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2009/06/18]반북 대결과 침략적 한미동맹 강화의 결정판, '한미동맹 공동비전' 반대한다!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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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북 대결과 침략적 한미동맹 강화의 결정판
‘한미동맹 공동비전’ 반대한다!


한미양국 대통령이 16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이른바 ‘한미동맹을 위한 공동비전(Joint vision for the Alliance of the Republic of Korea and the United States of America)'을 채택했다.
이 문건은 ‘포괄적인 전략동맹 구축’을 천명하면서 ‘확장 억지’ 공약 확인, 흡수통일 천명, 아프간 전쟁에 대한 공조를 명시하고 있다. 이 문건에는 반북 대결적이고 침략적인 한미동맹 강화만이 넘쳐날 뿐, 민족 자주와 평화, 통일에 대한 ‘비전’과 대안은 찾아 볼 수 없다.
이에 우리는 한반도 평화와 자주통일에 역행하는 ‘한미동맹 공동비전’에 대한 반대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이른바 ‘가치동맹’이라는 이름으로 한미동맹을 침략동맹화하는 행태를 중단해야 한다!

이번 문건은 “(한미양국이) 공동의 가치와 상호 신뢰에 기반한 양자·지역·범세계적 범주의 포괄적인 전략동맹을 구축해 나갈 것”을 명시하고 있다.
이 문건은 한미동맹을 안보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으로 확장하고, 그 지리적 범위도 남한지역을 넘어서서 전세계로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는 이른바 ‘가치동맹’이라는 이름으로 한미동맹을 침략동맹으로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한미동맹을 전방위적으로 확장하는 것은 외부(북한)로부터의 무력공격으로 한정되어 있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의 발동요건과 지리적 적용 범위를 위반하는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민족의 통일, 공존, 공영과 한반도 평화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이다. 나아가 양자 동맹 폐기를 통해 동북아의 다자간 평화·안보체제를 구축해야 할 시대적 요구를 거스르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시대적 요구를 외면하고 침략적 한미동맹 강화를 천명함으로써 냉전시대로의 회귀를 선언한 이번 문건을 단호히 반대한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에 역행하는 ‘확장 억지’ 명문화를 철회해야 한다!

한미 정상은 “핵우산을 포함한 확장 억지”를 명문화했다. ‘확장 억지’는 기본적으로 ‘핵우산’과 동일한 의미로서 미국의 동맹국이 핵공격을 받을 경우 핵무기로 응징 타격한다는 군사전략적 개념이다. 여기에는 적의 핵무기 발사 징후가 포착되면 초정밀타격으로 적의 핵무기 공격을 무력화할 뿐만 아니라 관련 시설도 파괴한다는 핵선제공격 개념까지 포함되어 있다.
‘확장 억지’는 이제까지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확인되어 왔었는데, 이번에 정상 차원의 선언으로 격상시킨 것이다. 이는 군사전략적 의미는 동일하더라도 정치적 의미는 강화된 것이다.
‘확장 억지’는 우선 북이 핵무기 공격을 할 것이라는 자의적 판단에 따라 미국이 일방적으로 핵 선제공격을 감행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천만한 것이다.
이는 또한 한반도 비핵화를 명시하고 있는 9.19 공동성명을 위반하는 것이다. 9.19 공동성명은 북의 핵 포기뿐만 아니라 한반도 전역의 비핵화를 명문화하고 있다. 여기에는 미국의 핵우산 제거도 당연히 포함되는 것이다. 핵우산 제거가 빠진 한반도 비핵화는 온전한 비핵화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핵우산은 그대로 둔 채 북의 핵만 포기하는 것을 북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한미동맹 공동비전’에서 ‘확장 억지’를 명문화한 것은 북의 핵무기 보유와 이에 대한 핵무기로의 대응을 기정사실화 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이다.
‘확장 억지’를 정상 선언에 명문화한 것은 미국이 자신의 핵 패권을 결코 훼손당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서 오바마 대통령이 천명한 ‘핵무기 없는 세계’ 지향을 스스로 거스르는 것이다. 북의 핵무기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북의 핵무기 보유와 공격을 전제로 하는 ‘확장 억지’를 양국 정상이 합의하는 것도 모순이다.
다른 한편으로 양국 정상이 ‘확장 억지’에 합의한 것이 군사전략적 의미에서 과거 한미안보협의회(SCM) 때의 선언과 차이가 없는 것이라면 이는 북의 핵공격에 대한 새로운 대책이라기보다는 북의 2차 핵실험을 계기로 남한에서 비등하고 있는 핵무장론을 무마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동북아에서의 핵 패권 붕괴에 대한 미국의 고육책이라 할 수 있다.
반면, 이번 문건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한미양국의 노력은 전혀 보이지 않고 오직 북핵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폐기”만을 요구하고 있을 뿐이다. 대북 압박을 통한 선 북핵 폐기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한마디로 역사의 시계가 부시정부 1기 때로 되돌아 간 것이다.
이에 우리는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수립에 걸림돌이 될 ‘확장 억지’를 정상 선언에 명문화한 것을 분명히 반대한다. 우리는 한미 정상이 진정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원한다면 ‘확장 억지’ 전략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반북 대결적 ‘흡수통일’ 선언 철회하고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에 나서야 한다!

한미 정상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원칙에 입각한 평화통일”을 천명했다. 이명박 정권의 요구에 따라 이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북한 체제 붕괴를 통한 흡수통일을 분명히 한 것이라는 점에서 반북 대결의 결정판이자, 제3자인 미국과 한반도 통일문제를 문서로 합의했다는 점에서 사대적이고 반민족적인 행태의 전형이다.
이는 공동의 통일 방향에 합의한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다.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존중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말이 새빨간 거짓이었음이 여지없이 드러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흡수통일 천명은 이명박 대통령 스스로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했던, 상호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하기로 한 남북기본합의서마저도 부정하는 것이다.
반면, 과거 한미 정상 선언과는 달리 한반도 평화체제와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구축을 위한 노력은 완전히 빠져 있다. 부시-노무현 정부 때 만들어진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전망과 대안이 오바마-이명박 정부에서 온데 간데 없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이로써 이명박 대통령의 반통일적·반평화적 본질이 남김없이 드러났다. 사대매국과 반북대결의 극단을 치닫는 이명박 정권 아래서는 민족 자주도 평화도 통일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이 한층 분명해진 것이다.
우리는 한반도의 역사를 이승만, 박정희 시대로 되돌려 놓으려는 이명박 정권의 반역사적, 반통일적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7천만 겨레의 준엄한 심판이 내려지기 전에 이명박 정권이 반북 대결정책을 전면적으로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아프간 침략전쟁에 대한 한국군 재파병 음모를 중단해야 한다!

한미 양국 정상은 “테러리즘, 대량파괴무기(WMD) 확산, 해적, 조직 범죄와 마약, 기후변화, 빈곤, 인권 침해, 에너지 안보와 전염병 같은 범세계적인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는 전제 아래, “이라크와 아프간의 평화유지와 전후 안정화, 개발 원조 공조 제고”를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이제 곧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한국군 재파병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불법적이고 부도덕한 침략전쟁의 수렁에 빠진 미국을 구하기 위해 한국이 각종 지원을 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병력까지 다시 보내는 것은 미국과 일체가 되어 또다시 침략행위에 노골적으로 가담하는 것이다. 이는 오바마 정부로부터 반북 대결정책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대신 이명박 정부가 아프간에 대한 지원이 절실한 오바마 정부에 주는 선물인 것으로 보인다.
아프간 재파병은 대북 방어에 한정하고 있는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위배되고 침략전쟁을 부인하고 있는 헌법에도 위배된다. 또한 윤장호 하사와 샘물교회 교인들의 커다란 희생 속에 국민적 요구에 따라 철군했던 한국군을 재파병하는 것은 국민과의 약속 위반이다.
이에 우리는 아프간에 대한 한국군 재파병 뿐만 아니라 모든 점령 지원정책의 중단을 촉구한다.

이번 선언은 ‘한미동맹 미래비전’으로 준비되었으나 ‘한미동맹 공동비전’으로 바뀌어 채택되었다. 이는 이 문건이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위한 전망과 대안을 담지 못한 데로부터 오는 필연적 결과였을 것이다. 이는 또한, 취임 초부터 한미 전략동맹을 내세우면서 이 선언에 매달렸던 이명박 정부가 오바마 정부에 아프간 재파병이라는 선물을 주고도 자기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 문건은 그 내용의 퇴행성으로 하여 한시적이고 제한적인 성격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 문건은 북에 대한 제재와 압박, 또는 무시정책이 한계에 부닥치고, 이에 따라 북미 간 대화를 통한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논의가 구체화되면 그 운명을 다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반북 대결적이고 침략적인 이번 문건이 조속히 폐기되고 한반도에 공고한 평화를 이루기 위한 투쟁에 더욱 매진해 나아갈 것이다.

2009. 6. 18.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 : 문규현, 배종열, 홍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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