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6/29][보고] 제47차 평화군축집회
평통사
view : 1168
제 47 차 평화군축 집회
- 국방부는 남북대결 조장하고 평화통일 가로막는 '국방중기계획' 전면 재검토하고 평화군축에 나서라 -
장마 비가 한차례 지났지만 여름을 향해 치닫는 태양은 여전히 뜨겁기만 하다. 여기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아스팔트 열기보다 더 뜨거운 열정을 지닌 사람들이 있다. 매달 마지막 주 화요일이면 어김없이 국방부 민원실 앞에 모여 평화군축을 외치는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남북대화 환영! 군비증강 중단! 군축회담 실시! 오늘도 다양한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민원실 앞에 자리 잡은 약 50여 명의 사람들 주위는 온통 푸른 한반도 물결이다. 지난 23일 남북장관급 회담을 통해 역사적인 합의가 이뤄짐으로써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고 효순·미선, 고 김선일 씨를 추모하는 묵념으로 시작된 제47차 평화군축집회. 사회를 맡은 이경아 부장의 힘찬 목소리로 대회사가 선언되었다.
"국방부는 남북 평화통일 가로막는 국방 중기계획 전면 재검토하고 평화군축으로 나서라!"
평통사 평화군축팀 박석분 국장이 첫 번째 정치연설을 시작했다. 지난 23일 남북장관급회담에서 12개 항의 경제·인도적 합의를 이뤄낸 것에 큰 의의를 두며 말문을 연 박 국장은 특히 1년 이상 중단됐던 남북장성급 회담 재개는 "분단으로 인한 전쟁위협 상태를 끊어내는 남북간 자주적 군사 신뢰구축을 합의한 것으로 환영할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국방부가 이러한 장관급회담의 합의를 무색케 하는 국방중기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 예정된 장성급회담뿐만 아니라 9월에 열릴 남북장관급 회의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국장은 국방부의 이른바 '자주국방' 논리는 "미국을 대신해 북을 공격하기 위한 무장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주한미군 '전략적유연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첨단무기도입이 기본인 국방중기계획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두 번째 정치연설은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권상훈 간사가 한국형 헬기 사업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는 내용으로 했다. 권 간사는 "3년 전 논란이 됐던 FX사업이 4조원 규모였는데, 한국형 헬기사업은 총 30조 8천억의 엄청난 혈세가 낭비되는 사업이다. 평통사 등 시민사회단체의 투쟁으로 비록 10조원 규모로 축소되긴 했지만, 여전히 연간 1조원의 국민세금이 들어가는 불요불급한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의 헬기 전력은 이미 북한의 두 배에 달할 뿐 아니라 일본, 중국보다도 훨씬 많은 헬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사업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국방부가 이 사업을 강행하는 것은 "국방부와 방산업체와의 야합이 있는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윤광웅 국방장관의 이라크 파병연장동의안 제출을 규탄하기 위해 연설에 나선 평화여성회 최선희 사무처장은 "김선일 씨의 죽음에 대해 우리는 벌써 잊거나 무감각해진 것은 아닌가 돌아봐야 할 때"라며 국민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최 처장은 "아직 6개월이나 주둔기한이 남은 자이툰 부대의 파병연장동의안을 제출한 윤 국방장관의 행태를 규탄하며, 하루빨리 우리 군을 이라크에서 철수시키기 위해 열심히 투쟁하자"고 독려했다.
▲ KHP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는 참여연대 권상훈 간사와
이라크 파병부대의 철수를 주장하는 평화여성회 최선희 사무처장 (왼쪽부터)
이라크 파병부대의 철수를 주장하는 평화여성회 최선희 사무처장 (왼쪽부터)
현장보고는 인천 문학산 패트리어트 미사일 배치 반대 투쟁 경과 보고와 공중조기경보통제기 질의서에 대한 국방부의 답변, 방위비분담금 국회 통외통위 통과 순으로 진행됐다.
먼저, 오늘 오전 11시 국방부 앞에서 항의집회를 연 문학산 패트리어트 미사일 배치계획 철회 및 시민공원만들기 범시민대책위 이희완 공동대표는 "정치인들에게 공개질의서를 보내 일부 답변을 받았다"며 "의원들의 답변 내용에 따라 지자체 선거 때 심판하겠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시민대책위는 10만 명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국방부장관 면담 등을 통해 요구를 전달, 불성실한 답이 올 경우 국방부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 평화군축집회가 열리기 전 국방부 정문앞에서는
'문학산 패트리어트 미사일 배치철회! SAM-X 사업 폐기!'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문학산 패트리어트 미사일 배치철회! SAM-X 사업 폐기!'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공중조기경보통제기 대응 사업 경과보고에 나선 이경아 부장은 "평통사의 질의에 대해 국방부가 1차 답변과 달리 2차 답변서에서 말을 바꿨는데, 이것은 평통사의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뒷받침 위한 사업이라는 의혹 제기를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평통사가 공중조기경보통제기 사업에 대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사업'이라고 질의하자 이에 대해 국방부는 1차 답변서에서 "아군 공군기를 지휘 통제하는 임무를 수행"한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2차 답변서에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의 필요성은 통제소의 기능 수행보다는 현재 보유한 지상 레이더의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한 것에 더 큰 목적이 있다"고 함으로써 '전략적 유연성' 뒷받침 의혹을 비껴갔다.
이 부장은 또한 "지난 27일 '방위비분담금' 예산안이 국회 통외통위 심의를 통과함으로써 6,804억 원에 달하는 국민혈세가 낭비될 위기”라고 전했다. 상임위 소속 의원들 중 찬성 12, 반대 2, 기권 3명으로 심의를 통과한 방위비분담금 예산안은 원화기준으로는 8% 감액된 것이지만, 달러기준으로 하면 9.3% 인상된 액수이다.
참가자들은 안동평통사 강석주 사무국장이 낭독한 결의문을 통해 국방부가 △미국이 대북선제핵공격을 포함한 북에 대한 모든 전쟁계획을 중단하도록 힘을 넣을 것 △군사분야 회담 합의에 따라 북에 대한 대결적·호전적 인식을 벗고 평화군축에 나설 것 △미국 주도의 핵 동원 대북군사훈련 중단하고 무기 증강계획 전면 재검토 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2006-2010 국방중기계획은 변화·발전하는 남북관계의 흐름에 맞게 전면 재검토되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 패트리어트 배치 반대!
▲ 문학산을 인천시민들의 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