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2009/11/21]한미정상회담 결과 논평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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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결과 논평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19일 열렸다. 이 회담에서는 한미동맹, 북핵, 한미FTA 문제 등이 논의되었다. 이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1. 대미 종속 심화시키고 한반도 평화협정 정세 거스르는 한미 전략동맹과 ‘2+2’ 회담 폐기하라!

한미 양국 두 정상은 “지난 6월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한미동맹 공동비전을 내실있게 이행하여 한미동맹을 모범적인 21세기 전략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내년에 한미 양국의 외교`국방 장관이 함께 만나서 미래지향적인 동맹 발전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한미 전략동맹은 한미동맹을 한미상호방위조약에 근거한 기존의 방어동맹에서 침략동맹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이는 본질적으로 미국의 국익에 한국의 국익을 일치시키자는 것으로서 불법적인 것일 뿐만 아니라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우리에게 온갖 부담과 희생을 강요하는 일이다.
양국 외교`국방 장관이 참여하는 이른바 ‘2+2’ 회담을 열기로 한 것은 한미 전략동맹을 본격적인 실행단계로 발전시키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한국군 아프간 재파병과 같은 일이 더욱 일상적으로 벌어지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평화적 통일과 세계평화를 국가이익의 중요한 요소로 삼고 있다. 그런데 이를 근본적으로 위협해 온 한미동맹의 범위를 전방위적으로 확장하여 강화하겠다는 것은 우리의 국익에도 반하고 한반도 평화협정 정세에도 역행하는 것이다. 북을 적국으로 삼고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하는 양자동맹을 강화하는 것과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안보체제를 구축하는 것은 모순이 되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이 한국과 ‘2+2’ 회담을 하기로 한 것은 일본과의 ‘2+2’ 회담에 이어 올 해부터 중국과의 ‘2+2(전략`경제대화)’ 회담이 시작되고, 소외를 우려하여 한국이 반대해왔던 ‘미중일 3자 전략대화’를 열기로 한 것에 대한 보상과 무마 차원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이 동북아에서 자신의 패권을 지키기 위해 한중일 각 나라를 분할 관리 또는 지배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우리는 미국의 국익과 패권을 지키기 위해 우리의 국익을 훼손하고 대미 종속의 심화시키며 한반도 평화협정 정세에 역행하는 한미 전략동맹과 이를 위한 ‘2+2’ 회담을 반대한다. 이에 우리는 미국 패권을 위한 대결적이고 퇴행적인 구조를 강화하는 이 같은 흐름을 중단하고 한반도 평화헙정과 동북아 협력안보체제를 구축함으로써 관련국들의 이해관계를 협력적 방식으로 조율해 나아갈 것을 촉구한다.

2. 이명박 대통령은 비현실적인 ‘그랜드 바겐’ 입장을 철회하고, 오바마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에 조속히 나서 한반도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결단하라!

북핵 문제와 관련하여 이명박 대통령은 “두 정상은 그랜드 바겐으로 제시한 일괄 타결이 필요하다는데 전적으로 공감하고 그 구체 내용과 추진 방안에 대해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공동접근 방식(common approach)" "포괄적 해결책(comprehensive resolution)"을 말했을 뿐 ‘그랜드 바겐’이라는 용어는 단 한 차례도 사용하지 않았다. “완전히 의견을 같이한다”거나 “우리도 같은 방식으로 접근한다”고 한 발언은 한미 정상 간에 이견을 드러내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그랜드 바겐’의 핵심 내용은 타결과 실행을 일괄적으로 이루는 이른바 ‘원샷 딜(단박 해결)’을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6자회담 9`19 공동성명에 명시된 단계적 방식과 행동 대 행동 원칙에 어긋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사안의 복잡성에 비추어 현실성도 없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6자회담 복귀를 요구하면서도 한편에서는 그랜드 바겐을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다. 관련국과 논의도 제대로 거치지 않고 그랜드 바겐을 ‘선언’한 것도 문제다. 바로 이런 점들 때문에 한국의 협력을 필요로 하는 미국조차 이 안에 동의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이처럼 내용이나 절차, 현실성에서 모두 치명적 문제가 있는 그랜드 바겐에 집착하는 이유는 북미관계 진전을 발목 잡고 반북수구세력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저의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에 우리는 이명박 대통령이 실체도 없고 현실성도 없는 그랜드 바겐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북미관계 정상화에 적극 협조하고 이에 발맞추어 남북관계도 정상화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12월 8일 북한에 보내 양자대화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 양자대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우리는 이 발표를 환영한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적 행동”을 문제 삼으면서 북핵문제의 원인을 북한으로 돌리고 있다. 이는 한국전쟁 이래 핵위협을 지속하여 북한으로 하여금 핵무기개발을 하도록 내몬 미국의 책임을 외면하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한반도 핵문제의 원인을 북한의 책임으로 돌리는 태도로는 문제의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에 우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이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밝힌 대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직접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북미수교에 대한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  

3. 미국의 부당한 자동차 시장 압력 거부하고 한미FTA 전면 재협상에 나서라!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에 자동차 문제가 있다면 우리는 다시 이야기할 자세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한미FTA 재협상 의지를 밝힌 것이다. 
한미FTA는 농업, 서비스 등 대표적인 불평등 분야뿐만 아니라 자동차 분야에서도 굴욕적 내용이 가득하다. 관세철폐, 자동차세제, 안전 및 환경기준이 미국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 정부가 이런 약속을 어길 경우 미국이 한국에 약속한 관세 혜택을 박탈할 수 있도록 한 ‘스냅 백’과 신속 분쟁처리 절차(신속 절차)는 그동안 세계 어떤 통상협정에도 없었던 ‘독소 조항’들이다. 
미국이 내세우는 자동차 수출 규모의 현저한 차이는 무역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대형차 위주의 미국 자동차 산업이 경쟁력을 잃어 한국민에게 매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은 억지로라도 미국 자동차의 한국시장 점유율을 올리겠다는 것이다. 이는 자유무역협정의 기본 전제를 무너뜨리는 것이다.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철저히 외면하고 짓밟던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의 재협상 요구를 수용하려는 것은 경악할만한 일이다. 이로써 이명박 대통령은 스스로 국민은 탄압하고 미국과 독점자본 이익은 충실히 대변하는 대통령임을 폭로한 것이다.
우리는 자동차 분야에서 추가적인 양보를 강요하는 미국과 이를 수용하려는 이명박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 우리는 미국의 부당한 압력을 거부하고 이번 기회에 불평등한 한미FTA에 대한 전면 재협상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09. 11. 20.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 : 문규현, 배종열, 홍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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