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6/29] 라이스 미국 국무부 장관 방한에 대한 평통사의 입장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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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스 미국 국무부 장관 방한에 대한 평통사의 입장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부 장관이 한미간 상호군사협력과 6자회담, 한반도 비핵화, 한미 FTA,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문제, 부시대통령 방한 준비 등을 의제로 유명환 외교부 장관과 만나기 위해 28~29일 서울을 방문한다.
미국은 북핵의 조속한 폐기를 원한다면 대북 적대정책을 완전히 포기하고 주한미군 철수를 담보하는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에 적극 나서라!
6개월 여 지체되던 6자회담 2단계가 북의 핵 신고와 미국의 북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조치 등으로 사실상 마무리되었다. 북은 영변의 5MW급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함으로써 비핵화 의지를 세계에 과시하였다.
이는 북미 양국이 대등한 상대로서 공정한 협상을 벌여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따라 각자의 의무사항을 성실히 이행해 나간다면 상호의 궁극적 관심사를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관계 당사국들은 한반도 비핵화, 조미관계 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동북아 다자안보체제 등 한반도 및 동북아의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협상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6자회담이 중대한 진전을 이루는 가운데서도 부시 미국 대통령은 `북한과 북한 국적자 관련 일부 제재 유지에 관한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 북한 관련자의 재산권 행사 계속 차단, ▲ 북한 관련 선박 운항에 대한 제재 지속, ▲ 한반도에서의 핵 위협에 대한 긴급한 대처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부시 정권이 앞으로도 북에 대한 압박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는 미국이 진정으로 북의 핵무기가 조속히 폐기되기를 원한다면 대북 적대정책을 완전히 포기하고 조미관계를 정상화하며, 지난 50여 년간 한반도 평화를 근본적으로 위협해 온 주한미군을 철수하고 한미동맹을 폐기하는 평화협정을 맺을 것을 촉구한다. 또한 미국의 패권 관철이 아니라 관계당사국들이 공정하고 대등하게 상호관심사를 논의하고 이해를 조정할 수 있는 동북아 공동안보체제를 수립하는 데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다. 이렇게 해야만 미국은 자국의 관심사를 해결하면서 동북아에서의 고립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한반도 평화협정 정세에 역행하는 침략적 한미동맹 강요 중단하라!
라이스 장관은 이번 방한을 통해 지난 캠프데이비드 한미정상회담에서 언급된 이른바 ‘한미 전략동맹’을 구체화하는 차원에서 ‘한미동맹 미래비전’ 선언을 준비하고, 미사일방어체제(MD) 및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 한국 참여, 이라크 등에 대한 파병 연장, 미군기지이전 시기 및 비용 부담, 미군 쓰레기탄약(WRSA) 매입, 방위비분담금 문제 등에서 미국의 요구를 관철하려 할 것이다.
이 모든 사안들은 대북 방어에 한정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위반하여 한미동맹을 침략동맹으로 전환하는 데 관련된 일로서 한반도 및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우리 주권을 유린하며 우리 국민의 부담과 희생을 강요하는 일이다.
한미동맹의 침략동맹화는 한반도 평화체제 및 동북아 공동안보체제 형성과정에서 자국의 패권 상실에 대한 위기의식 속에서 한국에 대한 확고한 군사 패권 유지, 북에 대한 지속적인 군사적 압박, 중국 포위 등을 노려 미국 정부가 강행하고 한국 정부가 이에 동조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검역주권을 유린한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 문제로 인한 국민적 저항으로 인해 부시 방한이 불투명해지고 있는 조건에서 방한한 라이스 장관이 이명박 정부에게 부시 방한의 반대급부로 이들 문제에 대해 더욱 큰 양보를 다그치지 않을 지 우려된다.
이에 우리는 어떤 이유와 명분으로도 한반도 평화협정 정세에 역행하는 한미동맹의 침략동맹화 기도를 강력히 반대하며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요구한다.
검역주권 짓밟고 국민 생명권 위협하는 광우병 쇠고기 수입 강요 중단하라!
우리나라의 검역주권을 심각하게 유린하고 국민 생명권을 위협하는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고시가 압도적 다수 국민의 강력한 반대와 강력한 촛불 저항을 묵살하고 관보에 게재되었다.
미국은 한미FTA 의회 비준을 빌미로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강요한 데 이어 우리 정부에 고시 관보게재 시한까지 강요하여 관철시켰다.
그래놓고 이제 와서 라이스 장관이 방한하여 “한국 국민의 우려를 줄이기 위해 추가조치가 필요한 지 여부를 알아볼 것”이라고 강변하는 것은 철면피한 작태로서 우리 국민을 철저히 우롱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 국민은 촛불 저항을 통해 자국 축산업자의 탐욕을 위해 우리 국민의 생명권을 위협하고 우리 국민의 절박한 외침을 외면해 버린 미국의 제국주의적 실체를 생생히 깨달아 가고 있다. 특히, 평소 반미 시위와는 거리가 있었던 청소년과 여성 등 일반 시민들이 촛불행사에 주도적으로 대거 참여하고 있는 것은 미국이 축산업자의 이익이라는 작은 것을 취하다가 한국에서의 패권 유지라는 큰 것을 놓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예고해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쇠고기 문제에 대한 라이스 장관의 입장이 우리 국민을 또 다시 기만하기 위한 수사(립 서비스)가 아니라면 취임 100일 남짓 만에 정치적 금치산자가 되어 가고 있는 이명박 정부를 강박하여 광우병 쇠고기 수출을 강행할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의 목소리에 진정으로 귀를 기울여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출을 즉각 중단하는 결단을 내릴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
2008. 6. 28.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 : 문규현, 배종렬, 홍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