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2005/12/09] [호소문] '12.11 평화대행진’에 즈음하여 국민 여러분과 세계 평화애호 민중께 드리는 호소문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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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한반도평화실현 12.11 평화대행진’에 즈음하여
국민 여러분과 세계 평화애호 민중께 드리는 호소문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제국주의의 전쟁과 패권을 반대하는 세계 민중 여러분!

한국의 한 고장 평택, 그곳에서 서로 돕는 아름다운 공동체를 일구며 살던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혼과 몸을 바쳐 소중히 가꿔온 옥토 349만평이 미국의 군사패권을 위한 전쟁기지 건설로 인해 짓이겨질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470여 일째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이어지는 촛불행사를 비롯한 주민들의 줄기찬 투쟁과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평택범대위)를 비롯한 각계각층의 크고 작은 각종 호소와 투쟁을 아랑곳 하지 않은 채, 정부는 강제토지수용절차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중앙토지수용위원회와 작당하여 지난 11월 23일, 강제토지수용을 결정하고 강제철거를 시작할 수 있는 날짜가 12월 22일이라고 주민들에게 알려왔습니다.

‘전략적 유연성’ 즉, 주한미군이 아시아·태평양 신속기동군으로 역할을 확대하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강행되는 평택미군기지 확장을 통해 우리가 얻을 것이라고는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첨예한 군비경쟁과 전쟁위험, 평택기지에서의 주한미군 영구주둔과 그로 인한 각종 범죄와 주민 생활환경 악화 등 입니다. 반면에 우리가 잃을 것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 주민 생존권, 지역의 역사와 문화, 엄청난 혈세 등입니다. 특히, 미군이 북의 장사정포 사정거리에서 벗어난다면 6자회담 공동성명에서의 약속 뒤에도 버젓이 자행되고 있는 미국의 북에 대한 핵공격 연습은 실전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다는 점에서 전쟁위험은 결코 멀리 있지 않습니다.

지금, 주한미군사령부와 미8군사령부의 하와이 이전 또는 해체·축소가 추진되고 있고, 주한 미지상군 전면 철수를 포함한 추가감축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은 미군기지 확장이 아니라 대폭 축소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백보를 양보하더라도 지금은 최소한 미군기지 확장을 즉각 중단해야 할 때입니다.
이런 중대한 상황 변화와는 전혀 관계없이 한미양국의 외교안보 당국자들은 만날 때마다 기지 이전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있고, 이에 따라 우리 국방부는 한미양국이 합의하고 국회를 통과한 협정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을 뿐입니다. 마치 주한미군 추가 감축문제는 자신들과 아무런 상관이 없고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자신들이 알 바가 아니라는 듯이.

우리는 우리에게 백해무익한 주한미군 아시아·태평양 신속기동군화와 이를 뒷받침하려는 평택미군기지확장을 강요하는 미국의 일방주의적 행태를 결코 용납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또한 무차별적 수입개방으로 농업을 말살하고 농민을 때려죽이더니 농토마저 강제로 빼앗는 정부의 반민중적·반민주적 작태와 미국의 군사패권전략을 앞장서서 실행하는 사대매국적 태도를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습니다. 우리는 불의에 항거하여 민주주의와 정의를 곧추 세웠던 국민 여러분을 믿고 주민들과 함께 한미양국의 불법 부당한 행태에 온 몸으로 결연히 맞서 싸울 것입니다.
주민들도 한미동맹이라는 완장에 주눅 들고, 국책사업이라는 엄포에 지레 포기하는 어제의 주민이 아닙니다. 주민들은 이제 70~80 노인에 이르기까지 평택미군기지확장이 미국의 군사패권전략의 일환으로서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협한다는 것도 알고, 그것이 우리 헌법과 불평등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위반하는 일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자신들이 한반도 평화를 지키는 애국자라는 자각을 가지고, 들을 빼앗기지 않고 오는 봄을 못자리와 모내기로 맞이하기 위하여 한미동맹이라는 명분의 불도저와 적법 절차라는 허울을 쓴 포클레인 삽날 앞에 맨몸으로 맞서게 될 것입니다.

고향을 사랑하는 평택시민 여러분!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까지 외롭게 싸웠던 주민들의 손을 맞잡아 주십시오! 언제 밀려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밤잠 못 이루는 노인들에게 힘을 주십시오! 지지와 연대를 호소하는 이들의 간절한 눈빛을 외면하지 말아 주십시오!
우리는 주민들과 함께, 그리고 평택 시민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과 함께 우선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한반도 평화실현 12.11 평화대행진’을 대중적이고 평화적으로 성사시키고자 합니다. 함께 참여해서 ‘평택미군기지확장 반대, 강제토지수용 반대, 한반도 평화실현’을 한 목소리로 외쳐 주십시오!
이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지키는 일이자, 주민 공동체, 그리고 그들의 피와 땀이 어린 드넓은 들판, 솔부엉이를 비롯한 수많은 동식물과 선사시대 이래의 문화유산을 지키는 매우 값진 일입니다. 이는 한편으로는 동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지난 50여 년 동안 미군기지로 인한 온갖 고난을 온 몸으로 감내해왔고 또다시 삶의 뿌리를 뽑힐 위기에 처해 있는 이들에 대한 인간적 도리이자 도덕적 책무라고 믿습니다.

전쟁기지 건설로 인한 주민 삶과 평화의 파괴를 안타까워하는 세계 민중 여러분!

평택미군기지확장을 목적으로 하는 강제토지수용의 저지를 위해 여러분의 처지와 조건에 따라 국제공동행동을 조직해 주십시오. 평택범대위 홈페이지(www.antigizi.or.kr)에 지지와 연대의 메시지를 보내주십시오. 여러분의 연대투쟁이 우리에게는 커다란 힘이 될 것입니다.

2005. 12. 9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
평택 평화대행진 국제 참가단(브라질, 일본,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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