부는 방위비분담금 협상 때마다 이를 모르쇠로 일관하며 방위비분담금에서 상계 처리하거나 국고로 환수하지 않고, 미국이 요구하면 언제라도 주어야 할 돈으로 여기고 있다가 마침내 문재인 정권에서 4307억 원이라는 거액을 선뜻 내주었다. 이 나라의 외교부·국방부 관료들의 국적이 의심스럽고 이를 맹종하는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대미 추종 자세가 실로 통탄스럽다.
거액의 미지급/미집행 방위비분담금 발생은 주한미군사령관에게 주어진 반주권적 권한에서 비롯된다. 한국 정부는 특별협정 이행약정에 미집행금의 대부분이 발생하는 군사건설사업에 대한 소요 선정과 우선순위, 최종 승인권을 주한미군사령관에게 부여해주고 있다(9차/10차/11차 특별협정 이행약정). 한국 돈으로, 한국 방어를 위해서 시행되는 군사건설사업이므로 한국이 소요 선정과 우선순위, 최종 승인권을 행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주객이, 갑을이 전도되어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주한미군사령관이 맹목적으로 과도한 방위비분담금 총액을 요구한 뒤 사용처를 제시하지 못하거나 타당성이 없는 소요 제기로 방위비분담금이 이월금·불용액·감액 편성됨으로써 매년 거액의 미집행금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한국 정부는 그 동안 미지급/미집행금을 환수하거나 방위비분담금 총액을 낮춰 미집행금 발생을 차단하기는커녕 총액도 올려주고 2020년도 사례처럼 미지급금을 지급해 주거나 2021년도 사례처럼 근거도 없이 인건비 인상액을 조작해 군사건설비나 군수지원비를 늘려주고 있다. 갈수록 미국과 주한미군사령관의 주머니만 두둑해지는 것이다. 이에 2013년 미 상원 보고서는 주한미군이 방위비분담금을 '공돈(free money)' 취급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 미 상원 군사위원회 자료 심지어 미 의회마저 주한미군이 한국의 방위비분담금을 "공돈" 취급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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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미국은 한국이 제공한 돈을 어디에 쓰려는 것일까? 방위비분담금을 평택미군기지 이전비용으로 불법 전용했듯이 우선은 주한미군 사드 기지 공사와 평택미군기지 추가 공사 등에 불법 전용할 것이다. 사드 기지 공사로의 불법 전용이 2018년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진 대로다. 다음으로 미국은 한미연합연습 참가 등 일시적으로 한국에 들른 역외미군 지원비, 또한 한반도 역외미군 장비 정비 지원비 등에 사용할 것이다. 방위비분담금을 역외미군에 사용하는 것은 특별협정 위배다.
나아가 미국은 넘쳐나는 방위비분담금을 인도·태평양전략 수행 비용으로 사용할 것이다. 인도·태평양전략의 칼끝이 중국을 겨냥한다는 지적은 새삼스럽다. 그러나 이는 북한 위협으로부터 한국 방어를 위해 지급한 방위비분담금이 중국 위협을 불러오는 데 사용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 또한 불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위비분담금 사용처를 주한미군사령관이 결정하고 그 집행 결과를 사전/사후 검증할 수 있는 체계조차 갖추고 있지 못해 이 돈이 어떻게 쓰였는지 확인할 수도 없다. 정부는 주한미군이 제출하는 집행보고서를 확인한다고 하나 집행보고서 진위조차 검증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미집행금이 지속해서 쌓이고 미국의 돈놀이가 계속되는 것이다. 한국 정부가 방조하는 가운데.
이렇게 방위비분담금 산정 근거를 미국이 독점하고 있고 군사건설사업을 주한미군사령관이 결정하는 구조에서 방위비분담금은 사실상 미국 요구대로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결과 1991년 1073억 원이었던 방위비분담금은 30년 만에 1조1833억 원으로 11배나 급증했다. 특히 문재인 정권은 총 인상액이 5294억 원으로 이명박 정권의 총 인상액 1280억 원의 약 4.1배를, 박근혜 정권의 총 인상액 907억 원의 5.8배를 올려주었다. 총액 기준으로 문재인 정권은 8조7252억 원으로 이명박 정권의 4조 685억 원의 1.9배, 박근혜 정권의 4조 7,070억 원의 2.1배를 올려주었다.
서청원 의원은 2008년, 방위비분담금 중 쓰지 않고 쌓아둔 돈 약 1조1193억 원과 이를 이용한 미국의 돈놀이를 허용한 이명박 정권을 '얼간이' 정부라고 불렀다. 그렇다면 여전히 미국의 돈놀이를 허용하며 약 1조 원의 미지급금이 누적된 가운데 이명박 정권의 무려 2~4배에 달하는 방위비분담금을 올려준 문재인 정권은 어떤 정권으로 불려야 할까?
이번에야말로 국회가 청와대와 정부의 거수기 역할을 그만두어야 할 때다!
방위비분담금이라는 것이 본디 우리가 미국에 시혜를 베푸는 것이어서 우리 경제가 좋지 않거나 주한미군이 감축되거나 소요가 없는 등의 상황에 따라 액수를 줄이거나 아예 주지 않을 수도 있다. 실제로 노무현 정권(2005년)에서 주한미군 감축을 이유로 방위비분담금을 8.85%, 661억 원을 줄이기도 했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권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미증유의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미국에 총액, 인상률, 인상액에서 역대 최고의 방위비분담금을 보장해 주고 있고 전례 없이 미지급금까지 주고 있다. 바이든 정권이 코로나 사태로 자국 내에서 잃은 것을 마치 밖에서 되찾으려는 듯이 한국을 갈취하고 문재인 정권은 속절없이 갖다 바치고 있는 것이다.
한국과 함께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을 체결해 방위비분담금을 지급하고 있는 유일한 국가인 일본은 한국보다 경제력도 크게 앞서고 미국과의 동맹관계에서도 더욱 중요한 위상(일본은 코너 스톤, 한국은 린치 핀)을 차지하고 있으며, 한미동맹이 주로 북한 위협에 대응한다면 일미동맹은 주로 중국 위협에 대응한다는 점에서도 한국보다 일본의 방위비분담금 지원이 상대적으로 훨씬 커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반대다. 역대 방위비분담금 인상률이 일본은 2%에 불과하나 한국은 8.8%나 된다. 이 단순한 비교만 보더라도 한국이 어떻게 미국의 봉 노릇을 하고 있는지가 자명하다.
이상 살펴본 것처럼 제11차 특별협정 비준 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대다수 국민과 언론들이 제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 타결안을 받아들고 참담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오로지 문재인 정권의 실세들과 주변 인사들, 그리고 성우회의 환영 성명 등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일부 평가를 제외한다면.
▲ 방위비분담금 비준 거부를 촉구하는 평통사 회원들 서울, 부산, 광주, 인천 등 주요 도시에서 국회 비준 거부를 촉구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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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민주당 의원들도 터무니없는 방위비분담금 인상에 이번에야말로 그냥 지나갈 수 없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2014년 1월, 박근혜 정권이 제9차 특별협정을 체결하자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은 "전년 대비 5.8% 오른 방위비분담금 총액 및 협정 유효기간 등을 이유로 '부실협정'이라고 지적하고 국회 비준 전까지는 협정 절차가 끝난 것이 아니라며 국회 비준 과정에서 고강도 검증을 예고했다"(머니투데이, 2014.1.12.).
그렇다면 제11차 특별협정 첫해에 41%, 두 번째 해에 13.9%를 올려준 문재인 정권의 비준 동의안에 대해서 민주당 정권은 그야말로 초고강도의 검증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이 미국과 청와대, 국내 보수수구세력에 맞서 이번 11차 특별협정을 부결시키리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목청을 높이던 의원들조차 종국에는 찬성표를 던지거나 기권하는 게 고작이다. 그들은 제10차 특별협정 비준 동의안 표결에서도 고작 22명만이 반대했고 15명이 기권했다. 민의에 대한 배신이자 방위비분담금 판 '내로남불'이라고 비판받아 마땅하다.
바이든 정권의 한국 갈취와 문재인 정권의 미국 퍼주기로 점철된 제11차 특별협정의 터무니없는 방위비분담금 총액, 인상액과 인상률의 거짓 산정, 이에 대한 대국민 기만적 발표, 방위비분담금 운용의 최종 권한을 주한미군사령관에게 부여한 반주권적 조항 등 국회가 정부의 거수기를 자처하지만 않는다면 비준 동의안을 부결시켜야 할 이유는 차고도 넘친다. 민주당 의원들이 과연 국민과 국익 편에 서는지 미국과 정부 편에 서는지 낱낱이 지켜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