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2007/06/13] 고 심미선 신효순 두 여중생 5주기 추모사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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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심미선 신효순 두 여중생 5주기 추모사
오늘 우리는 5년 전 2002년 6월 13일 11시 바로 지금 살인적인 주한미군의 장갑차에 무자비하게 깔려 숨진 두 여중생의 주검이 놓였던 그 자리에 무거운 마음으로 머리 숙여 섰습니다.
5년이 지났는데도 두 여중생의 외마디 안타까운 비명소리가 귀에 선히 들리는 듯 합니다.
살아있다면 지금쯤 어엿한 대학생이 되었을, 예쁘고 소박한 꿈을 간직한 채 아름답게 자라던 사랑스러운 우리의 딸들을 앗아간 주한미군. 그리고 그들의 악행을 낳게 한 불평등하고 종속적인 한미관계는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이 현실 앞에서 두 소녀의 한을 풀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뼈저린 회한으로 우리의 가슴이 저려옵니다.
6월 항쟁 이후 최대 규모의, 연인원 수백만명의 국민들이 참가하여 촛불을 들었지만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불평등한 한미 SOFA의 전면 개정, 부시 대통령의 사과 등 그 어떤 정당한 요구도 제대로 이루어진 게 없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 수사기록 공개 촉구 투쟁과 수사기록 공개에 따른 검토 결과 발표 등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해온 평통사는 지난 2006년 10월, 미 육군 범죄수사사령부로부터 여중생 사건 직후 현장조사 관련 사진을 넘겨받은 바 있습니다. 그러나 미 측은 사진 전체가 수록된 CD와 사건재연 장면을 찍은 비디오테이프 등 핵심자료에 대한 평통사의 공개요청에는 무성의한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두 소녀가 죽음을 당한 지 5년이 되었지만 한미관계의 불평등성은 해결되기는커녕 오히려 미국은 주한미군과 한미동맹을 침략적 성격으로 급속히 변모시키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바로 용산미군기지․미2사단의 이전과 평택미군기지 확장, 유엔사 유지․강화와 기만적인 작전통제권 이양, 주한미군방위비분담금협상과 미군기지이전 비용 한국 전가, 반환미군기지 환경오염 부담 한국 전가, 쓰레기 탄약(WRSA) 폐기 협상, 한미 FTA 타결, 미국산 첨단 공격무기 구매강요, MD 구축 등입니다.
당시 두 여중생을 죽인 주한미군이 훈련을 벌이던 인근의 무건리 훈련장도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 역시 주한미군이 효율적인 훈련을 하기 위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동두천 미장원 방화강도사건, 마포 67세 여성 강간사건, 한국여경 성폭행 사건, 군산 택시강도 사건 등 주한미군의 엽기적이고 동물적인 범죄행각도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는 두 여중생의 한을 풀고 더 이상 치욕스러운 한미관계에 의한 우리 국민의 희생이 없도록 주한미군 철수, 한미동맹 폐기에 나서야 한다는 엄중한 과제를 생각합니다.
자신의 몸을 불살라 여중생의 한을 풀자던 허세욱 열사의 호소, 자주 평화의 촛불로 한미 당국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던 우리 국민들의 열망을 가슴에 새깁니다.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지금, 미국의 부당한 지배와 간섭을 끝장내고 우리의 주권을 온전히 회복하며 자주적 평화통일을 기어이 이뤄내자고 두 소녀 앞에 깊이 다짐합니다.
고 신효순, 심미선 두 소녀의 영면을 기원합니다.

2007. 6. 13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 : 문규현, 홍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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