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2008/07/24] 무건리 훈련장 확장저지 공동대응을 위한 제 시민사회단체 간담회(보고)

평통사

view : 1075

무건리 훈련장 확장저지 공동대응을 위한 제 시민사회단체 간담회
- 2008년 7월18일 오후2시, 민주노총 1층 회의실

   

주민들의 생존권을 박탈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무건리 훈련장 확장 저지를 위한 본격적인 시민사회진영의 연대가 시작되었다. 7월 18일 오전 11시 ‘무건리 훈련장 확장강행 국방부 규탄기자회견’에 이어 오후 2시부터 민주노총 1층 회의실에서 3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무건리 훈련장 확장저지의 문제점과 공동대책위 건설의 필요성, 국방부의 강압적 행정대집행에 따른 공동대응투쟁 등에 대한 진지한 논의와 토론이 진행되었다.

이재희 파주연대 집행위원장은 7월말 국방부 고시가 예정되는 상황이어서 급하게 시민사회단체 간담회가 마련되었다고 밝히면서 개회를 선언하였다.

이어 주병준 무건리훈련장백지화주민대책위원회(이하 무건리 주민대책위) 위원장은 간담회 취지발언에서 ‘이렇게 많은 사회단체 분들이 저희 지역의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말을 하였다. 아울러 80년대부터 시작된 무건리 훈련장의 550만평 조성과정, 96년 두 배에 이르는 1050만평의 추가 확장계획 그리고 최근의 두 번에 걸친 국방부의 토지보상계획 공고까지 무건리 훈련장의 확장과정을 간략히 소개한 뒤, 정말 필요한 사업이었다면 이처럼 30년 가까이 질질 끌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며 정말 이 사업이 필요한 사업인지 의문이라고 문제제기하였다.

파주지역은 통일의 관문으로서 정부조차도 평화협력지대로 만들겠다고 정책을 밝힌 마당에 바로 지척에 대규모의 군사훈련장을 건설하는 것은 도대체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이라고 연이어 비판하였다. 더욱이 확장예정지인 오현리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물푸레나무와 철이 되면 산의 일부분이 하얗게 변할 정도로 장관인 백로서식지 등 아름다운 풍경을 가진 마을이라며 만약 훈련장이 확장되면 이 모든 것이 사라질 것이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하였다.

또한 국방부는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서 이주를 추진한다고 하는데 최근 뉴스를 보니 일산에서 건설 중인 외곽순환고속국도가 훈련장 중앙을 관통하고 56번 도로가 4차선으로 확장되는 상황에서 도로 위로 포를 쏘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말이 되냐며 국방부의 국민생명 경시풍조에 강력히 문제를 제기하였다. 2002년도의 효순·미선이 사고는 바로 무건리 훈련장에서 훈련을 마치고 귀대하던 미군 궤도차량이 저지른 사고였는데, 국방부 발표대로 훈련기간이 두 배로 늘어나게 된다면 사고는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라고 우려하였다. 결국 무건리 훈련장 확장은 주민들의 삶은 물론이고 한반도의 평화도 위협받게 될 것이기 때문에 절대 안 될 일이라고 힘주어 강조했다. 주위원장은 마지막으로 최근부터 주민들이 각자 자신의 묘비를 새기고 가묘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는 주민들이 끝까지 마을을 지키고 뼈를 묻겠다는 각오라며 시민사회단체의 연대를 호소하였다.

        
       김종일 평통사사무처장         주병준 주민대책위원장    이재희 파주연대집행위원장

다음으로 무건리 훈련장의 확장과정과 의도에 대해 김종일 평통사 사무처장이 발언하였다. 김처장은 전두환 군사정권시절이던 1980년 8월 무자비하게 주민들을 삶의 터전에서 내쫓고 350만평의 무건리 훈련장을 건설한 뒤 86년까지 확장을 계속하여 550만평 규모의 군사훈련장을 조성하였다고 밝혔다. 1996년도에 또 다시 두 배에 이르는 1,050만평 규모의 확장계획을 세우고 계속 확장을 추진해왔고 현재 총 703만평까지 확장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무건리 훈련장 확장이유로 무기가 발달하여 사거리가 늘어났다고 말하고 있으나 자신들이 인정하듯이 2004년 한미 간에 맺은 LPP(연합토지관리계획)협정 때문에 확장을 강행하고 있다고 말한 뒤, 이는 결국 미국이 자신의 비용부담을 줄이는 한편 전략적 요충지에 대규모의 군사훈련장을 확보할 목적이라고 밝히면서 결국 무건리 훈련장은 미국의 신무기 연습장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비판하였다. 특히 무건리 훈련장이 완공되는 시점은 평택 미군기지의 건설완료시점과 맞물려 있는 점을 들어 무건리 훈련장도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을 한반도에서 구현하는 물리적 토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한 뒤 평택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사실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투쟁하는 공동대책기구 건설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끝으로 오늘의 간담회가 그러한 공동대응의 힘찬 출발이 되자고 힘주어 강조했다. 이어서 오혜란 평통사 자주평화팀장은 무건리 훈련장 지도를 들어보이며 훈련장의 개요 및 특징에 대하여 보충설명을 하였다. 한반도 전쟁 루트가 세 곳이 있는데 그 중 한 축선이 파주 문산을 잇는 축선이고 바로 그 곳에 무건리, 스토리, 다그마노스 훈련장이 있기 때문에 무건리 훈련장의 확장과 훈련 강화는 한반도의 평화를 해치는 것이며, 이는 이미 2006년 6월 국방부 실무책임자였던 이덕건 대령에 의해서도 밝혀진 바 있다고 설명을 하였다. 또한 무건리 훈련장 확장은 대북 선제, 종심 타격능력과 이른바 전략적 유연성 행사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미군에게 제공되는 것이니만큼 , 이는 북미관계 개선과 세계평화 증진에도 역행하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기여해야 할 파주의 지역적 특성과 임무를 부정하고 파주를 영속적으로 전쟁수행을 위한 최일선 지역으로 붙들어두는 것이라고 폭로하였다.

이어 질문과 토론이 이어졌다. 전농의 한도숙 의장과 범민련의 김규철 선생, 노수희 의장은 주민들 중 협의매수에 응한 주민과 응하지 않은 주민의 비율은 어떠하며 국방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물었다. 이에 대해 주병준 위원장은 확장예정지인 오현1, 2리에 전체 220여 가구 중 현재 153가구 400여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그 중 23가구가 협의매수에 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답변하였다.

또한 국방부는 민관군협의체라는 것을 만들어 훈련장 확장을 추진하고 있으나 오현리 주민들이 거의 참여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며 그렇기 때문에 국방부는 주민들을 분열시키기 위해 ‘지금 협의매수에 응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보상금 한 푼도 못받는다’고 협박을 일삼고 있다고 폭로하였다.

민변미군문제연구위원회의 권정호 변호사는 평택 미군기지 확장이 미군이 전용으로 사용하는 기지였던데 반해 무건리 훈련장의 경우 미군과 더불어 한국군도 사용하는 시설이라 국민들이 받아들이는데 차이점이 있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재희 파주연대 집행위원장은 평택이나 무건리의 경우나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한다는 점에서는 같은 측면을 갖고 있으므로 이런 내용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나가며 풀어나가자고 제안했다.

김환영 평화재향군인회 사무처장은 평택의 경험을 떠올리며 주민이 원해서 시작한 싸움이었는데 결국 마지막에 주민이 싸움을 포기하니까 정리되었다며 무건리의 경우도 우리가 공대위를 꾸린다면 주민들의 생존권 문제를 중심에 둘 것인지 아니면 한반도의 평화라는 대의에 중심을 둘 것인지 판단을 해야 할 것 같다는 문제의식을 제출하였다. 이에 대해 심문기 무건리 주민대책위 오현지킴이회장은 “지금 주민들은 각자의 묘비를 새기고 있다. 이는 이 땅에 뼈를 묻을 각오로 싸우겠다는 주민들의 각오와 의지의 표현이다.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파주지역에서 오랫동안 미군범죄와 관련한 현장사진작업을 해왔던 이용남 사진작가는 “솔직히 얘기해서 주민들의 결의만 믿고 싸운다는 것은 가능하지 않은 얘기다. 하지만 요즘 마을에서 주민들을 만나보면서 주민들이 달라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것은 이 싸움이 단지 주민들만의 생존권적인, 경제적인 이유뿐 아니라 새로운 내용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평화를 지킨다는 대의에 묶여 함께 가야 끝까지 싸워 이길 수 있을 것이다” 고 말했다.

토론 말미에 심문기 오현지킴이회장은 “제가 50대 중반인데 마을에 가면 막내다. 동네어른들과 이 문제에 대해 말씀드리면 하지 말라 한다. 나라와 싸워서 이길 수 있겠느냐고... 나름대로 열심히 설명해도 동네에서 나이가 제일 어린 막내라서 그런지 말발이 안 먹힌다.(웃음) 여러분들이 좋은 내용도 많이 알려주시고 해서 동네 아르신들에게도 훈련장 확장반대의 충분한 공감이 이루어지게 된다면 반드시 훈련장 확장을 막아낼 수 있을 것이다. 꼭 고향을 지켜내고 싶다”고 말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주병준 무건리 주민대책위원장은 시민사회단체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면서 “무건리 훈련장 확장을 저지하는 것은 주민들의 삶을 지키는 싸움일 뿐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를 실현하는 큰 의미가 있는 일이다. 마음 변치 않고 끝까지 싸워나가겠다”고 힘찬 결의와 다짐을 밝혔다.

평통사 김종일 사무처장은 이후 대응방안과 관련하여 ‘무건리 훈련장 확장 저지 시민·사회단체 공동대책위원회(가칭)’를 꾸릴 것을 제안하고 이를 통하여 훈련장 확장을 막아내기 위한 다양한 사업과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을 제안하였다.

결성시기와 관련해서는 현재 무건리의 상황이 급박하므로 먼저 가능한 단체들을 중심으로 공대위를 꾸리고 추후 더 많은 단체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개방하자는 견해가 대다수여서 오는 7월 25일 ‘공대위’ 결성을 위한 각 단체 대표자회의를 열기로 하고 간담회를 마쳤다.


<간담회 참가단체>

평화재향군인회/녹색연합/현장사진연구소/전민특위/한국진보연대/경기진보연대/민주노총고양파주지구협의회/615고양본부/민주노총통일위/금속노조통일위/민주노동당(자주평화통일위, 대협실)/민주노동당경기도당/민주노동당이정희의원실/범민련남측본부/범민련서울연합/평통사/서울평통사/부천평통사/인천평통사/경기남부평통사/전농/파주연대/무건리훈련장백지화주민대책위원회/진보신당/향린공동체/통일광장/현장실천노동자연대/민변미군문제연구위원회/양심수후원회/민주노총통일위/천주교여성공동체/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노동자의힘/청년과함께하는노년회(무순)

먼저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주세요.

창닫기확인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