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4/11] [논평]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동북아균형자론 비판에 대한 평통사 논평-국민의 생명이 중요한가? 한미동맹이 중요한가?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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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생명이 중요한가? 한미동맹이 중요한가?
-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동북아균형자론 비판에 대한 평통사 논평 -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8일,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의 ‘동북아균형자’론에 대하여 ‘한미동맹 강화와 모순’이라고 지적하고, 힘과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균형자론은 외교적 고립을 자초하는 길이라며, “한미동맹은 우리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 유지, 발전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를 전후하여 숭미사대주의적 언론과 정치인, 지식인들이 앞 다퉈 노 대통령의 동북아 균형자론을 성토하고 있다.
1. 우리는 민족의 장래에 대한 최소한의 고뇌도 찾아 볼 수 없는 맹목적인 한미동맹 강화론을 주장하는 박근혜 대표의 반민족적, 시대착오적 발언을 강력히 규탄한다!
정부가 말하는 동북아 균형자론이란 미일 중심의 해양세력과 중러 중심의 대륙세력 사이의 균형자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동북아 균형을 깨는 장본인인 미국을 제외하고 중국과 일본 사이의 균형자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는 점에서 한계를 갖는다. 하지만 이는 일본과 함께 한국도 대중국 포위에 동원하려는 미국의 기도에 파열구를 내는 것이라는 점에서 한미동맹과 모순되는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즉, 노 대통령의 동북아 균형자론은 미국이 대중국 포위를 핵심목표로 하여 주한미군을 아시아-태평양 신속기동군화할 뿐만 아니라 한국군도 여기에 동원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안보상의 심각한 불안과 위험을 한미동맹의 전제 위에서 피해보려는 고육책으로 보인다. 따라서 정부가 말하는 동북아 균형자론은 그 자체로는 긍정적 의의를 가지는 동시에 한미동맹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한계를 내포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박 대표와 한나라당은 정부의 이런 발언의 긍정적 의의를 살리고, 한계를 극복하도록 하여 국민과 민족의 안위를 보장하는데 앞장서야만 자신들의 미래도 보장받을 수 있다.
그러나 박 대표의 연설에는 주한미군의 역할이 확대되고 한미동맹이 침략적 지역동맹으로 전환될 경우 초래될 사태 즉,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무한 군비경쟁으로 인한 소모전과 전쟁위기의 일상화로 인한 평화에 대한 위협, 대미 종속 심화와 한미동맹의 미일동맹 하위체계로의 편입 등에 대한 우려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만약 박 대표와 한나라당이 한반도 안보환경의 근간을 뒤흔드는 이런 중대한 사태를 예견하지 못하는 것이라면 국제정세의 변화를 전혀 읽지 못하는 청맹과니라 할 것이요, 이를 애써 무시하는 것이라면 민족 앞에 닥칠 재앙을 생각하지 않고 당장 힘센 자에게 빌붙어 자신들의 당리당략을 챙기고자 하는 전형적인 기회주의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국제정세를 민감하게 포착하고, 국민의 운명과 민족의 미래를 내다보고 평화와 희망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은 보수와 진보를 가릴 것 없는 정당의 기본 임무다. 정당은 이런 과정을 통하여 국민의 신임을 얻어 집권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 대표의 연설에는 민족의 장래에 대한 최소한의 고뇌의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다. 이렇기에 한나라당은 보수정당이 아니라 수구정당, '불임정당'이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박근혜 대표의 반민족적, 시대착오적 발언을 강력히 규탄하면서 무책임하고 맹목적인 한미동맹 강화론 주장을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 우리는 우리 민족의 이익보다 미국의 요구를 충실히 대변하는 박근혜 대표와 한나라당의 숭미사대주의적 태도를 강력히 규탄한다!
박 대표는 동북아 균형자론 비판을 위해 망국을 눈 앞에 둔 대한제국의 중립선언의 실패를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끌어들이거나, '힘도 실력도 없는 주제에 무슨 균형자냐'는 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우리는 박 대표의 이런 태도에서 치유불가능한 사대주의와 패배주의를 읽으면서 참담함을 감출 수 없다.
노무현 대통령의 말대로 이제 우리는 "누구도 감히 넘볼 수 없는 막강 국군을 가지고 있"으며,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기도 하다. 우리가 어떤 자세와 각오로 국제정세에 대응하느냐에 따라서 세계 최강인 미국도 우리를 일방적으로 짓밟을 수 없는 경지에 와 있는 것이다. 이런데도 한미동맹이 흔들리면 마치 나라가 망하기라도 할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한미동맹을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치러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노예적 사고의 발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사고를 가지고 있는 한 우리는 영원히 미국의 지배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박근혜 대표와 한나라당이 주한미군의 역할확대와 한미동맹의 침략적 지역동맹화에 동의하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박 대표와 한나라당은 정녕 미국의 침략적 요구를 들어줌으로써 우리에게 어떤 참화가 닥치더라도 우리가 이를 감수해야 할 필요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한미동맹 강화를 되뇌이면서 주한미군의 아시아-태평양 신속기동군으로의 길을 열어주는 데 앞장섬으로써 우리 국민과 민족을 재앙으로 내모는 박근혜 대표와 한나라당을 엄중히 규탄하면서 이런 사대주의적 태도를 즉각 시정할 것을 촉구한다.
2005. 4. 9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 : 문규현, 홍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