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7/03]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의 관훈클럽 초청 강연에 대한 평통사 논평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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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의 관훈클럽 초청 강연에 대한 평통사 논평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이 2일, 관훈클럽 초청 강연과 질의응답을 통해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북핵과 미사일, 반환미군기지 환경오염치유, 방위비분담금 문제 등에 대한 주한미군의 입장을 밝혔다.
우리는 남북간 대결의식 조장과 대국민 협박, 사실에 대한 왜곡과 거짓 선전으로 자국의 이익을 관철하려는 벨 사령관의 발언을 강력히 규탄한다.
1. ‘한국 방위에 대한 한국 주도’라는 허구적 주장 밑에 작전통제권을 재장악하려는 벨 사령관을 규탄한다!
벨 사령관은 한국 방위에 대한 ‘한국 주도-미국 지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미안보협의회의(SCM) 유지와 한미군사위원회(MC)의 강화를 통해 전략과 작전에 대해 한미가 합의한다는 입장을 여러 자리에서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 기구들을 통해 미국의 전략과 작전이 관철되어 왔고 작전통제권은 전략과 작전에 의해 규정된다는 점에서 이런 구도가 유지되는 한 작전통제권 환수는 무의미해진다.
그리고 작전통제권을 환수한다면 전시에 작전을 총괄 지휘하는 한미연합사를 대체하는 전투사령부를 창설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도 2006년 8.17 작전통제권 환수 로드맵 발표 때는 계획되어 있던 한국군 합동군사령부 창설계획이 이번 2007년 6월 28일,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이행계획’(이하 ‘이행계획’)에는 아예 제외되어 있다. 이는 한미연합사를 대체하는 다른 전투지휘사령부를 상정하지 않고서는 납득할 수 없는 문제다.
이와 관련하여 8.17로드맵 발표 이후 유엔사 강화를 요구하면서 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에 대해 집요하게 문제를 제기하던 벨 사령관이 지난 6월 28일에 합의·서명한 ‘이행계획’에 대해 “아주 잘 발전된 중요한 문서”라고 평가하는 것은 “유엔사를 핵심적인 전투지원사령부로 강화”하겠다는 미국의 요구가 관철되었다는 반증이라고 할 수 있다.
‘이행계획’이 ‘통합항공우주작전센터(IAOC)'를 비롯한 각 작전사별 협조기구를 두기로 한 것은 한미간 군사협조기구를 각 작전사급까지 확산·강화시켜 한미간 통합작전을 수행하겠다는 뜻이다.
이는 국방부가 말한 그대로 “한미연합사에 버금가는 강력한” 통합사령부를 꾸리고 그 실질적 지휘를 유엔사가 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벨 사령관은 실례와 작전 및 교리 등을 들어 ‘한국 방위에 대한 한국 주도-미국 지원’ 구도가 사실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아프간의 경우 미군을 NATO군에 배속시킨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미군에 대한 작전 통제는 미군사령관이 수행했고, 교리도 동맹군의 경우 통합형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과 다르다.
이런 점을 종합해 볼 때, 군단급 이하 지상작전에 대한 미국의 전술적 차원의 지원은 가능할지 몰라도, 전략적·작전적 차원의 전투작전 수행이나 해·공군 작전에서는 전략과 작전의 미국 주도성, 이행계획에서의 통합항공우주작전센터 등 각급의 한미 군사협조체계 설치 계획, C4I를 비롯한 첨단무기체계의 미국 주도성 등에 비추어 볼 때, 한국 주도는 형식과 명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벨 사령관의 ‘한국 방위에 대한 한국 주도-미국 지원’ 주장은 허구다.
이에 우리는 작전통제권을 미국에 다시 넘기는 작전통제권 환수 이행계획을 즉각 중단하고 작전통제권을 전면적으로 환수할 것을 촉구한다.
2. 한반도 전쟁위기를 고조시켜온 주범이 주한미군이라는 사실을 은폐하고 그 책임을 북으로 돌리면서 남북 대결의식을 조장하는 벨 사령관의 발언을 강력히 규탄한다!
우리는 북한의 장사정포, 특수작전부대,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벨 사령관의 과장과 허구적인 주장을 엄중히 비판한다.
벨 사령관은 DMZ인근에 배치된 북한의 장사정포가 서울시민에게 위협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윤광웅 전 국방장관은 북한이 서울시민을 상대로 장사정포를 사용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북한의 장사정포가 포격움직임을 보일 경우 6~11분 이내에 이를 격파할 수 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아울러 북한의 재래식 전력은 한국에 위협이 될 수 없다. 대북 군사력 비교에서 한국군이 질적 우세를 점하고 있다는 것은 국방부도 인정하고 있으며, 벨 사령관 자신도 북한의 재래식 전력은 한미연합군의 첨단 능력과 비교할 수조차 없다고 말하고 있지 않은가?
또한 한국군의 정보력, 방어력(무기와 진지), 남한 지형의 특성, 북한군의 근접항공지원 및 병참능력의 제한 때문에 북한의 특수작전부대에 의한 기습공격도 벨 사령관의 주장과 달리 성공을 거둘 수 없는 것으로서 남한에 큰 위협이 될 수 없다는 점은 이미 논증된 사실이다.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이 한국과 한국민을 겨냥한 것이라는 벨 사령관의 거듭된 경고(?)와 달리 한국 국방부는 “의례적 훈련”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우리는 이와 같은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한 벨 사령관의 과장된 주장이 한국을 자국의 MD체계에 끌어들이기 위한 속내에서 나온 의도적인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감출 수 없다. 북한의 핵무기도 마찬가지다. 미 국무부 내외의 다양한 정치적 입장을 갖는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이 참여하에 작성된 Atlantic Council Working Group 보고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미국의 대북 군사적 행동에 대한 두려움에서 비롯되었다”고 인정하고 있다. 이는 한반도 평화와 안보위협의 주된 원인이 북의 핵무기와 전쟁위협보다는 한미연합군의 군사적 강압과 전쟁위협에 있다는 사실을 솔직히 인정하는 주장이다.
우리는 이와 같은 사실을 도외시 한 채 갖가지 주장을 들어 허구적인 북한 위협론을 되풀이 하면서 남북 대결의식과 안보불안을 조장하여 주한미군 장기 주둔의 명분을 확보하려는 벨 사령관을 엄중히 비판하며 이와 같은 발언을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
한국 방어의 측면에서 과잉전력인 주한미군은 주일미군과 함께 한반도 및 역내 군비경쟁과 전쟁위기를 몰고 오는 장본인이다. 미국은 북한을 불량정권으로 규정하고 핵 선제 공격독트린을 공개적으로 천명해온 것도 모자라 북한 군 격멸, 김정일 정권 붕괴를 목표로 하는 작전계획 5027-04를 비롯하여, 핵/미사일/지휘통제체제 등 북의 전략거점에 대한 정밀타격을 노리는 작전계획 5026, 북한 급변사태 대비 개념계획5029를 세워놓고 있다. 핵 항모, 스텔스 전폭기, 스트라이커 부대 등 각종 공격형무기와 해외침략 선봉부대를 방어 연습이라는 구실아래 끌어들임으로써 한반도에서 일촉즉발의 전쟁위기를 고조시키는 장본인 역시 미국이다. 북한과 중국에 대한 군사적 봉쇄를 목적으로 한반도 코밑인 괌을 중심으로 한 서태평양지역에서 해/공군력을 강화함으로써 동북아에 진영 간 대결구도와 격렬한 군비경쟁을 촉발시키는 장본인 역시 미국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사실은 은폐하고 북한에 그 책임을 돌리는 벨 사령관의 뻔뻔스러운 주장을 강력히 규탄한다. 우리는 또한 한반도 및 동북아에 평화를 파괴하고 전쟁위기를 몰고 오는 주한미군을 한반도 평화협정과 함께 철수시킬 것을 미국에 엄중히 요구한다.
3. '한미동맹‘을 방패막이 삼아 반환미군기지 환경오염 치유 책임 모면하려는 벨 사령관을 규탄한다!
벨 사령관은 반환미군기지 환경오염 치유문제와 관련한 답변에서 “미국 입장에서 의무를 충분히 했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공식적 조사를 통해서도 환경오염이 심각하고 토양 및 지하수 등에 대한 오염 치유가 거의 되지 않았다는 것이 명백히 드러났다. 그런데도 주한미군은 자기들이 일방적으로 정한 기준에 따라 자신들이 약속한 치유마저 제대로 하지 않고 우리 정부의 확인조차 거부한 채 독단적으로 기지를 반환했다.
이래놓고 “의무를 충분히 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철면피한 짓이다. 우리는 미군이 자국에서도 이런 행태를 벌이고도 관련 책임자들이 온전히 그 직을 유지할 수 있는 지 묻고 싶다.
벨 사령관은 또 주한미군이 자국 예산으로 지은 반환기지의 시설 등을 무상으로 한국에 넘긴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시설의 무상 반환은 기지에 대한 원상회복 의무를 미국이 지지 않는 것(헌법재판소는 이 규정이 환경오염 치유면제조항이 아니라고 판결함)과 상응하는 조치일 뿐이다. 따라서 시설의 무상 반환은 미국이 한국에 시혜를 베푸는 것이 결코 아니라 상호적인 것이다.
벨 사령관은 환경오염 치유문제를 논의하는데 엉뚱하게도 한미동맹을 위해 미국이 막대한 희생을 치렀다는 얘기를 장황하게 했다. 이 말은 한미동맹을 위해서라면 그 정도 부담은 감수하라는 고압적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이는 한미동맹을 위해 한국이 환경오염 치유부담을 떠안기로 결단했다는 김장수 국방장관의 말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미국이 한국전쟁에 참전하고 이 땅에 주둔해 온 것은 자국의 패권적 요구와 이익을 위한 것이지 한국에 대한 봉사와 희생을 위한 것이 결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도착적 사고가 우리사회를 지배한 나머지 한미동맹은 이제까지 한미간의 쟁점에 대해 미국이 우리를 협박하는 무기가 되어 왔고, 우리 정부 관계자들이 굴욕적 협상을 정당화하고 불가피성을 주장하는 근거가 되어왔다.
이는 환경오염 치유문제를 포함하여 한미관계에서 발생하는 모든 불평등하고 굴욕적인 문제가 근본적으로 한미동맹 자체의 불평등성에서 비롯된 문제임을 보여준다.
따라서 한미관계의 불평등성을 해소하는 근원적인 방법은 한미동맹 자체를 폐기하는 길 밖에 없다.
이에 우리는 평화협정 체결과 함께 우리의 주권을 침해하고 굴욕을 강요하는 한미동맹을 폐기할 것을 한미당국에 촉구한다.
4. 벨 사령관의 거듭된 방위비분담금 증액 요구를 강력히 규탄한다!
벨 사령관이 이번 강연에서 방위비분담금의 증액을 거듭 요구하였다. 그러면서 벨 사령관은 방위비분담금 증액이 안 될 경우 주한미군의 재배치와 현대화 비용을 삭감할 수밖에 없다고 발언하였다. 이는 주한미군의 재배치와 현대화가 마치 우리 국민을 위한 미국의 부담인 것처럼 꾸며대며 미국의 부담에 상응하게 한국도 방위비분담금을 증액해야 한다는 것인데, 주한미군의 재배치와 현대화는 오로지 미국의 한반도 및 동북아의 패권적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이를 위해 우리국민이 방위비분담금을 부담할 이유는 전혀 없다.
실상 주한미군측은 미국이 부담해야 할 미2사단재배치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2002년부터 방위비분담금 8천억 원을 불법 축적하였고, 이에 대한 돈세탁·돈놀이를 통해 1천억 원의 불법·부당 이자수익을 얻어 이를 미 국방부 예산에 편입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소득세 120억원을 탈세하였다.
실상이 이러하기 때문에 방위비분담금의 증액을 요구하는 벨 사령관의 발언은 우리 국민을 미국을 위해 무한히 봉사해야 하는 식민지 노예로밖에 보지 않고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발언이다.
우리는 우리 국민을 멸시하고 우리 국민의 고혈을 짜내려는 데만 혈안이 된 벨 사령관의 발언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으며 즉각 우리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우리 국민은 주한미군을 위한 방위비분담금의 증액은커녕 한 푼도 낼 의사가 없으니 오로지 미국의 패권적 이익을 위한 주한미군을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과 함께 철수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2007. 7. 3.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 : 문규현, 홍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