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2010/01/15] 2012 미선 효순 추모비 건립위원회를 세우며 국민들께 드리는 호소문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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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미선 효순 추모비 건립위원회를 세우며
국민들께 드리는 호소문


요즘 한국 사회가 처한 엄혹한 상황을 하늘도 아는지 다른 해와 견줘 올 겨울은 유난히 춥고 눈도 많이 옵니다. 그래서 갑남을녀로 사는 보통의 시민들은 이 겨울이 더 춥기만 합니다.
올 6월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월드컵이 열립니다. 8년전 2002년 6월에는 한일월드컵이 열렸지요. 붉은 티셔츠와 응원 함성으로 온 거리가 들썩였던 그 때가 생각납니다.
그 뜨거웠던 유월의 한복판, 신효순, 심미선 안타까운 두 여중생의 죽음도 또렷이 떠오릅니다.
그 해 11월 미군 군사법정은 관제병과 운전병 모두에게 무죄판결을 내렸습니다. 황당하다 못해 허무하기까지 한 엉터리 판결, 아무리 불평등한 종속의 한미 관계라지만 이건 정말 해도 너무한다 싶어 온 나라 사람들이 들고 일어났습니다. 그 해 가을을 거쳐 겨울까지 우리는 억울한 두 아이들의 주검을 서로 서로 가슴에 품고 참 서럽고 간절하게 분노의 함성으로 외쳤지요.
“살인 미군 처벌하라! 불평등 소파 개정하라!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라! 조지 부시는 사죄하라!” 그러나 미국은 눈 하나 꿈쩍 않고 모르쇠로 일관하며 지금까지 버티고 있습니다.
그 참혹한 사건 현장 위 언덕에는 판결 전인 9월 21일 미군이 세운 추모비가 있습니다. 거기에는 “그대들의 죽음을 애도하고 그대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할 것을 약속하며, 용서와 추모의 뜻을 모아 이 추모비를 세우고....미 2사단 일동“ 이렇게 써 놨습니다.
아직 철저한 사건 조사도, 판결도 하기 전에 추모비 글귀를 이래 써 놓고는 미군재판부는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입니다. 죽은 자는 분명 둘이나 있는데 죽인 자가 없다면 죽은 아이들이 잘못한 거라는 말이 됩니다. 처참하게 죽은 것도 억울한데 자신들이 잘못해 훈련 중인 궤도차량 밑으로 기어들어가 죽은 거라는 누명까지 뒤집어 쓴 이런 원통한 일이 어디 있습니까?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 추모비를 볼 때마다 거짓 사죄와 거짓 애도 글귀를 읽고 마음이 편치 않고 분노하는 것입니다.
이제 2012년이면 10주기가 됩니다. 그 동안 우리는 이 사건에 대해, 억울한 두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했던가요? 부끄럽습니다. 그래서 다가오는 10주기를 맞아, 죄 없다 들이대는 뻔뻔한 가해자의 피 묻은 손이 아닌, 당당한 우리의 따뜻한 손으로 원통한 두 아이들을 위해, 온 국민의 마음을 모아 추모비를 다시 세워 주려 <2012년 미선효순 추모비 건립위원회>를 띄웁니다.
10주기인 2012년 유월 이전에 사고 장소인 양주 효촌리 언덕빼기에, 크고 번쩍거리지는 않지만 온 겨레의 마음을 모으고 이를 형상화한 애틋한 추모비를 정성껏 세우겠습니다. 뜻을 함께하는 온 나라의 시민, 사회, 노동, 종교, 평화... 모든 단체들과 개인, 누구나가 마음이면 마음, 이를 담은 금품(돈, 물품, 창작품 등)이면 금품으로, 비록 적은 액수일지라도 큰 사랑을 담아 다 같이 나서 주시기를 호소드립니다.
우리는 추모비를 세우면서 남겨진 과제들―진상규명과 살인미군 처벌 등―도 해결하는 일에 나서고자 합니다. 그리하여 구천을 떠도는 아이들의 넋을 달래고 유족들의 원한을 풀어주며 우리 국민들의 자존을 세우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합니다.
미군당국과 우리 정부도 추모비를 세우는 일과 남겨진 과제를 해결하는 일에 협조하기를 바랍니다.
비록 참혹하고 고통스러운 일이었지만, 이렇게 해서 이 땅의 모든 겨레가, 민주 시민들이 한 마음이 돼 아픔을 평화와 희망으로 승화시킨다면 참 아름다운 일이겠지요. 먼 후일 이를 발판삼아 이 땅에 살다가 외세의 폭압에 안타깝게 희생된 많은 사람들을 위해 이곳에 위령탑을 만들어 위로하고, 자주와 평화의 공원으로 만든다면 이것 또한 얼마나 장한 일이겠습니까?

2010년 1월 15일
2012년 미선 효순 추모비 건립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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